7월 6일 종영한 SBS ‘은실이’ 연출자 / 성준기
훈훈함과 고향 정취의 끝자락에서
훈훈함과 고향 정취의 끝자락에서
지난 7월 6일 ‘은실이’를 떠나보내고도 새벽 5시께만 되면 후닥닥 바지에 다리부터 끼워넣는다는 성준기 PD.
“아 끝났지...” 유난히도 새벽 출발이 많았던 ‘은실이’, 요즈음의 성 PD는 그 새벽에 달려드는 허탈감에서 벗어나려 무던히도 애쓰고 있지만 자신의 모두를 쏟아부은 만큼 헤어나기가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난 8개월 동안 새벽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숨가쁘게 달리며 ‘은실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아주 긴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것처럼 허탈하지만 편안하고, 시원하지만 아쉽기도 하고...”
성 PD뿐만 아니라 지난 8개월간 ‘은실이’에 푹 빠져살던 시청자들도 그 섭섭함이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은실이의 커다란 눈망울과 얄밉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린 영채, 코믹하지만 그 시대의 애환을 잘 반영한 빨간 양말을 비롯한 극장식구들...눈을 감아도 이들이 자꾸만 아른거려 본능적으로 월요일 밤 10시 부근이 되면 어김없이 채널을 6번에 맞추게되니 말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취향과 다각관계로 얽힌 신세대식 사랑을 화려하고 세련된 화면에 담아내던 트랜디 드라마들 속에 등장한 굉장히 촌스러운 이 드라마가 초반의 고전에서 벗어나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는 잡으려 할수록 점점더 멀어지는 신기루같은 시청률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기둥이 굳건한 극본과 성 PD의 ‘작품을 만드는 몇가지 원칙’ 때문이었다.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전국민이 봐도 좋은 타당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눈물과 감동 그리고 코믹과 해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실이’는 이러한 세가지 요소에 IMF라는 어려운 시대적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은실이를 중심으로 한 감동파와 ‘왜 이러쎄요?’라는 억양을 유행시킨 빨간 양말을 비롯한 극장 똘마니 사총사와 허주임 등의 해학파, 이 두파의 절묘한 조화 속에서 시청자들은 울고 웃으며 어려운 나라 경제 속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가슴을 녹일 수 있었고, 잃었던 고향의 정취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전 ‘은실이’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정길화)에서 '이달의 PD상'을 공동수상한 성 PD는 기쁜 마음과 더불어 몇가지 반성을 잊지 않는다.
“20회 연장 방송에 따른 무리수와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보낸 은실이가 성공해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요즘의 어려움을 잘 견뎌내야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한 MBC의 ‘왕초’와 정면대결을 벌이다보니 시청률과 시간 늘리기 경쟁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건 아닐까하는 씁쓸함이 남는다.”
성 PD는 이러한 지나친 경쟁 편성을 통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 협회나 단체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은실이’가 막을 내리면서 쓸쓸해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야 겠다며 미소 짓는다. 그 미소 속엔 아직도 ‘은실이’의 여운이 느껴진다.
“아 끝났지...” 유난히도 새벽 출발이 많았던 ‘은실이’, 요즈음의 성 PD는 그 새벽에 달려드는 허탈감에서 벗어나려 무던히도 애쓰고 있지만 자신의 모두를 쏟아부은 만큼 헤어나기가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난 8개월 동안 새벽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숨가쁘게 달리며 ‘은실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아주 긴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것처럼 허탈하지만 편안하고, 시원하지만 아쉽기도 하고...”
성 PD뿐만 아니라 지난 8개월간 ‘은실이’에 푹 빠져살던 시청자들도 그 섭섭함이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은실이의 커다란 눈망울과 얄밉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린 영채, 코믹하지만 그 시대의 애환을 잘 반영한 빨간 양말을 비롯한 극장식구들...눈을 감아도 이들이 자꾸만 아른거려 본능적으로 월요일 밤 10시 부근이 되면 어김없이 채널을 6번에 맞추게되니 말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취향과 다각관계로 얽힌 신세대식 사랑을 화려하고 세련된 화면에 담아내던 트랜디 드라마들 속에 등장한 굉장히 촌스러운 이 드라마가 초반의 고전에서 벗어나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는 잡으려 할수록 점점더 멀어지는 신기루같은 시청률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기둥이 굳건한 극본과 성 PD의 ‘작품을 만드는 몇가지 원칙’ 때문이었다.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전국민이 봐도 좋은 타당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눈물과 감동 그리고 코믹과 해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실이’는 이러한 세가지 요소에 IMF라는 어려운 시대적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은실이를 중심으로 한 감동파와 ‘왜 이러쎄요?’라는 억양을 유행시킨 빨간 양말을 비롯한 극장 똘마니 사총사와 허주임 등의 해학파, 이 두파의 절묘한 조화 속에서 시청자들은 울고 웃으며 어려운 나라 경제 속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가슴을 녹일 수 있었고, 잃었던 고향의 정취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전 ‘은실이’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정길화)에서 '이달의 PD상'을 공동수상한 성 PD는 기쁜 마음과 더불어 몇가지 반성을 잊지 않는다.
“20회 연장 방송에 따른 무리수와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보낸 은실이가 성공해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요즘의 어려움을 잘 견뎌내야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한 MBC의 ‘왕초’와 정면대결을 벌이다보니 시청률과 시간 늘리기 경쟁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건 아닐까하는 씁쓸함이 남는다.”
성 PD는 이러한 지나친 경쟁 편성을 통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 협회나 단체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은실이’가 막을 내리면서 쓸쓸해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야 겠다며 미소 짓는다. 그 미소 속엔 아직도 ‘은실이’의 여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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