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메이크 수작, <결혼 못하는 남자> 유감
리메이크 드라마가 붐을 이룬 지는 꽤 오래다. 2009년에만도 KBS2 <꽃보다 남자>, MBC <공포의 외인구단>, MBC <종합병원> 등이 이미 종영했고,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에도 SBS의 <스타일>, KBS2 <결혼 못하는 남자(이하 결못남)>, MBC <탐나는도다>,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 등이 리메이크 작이다. 리메이크는 흥행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과도 같아서. 원작의 강렬함이나 캐릭터, 배우 등과의 비교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작을 그대로 따르자니 한국 시청자에게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변형을 하자니 원작 팬들의 원성이 걸린다. 결국 리메이크는 늘 딜레마의 연속이다.

<결혼 못하는 남자> : 캐릭터의 아쉬움, 스토리의 설득력
지난 4일 막을 내린 <결못남>은 아베 히로시 주연의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이다. 일본의 <결못남>은 아베 히로시라는 배우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베 히로시는 ‘굴욕 연기의 달인’이라 명명해도 좋을 정도로 괴팍한 40대 싱글남 쿠에노 신스케와 하나가 돼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했고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강렬하게 뇌리에 남았다.
원작에 충실했던 <결못남>의 리메이크는 캐릭터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자연스러운 괴팍함과 굴욕 연기를 하기에 지진희의 이미지는 약하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아베 히로시의 연기를 지나치게 따르는 느낌도 지울 수 없어, 그렇지 않아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사랑하는 문정(엄정화 분)을 만나면서 변화된 모습이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엄정화가 연기한 문정은 차분하고 푸근함을 주던 나츠미(나츠카와 유이)와는 달리 여성스럽고 어른스럽지만, 순간 아이같은 순수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소녀같은 문정으로 인해 재희와의 연애가 더 달콤하고 예뻐보인 것은 사실이다. 캐릭터 표현이 약했던 반면 원작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사랑’ 이야기를 강화했다.
까칠하고 예민하고 화합을 모르는 조재희가 닭살 돋는 멘트를 날리고 이성을 잃고 본능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그렇게 싫다던 아이까지 감수할 결심을 하게 하는 것은 분명 사랑이다. 괴짜 캐릭터와 이를 통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데는 일본 원작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지만 사랑은 물론 주변인과의 관계, 살아가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며 한국 드라마의 특징 잘 살렸다. 이에 <결못남>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미묘하게 한국적인 느낌을 살려냈다.
극이 진행될수록 재밌다는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꽤 잘 만드어진 리메이크 수작 <결못남>은 결국 10%에 못미치는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 40%를 위협하는 강적 <선덕여왕>을 만난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 다른 원인은 ‘조재희’라는 캐릭터다. 시청자들은 이해도 공유도 되지 않는 40대 남자의 모습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원작의 결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보다 세심하고 깊은 고민이 아쉽다.
창의적 재해석 여전한 숙제로 남아
성공한 리메이크 작으로는 <하얀거탑>을 꼽는다. 일본 특유의 지나치게 사실적이면서 과장된 극중 인물들은 보다 강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 의학계 시스템의 한국화, 고도의 심리전, 선명하게 대비되기도, 그 경계가 모호하기도 한 선과 악 등 캐릭터와 스토리 강화 모두에 충실하면서 한국화에 성공한 예다. 이를 원작에 대한 ‘창의적 재해석’이라고 한다면 이는 리메이크의 영원한 숙제라 할 수 있다.
리메이크 드라마가 붐을 이룬 지는 꽤 오래다. 2009년에만도 KBS2 <꽃보다 남자>, MBC <공포의 외인구단>, MBC <종합병원> 등이 이미 종영했고,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에도 SBS의 <스타일>, KBS2 <결혼 못하는 남자(이하 결못남)>, MBC <탐나는도다>,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 등이 리메이크 작이다. 리메이크는 흥행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과도 같아서. 원작의 강렬함이나 캐릭터, 배우 등과의 비교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작을 그대로 따르자니 한국 시청자에게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하고 변형을 하자니 원작 팬들의 원성이 걸린다. 결국 리메이크는 늘 딜레마의 연속이다.

<결혼 못하는 남자> : 캐릭터의 아쉬움, 스토리의 설득력
지난 4일 막을 내린 <결못남>은 아베 히로시 주연의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이다. 일본의 <결못남>은 아베 히로시라는 배우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베 히로시는 ‘굴욕 연기의 달인’이라 명명해도 좋을 정도로 괴팍한 40대 싱글남 쿠에노 신스케와 하나가 돼 시청자를 포복절도하게 했고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강렬하게 뇌리에 남았다.
원작에 충실했던 <결못남>의 리메이크는 캐릭터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자연스러운 괴팍함과 굴욕 연기를 하기에 지진희의 이미지는 약하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아베 히로시의 연기를 지나치게 따르는 느낌도 지울 수 없어, 그렇지 않아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사랑하는 문정(엄정화 분)을 만나면서 변화된 모습이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엄정화가 연기한 문정은 차분하고 푸근함을 주던 나츠미(나츠카와 유이)와는 달리 여성스럽고 어른스럽지만, 순간 아이같은 순수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소녀같은 문정으로 인해 재희와의 연애가 더 달콤하고 예뻐보인 것은 사실이다. 캐릭터 표현이 약했던 반면 원작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사랑’ 이야기를 강화했다.
까칠하고 예민하고 화합을 모르는 조재희가 닭살 돋는 멘트를 날리고 이성을 잃고 본능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그렇게 싫다던 아이까지 감수할 결심을 하게 하는 것은 분명 사랑이다. 괴짜 캐릭터와 이를 통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데는 일본 원작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지만 사랑은 물론 주변인과의 관계, 살아가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며 한국 드라마의 특징 잘 살렸다. 이에 <결못남>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미묘하게 한국적인 느낌을 살려냈다.
극이 진행될수록 재밌다는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꽤 잘 만드어진 리메이크 수작 <결못남>은 결국 10%에 못미치는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 40%를 위협하는 강적 <선덕여왕>을 만난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 다른 원인은 ‘조재희’라는 캐릭터다. 시청자들은 이해도 공유도 되지 않는 40대 남자의 모습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원작의 결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보다 세심하고 깊은 고민이 아쉽다.
창의적 재해석 여전한 숙제로 남아
성공한 리메이크 작으로는 <하얀거탑>을 꼽는다. 일본 특유의 지나치게 사실적이면서 과장된 극중 인물들은 보다 강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 의학계 시스템의 한국화, 고도의 심리전, 선명하게 대비되기도, 그 경계가 모호하기도 한 선과 악 등 캐릭터와 스토리 강화 모두에 충실하면서 한국화에 성공한 예다. 이를 원작에 대한 ‘창의적 재해석’이라고 한다면 이는 리메이크의 영원한 숙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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