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미디어미래연구소에서 개발한 미디어 평가지수 결과로 매년 개최되는 미디어 어워드가 3회를 맞았습니다. 바람직한 미디어의 像을 모색하고자 하는 2009 미디어 어워드 결과와 분석 있습니다^^ 프롤로그만 포스팅하니 자세한 내용과 분석이 필요하신 분은 PDF로 다운로드해서 보시면 됩니다

바람직한 미디어 像을 위하여
KBS, YTN, 네이버, 슈퍼스타 K, SK텔레콤


“융합시대의 바람직한 미디어 상(像)은 무엇인가?” 이 같은 진중한 고민에서 시작한 사단법인 미디어미래연구소의 ‘미디어 어워드’가 3회를 맞았다. 2009년만큼 파란만장한 해가 또 있을까? 두 사람의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고, 김수환 추기경·마이클 잭슨 등 유명 인사가 죽음을 맞았다.
용산참사 사건과 쌍용자동차 노조 사건, 4대강 유역 개발공사 논란, 미디어법 찬반 논란,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 및 실패, 신종 플루 발생, 세종특별자치시 논란, 한국 아프칸 파병 발표 등 미디어가 전하고 의제를 설정해야할 사안이 넘치는 한해였다. 이런 때일수록 미디어의 역할과 미디어의 핵심 사회적 가치인 신뢰성·공정성·유용성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미디어미래연구소는 융합시대의 바람직한 미디어 상(像)을 모색하고, 미디어의 중요한 사회적 가치인 신뢰성·공정성·유용성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 가장 공정한 미디어, 가장 유용한 미디어를 선정하고 2009년 12월21일 시상식을 개최한다.
평가대상은 4개 방송매체와 매출액·열독률·정기구독률 등 기준 상위 7개 전국 종합일간지, 그리고 방문자 수 기준으로 해당분야 점유율이 20% 이상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터넷 신문 등 총 14개 미디어다. 14개 미디어의 평가에는 2007년 미디어미래연구소가 개발한 평가시스템을 활용했으며 한국언론학회 전회원을 모집단으로 2009년 11월11일부터 3주에 걸쳐 조사가 진행됐다.
한국언론학회 회원은 언론학 및 관련 학문의 대학교수나 언론학 박사로서 연구경력이 5년 이상이거나 언론 또는 관련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사람 중 승인을 받은 이들로 자타공인 미디어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최종 응답자는 지난해(248명)에 비해 114명이 많은 362명으로 미디어와 미디어 어워드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기도 했다. 그 결과 가장 신뢰받는 미디어는 지난해에 이어 KBS, 가장 공정한 미디어는 3년 연속 YTN, 가장 유용한 미디어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 돌아갔다.
이와 더불어 우수 유료방송 콘텐츠상과 미디어 기업의 경영상태를 평가하는 경영상 평가도 이뤄졌으며 가장 영향력이 큰 국내 미디어에 대한 설문도 진행했다. 미디어 경영대상은 지난해에 이어 SK텔레콤이 차지했고, 미디어 경영 특별상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선정됐다. 지난해까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프로그램에만 우수 유료방송 콘텐츠상을 선정·수상했지만 올해는 ‘우수 유료방송 콘텐츠상 대상’, ‘우수 유료방송 콘텐츠상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우수 유료방송 콘텐츠상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제3회 미디어 어워드의 우수 유료방송 콘텐츠상, ‘대상’에는 엠넷미디어의 <슈퍼스타 K>,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에는 CJ미디어의 <롤러코스터>, ‘우수상 다큐멘터리 부문’에는 MBC플러스미디어의 <가족>이 선정됐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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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2년 9월호, 종간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방송과 시청자'부터...벌써...10년째 일했던 곳인데...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거의 처음 시작했던 곳이기 때문이어선지...
종간되는 데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던지...
이로서 이제 방송 전문지는 몽창 없어진 거랍니다...ㅠㅠ
어여어여 복간해라...징징징

[ 한중수교 10주년 관련 특집 프로그램들 ] 다운로드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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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2년 8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방송3사 영화시장 진출 현황]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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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1년 9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사극 고증 어떻게 볼 것인가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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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1년 4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자회사 연구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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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0년 12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sbs 창사 10주년 ] 다운로드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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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선정성만으론 곧 ‘限界’

더미디어·메드TV21 등은 전문성으로 승부 불구 제작비 부족이 걸림돌…KBS·SBS 등은 브랜드 파워 앞세워 콘텐츠 판매로 수익 창출

의학전문 인터넷 방송국 메드TV21(www.MedTV21.net)은 얼마 전 호르몬 치료와 성기 절제술 등 트랜스젠더의 성전환 수술 전 과정을 여과 없이 방송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방송한 방송국 측의 입장은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내세웠다.
제대로 된 의학정보 제공으로 일반인들의 성전환에 대한 편견과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만약 공중파로 이러한 과정을 방송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공중파의 문제가 아니라도 이는 인터넷 방송이 가지고 있는 이점과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이미 1천개가 넘는 인터넷 방송국이 있다. 계속해서 하루에도 한 개 이상씩의 인터넷 방송국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넷 방송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음모 노출은 규제, 팔뚝 절단은 非규제?

삼성물산이 18억원의 자본금을 들여 만든 음악전문 채널 두밥(www.doobob.com)이 스투닷컴 관련 업체 등과의 전략적 제휴로 탄생시킨 더미디어의 조한언 온라인사업부장은 “인터넷 방송은 인터랙티브(쌍방향), 온 디먼드 그리고 각종 플랫폼에 대한 제약이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미디어가 추구하는 모든 요소로 꿈의 미디어, 제4의 미디어라고까지 일컬어지고 있다”고 정의한다.
조부장이 지적한 이 세 가지 특성은 인터넷 방송에 있어 기존의 방송과 발맞출 수 있는 무기가 되어 준다.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곳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받기만 하던(only received)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시청자 자신이 보내거나 제공할 수도 있는 정보 송신 기능은 기존의 미디어들이 할 수 없기 때문.
또한 제공할 수 있는 채널 수도 무한대여서 어떤 종류의 콘텐츠도 제공 가능한 것이 인터넷 방송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조건적으로 제공하던 기존의 방송과는 달리, 진짜로 집중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꼭 정해진 시간에 기다렸다 봐야 하는 불편도 없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이 꿈의 미디어인 제4의 미디어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프로그램 내용과 질에 대한 법적 제재가 엄격한 공중파와는 달리 인터넷 방송 콘텐츠에 대한 제재는 사전 심의 형식이 아닌 ‘법정 죄형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이미 방송은 되고, 볼 사람은 다 본 상황에서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청 한 번 갔다 오지 뭐”라는 심정으로 무조건 IJ 벗기기 식의 프로그램을 양산하는 성인 방송국들이 생겨나고, 저급한 콘텐츠들이 웹상에 돌아다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리고 경찰청에 드나드는 게 꺼려진다면 외국 서버를 이용하면 된다. 현지 사업체에서 모든 절차의 대행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별도의 교통비나 진행비 없이 방송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송국들의 한 달 회비는 50달러 정도. 성인물 집착도 부문에서 세계 최고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그 이용료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음란 방송물만 아니라면 법적 제재가 약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라도 여과 없이 방송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인터넷 방송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더미디어의 조한언 온라인사업부장은 “음란물만 아니라면 별 규제 없이 방송이 가능하다. 여성의 음모가 화면에 잡히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한 인간의 팔뚝을 잘라내는 건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인터넷 방송의 법적 규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정보와 지식이 왜곡될 위험도 적지 않다. 한 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인터넷의 전파력을 볼 때, 왜곡 정보에 의한 파괴력은 그만큼 치명적이다.
최근 인터넷 방송은 독자적인 콘텐츠 송출이 아니라 동영상 포털 사이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제작 자금과 인력 부족, 그리고 마케팅력 부족에 따른 것으로 주요 포털 사이트에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업체만도 하루 20∼30개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면서 지난해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코리아닷컴(www.korea.com)은 올해 1월 6억5천만원, 4월엔 7억4천만원으로 반년만에 두 배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방송국 측은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좋은 화질과 편리한 결제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포털이나 허브 사이트들은 다량의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놓을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이상적인 만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한 포털 사이트에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사이트도 고유 콘텐츠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라면 네티즌들에게 별 매력이 되지 못한다.
이는 현재 인터넷 방송이라고 하는 것들이 엄격히 따지면 미디어라기 보다는 단지 동영상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죽 늘어놓은 사이트라는 논리를 뒷받침한다.


온+오프라인, 풍부한 콘텐츠 활용한 3C전략

반면 KBS, MBC, SBS 등 기존 공중파 방송국들의 인터넷 방송 진출 또한 활발하다. 이미 수십년 넘게 방송사를 운영해오면서 축적해둔 풍부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양질의 콘텐츠를 가공해 활용할 계획이어서 새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자금을 들여야 하는 인터넷 방송국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또한 그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쌍방향성을 지닌 소비자 위주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수 있기도 하다.
“기존 방송사들도 디지털방송이나 위성방송 등 방송 환경 변화로 다양한 채널을 보유했다. 좀 더 전문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웹 운영과 데이터방송을 통한 쌍방향성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SBSi 전략기획팀 황은주씨의 지적도 틀리지 않다. 다양화와 전문화를 내세웠던 케이블TV가 그랬고, 위성방송 사업자들의 핵심은 메이저 공중파 방송들이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SBS의 경우, 얼마 전 막을 내린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이 KBS의 ‘가을날의 동화’를 앞지르면서 그 인기도를 실감했고 많은 사람들이 홈페이지와 인터넷 방송국을 찾았다.
SBSi의 황은주씨는 “SBS 자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단순히 지난 프로그램 다시 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터랙티브 요소를 가미할 수 있다.
작가나 PD가 시청자들의 의견과 요구를 알 수 있는 장이 되고, 프로그램에 반영되기도 했다. 또한 게시판과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좀 더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에 치중할 것”이라고 인터넷 방송 운영 계획을 털어놓는다. 이들은 SBS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 3C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3C는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셜로 이를 전자상거래와 연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사고 싶은 스타 유행 상품이나 관련 음반 등을 자연스럽게 구매 가능토록 하고 있다. 시청자가 곧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찾는 상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찾게끔 프로그램 내에 상품을 배치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까지 세우고 있다. 올해 말에는 공중파 방송사 최초로 유료화 계획까지 세우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공중파 방송에서 이렇게 마음을 먹고 벼르고 있다면 인터넷 방송국들도 이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꿈에 부풀어 시작했던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이 그랬던 것처럼 ‘제4의 미디어’라는 황금어장도 공중파 방송사에 넘겨줘야 할지 모를 일이다.
인터넷 방송이 가진 가장 큰 희망은 국내 인터넷 접속환경의 초고속화다. 국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4월 말 현재 5백47만명, 초고속 인터넷이 가구당으로 설치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 집 건너로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했다는 말이다. 이 보급률은 세계 최고며 올해 말까지는 7백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세계 최고의 인프라 환경, 가능성은 충분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위성 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 전문회사인 스카이캐스트(대표 한승섭)가 최근 한국통신과의 제휴를 통해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위성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를 한다고 나섰다.
이제 일반 시청자들도 별도의 위성 수신장비 없이 인터넷 초고속 회선망을 통해 스카이패스 홈페이지에 접속하기만 하면 위성 인터넷 방송을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환경들을 고려해볼 때, 인터넷 방송은 충분히 발전 가능성을 가진다. 하지만 그 싹을 틔우지 못하는 건 콘텐츠 제작 자금 부족과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꽤 큰 인터넷 방송 그룹인 더미디어의 경우도 한달 제작비는 1억원. 이는 공중파 프로그램 한 회분 제작비다. IT 산업의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보다 그 환경이 열악한 중국도 우리나라 제작비에 0(공) 하나가 더 붙는다.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대형 업체들은 현행의 수익분배 형식의 무작위 콘텐츠 입주보다 콘텐츠 제공업체에 제작비를 대주는 방식으로 고유 콘텐츠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더미디어 조한언 온라인사업부장은 역설한다. 여기에 인터넷 방송 광고 시장의 가능성을 덧붙인다.
인터넷 방송 광고는 기존의 방송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중파의 광고는 불특정 대상에게 노출되지만, 인터넷 방송의 광고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회원의 로그인 분석으로 꼭 필요한 소비자들에게만 노출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마이마이’라는 소형 카세트 라디오를 광고한다면 공중파 방송보다 제품에 맞는 소비자에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인터넷 방송 광고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비용도 저렴해서 공중파 방송에 광고 한 번 내는데 드는 비용이면 인터넷 방송 채널에 한 달 내내 매일 광고할 수 있다.
이에 대해 SBSi 경영기획팀의 황은주씨는 “비용 대비 효과도 크고,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적극적인 광고 전략을 짤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앞으로 개척해야 할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가능성”이라며 광고주들은 아직도 사이트의 트래픽 정도보다는 브랜드에 더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인터넷방송협회의 김옥룡 사무국장은 “이러한 사업적 측면의 인터넷 방송은 물론, 앞으로는 개인적인 소규모 방송도 가능해져, 개인들의 의견 개진의 창구가 되어줄 것이다. 이를 통해 공중파가 하지 못했던 다양한 욕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그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토로한다.
당분간은 KBS, MBC, SBS라는 탄탄한 브랜드 네임을 뛰어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디어 스스로 변혁 의지를 갖고, 자본이 투자된다면 인터넷 방송은 가능성 있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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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바로 전에 사진 받고...
새벽에 동네 다방에서 특수분장사 인터뷰하고...
여러 사연이 많았던 기사입니다...^^
역시 특수분장의 세계는 오묘하고도 복잡하고도 경외스럽더라는...
아주 잠깐...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바로 접었습죠^^;;;

[ 납량특집 ] 다운로드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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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굳히기의 한해를 위하여

1999년, 한세기를 접고 새로운 한세기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하는 중요한 해이다. 중앙 공중파 3사들은 ‘공영성 확대’를 강조하는 편성개혁 등을 내세운 99년 신년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다. 방송과 매체의 다각화 속에 선진화된 방송환경 속으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발전의 또다른 전환점이 될 21세기를 준비하는 독립방송 5개사는 어떠한 계획들을 세워 놓고 있는지를 짚어보도록 하자.

지난 해의 엄청한 경제난 속에 인원 감축과 예산 축소를 겪지 않은 방송사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도 없이 어려워져만 가는 방송환경 속에 방송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심해만한다. 이에 방송사들에게 있어 1999년은 새로운 한세기를 준비해야할 과제 외에도 생존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KBS, MBC, SBS, 공중파 3사에서는 10대 위주의 오락물과 드라마를 폐지하고, 가족 프로그램을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하는 등 실제적 의미가 어떤 것이든 99년 새해를 맞아 편성 대개혁을 단행하고, 다가올 21세기를 의식한 캠페인 등을 제시하고 있다. 교통, 기독교, 불교, 평화, 극동방송 등 독립 방송 5개사도 편성 개혁 등의 거창한 계획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99년 신년계획들을 세워두고 있다. 이들 각 방송사는 교통문화와 선교, 포교를 위한다는 공중파와는 차별화된 방송이어선지 큰 틀 자체를 바꾸기 보다는 기본 줄기는 지켜나가면서 변화를 주거나 99년을 준비해나가는 차원의 것들이다. 그들의 자세한 신년계획과 한세기를 마감하고, 또다른 한 세기를 맞이하는 각오를 들어보도록 하자.

제2의 개국을 맞이할 교통방송

교통방송은 98년 말 제정한 ‘사람과 문화를 생각하는 교통방송’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큰 틀로 ‘교통문화 사람을 존중합시다’와 ‘서울 내고향 가꾸고 사랑합시다’라는 연중캠페인을 99년 신년계획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교통문화 사람을 존중합시다’는 사람과 문화를 생각한다는 캐치프레이즈의 목적에 일관되게 추진해온 것으로 인간 중심의 교통 문화를 정착시키기에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당찬 의도가 숨어있다.
또한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서울, 이는 모든 문화와 정치 경제 등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지역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 서울을 제2의 고향이라는 인식을 확대해 지역색을 없애고, 새로운 서울을 만들자는 의도에서 준비된 것이다. 이를 위해 월별 소주제를 정해 매일 SPOT 프로그램으로 정규 프로그램화시킬 예정이며, 서울의 문화유적지를 발굴, 소개하는 ‘서울 내고향’ 캠페인과의 연계 방송도 1월 용산 팔경을 소개하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1월과 4월, 5월, 12월에 ‘뺑소니’와 ‘난지도에 새생명을’ ‘보행자’ ‘음주운전’을 주제로 한 와이드 특집 방송도 준비하고 있다.
편성면에 있어서는 교통문화의 선진화와 생활 문화 향상을 위한다는 기본 정신과 편성 비율, 편성 방향 등에 큰 변화를 주기 보다는 기본틀을 지키면서 다른 방송과의 차별화를 위한 편성의 재조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99년 새해 편성에 대한 교통방송 편성국의 이문구 부장의 말이다.
“현재 실질적인 국민들의 생활 행태를 분석하고 조사하는 작업이 한참 진행중이다. 이 분석과 조사를 통한 결과물로 제대로 된 시간대 편성으로 교통방송만의 편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내용상으로는 환경 관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교통 관련 민원을 수렴, 그 결과까지 방송하는 프로그램과 경제 회생을 위해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방송의 글로벌화를 위해 교통 부분 중심의 지구촌 소식을 전달하는 프로그램 등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 부장은 어떠한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운전자를 위한 내용을 담아내는 등 99년은 모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편성할 때 교통방송 특성에 맞게 정리정돈을 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힌다.또한 전산 시스템을 강화, 좀더 효율적인 교통 정보 이용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며 수해나 눈피해 등 어떠한 인위적, 자연적 재해에도 대처가 가능하도록 발빠른 특집 편성 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임을 덧붙인다.
최초의 방송언론인 출신의 본부장 시대를 맞이한 교통방송은 틀을 갖추는 시기였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새해부터는 새롭게, 본격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모아 99년은 제2의 개국의 해라는 각오로 임할 것임을 밝힌다.

공정 경쟁의 원년을 준비하는 기독교 방송

지난해 서울과 수도권 표준 FM과 대전 FM 방송 개국으로 좀더 많은 청취자들을 확보한 기독교 방송은 계속적으로 대구 (3월), 전북 (4월), 광주 (5월) 방송의 FM 개국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 방송으로서의 위상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공중파나 CATV, 위성 TV 등 영상매체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지금까지 계속되어왔지만 99년 새해에는 타당성과 방송 기여도를 인정 받는 등 좀더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마련 중이다.
“FM 개국으로 인한 청취권 확대와 영상매체 확보의 노력으로 99년을 공정 경쟁의 조건을 갖추는 원년으로 인식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새로운 편성 정책을 세워 21세기를 준비할 계획이다. 얼마전 PD 연합회에서 전(全) 라디오 베스트 프로그램 4위에 오른 ‘시사다큐 오늘과 내일’ 처럼 기독교 방송을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2, 3개 정도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IMF 경제난으로 제작비며 인원이 감소되었지만 공격적인 편성전략을 위해 기획력과 취재력을 고루 갖춘 ‘기획특집반’을 재구성하여 보다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기획조정실의 배재우 부장은 경쟁력 강화를 힘주어 말한다.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됩시다’를 99년 연중 캠페인으로 내세워 ‘사랑을 실천하는 방송’ ‘정의로운 방송’이라는 두가지의 큰 틀 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민족화해와 지역, 세대, 계층간의 화해를 실현하고 온가족이 함께 청취할 수 있는 건전한 내용과 사회 민주화와 개혁을 선도하는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정보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송 등 프로그램 편성과 제작에 적용할 구체적인 실천 방향도 세워두고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토대로 매달 가정, 교육, 시민운동, 환경, 정치개혁, 복지 등 각 분야별의 소주제를 정해 우리 사회 제 분야에 대한 갈등해소와 화해를 추구하는 내용의 기획 특집 방송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더불어 ‘남북교류와 민족통일을 위한 특별기획 4부작’과 21세기를 준비하며 기독교 방송의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한 선교대회, 통일 음악제 등 굵직한 특집들도 준비하고 있다. 꼭 이러한 특집이 아니더라도 일반 정규 프로그램에도 실천방향은 녹아들게 할 것이라는 귀뜸이다.

심성을 맑힐 수 있는 밝은 방송을 추구하는 불교방송

“99년은 ‘밝은 사회 건설을 위한 방송’을 편성목표로 잡고 있다. 격변하고, 조금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다지만 어렵기만한 경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두운 곳과 사건만을 대하는 것 같다. 이런 때일수록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 사회에 귀감이 되는 사람이나 내용, 칭찬할 일, 훈훈한 정이 있는 내용들, 들었을 때 편안하고 심성을 맑게하는 내용의 방송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따로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거나 구성의 개혁 등의 거창한 변화보다는 하루 10회 정도의 SPOT 프로그램과 더불어 하루 21시간의 모든 프로그램 내용 속에 녹여 정규 프로그램화할 생각이다.”
위와 같은 교양제작팀의 박정원 차장의 말처럼 불교방송의 99년은 사회 혼란 속에서 생겨나는 윤리적인 혼란을 바로 잡고, 가정과 사회 질서의 정착에 도움이 되는 방송이 되는 것으로 집약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청취자들의 심성을 안정시키고, 맑힐 수 있는 방송이 되는 것이 바로 불교방송이 추구하는 것이니 말이다.
캠페인도 마찬가지여서 1월의 캠페인 주제인 ‘가정의 질서를 소중하게 생각하자’을 비롯해 월별 캠페인의 주제도 ‘밝은 사회 건설을 위한 방송’과 ‘사회 질서 찾기’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포교 프로그램의 다양성 추구와 교양 프로그램을 특성화, 불교계 소식 및 시사성 보도의 강화, 그리고 통일논의와 불교의 역할 강조, 사찰 환경과 생태문제 논의 등 보다 차원높은 방송 서비스 강화를 편성과 프로그램 제작의 기본축으로 세워두고 있다.
더불어 불교 방송의 홍보자료나 프로그램 정보, 각종 불교방송 데이터 베이스와 불교계 뉴스 등을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매체로 쉽게 청취자들에게 접근하고, 청취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방송 참여를 유도하여 쌍방향 방송을 실현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불교방송은 개국 10주년인 2000년을 위해 종교, 특수 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하고, 좀더 선명하고 차별화된 방송으로 거듭날 방안을 강구중이다.

2000년 대희년 준비에 바쁜 평화방송

평화방송에 있어 99년은 천주교 방송이니만큼 그리스도 탄생을 원년으로, 과거의 역사가 두 번째 천년을 맞게됨을 의미하고, 그리스도 탄생 세 번째 천년의 출발점인 ‘대희년’ 준비를 위한 중요한 해로 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평화방송은 선교 프로그램의 내실을 기하고, 선교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새로운 포맷 연구 개발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등 대희년 준비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평화방송은 천주교 선교를 위한 방송이니만큼 상업방송처럼 청취율을 위한 프로그램을 집중편성하여 그 존재가치를 희석시킬 이유가 없다. 개국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노력하고 개편 때 마다 보강해왔던 것처럼 99년도 천주교 선교매체로서의 특성을 강화하고, 차별성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양산함으로서 청취자에게 다양한 선택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 쓸 것이다. 편성이나 프로그램 제작면에서도 커다란 방향전환보다는 ‘이웃사랑’과 ‘환경살리기’ 그리고 인간복제나 낙태 반대 등 ‘창조적 질서 보호’와 ‘가정공동체의 소중함’ 이라는 큰 틀 속에서 시의성있는 소재나 주제보다는 지속적으로 추진해갈 수 있는 내용들로 프로그램들을 꾸며나갈 생각이다.”
편성부의 박승배 차장은 이렇게 말하고, 99년에도 98년에 이어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둔 캠페인에 대해서 설명한다. 청취자들에게 ‘소비절약’ 정신을 심어주려 힘쓰던 작년과는 방향을 달리하여 상식적인 소비문화 정책, 무조건 안쓰는 것이 아닌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건전한 소비’에 중점을 맞추어 켐페인을 열어갈 계획을 세워두고 있고 또 하나의 경제살리기의 일환으로 과다 혼수 지양 등의 ‘건전한 결혼 문화 정착’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열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속초 FM 개국으로 통일의 교두보를 준비하는 극동방송

국내와 중국, 북한, 러시아 등의 북방의 선교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는 극동방송은 ‘복음의 극대화’라는 큰 타이틀 속에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극동방송의 99년 새해의 가장 큰 사업은 속초 FM 방송 개국, 89년 대전 극동방송과 96년 창원 극동방송의 개국에 이은 세 번째의 FM 방송 개국으로 속초, 강릉, 양양, 고성 등 국내는 물론 금강산과 원산 등 북한의 일부까지 가시청권으로 하고 있어 통일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겠다.
이와 더불어 방송면에서는 지금까지의 정보수집과 제작 방법을 달리하여 신앙상담이나 요청사항 접수 등 초보적인 것부터 심도있는 사항까지 청취자들의 참여도를 높여 ‘삶속에서의 신앙구현’을 통해 앞으로 21세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는 데 힘을 쓸 것이라고 한다.
“99년은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고, 한 세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해로 99년을 ‘새로운 세기 준비를 위한 가치관 확립의 해’로 인식하고 프로그램의 제작과 편성에 반영할 생각이다.
또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시대가 변하면서 교회가 그 세대와 시대에 맞게 변해야하는 것처럼 선교방송도 한곳에 머무를 수 없다. 이에 99년엔 기술적으로 위성방송과 디지털 방송의 실현으로 200년대의 방송을 계획하고, 위성방송과 인터넷 선교방송으로 복음의 최첨단화를 검토중이다.”
편성국 윤춘환 국장은 99년 새해 편성 방향과 기술적인 21세기 준비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지금까지는 극동방송의 주청취층이 아니었던 어린이와 청소년 청취자들을 집중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신설, 21세기의 주역인 그들의 올바른 가치관 확립에 노력할 것임을 덧붙인다.
또한 북방을 위주로 선교방송을 해왔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새해부터는 국내의 기존 신자들의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국내 청취자들의 신앙 성장에 기여함과 동시에 중국, 러시아 등의 북방의 신앙 초보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성경 공부 프로그램도 꾸준히 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새로운 계획들과 더불어 매년 계속적으로 개최되어왔던 개척교회 목사들의 교회 운영과 발전을 돕기 위한 교회성장세미나나 유명 송학인 초청 음악회, 수도권의 8개 교회에서 2000여 명이 참여하는 극동방송 정기 성가 대합창제와 전속 어린이, 여성 합창제, 방송가족 위로잔치 등 크고 작은 정통적인 이벤트도 계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큼 큰 변화는 아니지만 21세기를 바로 앞에 둔 99년을 준비하는 5개 방송사의 신년계획은 제각각 자신들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내용으로 차별화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넘쳐나고 있다. 늘 새해면 계획을 세우고, 연말이면 이를 되돌아 본다. 5개 방송사가 준비한 야심찬 신년계획이 의례적인 것이나 유명무실한 존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진 방송으로의 출발선이 되기를 바라며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알찬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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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되지 못한 아쉬움, 그러나 두드리면 열리리라

12월 20일 평양의 봉화예술극장에서는 노래를 통해 남북한이 하나되기 위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우리 방송 사상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제작하고, 직접 위성통신으로 남한에 방송된 이 '민족통일음악회'는 남측의 PD가 연출을 맡았고, 중계차, 8대의 카메라, 조명, 음향 등 북측의 방송장비가 동원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이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삐그덕거림으로 아쉬워 해야했던 이 행사의 연출을 맡았던 MBC 편성기획부 주철환 팀장과 출연했던 가수들의 입을 통해 공연 이야기를 들어본다.

올 7월부터 기획되었지만 중간 중간 수많은 난관과 장애를 만나 그 실현 자체를 의심케 했던 '민족통일음악회'가 12월 20일 오후 5시 봉화예술극장의 2000석 객석을 꽉 메운 상태에서 그 막을 올렸다. 한민족이면서 서로에게 가장 먼 나라, 가장 가기 어려운 나라가 되어버린 남북한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나가 되려는 '민족통일음악회'는 당대의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는 대중음악을 고리 삼아 분단상황을 극복하는 실마리를 찾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이번 공연은 남북통일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결정적인 요인이 되진 않겠지만 만국공용어인 '노래'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가 되려는 아주 작은 몸짓과도 같은 공연이었다. 이 공연의 총연출을 맡은 주철환 MBC 편성기획부 팀장도, 이 공연의 사회를 맡았던 차인태 경기대 교수와 만수대 예술단 소개자 백승란도, 그 무대에 섰던 안치환, 코리아나, 신형원, 오정해, 현철, 김종환, 전창혁, 김순희를 포함한 북한의 인민, 공훈 배우 등의 남북한 출연자들도, 공연장을 꽉 메웠던 남북측의 관객들도 그리고 텔레비전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모두 남북한이 한무대에 섰던 그 현장을 지켜보며 감동과 한탄으로 눈시울을 적셔야만 했다. 이제 겨우 남북 교류의 아주 작은 실마리를 잡은 것만으로도 그 감동은 적지 않았고, 이는 여기까지 오는 데만도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기에 더욱 큰 것이었을 것이다.

많은 진통과 시행착오로 얼룩진 행사

민간단체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변형윤)이 주최하고 기획사인 SN21 엔터프라이즈(이사장 김보애)가 주관하고 MBC에서 방송된 '민족통일음악회'는 수많은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 7월부터 기획되고, 암암리에 물밑작업으로 준비돼 오다가 양사가 8월 5일 통일부로부터 사회문화분야의 남북협력사업자와 협력사업으로 승인을 받으면서 구체화되었다. 하지만 그 준비가 쉽지만은 않아 9월 초에 협상단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측과의 일정 협의가 늦어져 방북이 연기되기도 했고, 애초엔 추석 즈음에 평양 만수대 예술극장과 금강산 문예회관 그리고 남측의 공연장에서 두세 차례 공연을 가지기로 했었지만 북측과의 이견으로 그 규모가 축소되고 남측의 공연도 취소되었다.
날짜도 9월 말에 있었던 추석 즈음에서 10월초, 11월 중순에서 다시 12월 16일로 미뤄지더니 공연 이틀 전에 출연자 구성과 선곡의 문제로 또다시 12월 20일로까지 연기되는가 하면, 북한까지 갔던 코리아나는 곡선정으로 무대엔 올라보지도 못하고 깊은 마음의 상처와 아쉬움만을 가지고 돌아오기도 했다. 총연출을 맡았던 주철환 편성기획팀장이나 행사 관계자들을 가장 가슴 아프게 한 것은 우리 방송 사상 처음으로 위성생방송이 될 예정이었던 공연이 마카오의 중국 반환 시기와 겹쳐 무산돼 버린 것이다.
평양으로 떠나기 수십일 전부터 출연 가수와 부를 곡들의 악보와 가사들을 보냈던 남한측과는 달리 공연 전날에서야 북측의 출연 가수들의 명단만을 통지해 이데올로기적인 곡들을 배제하기로 했던 당초의 의도와는 다른 공연이 있어, 남한쪽으로는 방송이 되지 못하는 등 많은 진통을 겪으며 어렵사리 성사된 공연이었다. 이러한 문제들 외에도 '남북대중음악제'에서 남북이냐 북남이냐는 호칭으로 양측의 충돌의 소지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듣는 그리고 가장 상업적이고 대중들을 위한 가요를 통칭하는 남한과는 달리 소모임에서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 '대중음악'이라는 용어의 쓰임이 남북한이 다른 이유로 '민족통일음악회'로 공연의 제목 자체가 바뀌기도 했었다.
그런가 하면 공연 당일이 평일이니 7시 이후의 공연을 제안했으나 북측에서는 저녁 식사시간 이전에 공연을 마쳐야 한다는 의견을 고집해 남북한간 생활패턴이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공연을 앞둔 11월 23일~27일 주철환 PD를 비롯한 6명의 준비단이 북한의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5박 6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공연의 실무적 협의를 통해 TV송신방법이 다른 양측의 변환기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문제는 물론 북한의 조선중앙TV의 중계차, 카메라, 조명, 음향 시설 등을 점검하면서 그리고 공연 당일 주철환 PD가 조선중앙 TV의 스탭들과 평화 봉화예술극장의 부조에 자리를 잡으면서 공연은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분단의 거리를 확인한 행사

"이 음악회가 이루어지는 데는 수많은 어려움과 문제들이 발생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다른 이데올로기 속에서 살아가지만 문화, 그 중에서도 이데올로기는 물론 모든 벽을 넘을 수 있는 '노래'를 통해 내딛는 한걸음은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통일로 가는 길에 초석이 되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총연출을 맡았던 MBC 주철환 편성기획부 팀장의 말처럼 정치, 경제, 이데올리기 등을 떠나 순수하게 노래로 만들어낸 남북한이 하나되는 장이 되었고 이는 남북한 당국간의 대화가 두절된 상태에서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공연으로 남북한 문화교류의 물꼬가 되고, 이는 더 나아가 통일로 가는 아주 기초적인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문화사적 의미도 크겠다.
앞서 몇번의 공연들이 있기는 했지만 '민족통일음악회'는 사실상 민간단체가 주최가 되고, 다른 매개체없이 남북한이 주인공으로 주체성을 가지는 최초의 공연이며 남한의 PD에 의해 연출되고 북한의 방송 장비와 기술력을 빌어 위성중계방송되는 최초의 공연이기도 하다.
"중국 등 곁에서 공연할 기회는 있었지만 직접 평양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데 감회가 새롭다. '터'나 '서울에서 평양까지' 등의 내 노래는 물론 그들의 노래도 혼자서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북한 가수들과 함께, 더 나아가서는 관객들과, 그리고 시청자들과 함께 어울어져 노래를 부르며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이 공연에 출연해 마지막엔 눈물을 흘렸던 가수 신형원의 말처럼 이 음악회가 '대중음악을 통해 남과 북이 하나되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 노력의 흔적들을 시청자들이 느낄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 공연에 참가한 가수들의 구성도 북한 공연문화를 고려했었고, 수차례 수정된 악보를 준비해 남,북한의 가수들이 번갈아 노래를 부르기 보다는 양측의 가수들이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관객들과도 함께 호흡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질감을 회복하며 어우러질 수 있는 무대로 만들기 위해 행사가 기획되었지만 북한측의 제어로 무산되었고, 무대를 여는 '반갑습니다'와 마지막에 '다시 만납시다'를 남북한 가수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부른 것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있었던 다른 공연들과 다름없이 남한 가수와 북한 배우들의 공연이 따로 이루어져 다시 한번 남북한의 거리감을 확인하는 공연이 되고 말았다. 한무대에서 어울어지는 공연의 감동과 흥겨움이 공연과 동시에 전파를 타고 생방송으로 남북으로 전달되는 가슴찡한 일은 이번에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문화와 방송을 통한 동질감 회복을 위한 작은 시작

어느 곳에나 문화는 있고, 사람들의 가슴이나 정서에 가장 자연스럽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다른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라도 좀더 빨리, 거부감없이 하나될 수 있게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특히 3분 남짓으로 짧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혹은 의지와 관계없이라도 늘 함께하는 대중음악은 좀더 자연스럽게 하나되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민족통일음악회'가 수많은 시행착오와 아쉬움을 안겨주긴 했지만 이 공연을 통해 우리는 노래의 힘,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이다.
예전엔 우리의 아이들에게 북한 사람들은 사람의 모습이 아닌 붉은 괴물의 형상이라고 가르쳐왔다. 그 정도는 아니라도 지금도 그들과 우리는 아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통일이 되면 그 다른 점들 때문에 아주 번거롭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지만 붉은 괴물인 줄 알았던 그들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아주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분명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고정관념들이 이번 '민족통일음악회'를 통해서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분단의 상태가 오래된 만큼 하나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테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할 것이다. 정치와 경제 등 대립적인 부분을 배제한 이번 공연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남북의 국민들의 정서적, 문화적 교류의 시초가 되었고, 이를 통해 차이점들을 가지고는 있지만 서로 다르지만은 않다는 것, 통일이 결코 번거롭거나 불편한 것이 아니라고 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하나라도 생겼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연의 무대에서 목매 '마른잎 다시 살아나'와 '아침이슬'을 불렀고, 북한 사람들에게 친근한 외모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다는 안치환은 이번 공연을 통해 큰 성과보다는 큰 성과를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는 무대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계 유일의 분단민족인 한반도는 너무나 오랜 동안 다르게 살아왔고, 반목해 왔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이질감이 둘 사이에 가득차 있을 것이다. 판문점을 통한다면 3시간 30분이면 도착할 평양을 돌아돌아 30시간이 넘게 걸려서야 도착한 것을 보면 그 거리가 아직도 꽤나 멀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 '민족통일음악회'를 통해 30시간의 1초라도 당겨졌다면 이 공연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공연을 통해 '통일'이라는 지상과제가 더 이상 환상이나 꿈이 아닌 현실로 각인되기를 바라며 이제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며 남한에서의 공연이 계획되고 있다고 한다.
계획되고 있는 이 공연이 성사되기 위해선 '민족통일음악회'가 눈에 보여지기 위해 겪었던 것만큼이나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하고, 보다 복잡한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슨 문제가 생기든 얼마나 늦어지든 꼭 있기를 바라고, 이번에 있었던 '민족통일음악회'보다는 좀더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
서로 만나지도 못했던 한 민족이 서로 한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지만 함께 어울어져 최신 유행하는 테크노의 도리도리춤이나 주체사상과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춤이 아닌 남한의 것, 북한의 것이라는 개념을 떠나 하나되는 노래에 맞춰 저절로 추게되는 통일의 몸짓이 되길 바랐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주철환 팀장의 말처럼 우리는 이미 '노래'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우리를 보여주었고, 그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공연과 마찬가지로 하나되는 감동을 자아내지는 못했지만, 그들을 안 만큼은 가까워졌을테고, 이러한 문화적 정서적 교류들이 반복되면서 통일에도 한걸음씩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민족통일음악회' 연출자 주철환 MBC 편성기획팀장 인터뷰 ]

평양 무대에 우뚝선 '사령관'

북한에서는 연출자를 사령관이라고 한단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남북한이 주체가 되어, 위성중계로 전파를 타는 민간단체 주최의 최초의 공연에 '사령관'이 된 주철환 팀장은 이번 '민족통일음악회' 공연의 의미에 대해 다음처럼 이야기한다.
"통일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원조나 스포츠의 교류, 정치적인 회담 등등 여러 갈래의 실가닥들이 엉켜있는 실타래와 같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통일을 위한 작은 몸짓은 그 많은 갈래 중 문화, 그 중에서도 '음악'이라는 실가닥을 통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래로 닫힌 세상을 열 수 있는 것처럼 남북한도 노래로 하나가 되어 엉킨 실타래를 푸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연의 준비와 공연을 위해 찾았던 평양에서 그의 가슴에 와닿은 것은 통일을 위해 '특색있는 기여'를 하자는 그네들의 문구였다. 힘있는 사람은 힘으로 돈과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통일을 위해 특색있는 기여를 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그는 노래로 그 특색있는 기여를 해보자는 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
"노래를 하면서는 싸우거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노래는 평화적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위한 노력 중 큰 것만이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너무 큰 몸짓들은 오히려 오해를 부르고, 서로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지만 아주 작은 것부터 조금씩 노력해간다면 그 효과가 더욱 빛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네들은 공격적이고, 단호하고, 경직되어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고 한다. 매우 상냥하고, 친철하며 유머가 넘치는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곳엔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번 공연으로 통일의 날이 훨씬 앞당겨졌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공연을 시작으로 늘 설레는 마음으로 희망을 가지고 그들과의 문화 교류가 계속된다면 통일이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시행착오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제 관리자의 입장이 된 주 팀장에겐 마지막 연출작이 될지도 모를 이번 공연은 이래저래 뜻깊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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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변두리’에서 ‘주체’로 서자

1989년 말, 극동방송에서 대전 FM 방송을 만들면서 부터 최근 1998년 3월 2일에 개국한 대전 FM 방송까지 지방의 FM 방송국들은 꽤 많이들도 생겨났다. 현재 방송을 하고있는 17개의 지방 FM 방송국과 앞으로 개국 예정이거나 허가를 준비중인 지방 FM 방송국들. 그들이 이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얼마만큼 청취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그들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우리나라는 문화를 비롯한 모든 시설이나 사회적 요소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그 중에 방송은 더욱 그 현상이 두드러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 방송 구조 속에서 지역 FM 방송국 개국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현재 서울에 방송국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 방송이나 교통방송, 극동방송, 불교, 평화방송은 물론 광주, 부산, 대구, 대전, 경기까지 FM 방송의 영역은 점점더 확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들은 각각 선교나 복음, 포교와 교통 정보 제공 등의 다양한 목적들을 가지고 있다. 이는 중앙집중식의 방송구조 속에서 중앙의 공중파에서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진정한 지역 방송의 역할을 위한 것이고, 지방민들의 커져가는 정보에 대한 기대와 요구의 소리들에 부응해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FM인가. FM 전파는 매체 성격상 영상 매체인 텔레비전 보다 그리고 정보 오락성을 위주로 하는 AM 전파보다 더 지방적일 수 있는 매체이다. AM 보다 좋은 음질로, 텔레비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일정한 품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일대 일로 귀에 속삭이는 매체인 만큼 지역의 정서나 정보 등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지역밀착방송’이라는 좋은 뜻으로 생겨난 그 방송국들이 얼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가. 갑자기 터져 나온 IMF 경제난과 중앙집중식의 방송구조 속에서 서울도 아닌 지방의, 그것도 TV도 아닌 라디오 방송이 짊어지고 있는 문제점들은 무엇인가. 또한 그러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독립된 FM 방송을 창출해내기 위해 그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지방 FM 방송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과 이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자.

지방 FM 방송국의 현황

대부분 적게는 18시간, 많게는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는 17개의 지역 FM 방송국 중 100퍼센트 자체제작율을 보이고 있는 곳은 교통방송 부산, 광주 FM과 경기방송 뿐이다. 그리고 80 퍼센트 이상의 자체제작율을 보이고 있는 극동방송의 대전 (90.4 퍼센트), 창원 FM (83 퍼센트)과 대구 FM (53.1 퍼센트), 부산 FM (66.7 퍼센트)을 제외한 나머지 방송국들은 30 퍼센트 안팎의 자체제작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FM 방송국의 자체제작율이 두드러지게 저조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표 참조>
또한 겉으로 보이는 자체제작율이 높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지난 IMF 경제 한파로 그렇지 않아도 힘들었던 재원동원이 더욱 힘들어져 자체제작율을 줄이거나 방송시간을 줄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예로 100 퍼센트 자체제작을 하던 극동방송이 경제의 어려움으로 10퍼센트 안팎의 중앙방송 리플레이를 허용해야 했고, 여전히 100 퍼센트 자체제작율을 보이고는 있기는 하지만 경기방송과 교통방송 부산, 광주 FM이 각각 하루 24시간, 21시간 방송에서 21시간, 18시간으로 방송시간을 줄여야만 했다. 그 내용면에 있어서도 지방 유명인사나 게스트를 초대할 수 없어 음악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또한 지방 FM 방송의 현실이기도 하다.
인원문제에 있었서도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13명의 제작인원만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소규모 인원으로 방송을 하고 있는 지방 FM 방송국들은 자체제작율이 저조하거나 1인 다기능 제작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PD는 진행과 연출, 작가, 선곡을 기본으로 병행하고 심지어는 엔지니어, 편성까지 책임져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아나듀서’나 ‘원맨프로덕션체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1인 다기능 시스템은 재정확보가 어려운 지방의, 그것도 FM 라디오 방송국에는 적합한 제작시스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사람이 여러 가지를 하다보니 전문성이 떨어질 수도, 깊이가 없어질 수도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
연출과 진행, 편성까지 맡고 있는 경기방송의 이채완 PD의 말이다. 이는 여러 가지 보호장치가 마련된 중앙미디어와는 달리 모든 책임이 PD 한사람에게 직접 지워지는 경우가 많아 의욕적이고 실험적인 제작태도를 버리고 무사안일주의로 흐르기 쉬운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이는 지역 FM 방송이 지역민에게 조차 외면당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획일화된 광고정책과 통제적인 심의잣대

지방 FM 방송국들의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재원 동원이다. 순수하게 광고 수익만이 방송국 운영의 재원이 되고 있는 그들은 그렇지 않아도 지역 FM 라디오 방송에는 어려웠던 광고 수주가 IMF 경제난을 맞이하면서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극동, 평화, 불교, 기독교 등의 종교방송들은 신도들의 헌금으로, 교통방송의 경우는 국가 예산으로 그 제작비를 충당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재정 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방 FM 방송국의 광고료는 서울의 1/8 수준이며, 이나마도 서울의 공중파 방송과 마찬가지로 전부 한국방송광고공사로 보내져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형식이다. 이는 광고 영업을 한만큼 예산을 할당받아야하는 시장경제원리의 대원칙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자체에서 광고 유치를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없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중앙 공중파나 케이블 TV나 지역 방송국이나 같은 광고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 방송을 선호하는 광고주들의 생각에 지방방송이라는 점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광고수주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단일화된 방송 광고법은 더욱더 지역 FM 방송국의 목을 조르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방송의 기본정책의 문제점으로 너무나 ‘공익성’을 우선 한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이든 상업방송의 프로그램이든 모든 프로그램은 ‘공익에 저촉되느냐, 아니냐?’에 그 기본을 두고 있다. 상업방송은 방송을 접촉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수요측의 흥미를 유발시켜야 하고, 이에 매체의 청취빈도가 높아져야 광고주가 확실한 광고 효과를 믿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상업방송은 그 목적에서 일탈되어 있다.”
동일한 잣대로 모든 방송을 심의한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한 부산 FM 방송의 김두식 단장의 말이다. 공공방송과 상업방송, 그 의미가 혼재되는 시기에서 벗어나 공공방송은 철저히 공공방송을, 상업방송은 철저하게 상업방송을 할 수 있는 방송 이원화가 시급하다는 얘기이다.

독립적인 재원 확보를 위하여

지방 FM 방송의 재원 확보는 독립 FM 방송으로 가기 위한 기본 요소이다. 중앙방송이나 지방방송이나 그 상황이나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통제된 광고법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지방 FM 방송의 재원 확보에 발목을 붙잡아 왔다. 지방 FM 방송 현업 종사자들은 융통성있는 광고 정책으로 지역 FM 방송이 독립미디어로 서기 위한 재원 마련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그 해결은 요원하게만 보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각 지방 FM 방송들은 독립적으로 서기 위한 대안을 마련 중이다.
“이러한 지방방송의 광고 시장과 경제난이 심각한 현 시점에서 지방 FM 방송은 더 이상 광고 수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자체 재원 확보를 위해 공연 이벤트나 음악관련 출판 사업 등의 수익사업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독립적인 재원 확보만이 지방 FM 방송의 독립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방송 청주 FM의 장인수 PD의 이 말에 따라 독립적인 재원 확보는 현재 대부분의 지방 FM 방송의 낮은 자체 제작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되기도 할 것이다. 자체제작 비율의 상향조정은 지방 FM 방송이 지역민에게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지역 FM 방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지역 FM 방송이 안고 있는 또하나의 문제는 방송인들 자체가 지방 FM 방송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지 못하는 점과 이에 따른 지역민의 지방 FM 방송에 대한 외면 현상이다. ‘지역 밀착’과 ‘지방의 독립’이라는 좋은 의미의 지방 FM 방송국은 그 중요성과 역할이 큼에도 불구하고 방송인 자체가 그 점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20여년 동안을 중앙집중식 방송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지방 FM 라디오는 중앙미디어의 영향력이나 지배를 받는 마이너방송이라는 생각을 방송인들 자체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방송인들 자체가 지방 FM 방송이 텔레비전이나 중앙방송의 종속, 보완 보조 매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 문화를 선도하고, 지역민에 가까이갈 수 있는 지역 미디어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역민이 지방 FM을 외면하는 현상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대구방송 FM의 김정학 차장은 이와 같이 말하며 방송의 정체성이나 지역밀착 미디어의 역할들을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인다.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숨어있는 그 지역의 고유 정신이나 문화가 등한시되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지역 정신과 문화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고, 홍보하고, 문화적 중심의 역할을 해야할 것이 바로 지방 FM 방송이다. 이것이 지역 밀착적 방송의 기본이며, 지역민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차별화된 방송만이 살 길

그렇다면 지역 밀착 방송이란 무엇인가. 중앙미디어가 지방을 소재로 다룬다고는 해도 전국 곳곳을 다루려고 하다보니 본격적이고, 구체적이기 보다는 ‘수박겉핥기 식’의 방송이 될 수밖에 없다. 지방 FM 방송은 해당 지역에 대해 가장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훌륭한 미디어이다. 지방마다 나름대로의 문화와 지방색을 찾아주고, 중앙에서 수용하지 못해 참여할 기회가 적었던 지방민들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아주 작은 단위의 골목의 소식까지 전할 수 있다. 이렇게 그 지방의 특별성을 드러내며 경제적, 지역적 형평을 맞춰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은 지방 FM 방송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데 현업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방에 사건이 터졌을 때, 가장 가까이에서 기동력, 편이성, 속보성을 무기로 지역 라디오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지역의 숨어있는 정신을 찾고, 주체적으로 뛰어다니며 구체적으로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소리 여론화시키고 개선시킬 수 있는 여론 형성까지...이를 위해서 우선해야할 것이 지방방송의 자체제작율을 늘려가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생활리듬에 따라 정보를 선별하고, 생활에 직접 관련되는 매개 역할을 하고, 어려움, 하소연을 승화시킬 수 있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 지역민이라면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항상 열려 있는 방송이어야 한다. 그럴듯하게 기본틀을 깨는 독자적인 운영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라고 주장하는 경기방송의 정인섭 사장은 지방 FM 방송은 내용을 담는 형식보다는 지역민들의 소리를 충분히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덧붙인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 사람들이 ‘뭐 저런 프로그램이 다 있어’ 해도 계속 방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좋은 예가 경기방송의 ‘조경서의 음악느낌’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인기 탤런트나 가수들의 말잔치가 되고 있는 중앙 라디오 방송과는 달리 ‘조경서’라는 전문 DJ를 앞세워 2시간 방송시간 동안 20여곡의 노래를 틀어준다. 그것도 공중파 방송에선 외면당하고 있던 국내외 언더그라운드 그룹들의 노래들을 말이다. 이는 부분적이나마 그 청취구역이 되고 있는 서울 일부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천편일률적인 음악과 정보 위주의 식상한 방송이 아닌 방송문화의 다양성 확보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이나 동해나 서해나 우리나라는 어딜가나 기념품이 똑같다. 같은 음악, 같은 이야기 그저 다른 것이라곤 진행자와 채널이 다르다는 것 뿐이다. 지역 FM이 이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저마다의 특화를 찾아 이건 ‘우리 지역의 방송이다’라는 인식을 청취자들에게 심어 주어야만 할 것이다. ”
불교방송 광주 FM의 김형만 PD의 주장이다. 유명한 진행자의 힘을 빌어 청취자들을 끄는 중앙 공중파의 방송과는 다르게 독특하고, 그 지역색을 지닌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 FM은 청취율 경쟁보다는 독립기업으로 차별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이제 나름대로의 지역색과 차별화가 지방 FM 방송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 FM 방송이 지역의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민의 의지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지역 FM의 활성화, 방송인들의 반성에서 시작하자

지역 FM의 활성화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다음은 평화방송 광주 FM의 김양래 총무국장의 말이다.
“우리 방송인들은 이제껏 너무나 우월주위에 빠져왔었다. 물론 IMF 한파가 지방 FM 방송에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왔다지만 이를 통해 그 허상에서 벗어나는 방송인들의 반성에서부터 지방 FM 방송의 활성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 반성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봉사하는 방송으로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지방 FM 방송은 전체 라디오 방송의 위상을 재구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대부분의 지방 FM 방송국의 30 퍼센트를 밑도는 자체제작율을 고려할 때 그리고 방송국 운영 재정 확보가 미흡한 것을 볼 때 자체제작율 100 퍼센트를 이루는 데는 꽤 많은 시간들이 소요될 것이다. 이를 생각해보면 현재 방송을 하고 있는 지방 FM 방송국들은 서로 청취율 경쟁을 하거나 배타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많은 지방 FM 방송들이 생겨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지방 FM이 생겨날 지 알 수 없는 현시점에서 이제는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공신력을 가진 기간의 주관 아래 심포지엄이나 모임 등을 열어 지방 FM 방송 활성화를 위한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역 FM 방송이 연대하여 공동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함께 제작해 공급하는 형식도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극동방송 창원 FM 김성윤 PD의 말이다.
또한 지방에 FM 방송국 허가를 내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88년부터 준비해 96년에야 그 허가를 받은 방송도 있으니 말이다. 현재 개국을 준비중인 FM방송국들도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이다.
“이젠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바뀌어야 한다. FM 채널을 만들고 싶은 개인까지 만들 수 있게 말이다. 그래서 저출력 라디오 방송이 많이 생겨나 정보만 듣고 싶은 사람은 정보만 들을 수 있는 채널을 듣고, 뉴스나, 가요, 재즈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런식의 전문화된 FM 방송이 가능해야 본격적인 FM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러한 것이 아직은 좀 먼 미래의 지방 FM의 모습이지만 본격적인 지방 FM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이제는 주체로 설 때

현재까지 많은 지방 FM 방송국들이 생겨났고, 기독교 방송에서는 대구, 부산, 광주, 대전에 그리고 교통방송에서도 대전과 대구에, 평화방송도 부산에 FM 방송국을 설립중이거나 허가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제까지가 시행착오를 통해 지방 FM 방송의 의의와 역할을 찾아내기 위한 모색기였다면 이제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 FM 방송으로 알차게 자리잡는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지방 FM 방송 개국은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전국민의 정보 공유, 인구분산과 지역 활성화를 시키기 위한 대국민서비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지방 FM 방송이 독립적으로 더 나아가 지역이 활성화되는 데 주춧돌이 되어 줄 것이다. ”
기독교 방송의 박정기 부장의 말과 더불어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리라. 이젠 ‘변두리’에서 ‘주체’로 서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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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교육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매비우스

1970년대 가톨릭 교회에 의한 국내 소개를 시작으로 성인대상의 TV 모니터이라는 단편적인 교육이 이루어졌던 80년대를 거쳐 이제 그 중요성이 사회 이슈화되고 있는 미디어교육, 점점더 다양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는 미디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단체중 이번호에는 현재 그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매비우스(매체미평우리스스로)의 교육과정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영상매체는 단순히 즐기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 매체들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 영향이 별로 좋지 않은 성질의 것이라면 단순히 즐기는 선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볼 것이며, 무엇을 수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쉽게 간과할 만한 것들이 아닐 것이다. 무의식중에 수용자들의 가치관과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 미디어의 바로 보기와 옳고 그름의 선별 능력, 창의적 비평 능력을 위해 더 나아가 이 사회의 미디어가 올바로 서는 데에 기여하기 위하여 여러 시민단체에서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미디어 교육과정을 준비해 놓고 있다.

방송비평부터 VJ과정까지 다양한 민언련 강좌

지난 91년 해직기자들이 모여 언론학교를 개강하면서 시작했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올해로 언론학교 28기를 맞으며 미디어 교육의 핵심 시민단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의 언론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시작했고, 현재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잘못 세워진 우리의 미디어를 똑바로 곧추세우기 위한 미디어 교육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요즘의 수용자들은 방송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지고,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도 확산됨으로서 미디어 교육이 더욱 중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민언련에서는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본적인 비평강좌는 물론이고 바른 언론인을 배출하기 위한 교육도 마련하고 있다.”
김기창 간사의 말처럼 정기적으로 준비되고 있는 6개의 강좌 프로그램과 대학생, 주부, 일반시민 등 언론 개혁을 꿈꾸거나 언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민언련의 미디어 교육과정은 꽤나 다양한 편이다. 이들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미디어 활용을 위해, 수용자에게 주인의식을 인식시키고 매체를 활용하게 하는 교육을 통해 비판적 안목을 꾸준히 확산시키기 위해 준비된 것들이다.
2개월 과정으로 년 4회씩 개최되고 있는 ‘언론학교’는 언론사 방송사의 현업인들과 대학의 신방과 교수들로 이루어진 강사진들이 강의를 하며, ‘신문 바로읽기’ ‘방송 바로보기’의 기초적인 강의부터 ‘미디어 운동의 현황과 전망’, ‘지역언론과 민주주의’, ‘방송현장에서 보는 언론운동’ ‘시민사회와 언론운동의 과제’ 등 총 17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미디어 교육이 사회적 환기 역할을 한다는 인식은 충분히 이루어져 있고, 어릴적부터 언론의 비판수용 능력이나 그의 올바른 활용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하여 공교육화도 논의되고 있는 요즘, 민언련은 TV 모니터와 방송 내용의 의도의 올바른 파악을 위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나아가 기본적인 방송에 대한 비평적 안목과 제작 능력까지 갖춘 시청자 제작요원까지 배출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98년부터 비디오 저널리스트 VJ 과정을 신설, 현재 4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속보성과 시의성, 생활 밀착성이라는 면에서 그리고 현업에서도 발빠른 취재와 경비절감이라는 측면에서 VJ들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시민저널리즘 영역으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1년에 5회씩 있을 예정인 ‘비디오 저널리스트(VJ) 과정’은 더 이상 방송만을 보고, 비평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시청자들이 직접 방송에 참여하고, 바른 방송으로 서는 데 기여를 하기 위한 일환으로 준비된 강좌이다. 이 강좌는 3개월 과정이며 매주 월, 수요일 오후 7시~9시에 이루어진다.
정기적인 6개의 프로그램 외에도 여러 비정기적인 강좌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앞으로 이 사회의 미디어를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방송캠프와 여름언론학교가 그것이다. 또한 이들을 지도하고, 제대로 된 미디어 보기를 이끌 초등학교 선생님과 어머니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캠프도 이들 중 하나이다.
이외에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여름, 겨울 방학이면 일주일간 실행되는 ‘대학언론강좌’는 대학언론일꾼과 기사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며 신문제작구조의 이해부터 현장취재, 기사작성 실습까지 현장과 실습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98년에 신설된 전문강좌로 기자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오연호의 기자만들기’와 ‘다큐멘터리 사진강좌’ 그리고 제작실습을 위주로한 ‘언론인 실무학교’가 1년 4차례 준비되어 있다. 이는 급변하는 영상문화 속에서 수용자뿐만 아니라 적응하는 참된 언론인, 바른 방송인을 육성함으로서 미디어 바로 세우기에 기여하기 위한 민언련의 노력이기도 하다. 이렇게 강좌를 거쳐간 4천여 명의 수료인들은 모니터위원회 방송분과, 신문분과, 영화, 노래, 인터넷 분과 등에서 활동중이며 곧 VJ 분과도 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방송비평을 중심으로 한 매비우스 강좌

지난 97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98년부터 미디어교육 과정을 실시하고 있는 매비우스(매체비평우리스스로)에서도 미디어 교육의 일환으로 방송비평을 중심으로 한 강좌들이 준비되어 있다. 지난 4월 12일부터 한겨례문화센터와 함께하는 방송비평강좌와 북부사회복지관에서의 방송비평강좌를 준비하고, 매비우스 자체 미디어 강좌도 실시하고 있다. 이 강좌들은 각각 목요일 오후 2시, 화요일 오전 10시, 금요일 오전 10시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3개월에 한 번씩 개최되며 미디어의 이해와 방송 미디어의 제대로 보기를 위해 준비된 강좌들이다.
이 강좌들은 ‘미디어란 무엇인가’라는 미디어에 대한 기본적 정의부터 드라마, 보도, 쇼오락 프로그램 등 장르별 접근과 주제별 접근을 통해 방송의 현상을 서로 대화로 짚어내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매비우스 강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용자들이 자신들의 시청습관을 진단하는 것이다. 영양의 불균형이 큰 병을 부르듯 자신이 제대로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지, 편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진단이 기본이 되어야한다는 말이다.
“수용자들이 미디어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된 이해 과정 속에서 무분별한 수용이 아닌 비판적 수용과 활용 능력을 키우기를 바라며 준비된 강좌들이다. 막연하게 ‘미디어의 수용자를 주체로 세운다’라기 보다는 실생활 속에서 미디어 수용할 수 있는 한단계 높은 차원의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제대로 보기와 더불어 자기 표현의 확대까지 직접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그런 교육말이다.”
미디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을 강조하는 매비우스의 노영란 씨는 이를 끌어내고, 수용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메비우스에서는 보라매 소년회관의 신문활용교육과 청원고등학교의 방과후나 CA 활동 지원을 시작으로 미래의 미디어 주인들을 위한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염려스럽고 신중하다. 아직까지 미디어에 대한 사고들이 제대로 잡혀있질 않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 속에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청소년들은 방송을 통해 자신들 특유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패션이나 언어습관, 관심영역 등에서 말이다.”
이는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청소년들의 관심영역 속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주제를 잡아 함께 토론함으로서 매체에 대한 제대로된 인식과 올바른 미디어 수용자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이 교육은 화요일 오후 3시와 토요일 오전 11시에 이루어지며 이외에도 비정기적으로 각 업체나 미디어 관련 단체에 방송비평에 대한 출장 강좌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역사가 짧기 때문이어선지 현재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점점더 그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두 단체는 준비한 미디어 교육이 ‘우리가 그런다고 바뀌겠어’라고 간과하고 있는 미디어 수용자들이 미디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미디어 속에 참여하도록 하는 매개체로, 또한 열린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라고 있다. 이 땅의 미디어 바로 세우기의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겅중겅중 뛰어가다 넘어지기보다는 한 발씩 내딛으며 확실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말이다. [ 문의전화 ] 민언련 714-4562~4 매비우스 365-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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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단/일일드라마

일일드라마로는 예외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BC의 ‘보고 또 보고’, 그 이후로 9시 혹은 8시 뉴스에 미치는 시청률과 각 방송사의 위상에 미치는 영향 또한 주부들의 아침 시간대 책임 등 여러 가지면에서 더욱 중요해진 일일드라마이다. 그 존재가 중요해진 만큼 여러 곳에서 비평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요즘, 일일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말하는 일일드라마 그리고 그들의 입장과 자기 반성,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드라마를 유난히도 선호하는 우리의 시청자들, 이를 위해 각 방송사에서는 많게는 10편, 적게는 5편 정도의 드라마들을 준비하고 있고, 특히 주부들의 아침시간을 위하여 그리고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게끔 아침 저녁으로 일일드라마들이 방송되고 있다. 아침 8시 10분, KBS 1TV의 ‘당신’을 시작으로 8시 30분 SBS ‘지금은 사랑할 때’, 9시엔 MBC의 ‘사랑을 위하여’까지 세 방송사가 연속적으로 드라마들을 편성하고 있다. 저녁 시간대 일일드라마들은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 KBS와 MBC가 같은 시간대에 드라마들을 편성하고 있고, SBS에서도 시간대는 약간 다르지만 타사의 9시 뉴스와 맞물려 편성하고 있다.
주부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아침드라마와는 달리 각 방송사의 주요 뉴스, 9시 혹은 8시 뉴스와 연결되고, 방송가에서 말하는 프라임 시청시간대를 시작하거나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저녁 시간대의 일일드라마, 그 의미는 무엇일까. 이례적으로 ‘보고 또 보고’가 흥행면으로 성공을 거두고 9시 뉴스의 시청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9시 뉴스로 이어지는, 그리고 SBS의 경우에는 뉴스가 끝나면서 이어지는 저녁 시간대의 일일드라마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캐릭터 중심의 밥과 같은 드라마

“일일드라마라는 것은 평상시엔 존재를 느끼지 못하다가 없어지면 뭔가 허전하고 그 필요성을 느끼는 일상의 공기나 밥과도 같은 것이다. 매번 꼬박꼬박 찾아보려고도 않지만 일단 한 번 보기 시작했다면 하루라도 안보면 궁금한 것이 일일드라마의 특징이다. 물론 ‘보고 또 보고’ 이후에 일일드라마도 특식이 될 수 있다는 인식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MBC 이재갑 부장은 일일드라마의 특성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하며 시청자와 보다 많은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그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며 제작의 어려움까지 덧붙인다.
일일드라마 대부분의 방송시간이 온가족이 모여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간대이다보니 극적 반전과 갈등의 고조 그리고 그 해결이라는 과정들이 빠르게 전개되기 보다는 가정과 그 가정 속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홈드라마에 집중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반복적인 스토리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일일드라마라는 장르에서 승부를 걸기 위해 중요해진 것은 내용이나 주제보다는 캐릭터의 창출이 되었고, 이 때문에 알맹이가 없는 극이 될 수 있어 일일드라마 제작진들은 늘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일일극은 작가와 연기자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작가가 인생관과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연기자가 연기해가면서 만들어가는 캐릭터들에 의지해서 극이 전개되니 말이다. 일일드라마들의 주인공들은 시청자들에게 김지수, 윤해영, 김희애라는 스타로서가 아니라 은주, 금주, 서영으로, 박선영, 정선경이 아닌 민영, 지영이라는 극중 캐릭터로 기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니시리즈나 주말극처럼 유행을 만들기 보다는 시청자 자신이 동일시할 수 있는 인물, 일탈된 모습보다는 원칙에 충실한 보통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SBS 윤영묵 국장의 말처럼 그러다보니 일일드라마들은 어느 정도는 계도적이고, 어느 정도는 도덕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윤 국장은 SBS의 ‘약속’의 경우는 일일극임에도 불구하고 배다른 두 자매 민영, 지영의 순탄치만은 않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극을 전개해감으로서 다른 방송사들과의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는 것을 덧붙인다.

동시 개봉과 함께 시작된 시청률 경쟁

지금까지는 일일극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은 큰 인기를 누리는 스타보다는 연기경력이 적지 않은 굵직하고 무게있는 중년 연기자들이나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인급 연기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고 또 보고’의 흥행을 맛본 후 일일드라마들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은 너무나 대단하기도 하다. 2년만에 컴백한 대형 스타 김희애와 떠오르는 연기파 배우 유오성 등을 간판으로 내세운 MBC의 ‘하나뿐인 당신’이 그렇고, KBS ‘사람의 집’에는 채시라와 최수종이라는 거물급 연기자들이 포진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뉴스로 연결이 이루어져야하는 편성상의 특성을 생각할 때, 그리고 일일드라마가 한 번 시청률이 오르면 웬만해선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을 생각할 때, 시청률을 올리는 데 좋은 요건을 또하나 갖추게 된 셈이다. 현실적으로 두 드라마는 각각 봄 개편을 맞아 동시에 막을 올리면서부터 팽팽한 줄다리기를 시작했고, 두 드라마의 신경전은 현재까지 백중세를 이루며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신경전은 ‘경쟁적으로 시간 늘리기’ 라는 결과를 낳았고, 이외에도 시청률 경쟁의 흔적은 드라마 속 요소요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사운을 걸고 견인차역할을 해야하다보니 시작된 시청률 경쟁 과열현상에 대한 KBS 최상식 드라마제작국장의 말이다.
“시청자나 드라마 자체를 위한다기 보다는 경쟁의식이 앞서다보니 어떠한 상황이나 인물들을 정상각도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비틀고, 과잉연기를 펼치고, 시청자를 현혹하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잔재주를 부리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장르보다 인생을 진지하고 올바르게 다뤄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깝고, 제작진들은 이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간늘리기와 인생을 바라보는 정상적이지 못한 각도들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은 자꾸만 늘어만 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일주일에 25분 분량의 완성품 다섯 편을 만들어 내는 데도 빠듯했던 제작기간이 조금씩 조금씩 증가해 하루 35분으로 방송 시간이 늘어남으로서 그 제작은 더욱 힘겨워진 상황이다. 양에 치이다보니 제때 대본이 나오기 힘들어지고, 충실한 준비가 불가능하다보니 극의 정교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그때그때 대처하는 졸속제작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청률에 민감하다 보니 극의 방향이 엇나가거나 일관성이 부족해지는 면도 없지 않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작가나 연기자가 힘들어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까지도 혼란에 빠뜨리고, 극 자체도 본질을 찾기 어려워지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많은 양을 제작하다보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방송해야 하는 연출자로서의 아픔도 적지 않다. 물론 주어진 시간 내에서는 완성도를 최대한으로 높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SBS '약속‘의 이영희 PD는 이렇게 제작진들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렇지 않아도 캐릭터에 의존해 극을 전개해 나가다 보면 굵직한 내용없이 어떻게 극을 이끌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일일드라마의 제작진들의 딜레마는 자꾸만 늘어만 가는 듯하다.

시대의 아픔을 담보한 진정한 일상극이 되기를

방송 관련 인사나 시청자, 그리고 제작진 자신들도 작품성의 훼손을 담보로한 시청률 경쟁이 계속되면서 온가족이 모여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드라마보다는 재미일변도로만 치닫고 있는 요즘의 일일드라마가 안타깝기만 하다.
“50대 시어머니와 30대 직장여성인 며느리의 갈등을 통해 50대 주부의 제자리 찾기나 탁아시설의 부족이라는 사회적 문제들을 담아내었던 ‘당신이 그리워질 때’ 처럼 일일드라마는 사회적 문제점과 병행해가고, 이러한 문제와 현상들을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하지 못하고 있는 요즘의 일일드라마들이 아쉽다.”
SBS ‘약속’의 이영희 PD의 말처럼 팔도에 흩어져 사는 자식들을 방문하는 노부모를 통해 지역 화합과 조국경제 건설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조국의 힘찬 도약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73년도의 ‘꽃피는 팔도강산’이나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그에 따른 상실감과 고독감을 가진 사람들을 통해서 잃어가는 가족애와 형제애를 되살리는,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까지 담아냈던 81년도의 ‘보통사람들’ 처럼 일일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그 시대의 사회의 모습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에 입을 모으고, 이러한 것들이 부족한 요즘의 일일드라마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과열적인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자성의 소리가 높아져가는 요즘이다.
이러한 제작진들의 안타까움과 자성의 분위기는 또다시 ‘사전전작제’라는 어려운 숙제를 조심스레 끄집어 내게 한다. 촬영에 들어가기 몇 개월 전에 모든 기획이 완료되고, 물론 시의성을 중요시 한다는 일일드라마의 특성이 걸림돌로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대본이라도 완성된 후에 제작에 들어간다면 요즘과 같이 시간에 쫒겨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내듯 드라마를 찍어내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독립 프로덕션에 외주 제작을 의뢰해 몇 개의 프로덕션사의 완성품을 경쟁시켜 선택, 방송한다면 완성도에 대한 고민 해결은 물론이거니와 독립 프로덕션의 위상 확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예전에 다루었던 것처럼 자본의 문제와 우리나라 방송 구조를 생각한다면 그리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일일드라마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제시가 아닐 수 없다.
“일일드라마는 윤리적, 도덕적 고정관념이라는 선을 너무 벗어나지도, 그렇다고 너무 그 안에 얽매이지도 않고 그 선을 살짝 넘나드는 내용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부질없는 시청률경쟁에 그 갈곳을 잃어버린 요즘 같아서는 안된다” 라는 어느 제작진의 말처럼, 드라마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간 데 없고, 시청률 경쟁에 지칠대로 지친 잔해들만이 남아있는 요즘의 일일드라마, 이제 제작진 자신들도 드라마 자체를 위해, 그리고 시청자를 위해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 KBS 최상식 드라마제작국장 인터뷰 ]

'일일드라마라는 장르 자체가 존재해야하느냐’ 라는 기본적인 문제들을 차치하더라도, 그리고 드라마를 유난히도 좋아하는 우리 시청자들을 생각한다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는 지금의 현실에서 제작진들이 고민해야할 것은 어떻게 올바로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일일드라마는 매일 남의 집 안방을 찾아가는 손님과도 같은 것이다. 매일 안방을 찾는 손님이 뽐을 내거나 객기를 부리는 등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일일드라마도 겸손하고, 소박하고, 진실하게 옷깃을 여미면서 ‘늘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라는 자세로 시청자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
일일드라마는 재미는 없다고 할지라도 비틀린 관계나 과장보다는 윤리적, 도덕적 건강성을 강조하며 모범답안을 작성하듯 만들어가야하며, 소재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다루느냐’, 인생을 어떤 기준에서 어떤 태도로 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할 것이라는 KBS 최상식 드라마제작국장의 말이다.
더불어 그는 그 시대, 그 사회의 기본적인 정서와 모랄을 담아 전국민의 구심점이 되는 장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일일드라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아쉬워한다.
“이제는 경쟁적으로 길어진 시간을 축소하고, 부질없는 경쟁심으로 상처입은 우리의 일일드라마를 보듬고, 차분히 정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더불어 제작진들은 모든 면에 건강한 상식과 균형감각으로 ‘인생을 보는 균형적인 잣대’로 극을 모나지 않게 유연하게 이끌어 나가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최 국장은 일일드라마가 늘 우리 곁의 다정다감한 친구처럼, 이웃집의 담넘어를 엿보는 듯한 혹은 우리집의 안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진정으로 건강한 사회와 가족, 가정의 모랄을 제시하는 그런 장르로 다시 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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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3년차로 거듭나기

켜기만 하면 시청할 수 있는 광의적이고, 포괄적인 공중파와는 달리 필요에 의해 자신의 선택으로 행해지는 케이블 TV의 시청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또한 애당초 얻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얻었으며 그렇지 못하다면 그 시청행태에서 보여지는 케이블 TV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를 짚어보도록 하자.

다매체 다채널 시대, 뉴미디어의 총아로 포부도 당당하게 첫발을 내딛었던 케이블 TV가 한국땅에 상륙한 지 3년. 채널수와 관련 업자 선정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작부터 곪을 대로 곪은 자금 문제로 여러 프로그램 공급사들이 부도를 내고, 채널끼리의 통합 분위기가 조성된 요즘까지 케이블 TV는 여러 가지 문제들로 시끄러운 매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난해말 터져 현재는 유행처럼 돼버린 IMF 시대를 맞아 케이블 TV는 더욱 벅적거리기 시작해 이제는 그 매체 자체에 대한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충실한 정보 제공 매체로, 좀더 전문적인 채널로 자리를 잡아야할 3년차 케이블 TV, 그목표치에 어느 정도 다가서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시청자들의 케이블 TV 시청행태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례1) 케이블 TV 시청 경력 1년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이삼득 씨 가정의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 이삼득(66) 씨와 어머니 박점순(63) 씨 그리고 아들 내외인 이상달 (34), 김현선 (28) 씨가 함께 거주하고 있다. 4대의 텔레비전 중 안방과 아들 부부방의 두 대의 텔레비전에 케이블 TV를 설치해 시청하고 있다고 한다.
정기적인 외출이 적은 60대의 이삼득 씨는 여가선용을 그 목적으로 케이블 TV를 시청하며 시청시간대는 공중파 정규 방송시간을 제외한 오전 11시에서 5시까지이다. 워낙 바둑을 좋아해 그 시청 채널은 거의 바둑 채널(CH 46)이 대부분이며 영화 채널(CH 22)을 가끔 시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부인 박점순 씨는 케이블 TV의 시청에 거의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시간이 날 때 가끔 남편 이삼득 씨의 시청에 동참하는 것이 케이블 TV 시청의 전부라고 한다.
오전 10시~11시, 오후 8시~11시 사이까지 가장 다양하게 시청하고 있는 며느리 김현선 씨가 주로 찾는 채널은 DCN(CH 22), Q 채널(CH 25), 동아 TV(CH 34), MY TV(CH 44) 등으로 고정적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없으며,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가며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나 여성, 역사, 과학, 음악 관련 다큐멘터리와 동아 TV의 외화 시리즈 그리고 MY TV의 컴퓨터 강좌나 홈인테리어 등 가정 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을 중점적으로 찾아보곤 한다.
거의 매일 10시 30분이 넘어서야 귀가하는 아들 이상달 씨는 주로 밤 11시~자정까지 시청하며 주로 영화 채널이나 영화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즐긴다. 의사로서 의학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고 싶지만 전문적이지도 못할뿐더러 찾기도 어려워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사례2) 케이블 TV 시청 경력 6개월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고정욱 씨 가정은 대학 강사인 고정욱(39) 씨와 부인 이현숙(35) 씨, 초등학교 학생인 범준(10) 군과 은비(7) 양 그리고 얼마전 백일이 지난 은솔 양이 그 가족 구성원이다.
가족 중 주시청자는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은비 양과 부인 이현숙 씨로 오전 10시부터 계속해서 시청을 한다고 한다. ‘미래에서 온 딸’ 등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은비 양은 만화채널인 투니버스(CH 38)와 어린이 TV(CH 17), 그리고 HBS(CH 19)에서 하는 만화 영화는 거의 고정적으로 찾아서 보고 있으며 부인 이현숙 씨는 아이들이 시청하는 동안은 아이들과 같이 시청하며 영화 채널(CH 22)과 쇼핑 채널(CH 39, CH 45) 그리고 GTV의 패션쇼 등을 즐겨 본다. 영화만 틀어줄 뿐 영화에 좀더 깊이 있게 접근하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 아쉽다.
오후 3시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범준 군도 은비 양과 마찬가지로 투니버스를 위시로 한 만화영화들을 주로 시청한다. 오후 7, 8시에 귀가하는 고정욱 씨는 주로 꼭 집어 시청시간대를 말할 수는 없지만 공중파의 정규시간이 끝나는 자정부터 새벽 1, 2시까지 주로 영화 채널 DCN(CH 22)이나 MBN(CH 20), YTN(CH 24) 등을 시청하며 정보와 시사를 얻는 것을 시청 목적으로 한다. 아이들이 깨어있는 저녁시간대에도 낯뜨거운 장면들이 종종 방송되기도 한다는 것과 뉴스 채널의 구성이 공중파의 구성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아쉽다.
또한 4월부터 실시 예정인 인터넷 부가서비스의 대상자로 선정된 고정욱 씨 가정은 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사례3)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김성규(45) 씨 가정은 케이블 TV 시청 경력 3년째로 아주 활발한 시청을 보이고 있다. 주 시청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교회에서 집사를 맡고 있는 부인 이영희(44) 씨로 공중파의 오전 정규방송이 끝나는 오후 12시부터 둘째 아들 민철(17) 군이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5시까지 계속 케이블 TV를 시청한다고 한다. 성경 공부를 위해 기독교방송(CH 42)을 주로 시청하며 Q 채널(CH 25)의 자연 다큐멘터리와 A&C 코오롱(CH 37)의 문화강좌 등과 이리 저리 돌리다가 재밌다 싶은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고 한다.
저녁에 돌아오는 고등학생 민철 군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음악채널인 KMTV(CH 43)와 M.NET(CH 27) 등의 음악 프로그램들과 ‘캡틴 테일러’ 등 투니버스의 만화영화 그리고 HBS의 연예소식 프로그램들을 골라서 시청하는 편이다. 시청자 참여 음악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민철 군은 시간대가 맞지 않아 교육방송 시청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구 시즌일 경우에는 스포츠 TV(CH 30)를 시청하기도 하는데 젊고, 전문적인 캐스터와 해설자와 시간대가 안맞아 놓친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이 공중파 스포츠 중계보다 좋지만 재방송이나 해외스포츠 중계가 많아 자주 찾지는 않는다고 한다.
밤 10시에서 11시 정도까지 시청하는 아버지 김성규 씨는 MBN (CH 20), 아리랑 TV(CH 50), 바둑 TV(CH 46) 세 채널을 돌려가면서 시청한다.
작년까지 고 3이어서 교육방송을 거의 매일 시청해 케이블 TV 시청 시간이 가장 많았었던 큰 아들 민성(21) 군은 요즘 대학 새내기로서 학교 생활을 하느라 밤 늦게야 귀가하는 관계로 시청시간도 자정부터 새벽 1, 2시까지가 고작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민성 군은 늦게까지 영화채널을 즐겨보며 전공인 무대연출을 위해 GTV의 패션쇼나 A&C 코오롱의 연극, 음악회 등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고 한다. 말이 24시간 방송일 뿐 새벽 시간대에는 볼만한 채널이 없어 불만이다.

케이블 TV 시청의 몇 가지 현상과 문제점

사례를 통해 보면 대부분의 케이블 TV 시청은 주로 공중파의 정규 방송 시간을 비껴가며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공중파의 오전 정규방송이 끝나는 정오부터 오후 정규방송이 시작되는 오후 5, 6시까지, 그리고 오후 정규방송이 끝날 때쯤인 밤 11에서 자정까지 대부분의 시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영화가 보고 싶다고 하면 공중파에서는 영화가 방영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케이블 TV의 경우는 그냥 영화 채널로 돌리기만 하면 된다. 그만큼 케이블 TV는 전문화, 다양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그 수준이 시청자들을 흡족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확실히 아직까지는 공중파의 프로그램이 재미있고, 볼거리가 많다. 프로그램 관련자들이 케이블 TV를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재방송이 너무 많고, 아주 소수의 몇 개 채널을 제외하고는 공중파의 예전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대학강사인 고정욱 씨는 공중파 정규 방송시간에 케이블 TV의 시청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위와 같이 추측한다. 물론 시간대에 제한 없이 늘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는 케이블 TV의 특성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만큼 그 내용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 TV 시청의 또 하나의 현상은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특정 채널, 특정 프로그램을 고정적으로 찾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리 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맘에 드는 것이 방송되면 그때서야 시청이 이루어진다. 채널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케이블 TV의 시청 목적이 정보 취득이든 흥미 유발이든 취미 생활이든 한 사회 혹은 특정 집단이 혹은 한 개인이 케이블 TV에서 그 시청 목적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이전에 지나간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재미는 있다. 하지만 꼭 봐야해서 일부러 찾아보거나 하진 않는다. 케이블 TV에는 꼭 필요해서 혹은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꼭 보지 않으면 안돼’할 정도로 시청자의 눈을 확끄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은평구의 이숙자 주부의 지적처럼 좀더 전문적이고, 심도가 깊어야할 케이블 TV의 정보가 종합적이고, 겉핥기식의 공중파의 정보보다도 그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큰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주겠다는 것보다는 작은 정보라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주겠다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 TV가 공중파의 종속 매체 혹은 잉여 매체라는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케이블 TV 시청행태에 나타나는 또다른 현상은 가족이 모두 모여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따로 따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시청을 한다는 것이다. ‘텔레비전 앞에 온가족이 옹기종기 모여’는 케이블 TV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전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까지는 주부가, 아이들이 귀가한 후에는 아이들이, 아이들이 잠들고 가장이 귀가했을 땐 가장이 하는 식의 시청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각자의 취향과 여건, 필요에 의해 정보를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케이블 TV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이는 가족들이 모여서 볼만한 프로그램이 기획되거나 편성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지역채널이나 국가 채널 등 거의 시청을 하지 않는, 좀더 심하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채널이 있을 수있는 것처럼 각 가정에서 선호하거나 찾아보는 채널이 불과 몇 가지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케이블 TV 업계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이나 성별 등에 관계없이 각각 개인마다의 기호와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나이대, 같은 성별, 같은 사회에 있더라도 각자가 선호하는 것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관, 예를 들어 젊은 2, 30대는 영화 채널을 좋아하고, 60대 이상의 할아버지들은 바둑 채널을 좋아하고, 주부들은 드라마 채널이나 여성 채널, 쇼핑 채널을 좋아하고, 남자들은 뉴스 채널이나 다큐멘터리 채널을 좋아하고, 고학력의 시청자는 문화 채널이나 프로그램을 좋아하고...이러한 선입관은 옳지 않다.
이는 케이블 TV 채널 자체에서 만들어낸 이미지이다. 음악 채널은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들만을 방송해서 10대들이 좋아하게 만들었고, 영화 채널은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영화들을 방송했고...이대로라면 채널수에 비해 한 가정이 필요로 하고, 실질적으로 시청하는 채널이 몇 가지 국한될 우려가 있고, 이미 그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즉 채널은 많지만 볼 게 없다가 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 TV 채널은 분야가 나뉘어진 것이지 특정 나이대나 성별을 기준으로 채널이 형성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음악채널은 10대를 위한 것, 뉴스 채널은 남자들을 위한 것, 쇼핑, 여성, 드라마 채널은 주부들을 위한 것...이렇게 나뉘어질 것이 아니라 성별 나이대에 상관없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채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채널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시작부터 문제가 되었던 케이블 TV의 거품은 좀처럼 삭지 않을 것으리라며 입을 모은다.
이러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의 문제점들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명일동의 김성규 씨의 말처럼 이제는 좀더 케이블 TV적인, 공중파 프로그램이 흉내도 낼 수 없는 그러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구성이 너무나 단순한 것에 문제가 있다. 공중파에서 늘 볼 수 있는 것들 예를 들어 MBN의 경우 심층취재나 좌담 등도 뭔가 새로운 주제나 형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다거나 음악 채널은 너무나 10대 위주로 흘러 중장년층을 소외시키고 교육채널은 너무나 단순하고, 재미없는 강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특정 케이블 TV 채널이 아니면 안돼’라고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좀더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과 내용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식의 방송이라면 시청자들은 점점더 케이블 TV를 멀리할 것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정보 고속화, 그 시작을 기다리며

올 7월부터 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강 케이블 TV는 인터넷 부가 서비스를 앞두고, 이미 지난해 12월 1일부터 50가구를 선정, 시범 서비스를 해왔고, 4월 중순 200가구를 추가 모집해 5월부터 시범 서비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서초 케이블 TV는 4월중 그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그 대상자 선정과 케이블 망 설치에 한창이라고 한다.
“케이블 망을 이용한 인터넷 시범 서비스는 기존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것에 그 속도가 200배 정도 빠르고, 가격도 저렴하다. 이는 정보 고속화의 일환으로 준비되었으며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또다른 선진적 매체가 될 것이다.”
한강 케이블 TV의 문영선 차장에 의하면 시범 서비스를 받고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7월이 오면 케이블 TV를 이용한 정보 고속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케이블 TV에서는 이러한 대국민적인 부가 서비스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하니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케이블 TV를 기대해 보도록 하자.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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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제작 드라마의 문제점과 과제

다양성을 추구하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자사의 이미지 전환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1990년대 초반부터 붐을 이뤘다가 한동안 주춤했던 드라마의 해외 제작이 9월 SBS의 ‘백야 3.98’의 방송으로 다시 한 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죽으러 간다’고 까지 표현하는 해외로의 드라마 촬영, 무엇이 잘못되었고, 풀어야할 숙제는 무엇인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1990년대 초반, 시청자들은 스튜디오를 위주로, 정이 넘치는 이야기를 다루는 가족이나 애정 드라마 혹은 신세대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트랜디 드라마 그리고 가벼운 유머가 있는 시트콤에 답답함과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드라마에 이용할 수 있는 소재란 소재는 전부 탕진을 해버리고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새로운 것을 찾을 수가 없게 된 방송 제작진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들의 해외제작은 방송사들이 눈앞이 탁트이고 시원한 배경의 드라마, 그리고 어느 정도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소재로 대작을 제작함으로서 시청자들에 대한 서비스 그리고 대외적인 방송사의 이미지 전환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제작되어온 해외 로케 드라마들은 소재나 작품성, 규모 등 여러 면에서 각 방송사에서 대표작이나 대작으로 꼽을 만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만큼 방송가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 초반의 이러한 관심이나 눈길은 ‘외국’이 배경인 드라마라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다 건너의 나라가 그렇게 낯설고 신비스럽게만 다가오던 예전과는 달라 해외 로케 드라마들은 점점더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린 요즘이다.

‘여명의 눈동자’에서 ‘백야 3. 98’까지

드라마의 해외 제작의 시작과도 같았던 ‘여명의 눈동자’(92)가 작품성으로나 흥행성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MBC는 명실상부 드라마의 왕국으로서의 자리를 굳혀가는 듯했다. 그러나 그 이후 러시아 이민 한인들의 아픔과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려냈던 ‘까레이스키’(94)나 베트남을 배경으로 전쟁의 아픔과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던 ‘전쟁과 사랑’(95), 산을 오르는 산 사람들의 인간정신을 담았던 ‘산’(96), 그리고 미국 이민 세대의 아픔과 설움을 그려냈던 ‘1.5’(96) 등은 그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었다.
이는 KBS도 마찬가지여서 ‘욕망의 바다’ ‘인간의 땅’에 이어 미국, 헝가리, 브라질 등지를 돌며 반도체 기술에 대한 기업드라마 ‘프로젝트’(96)를 제작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또한 SBS도 월남전 참전 군인의 이야기를 다룬 ‘머나먼 쏭바강’(92)과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남북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해빙’(94), 그리고 미국과 사막을 오가면 자동차와 스피드를 사랑하는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아스팔트 사나이’(95) 등 한해에 한 번씩은 특집극을 제작했었고, 어느 정도의 호평과 관심은 받았지만 들인 노력이나 자금 만큼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었다.
들인 땀과 자금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해서인지 예산의 문제인지 96년 이후로 해외제작 드라마는 우리의 안방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국가 경제가 IMF 자금이 유입되던 지난해 말부터 경제난국으로 치닫게 되면서 해외 로케 드라마는 더더욱 그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 세간에서 최고의 감독이라 일컬어지는 ‘김종학’과 최민수, 이병헌, 심은하, 이정재, 진희경, 신현준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제작 전부터 방송가의 관심을 끌었던 ‘백야 3. 98’이 지난달부터 그 실체를 드러내면서 IMF라는 경제난국에 왠 달러 낭비냐는 비난과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해외로 눈을 돌려 외화벌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관건

해외 로케 드라마의 실패는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나라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부터 중국, 미국, 베트남, 러시아 등 모든 나라는 각기 나름대로의 제작 시스템들을 가지고 있고, 나라마다의 문화적 사회적 특성이 있게 마련이다. 이제껏은 그러한 것들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로케를 떠났기 때문에 제작비는 예산의 몇배를 들이면서도 제대로 촬영도 해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슛팅 한달 전에야 촬영지인 독일로 무작정 떠났다가 슈팅을 연기하고 다시 돌아온 경험이 있는 KBS ‘프로젝트’의 윤용훈 PD는 사전준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사전준비 없이 촉박하게 찍으려고 하면 찍을 수는 있다. 하지만 사전준비가 철저하게 이루어진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와의 제작비는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물건, 똑같은 장소, 똑같은 스탭들이라도 언제 허가를 얻고, 언제 촬영을 하느냐에 따라 그 가격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 속의 인물이 계속 사용하다가 사고가 날 자동차를 섭외해야 한다면 대본이 미리 나오고, 시간이 충분하다면 자동차를 샀다가 팔 것인지 계속 렌트를 할 것인지 아니면 중고차를 구입해 겉만 고쳐서 촬영을 할 것인지 그 나라의 실정에 맞게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그림이 잘 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의 해외제작은 심지어는 대본도 제대로 나와있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로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촬영할 땐 어느 길거리 신을 찍어야 한다면 빠르면 며칠 전 심지어는 그 신의 촬영이 이루어지기 불과 몇분 전에야 거리를 섭외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우리와는 달라서 계단에 앉아 있는 신을 찍거나 거리에 서있는 아주 간단한 신을 찍으려 해도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 허가서는 대부분 몇 달 전에 적어도 해당 시의 한달 계획이 짜여지는 시점까지는 받아야만 한다. 계단 10개에서 신을 찍기로 했으면 그 외의 단 한 개의 계단도 더 사용할 수가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이러한 적법한 허가서 등을 시간을 두고 미리 받아놓지 않는다면 편법을 써야하고 그러다 보면 그 비용은 몇배로 뛰게 마련이다. 이는 촬영진들이 묵어야할 숙소도 마찬가지이고, 언제 섭외하느냐에 따라 현지 스탭들의 가격도 심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실례로 서울의 프로덕션 사무실과 현지를 오가며 6개월 전부터 사전준비를 시작했던 ‘프로젝트’ 팀은 6개월 전에 호텔을 예약해 많은 예산의 로스를 막을 수 있었고, 헐리우드의 대작 ‘워터월드’의 조연출과 ‘데몰리션맨’의 효과 담당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섭외할 수 있었다고 하니 사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노하우를 쌓아가자

MBC ‘1.5’의 조연출이었던 임재호 씨는 이러한 예산의 로스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문제점도 지적한다.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못하다 보니 촬영을 해야할 장소도 촬영 당일에야 볼 수 있고, 그 장소가 마음에 썩 내키지 않거나 영 그림이 안될 것같아도 돈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지에 대한 사전 조사나 촬영 형태 등에 대해 모르는 상태라면 엑스트라급의 배우를 혹은 아주 형편없는 스탭을 특급 배우라고 해도 혹은 1급 스탭이라고 해도 우리는 알 턱이 없다. 이렇게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않다보면 제작비는 제작비대로 들고 작품은 형편없어질 위험이 크다. 좀더 스케일이 크고, 작품성있는 대작을 제작하려던 의도와는 달리 국내에서 촬영하는 것보다도 못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순식간에 작품의 촬영여부가 결정되어 무조건 외국으로 가서 짧은 일정 동안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의 촬영분을 모두 찍어 돌아와야 하는 사전준비가 미흡한 졸속 제작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촬영분을 소화하려 하다보니 그리고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해외에서의 촬영은 스탭들이나 배우들이나 모두 빡빡한 스케줄에 따라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몸은 몸대로 고달프고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스타급 배우들은 해외 로케 드라마에 출연을 꺼리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전문성의 부재에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방송에서도 프로듀서와 연출자의 구분이 어느 정도는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문적인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이는 해외 제작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전쟁과 사랑’을 연출했던 신호균 PD는 이러한 유동적인 구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어떤 드라마에선 A PD가 프로듀서로 B PD가 연출자로, 그리고 다른 드라마에선 B PD가 프로듀서로 C PD가 연출자로, 혹은 한 PD가 프로듀싱에 연출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프로듀서와 연출자가 정착된 구분이 아니라 그때 그때 유동적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한 드라마에서는 A가 프로듀서로서, B가 연출자로서의 노하우를 쌓았는데 다음 드라마에선 연출자로서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B가 프로듀서를 해야하고, 경험이 없는 C가 연출자로서 또다시 시행착오를 거쳐야하고...프로듀싱과 연출을 한 PD가 해야하는 드라마는 총괄 책임자 역할에 연출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 정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현지 제작방식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싶으면 이번엔 다른 PD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그러한 시행착오들 속에서 제작비의 과다 유출과 드라마의 작품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해외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쌓일 새도 없이 유실되어 간다는 것이 해외제작의 경험이 있는 제작진들의 공통 의견이다. 아시아쪽 촬영의 연출은 누구, 프로듀싱은 누구하는 식의 해외제작의 전문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IMF 감시 체제하의 경제 난국 속에 드라마의 해외 제작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시되며 당분간은 자제해야할 것같은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우리 방송의 해외 로케 드라마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 J.COM 박창식 제작실장 인터뷰 ]

주도권을 쥐느냐 빼앗기느냐

1년 동안의 사전준비 작업 기간을 가졌던 SBS ‘백야 3. 98’의 박창식 제작실장은 드라마의 해외 제작의 성공은 철저한 사전준비 작업에 의한 주도권 잡기라고 주장한다.
“해외 로케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그것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현지 가이드가 전혀 그림이나 분위기가 나올 것같지 않은 장소를 섭외하고는 여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경우나 한 번 이동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으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경우가 생겨도 수십명이 되는 스탭들이 현지 가이드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여기보다는 어느 곳이 좋으니 섭외를 해주시오, 그곳은 이동시간이 너무 기니 그곳과 가까운 곳에서 촬영이 있는 어느 시간에 허가를 내 주시오 하는 식으로 말이다. ”
이는 현지의 스탭들이 작업 시간을 넘기면 손을 놓고 웃돈을 요구할 때나 수준이 떨어지는 스탭이나 연기자를 섭외하고는 일류 인력이라고 속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작업 형태를 알고, 그들의 스탭이나 연기자에 대한 깊은 연구가 있다면 그러한 상황들을 타개해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 박 실장의 말이다.
“해외에서의 드라마 촬영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언어의 문제이다. 이동이나 상호간의 간단한 대화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작품 내에서의 실질적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할 때는 통역하는 사람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전화기를 집어든다고 할 때, 다급하게 빨리 혹은 망설이는 듯 조심스럽게 식의 아주 미묘한 감정표현이나 느낌을 요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이렇게 작품의 질에 관련된 미묘한 문제도 사전준비가 철저하면 어느 정도는 해결가능하고 이야기하면서 다시 한 번 철저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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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재난 방송

매년 이맘 때 쯤이면 잊지 않고 우리를 찾는 수해,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아프게 훑고 지나갔다. 그 아픔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우리 방송의 중계차와 카메라, 취재진들이 찾아들었고, 그들은 수해의 현장을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왔다. 수해는 물론 재해의 현장에서 시청자들에게 그 아픔과 고난을 알려주는 재해방송이라는 긴급방송이 전파를 타고 시청자 안방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과 이번 수해방송은 물론 그간의 재난방송에 대한 고해와도 같은 자기 반성과 좀더 체계적인 재난방송으로 가기 위한 작은 움직임에 대해서 그들에게 직접 들어보도록 한다.

근 10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그리고 다양하기까지 한 재해 재난을 당해왔다. 다리 중간이 끊어지는가 하면 누군가 일부러 헐어내기 위해 발파라도 한 것처럼 백화점이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기도 하고, 비행기가 반동강으로 땅에 곤두박질치거나 선로가 주저앉아 그 긴 기차가 구겨지듯 땅속으로 꺼지거나 바다 한가운데에서 유조선이 붕괴된다거나 북에서 밀고 내려온 해선들과 교전을 벌이거나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유치원생들을 몰아넣은 건물에 화재가 나기도 하곤 하니 말이다. 앞에 열거한 것들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그 사건이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암암리에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사건이거나 그래도 사건 후 비교적 개선의 방향을 모색해 다음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지만-물론 이러한 작업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죽일 놈들 살릴 놈들하며 욕이나 할 수 있는 상대가 존재하는 경우이지만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 대로 그저 하늘의 처분만을 바랄 수 밖에 없고, 그저 하늘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더군다나 어느 누구나 어디에 있든지 당할 수 있는 태풍이나 홍수, 폭풍, 지진, 화산 폭발 등 천재지변의 경우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씁쓸하고 답답하게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올가’와 ‘닐’처럼 여름의 한중간 쯤만 되면 경기 북부를 할퀴고 지나가는 수해는 매년 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년 당하는 재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마가 휩쓸고 간 후, 수해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지금 터키에서는 이미 1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앞으로 2만 5천명의 사상자를 더 낼 것으로 예측되는 지진이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이렇게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그리고 수많은 피해를 동반하며 우리를 찾는 재해들, 이 현장을 시청자들에게 좀더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알려주려는 방송사들의 이번 수해를 중심으로 한 재난방송 시스템 구축 과정과 좀더 바람직하고 체계적인 이상적 형태의 재난 방송으로 가기 위한 행보를 담았다.

태풍경보부터 평가까지, 방송사 전체가 이뤄내는 종합예술

방송사의 보도국 내에는 기상청과 슈퍼 컴퓨터로 연결되어 컴퓨터나 구름 사진, 혹은 레이더 사진들을 수시로 받아보며 일상시에는 지역별 기온이나 비소식의 유무 등 그날의 날씨를 예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과학부나 혹은 문화과학부라 이름지어진 부서가 있다. 이 부서의 기상캐스터들은 태풍 피해 우려에 대한 과정을 지켜보다 그 과정이 심화되면 야간 당직, 숙직 국장이 보도국의 모든 부서들의 소관 부장들에게 비상 연락을 취하고, 지휘급들이 모여 태풍의 강도와 진로 방향 등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을 통해 재난 예정 시기와 정도 등의 결과물이 나오면 보도국장에게 보고되고, 이후로 보도본부장 그리고 방송사의 사장에게 까지 보고하고 승인을 받으며 사장 부재시는 차하위 상급자 그리고 보도본부장이나 편성실장의 부재시는 차하급자 순으로 동일한 절차를 밟는다. 이 보고를 통해 보도국장의 지휘하에 방송시점과 폭, 그리고 SNG(위성중계차)를 어느 정도의 규모로 쓸 것인지 ENG 카메라와 오디오팀은 얼마나 동원을 할 것인지까지 세세하게 결정하고 나면 편성실과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태풍의 재난 예상 정도에 따라 정규방송중에 치고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정규방송 후에 들어가도 괜찮을지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 보도국에서는 기술국과 카메라 취재부, 헬기 등의 여러 부서의 협조하에 일차적으로 중계차와 취재진들을 구성, 재난 예상지역으로 보내고, 여수, 목포, 마산, 부산...등 태풍의 움직임에 따라 그 소재나 영향권 내의 지방사를 동원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상황전달을 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이러한 상황은 방송사내 보도국을 중심으로 1시간 이내에 일어나는 과정들로 마치 전쟁을 방불케한다.
“화면에 비춰져 시청자들을 찾는 사람은 리포팅을 하고 있는 기자 하나뿐이지만 이를 위한 중계차 한대에 딸린 제작진들만도 PD, 카메라, 오디오 등 2, 30명에 달한다. 직접 현장에 나가지 않더라도 그와 관련된 부서나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그 규모는 방송사 전체의 문제가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BS 보도본부 이명구 편집주간의 말처럼 보도국을 중심으로 기술국, 편성국, 지원부서, 헬기 등 부서들간의 협력이 얼마만큼 신속하고, 윤할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제대로된 재난 재해방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어느 부서 하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쯤되면 방송사 내의 부서들 중 이 재난방송에 관련되지 않은 부서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고무적인 경쟁 그러나 그 궁긍적 목적은 한길로

현장에선 현장대로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사실과 제보와 취재를 통해 얻은 정확한 정보들을 위해 바쁘고, 방송사 내부에선 내부대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출연시켜 전체적인 전망이나 대비책 등을 준비하는 등 총괄적인 방송을 준비하느라 수해 현장만큼이나 긴박하게 돌아간다. 이렇게 방송사는 몇날을 하얗게 밝힌 불은 꺼질 줄을 모른다.
과학부의 기상캐스터가 태풍의 조짐을 잡아내, 이에 대한 취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야간 당직 국장에 의해 한밤중이건 새벽이건 필요한 대비를 할 수 있는 비상연락체계에 의해 회사로 속속 귀환하는 보도국의 취재기자들, 그리고 수십번의 회의가 진행되고, 그 회의가 마무리될수록 그 참여 인원은 계속적으로 확대되어 결국은 방송사 내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재난방송에 투입되고 각 방송사마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좀더 생생하게 피해상황을 전달하고, 수해 피해자들에겐 어떻게 하면 도움을 주며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는 고무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방송사 사이에 이러한 경쟁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번 수해를 포함한 모든 재해방송에 있어 그 기본은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 다음은 SBS 보도본부 전국부 하남신 부장의 말이다.
“인간의 도발에 의한 재해든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재난이든 중요한 사실은 다르지 않다. 신속하게 재난의 상황을 알려 가능한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그리고 정확한 피해상황을 전달하고 그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통해 앞으로의 진척상황을 전달하고 피해민들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을 기본으로 긴박한 상황 속에서 급박하게 움직이던 방송사는 재난의 상황이 끝나게 되면 30년보다 길게 느껴지는 3일을 지내고 재난방송이 끝나고 나면 수해민 돕기와 재해 수습을 돕기 위한 방법을 강구함과 동시에 재난방송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회의까지 마무리가 되고 나면 전체가 들썩거리던 방송사는 일상의 체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사전 제작물 방송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응어리

우리의 방송은 재해방송에 매우 약한 편이다. 기껏해야 홍수나 태풍이 일년에 한두차례 뿐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재해방송을 해야할 일이 많이 생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해가 언제 무슨 형태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상황이 생긴 후에야 허둥지둥 그 원인을 찾고, 이를 분석해 대책을 논의할 때는 이미 상황은 심각해질대로 심각해져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고방송이라기 보다는 상황전달에 급급한 방송이라는 것이다.
“해마다 같은 지역에 같은 형태의 재해가 되풀이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 재해라기 보다는 인재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중앙 재해대책 본부도 재해 상황에 대핸 종합적 진단이나 분석을 통한 대처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피해 정도가 얼마인가의 합산에 그치는 대처였다. 급작스레 방송을 하다보니 임진강이나 한탄강은 토사가 많아 비만 오면 범람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비하지 못하고 없어도 될 인명피해를 내거나, 청정구역이 골목마다 달라 이재민의 수용에 혼란을 빚거나 공수물의 분배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것이나 재해 예방과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방송보다는 현상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데만 너무 편중된 방송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
이번 수해시 연천에 파견되었던 KBS 보도국의 김태선 기자는 이렇게 말하며 이재민 중 한명이 모여있는 취재진들을 보며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느냐? 방송이 사실이나 제대로 전달하고 있느냐? 똑바로 해”라며 원망섞인 한탄을 쏟아내던 것이 마음에 남는다고 덧붙인다.
일본의 경우는 지진도 많고 화산 폭발도 많아 방송에서의 그 비중이 크고, 노하우도 많이 축적되어 있어 NHK의 경우에는 준비가 매우 잘되어 있는 편이다. 단순한 현장상황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을 피난시키고 원인 분석과 실질적인 정보 전달을 통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통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가의 경우에는 꼭 재해가 발생했을 때가 아니더라도 대홍수나 대화재, 지진, 화산 폭발, 폭풍 등 자연재해의 모습과 경험자들의 서술 그리고 그 재해 재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 연구자들의 모습들을 담은 다큐멘터리나 교양물 등을 제작해 방송하면서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각인시키고 재해를 당했을 때의 대처법과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고 한다.
“물론 재해라는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방송에 돌입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예상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일이 터진 후에야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허겁지겁 방송에 임하기 보다는 재해에 관련된 내용으로 사전제작물을 만들어 평상시에도 재해나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재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안 등의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MBC 보도국 김용철 부국장은 위와 같이 말하며 하지만 재해나 재난을 당하기 전에는 그 위험성에 대해 인식이 이루어지지 않는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인원을 할애하거나 만든다고 할지라도 아무 일도 없는 평화로운 때에 방송할 수는 없다는 방송현실이 또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며 풀어야하지만 좀체로 풀리지 않는 응어리처럼 남아있다고 덧붙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수해의 경우에도 연천, 파주, 동두천 등의 경기 북부지방의 주민들이 수마와 싸우고 있을 때, 남쪽 지방의 주민들은 쨍쨍 내리쬐는 여름 햇볕 속에서 끊임없이 보도되는 수해방송에 혀를 끌끌차다가도 너무 수해방송에만 치우친 것 아닌가 싶은 불만들도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쪽에선 아비규환의 재해를 당하고 있는데도 그리고 자신들도 언제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 아무일도 없다고 수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찬 화면에 짜증섞인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니 전국적으로 아무 재해도 없는 시기에 재해 프로그램을 방송했을 때 예상되는 반응은 방송사에서 그러한 프로그램들을 만들 수 없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재해 방송을 위한 드림팀을 꿈꾸며

8월 1일부터 새벽부터 있었던 수마의 할큄이 지나간 후, 각 방송 3사는 자체적으로 나름대로의 평가회들을 가졌다. 대체적으로 작년에 비해 성공적이라는 평들이 나왔지만 아직까지도 미흡하다는 것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작년에 비하면 그 피해나 상황이 덜 심각했는데도 방송사들이 너무 확대 해석하여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의 수해방송이 성공적이었고, 너무 확대 해석 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이제는 지나간 일이 되어 버렸다. 이미 4년을 계속해서 같은 지역이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형태의 재해을 당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재난이 계속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럼 내년에도 이 생난리를 피워야한단 말인가. 이에 MBC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재해방송을 위해 재해방송 전담팀 구성을 계획중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손이 모자란 현 방송구조 속에서, 그리고 재해방송이 시작되면 전 방송사의 모든 제작진들이 투입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일본이나 미국 선진 방송사들처럼 재해방송을 위한 모든 취재진과 기술진, 평성팀, 지원팀 등을 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각 부서별 책임자와 실력있는 전담자들을 20명 정도로 리스트업시켜 어떤 긴박한 상황이라도 모을 수 있는 지휘체계라도 잡아놓는다면 현재처럼 특정 책임자가 부재한 상태에서의 재해 방송보다는 훨씬 신속하고, 체계적이며 신뢰성있는 재해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제안된 것이다.”
이번 MBC 자체 회의에서 재해방송 전담팀에 대한 발표를 맡았던 홍보심의부 하방무 부장은 이처럼 전담팀 구성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재해 방송에 대한 노하우와 상황 설명과 그 상황에 대한 대처법, 각 지역별 상세 지도와 지형, 기후 등에 대한 각 지역의 정보들을 담은 텍스트의 발행에 대한 계획도 덧붙인다.
물론 현재도 각 방송사에는 재해방송 운용에 대한 규정집과 텍스트들이 존재하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의 태풍에는 어느 정도선의 방송을 한다, 재해재난 방송단의 구성표와 단장은 누가 맡을 것인가와 실시계통 등의 조직 운용에 대한 것들이다. 이제 일이 터지면 보자 식의 방송보다는 재해 재난을 예방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방송이 되어야겠다는 것에는 모두 입을 모은다. 이제 우리 방송은 재해 재난의 상황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이를 예방하고 대비해 그 고통의 날들을 비껴나갈 수 있게 하는 정도의 수준에 올라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 KBS 보도국 조석준 기상캐스터 인터뷰 ]

‘맞춤방송’으로 재해 방지를 꿈꾼다

이번 ‘올가’와 ‘닐’ 처럼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의 상황이 발생하는 시기가 되면 가장 먼저 바쁘기 시작해 가장 나중에 그 끝을 맺는 사람은 기상캐스터들이다. 태풍의 조짐이 보이면 기상캐스터들은 24시간 근무체제로 돌입해 전국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백엽상이라 불리우는 유인관측소 80여 군데와 무인 관측소인 400여 개의 AWS(자동기상관측장치) 그리고 괌, 일본 등 태풍에는 최고의 권위들을 자랑하는 기상센터들에서 받은 위성사진 그리고 레이더 사진을 통해 그 태풍의 진로와 정도 등에 대한 취재에 들어간다. 최대한 모을 수 있는 만큼의 자료들을 끌어모아 그 상황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작업들을 신속하게 해야한다. 이러한 것을 보여주는 슈퍼 컴퓨터로 예보를 생산하고 수십회의 협의를 거쳐 재해 긴급 방송을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이미 상황은 심각해진 이후가 될 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TV나 라디오만이 방송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제 시간에 대피를 시켜야하는 재해방송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소규모 지역 방송이나 인터넷, PC 통신, 휴대폰, 호출기 등 재해방송은 TV, 라디오를 제외한 2차 미디어 활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기상예보 방송이 아니라 어느 한 지역을 위한 소규모의 방송을 만들고, 기상청과 연계한 기상회사가 바로바로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주 적게는 개인이 설악산에 갔는데 폭우가 우려되지만 공중파 방송에서 태풍주의보나 경보를 내보내는 데는 적어도 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24시간 내내 1:1로 동시동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긴급상황에선 바로 대피할 수 있도록 수시로 실황중계같은 방송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TV나 라디오의 경우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인식시키고 대피와 대처 요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좀더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방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의 그의 말이다.
“이번 수해의 경우, 경기북부지역이 수해와 싸우고 있을 때 남부지방은 보통의 여름 날씨로 무더운 날을 보내면서도 수해방송을 지켜봐야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규모 방송의 활성화는 이러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조석준 기상캐스터는 이러한 즉시즉발의 기상예보 방송, 고객에 대한 ‘맞춤방송’은 가장 기본적인 방송이면서 재해를 미리 예방하고 재해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풀뿌리 방송이라고 강조한다.

[ MBC 보도국 사회부 정상원 기자 인터뷰 ]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수해 현장에서

수해방송이 방송사 전체가 참여하는 방송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고생스러운 것은 중계차로 현장에 나가있는 현장 제작진들이다. 행정기관, 군청, 시청, 구청, 경찰서, 재해대책본부를 찾고 제보전화를 받는 등 몸이 10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취재를 다녀야 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중계차가 떠내려 갈 뻔하기도 하고, 예민한 전자 장비인 카메라가 물에 젖어 못쓰는 경우도 허다하고 혹 수해로 길이라도 끊겨 고립이라도 되는 날엔 몇날 며칠을 굶고 추위에 떨어야하 말이다. 재해를 당한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야하는 이들은 그들의 처절한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추위와 배고픔은 뒷전으로 해야한다.
이번 수해의 경우에도 연천과 파주, 철원 지역으로 향했던 MBC의 정상원 기자를 비롯한 각 방송사의 현장 제작진들은 교통로 차단과 고립으로 허기와 추위와의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 자정무렵 연천으로 떠난 정상원 기자도 교통로 차단과 중계차의 결함에도 폭우속을 뚫고 4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현장은 이미 가슴까지 물이 차올라 3층짜리 관광호텔이 물에 잠길 정도로 심각해 취재차에 방송을 할 수 있는 최소 인원인 4, 5명 정도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장은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되어 고립되는 상황까지 갔다.
“피해 상황 취재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방송을 하다보니 헛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는 물론 휴대폰 등의 모든 통신이 끊기고 텔레비전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TV 수해방송은 전국민에게 그 상황을 알리는 정도의 수준이지 수해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못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 비가 몇미리가 내리고 있는데 그 지역의 지형이나 시설을 보았을 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확실한 기준이 주어지기 보다는 단순히 경험상의 감으로 판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지역마다의 시설과 지형에 따라 위험도는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현장에 있는 기자 한사람의 판단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필요 이상으로 호들갑을 떠는 방송이 되거나 일 다 치루고 뒷북을 치는 방송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정상원 기자는 좀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수해민들에게 직접적인 보탬을 주는 방송을 위해 이러한 것들을 정리한 기본적인 매뉴얼 제작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했다. 속수무책으로 밀려드는 물세례를 어떻게 막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큰 피해를 입었던 송추 지역이 올해 다른 지역과 같은 양의 비가 쏟아졌음에도 수마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막을 수 없는 재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해 피해로 허탈해 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정상원 기자는 충분히 피할 수 있음에도 또다시 반복되는 재해를 안타까워하며 현장을 떠나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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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쇼’는 끝났다

해방, 6.25, 분단, 반공 그리고 통일...어느 것 하나와도 무관하지 않은 ‘이산가족’. 50여년 전, 같은 민족간의 전쟁, 그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가족, 남북으로 갈려진 상태로 거의 50년을 채워가고 있는 이 사회에 ‘이산가족’ 이라는 단어에 자유로운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깝게는 부모 형제, 멀게는 사돈의 팔촌이라도...우리 방송에게 남북 이산가족 찾기는 어떻게 다가올 것이며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이것이 이땅의 현실이다. 계속되던 남북간의 이념과 체제에 의한 껄끄러움과 적대감, 이것은 너무나 가까워야할 서로를 더욱 멀게만 했었고, 이는 이산가족의 한을 5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을 방치해둘 수밖에 없게 했었다.
83년, KBS에서 텔레비전에서는 처음으로 이루어진 이산가족 찾기 방송은 비록 남한 내의 이산가족 찾기였지만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혈육을 만났고, 시청자들도 그들의 한에 함께 슬퍼하고, 이산가족들과 함께 분단 조국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가슴을 치고 통곡하곤 했었다. 그후로 15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이산가족 찾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전보다는 좀더 부드러워진 남북간의 분위기와 이산가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새정부의 정책에 맞물려 편성된 것이라는 각 방송사의 이번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 어떤 의의를 가지며,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제작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98년 6월, 이제 다시 시작이다

긴 세월, 먼길을 돌아돌아 이제서야 남북간의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어떤 목적으로든 서로의 접촉을 갈망하게 된 요즘. 이 분위기 속에서 각 방송사에서는 6월 동안 ‘남북 이산가족 찾기’를 주제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속속 편성하고 있다.
72년부터 계속적으로 이산가족 찾기 작업을 해온 KBS 사회교육방송이 특집 방송과 확대 편성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SBS는 6월 15일부터 닷새간 오후 1시부터 45분간 특집 방송, ‘분단 50년, 혈육을 찾습니다’를, MBC에서는 6월 22일에서 24일까지 오전 10시부터 15시까지 ‘남북이산가족 찾기 <이제는 만나야 한다>’를 방송했다.
MBC에서 정부수립 5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남북이산가족 찾기 <이제는 만나야 한다>’는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명단과 사연을 접수받아 통일부에서 북한주민 접촉 승인을 받은 100명에 한하여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더불어 상봉한 사람들의 사례와 실상 그리고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 졌다.
SBS ‘분단 50년, 혈육을 찾습니다’의 경우에는 제3국을 통해 입수된 북한주민들의 편지 사연을 소개하고,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을 이뤄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KBS의 사회교육방송에서는 지금까지의 평면방송에서 벗어나 6월 19, 20일 이산가족 찾기 특집 방송을 시작으로 지속적이고, 본격적으로 연변 교포 방송국과 흑룡강성 방송국, 카자흐 방송국 등 해외동포 방송국과 4원 입체 생방송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산가족 찾기는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 왔고, 경제적인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만나고 싶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만날 수 없는 이산가족들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통해 좀더 정상적이고, 공신력을 가진 이산가족 찾기의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여론 형성에 그 첫 번째 의의를 가지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 않는가. 남북관계의 화해분위기를 조성하는 건 경제적 원조도 정치적 이해도 아니다. 남과 북에 헤어져 있는 가족들, 그들이 만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개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방송인 것이다. 남북의 관계 개선의 실마리, 그것이 이산가족 찾기 방송의 또다른 의의가 될 것이다.“ KBS 사회교육방송의 승원세 PD는 더 멀리 내다보면 남북통일의 아주 작은 실마리로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산가족 찾기’는 방송의 당면과제이며, 사명이라고까지 표현하는 MBC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지휘하고 있는 박신서 팀장은 이번 6월, 각 방송사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의 편성에 대하여 다음처럼 이야기한다.
“이산가족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새정부 출범과 남북한 관계 완화의 분위기를 타고 나타난 현상이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친다면 절박하게 가족을 찾으려는 의지가 사라지고, 그렇게 되면 통일도 멀어지게 될 것이다. 시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 이산가족의 감소에 가속도가 붙어가고 있다. 멀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엔 이산가족이 완전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한의 완벽한 단절이 생기고, 이 한반도는 뿌리째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만큼 이산가족 찾기 문제는 우리 민족의 중요 과제이며 촉각을 다투는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따라서 방송에서의 이산가족 문제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실질적인 이산가족 1세대는 4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7, 80세의 고령으로 계속해서 줄어가고 있고, 앞으로 그 줄어드는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제작진들 모두는 입을 모은다.

시청률 경쟁이 아닌 이산가족들의 진정한 만남의 장으로

어쩌면 경쟁적으로 보일 이번 6월의 ‘이산가족 찾기’의 편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산가족과 그들의 아픔을 이용하여 방송이 한탕주의를 꿈꾸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만은 않은 시선에 대해 제작진들은 안타까움을 표시한다. 다음은 SBS의 강선모 차장의 말이다.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은 헤어져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다. 어느 방송사에서 어떤 구성으로 방송을 하느냐 혹은 감동이 있느냐 없는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간에서 말해지는 방송사간의 시청률이나 자존심 경쟁이 아니라 이산가족을 얼마나 많이 만나게 하는가의 경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송사간의 경쟁이 설사 자금이나 전파 낭비라는 우려를 낳을지도 모르지만 이를 통해 단 한 사람의 이산가족이라도 더 만날 수 있다면 그 경쟁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산가족의 입장에서 그들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풀리지 않은 그들의 피맺힌 한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길 바란다. 또한 이러한 경쟁을 통해 잊고 있었던, 그리고 소홀히 해왔었던 ‘이산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강 차장은 이렇게 말하며 이번 이산가족 찾기 방송들을 통해, 이산가족 찾기에 가속도를 올리고,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이산가족의 또하나의 문제점은 서로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오는 피해의식에 있다. 남한의 사람들은 북한에 있는 친척을 찾았을 때, 북한에서 그 친척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혹은 자신도 ‘빨갱이’ 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을까라는 우려로 서로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또한 방법을 몰라 가족 찾기에 나서지 못하는 이산가족들도 적지 않다.
이에 이번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잘못 인식되고 있는 서로의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그 방법을 모르는 가족들에겐 그 방법까지 제시하는 방송이 되길 바란다. 또한 이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가 왜 시급한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 국가적인 차원의 관심거리로 이슈화되길 제작진들은 바라고 있다.

이제 ‘쇼’는 끝내야 할 때

이제까지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은 이벤트적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시청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지고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상봉 이산가족 케이스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방송 말이다. 이러한 내용의 방송은 민족의 아픔을 새롭게 조명하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이산가족’의 문제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각성시키는 분위기 형성의 계기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행해지는 이산가족의 상봉은 그만큼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일단 지금까지 헤어져 있던 가족을 찾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가 갖춰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송 내용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만나지 못하고 있는 또다른 이산가족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상실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제작진들의 우려이다. 경제적 지원만 있으면 만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에겐 또다른 아픔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방송된 EBS ‘통일의 길-이산가족특집’을 연출한 류현위 PD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무 의지도 없어도 ‘고향’ 이라는 단어에는 눈을 빛내며 말이 많아지는 이산가족들과의 만남을 잊을 수 없다며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다음을 당부한다.
“방송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다룬다면 이데올로기나 경제, 정치적 관점이 아닌 인도주의적이고, 민족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방송사간의 자존심이나 시청률 경쟁 혹은 방송사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앞으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은 생사확인이나 상봉은 물론, 이산가족의 문제점이나 이산가족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이산가족 찾기가 시급한 이유, 상봉 방법 등 좀더 체계적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이벤트성 한탕주의나 센세이션한 주목끌기식의 쇼적인 방송은 이제 끝낼 때인 것이다.”
그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조명하며 이산가족들 편에 서려고 노력하는 진정한 이산가족 찾기 방송으로 이산가족 찾기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민간단체와 정부, 더 나아가서는 세계기구들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이산가족 찾기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또 다른 시작으로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으로 거듭나길

MBC에서는 8.15, 추석, 창사기념일 등 특집방송으로 계속적으로 ‘이산가족 찾기’를 편성할 예정이며, SBS도 그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꾸준하게 이산가족 찾기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KBS의 사회교육방송도 7월부터는 지금까지보다 ‘이산가족 찾기’를 확대 편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작진들은 이번 6월에 있었던 각 방송사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은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 한의 깊이가 깊은 만큼 단시간 내에 이산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또한 모든 제작진들의 의견이다.
이번 각 방송사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으로 센세이션하고, 쇼적인 눈물잔치의 막을 내리고, 이산가족 찾기의 길을 모색하고, 남북통일의 시금석이 될지도 모를 진정한 이산가족 찾기 방송의 막이 오른 것이길 진정으로 바란다.

[ 박정근 PD 인터뷰 ]

지금까지의 이산가족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은 북한에 대해 적대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남북관계의 갈등을 조장하는 방송이 아니라 남북간의 화해 분위기 조성과 남북 교류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인도주의적, 민족적 시각에서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그 첫발이 될 것이라는 것이 박 PD의 말이다
이번 MBC ‘남북이산가족찾기 <이제는 만나야한다>’의 대상을 정하는 데는 세 가지 선발기준이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많고, 영세민을 우선시하고, 그 이후엔 선착순으로 그 대상을 선정했다. 박 PD는 젊고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자력으로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그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산가족 문제는 50년간을 막혀왔던 문제이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북한과의 상호신뢰 속에서 그 해결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쇼킹하고, 센세이션한 사실이 있어도 북한측과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방송을 자제하고 있다. 앞으로 이산가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한측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바라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며 이 ‘이산가족 문제’를 사회적 이슈화를 시킨다는 방송으로서의 사명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번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통해 남북간의 점진적이고 다양한 교류가 가능해지고, 이것이 북한에 도움이 되면서, 남북문제 해결의 첫단추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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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의학 프로그램

우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각 개인의 차는 있겠지만 ‘건강’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시청자들은 건강과 질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우리 방송에 좋은 소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방송은 그러한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다면 얼마나 유용하게 담아내고 있는지. 또 얼마나 제대로 짚어나가고 있는지...항상 지적되고 있는 전문성 부족이나 극적 효과를 위한 드라마의 리얼리티 부족이라는 문제를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방송의 의학 프로그램은 딜레마에 빠졌다.

뉴스며 신문엔 ‘무슨무슨 병에 대한 신약 개발’이니 ‘어떤 병엔 그 병원이 좋다더라’ ‘무슨 암엔 어떤 음식이 좋다더라’ 식의 루머성 기사들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 세상엔 아픈 사람도, 병의 종류도 왜그리 많은지 거기에 이제는 반 의사들이 되어버린 건강이나 의학 지식에 대한 열망이 남다른 국민들을 시청자로 가지고 있는 우리 방송이다보니 그리고 ‘공중파’라는 매체가 가진 파장을 생각할 때 ‘의학’은 유익하고, 다뤄볼 가치가 충분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메리트를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이라는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방송의 공적인 기능에까지 충실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건강과 질병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텔레비전’이라는 영향력 큰 매체를 통한 국민들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기여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의학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인식하고, 그에 대한 열망으로 의학 프로그램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그 기반이 탄탄함에도 프라임 방송시간대에 방송되어도 좋을 의학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이 왜 주변시간대에서 방송되고 있을까. 심지어는 일요일 새벽 6시에 방송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정보와 감동,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MBC의 ‘TV 메디컬 센터’나 EBS의 ‘건강클리닉’ 같은 정통적인 정보성 프로그램이나 KBS의 ‘생명’ ‘일요 스페셜’ 등의 정통 다큐멘터리, 혹은 전문적인 의학 이야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KBS의 ‘병원 24시’나 인천방송의 ‘Real TV-생명전선’ 등의 휴먼 다큐멘터리, MBC의 ‘종합병원’ ‘의가형제’ ‘해바라기’ 등의 드라마 그리고 얼마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성교육에 대한 아우성 강좌나 간이식 전문인 이종수 박사 초청강연 등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이나 따로 시간을 편성한 강연 등의 특집 프로그램들...그렇게 방송에서 의학을 담는 그릇은 참 다양하기도 하다.
“잘못된 의학 프로그램은 두고두고 국민들의 건강을 헤친다. 그래서 의학 프로그램에서는 검증을 통해 과학화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실들을 전문인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통해 차분하게 전달해야하는 것이다. 섣불리 잘못다룬다면 오랜동안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져야하고 시류에 따르는 위험한 오류를 저질러서도 안되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가정의학과의 교수인 윤방부 교수의 말처럼 의학 프로그램은 그를 담는 그릇이 무엇이든간에 신중하고 정확한 내용만을 방송해야 한다는 것에는 제작진이나 전문의들이나 동의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고, 경솔하게 잘못다룬 의학 정보는 그만큼 국민들의 건강에 독일 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딱딱한 정보 전달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시청자들이 눈길을 돌려버릴테고...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아무리 양질의 유익한 정보라 하더라도 의학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국민들의 건강 증진이나 질병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테니 그 해답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음은 병원의 의사, 환자, 보호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의학정보를 전하고자하는 의학과 휴먼 다큐멘터리의 중간쯤에 존재하는 포맷으로 구성된 인천방송 ‘Real TV-생명전선’의 백민섭 프로듀서의 이야기이다.
“우리 시청자들은 다른 이야기라도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얘기들에 대해서는 ‘어제 그 얘기 아냐’ 라며 투덜거리고 진득히 봐주질 않는다. 그리고 2년 가까이 방송을 하다보니 지금까지의 포맷은 감동을 주기엔 좋았지만 충분한 의학 정보를 주기엔 어려웠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문 분야에서 공증된 정보들을 어떻게 객관화, 정보화시켜 감동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중이지만 만만치가 않다.”
물론 재미와 정보전달이라는 것이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충하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고 보니 그의 말처럼 현재 의학 프로그램들은 정보제공과 재미라는 갈림길에 놓여있다.

어디까지 다뤄야 할 것인가

정보입수의 통로가 다양해져서인지 환자나 보호자들도 예전과는 달리 병명을 통해 대강의 의미나 병의 진행과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의사만이 알아야 할 정보’는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간이식 혹은 여러 가지 질병들의 수술장면이나 치료장면들은 전문의의 막연한 설명보다 효과적이고 그 질병에 대해 쉽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혈흔들이 낭자한 수술장면을 남발하거나 극적효과를 노려 사실을 과대포장해 진실을 왜곡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잘못된 지식에 노출되기 쉬운 범위를 다루기 보다는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 위한 희귀병의 발굴에 주력한다면 이는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이라는 의학 프로그램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삼성서울병원의 일반외과 전문의 김성주 박사는 그렇듯 의학 프로그램들은 절제된 표현 속에서 진실을 전달함으로서 보다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세간에 떠돌고 있는 루머들을 없앨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꼭 필요로 하는 장면이 아님에도 시술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다른 채널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뭔가 특별한 장면을 끼워넣는 경우도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들 한다. 다음은 MBC의 ‘TV 매디컬 센터’를 제작하고 있는 서울인디즈의 박형곤 PD의 말이다.
“이렇게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의학 프로그램들이 본분을 잊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두기 위한 일환으로 주고자 하는 정확한 사실을 다루기 보다는 좀더 극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쫓는 위험한 방송들이 되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극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없는 수술 장면이 들어간다거나 과대포장하거나 사실과는 다르게 연출을 하거나 하는 식의 오류를 저지르는 예를 의학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등 여러 의학 프로그램들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병에 대한 정보’보다는 다른 것들에 눈이 돌아가는 알맹이가 묻혀 버리는 형상이 되는 것이다. 의학 정보는 간 데 없고 온통 눈길을 끄는 화면만이 난무하는 서부극과도 같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요즘 16mm 소형 카메라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낳기도 한다. 어느 버라이티 쇼에서 개그맨과 함께 출산장면을 찍는 식으로 카메라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가까이에 접근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형 카메라로 촬영함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는 어디나 갈 수 있고, 별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에서 정도를 지나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카메라가 작다고 해서 메시지나 보여지는 화면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방송의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적인 병폐를 더욱 심화시키기도 한다.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의학을 다룬다면 살인을 자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서운 일임에도 방송의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이 의학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전문 의사나 제작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재주의 탈피와 선택의 기준 제시

우리의 방송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과학적 인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인증된 것 처럼 속이기도 하고, 좀더 눈길을 끌 수 있도록 화면을 만들기도 하는 등 방송에서의 소재주의나 한탕주의는 의학 프로그램도 비껴나가지 못하는 고질적이고 가장 위험한 병폐이다.
‘어느 병원의 모모 박사팀이 어떤 병에 대한 신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 ‘어떤 암에는 채식이 좋고, 그 암에는 무슨 음식이 좋다...’ 식의 일회성 기사들은 90 퍼센트 이상이 거짓인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병원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환자들이 방송되었던 특정 병원으로 모여들기도 하지만 거짓말이었음이 금방 탄로가 나버리고...이는 병에 걸려 희망을 가졌던 환자들에게 더 깊은 절망을 주거나 연구에 성공한 박사들이 쫓겨 다니는 예를 산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신을 임상실험용으로 써달라는 극단적인 환자의 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니 실로 TV의 위력은 대단하기도 하다. 사실은 의사가 그렇게 말한 경우보다는 방송에서 만들어낸 경우가 적지 않아 더욱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TV 라는 매체의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지푸라기 하나에도 매달리고 싶은 환자들을 시청률을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될 일인데도 말이다. 이는 자격이 충분히 갖춰진 출연자보다는 ‘스타’ 강사를 만들어 개그화하여 가볍게 다루려하는, ‘김 모 박사의 건강하게 삽시다’ 식의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더군다나 우리의 시청자들이 TV 라는 매체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다는 경향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현상들은 더욱 위험천만하기만 하다.
다음은 결론을 내주기보다는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 주는 의학 프로그램이 바람직하다는 삼성서울병원의 김성주 박사의 말이다.
“매체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방송에서의 의학 프로그램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특정 환자의 이야기나 어떠한 질병에 대한 다큐멘터리 혹은 교양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반드시 양면성을 다뤄주어야 한다. 방송에서의 의학 프로그램은 마치 드라마처럼 희망적이고 감동적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식’에 대해 다룬다고 가정한다면 성공적인 사례만을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식을 받고도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식을 하면 무조건 산다’는 식으로 제작진들의 주관대로 단정지어 미리 답을 주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TV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시청자들, 그렇다고 의학에 대한 정보에 대해 말을 안해줄 수는 없는 일,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 것인지. 가면 갈수록 의학 프로그램의 딜레마는 점점 더 복잡해지기만 하는 느낌이다.

방송인들의 양심 지키기와 시청자들의 현명한 선택의지

그렇다고 요즘의 모든 의학 프로그램들이 정도를 지나치거나 사실이 아닌 것들만을 방송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감동스런 휴먼 다큐멘터리는 의사들에게 환자들에 대한 아니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고, 시청자들에겐 저런 병이 있구나부터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더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라는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정보 프로그램들은 병명이나 전이과정, 치료 방법 등의 기본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환자나 의사, 보호자들의 인권 침해에 대한 부분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조심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방송을 하면 시청률이 올라갈 만한 아이템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방송을 위해 그러한 것들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의학 프로그램들은 더더욱 그렇다. 방송을 하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을 먼저 생각한다면 시청률에 급급한 아이템을 다루거나 인간 본연의 고귀함을 부서뜨리는 방송을 할 수는 없다. 진심으로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마음’과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인천방송 ‘Real TV-생명전선’의 최병화 프로듀서의 말처럼 지금까지 얘기한 의학 프로그램의 딜레마에 대한 해답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의외로 간단하게 제시될 수도 있다. 의학 프로그램 제작 후, 방송 여부나 진실 여부 그리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된 의료 자문위원단의 구성이나 PD, 작가 등의 제작진들의 전문 인력화 등의 구체적인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방송인들의 인간에 대한 ‘양심 지키기’가 우선된다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제는 의학 프로그램을 보는 환자나 시청자들도 신중해야 할 때이다. 보여주는 그대로를 맹신하기보다는 좀더 현명한 선택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건강이나 삶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충 ‘이 정도면...’하는 식의 방송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제작진들의 신중함은 물론이다.”
KBS ‘병원 24시’의 김주영 작가의 말처럼 갈피를 못잡을 지경으로 넘쳐나는 너무나도 많은 의학 정보들로 혼란스러운 시청자들에게 의학과 건강에 대한 정보의 정확한 판단근거를 제시해야한다는 제작진들의 ‘사명감’과 시청자의 현명한 선택의지가 곁들여진다면 그 해결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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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단혁명★글릭하세요 2010.10.12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정①보℡ 좋은 글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평생건강지킴이 : 내 병은 내가 고친다.>

천덕꾸러기로 남을 것인가, 효자가 될 것인가

시트콤이 처음 선을 보였을 땐, 질 저하와 말장난같은 대사 등 시민단체나 시청자들에게 '사회악'처럼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었다. 하지만 시트콤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텔레비전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면 빠지지 않는 시트콤, 제대로된 장르로 자리 잡기 위해 다시 뒤를 돌아보고, 앞을 설계할 때다.

우리 나라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종목이 있다. 코미디, 쇼 프로그램, 드라마, 그리고 시트콤. 그 중에서도 시트콤은 성공 주가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반복하며 급등과 폭락을 심하게 겪으면서 지금까지 왔다. 시트콤에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대부분 이렇다. 짜임새 부족한 구성과 아이디어 부재, 전문 연기자 부족, 유치함과 저속함 심지어 간접광고까지...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분명 틀리지 않은 지적들이다.
우리의 시청자들은 확실히 현명해졌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가진 시트콤은 시청률면에서도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시트콤은 성공하기에 쉬운 듯 보이기도 하지만 성공하기에 가장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대본과 아이디어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인기있는 연기자 몇 명과 재미있는 대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시트콤을 쉽게, 심하게는 우습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시트콤은 짜임새와 아이디어가 풍부한 대본과 웃음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진 연출력, 시트콤에 맞는 전문 연기자, 유치함과 저속함이 느껴지지 않는 웃음 등 수많은 요소들이 제대로 어우러져야만 성공할 수 있는 까다로운 장르이다.
시트콤은 잘만 되면 적은 제작비로도 좋은 시청률을 낼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각 방송사의 광고 수주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제작비 절감이 절실하던 IMF 시대에 시트콤은 효자 노릇을 제대로 해내기도 했다. 시쳇말로 '대박'이 터지면 적은 제작비로 수많은 광고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멈추지 않는 시트콤 행진

우리 나라의 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와 코믹터치 드라마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시트콤은 구성 인원과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뭉클함이나 스토리, 극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말그대로 재미있는 상황에 웃음의 승부를 거는 코미디란 말이다.
구성 인원들의 외형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장르다. 경쾌하고, 풋풋한 주변의 아름답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얘기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같은 얼굴과 세트 안에서 북적거리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미움, 사랑, 이별, 애증, 해피엔드 등 뭔가 진한 감동과 들쭉날쭉 감정의 굴곡이 심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우리 나라 시청자들의 정서에는 정말 심심하고 재미없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2000년을 시작하면서 각 방송사는 시트콤을 잇달아 편성했고,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시트콤을 편성하고 있다. 한 작품을 편성했다가 실패하면 다른 시트콤을 기획하고...수많은 실패에도 방송사에서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있다.
2년 남짓 20 퍼센트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며 화제를 낳고 있는 SBS-TV의 '순풍산부인과'와 송승헌, 이의정, 김진 등 의 청춘스타를 배출하고, 번개머리, 어리버리 바보같은 캐릭터, 송충이 눈썹 등 확실한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면서 큰 인기를 누리며 퇴장까지 화려했던 MBC-TV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굳이 캐스팅하기 쉽지 않은 톱스타들을 동원하지 않아도 되고, 제작비가 어마어마한 야외촬영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 번 잘되면 수많은 광고를 수주할 수 있고, 특별히 나쁘지 않으면 일정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조연급 배우들을 주연급으로 등극시키는 스타키우기 재미도 나쁘지 않다.
한켠에서는 시트콤 폐지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트콤의 인기가 시들해져가고, 영국의 BBC에서도 시트콤의 전성시대는 갔다라는 보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순풍산부인과'나 '남자 셋 여자 셋' 'LA 아리랑' 같은 성공사례가 있는 한 시트콤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들 말한다. SBS 신참 PD들의 지망 분야 중 시트콤이 80 퍼센트 이상인 걸 보면 시트콤은 매력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장르이지 싶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어떻게 깨울 것인가.
'순풍 산부인과'나 '남자 셋 여자 셋'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등의 성공사례에서 찾아본 매력과 발전 가능성 때문인지 KBS, MBC, SBS는 계속해서 시트콤들을 선보이고 있다. 연초 MBC에서는 '세 친구' '가문의 영광' KBS에서는 '반쪽이네' '멋진 친구들' SBS는 '돈.com'이라는 시트콤들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특화가 성공요인

하지만 '세 친구'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MBC의 '가문의 영광'은 조기 종영됐고, 그 후속작인 '논스톱'도 금방 간판을 내려야만 했다. KBS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반쪽이네'가 조기 종영되고 후속작인 '사랑의 유람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이나영 등 톱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출발이 좋아보였던 '멋진 친구들'도 별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다.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순풍 산부인과' 등을 연속 안타를 치던 SBS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야심차게 준비한 주말 시트콤 '돈.com'이 시청률 3~5 퍼센트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연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시트콤의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경인 방송(iTV)까지 정선경, 김원희를 주인공으로 한 '닥터 닥터'라는 새 시트콤을 선보이고, KBS 제 2라디오에서도 '우리 집은 아무도 못말려'라는 라디오 최초 일일 시트콤을 내놓았다. 인터넷 방송국 '크레지오'(www.crezio.com)에서도 박철을 내세워 '무대리, 용하다 용해'라는 시트콤을 편성하는가 하면 시트콤 전용 인터넷방송국까지 생기는 걸 보면 시트콤에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SBS의 '순풍 산부인과'는 산부인과라는 배경의 특성과 '오박사네 사람들'로 시트콤 전문 배우로 거듭난 오지명을 내세우고, 전혀 웃길 것 같지 않던 박영규와 선우용녀 등 의외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friends'의 설정을 빌어온 '남자 셋 여자 셋'이 성공을 거두면서 일명 '청춘 시트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남자 셋 여자 셋'의 아성을 무너뜨린 작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은 '청춘 시트콤'이라는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던 것이라고들 말한다.
우리 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이 10대 위주로 편성되고 있는 현실에서 요즘 MBC-TV의 '세 친구'는 최초의 성인 시트콤을 표방하며 2,30대 성인들을 겨냥한 전략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성(性)을 소재로 성인층을 집중 공략해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면서 소재의 민감성에도 25 퍼센터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TOOL TIME'은 소품과 기계, 공구를 이용해 냉장고를 쉽게 옮기는 방법이나 집에 바를 만드는 과정 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물량제공도 이 프로그램의 성공요인이기도 하지만 공정 하나하나를 제대로 짚어주는 그 내용의 특화가 성공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제대로된 시장분석과 제작 여건 안정이 관건

이렇게 성공하는 시트콤은 각각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시장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 많은 시트콤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휘재, 남희석, 유재석 등 우리 나라 개그계의 내로라하는 삼총사가 모여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S의 '멋진 친구들'이 그 예이다.
'멋진 친구들'의 출연자들은 웃기기에 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다. 이휘재, 남희석, 유재석은 말할 것도 없고, 김종석이나 썰렁함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나영 등 여기저기 웃음의 요소들은 산재해있음에도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건드리지는 못한 모양이다. 이는 뉴스시간대(저녁 8시 45분 방송)에 편성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얼마전 북한을 방문했던 린튼 박사가 "한국사람들은 전 국민이 정치가다. 어딜가나 '정치'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 나라 시청자들은 웬만한 일이 아니면 뉴스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뉴스 시간대에 시트콤은 너무 큰 모험이다. 거기에 작품성 부족과 방송사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그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에도 그 실패요인이 있다고 보여진다.
약간의 변형을 거치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우리 나라 시트콤의 문제점, 시트콤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의 방송 문화에서 시트콤이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들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점은 시트콤 자체에도 있지만 우리 방송의 제작 시스템의 문제와 함께 한다. 우리 시트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작 편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작품당 일주일에 편당 40분 짜리 5회분을 만들어내야 한다. 1년이면 200편에 이른다. 시트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1년에 50편이 만들어진다는 걸 생각해보자. 양으로만 본다면 4, 5년치에 해당한다. 단편적인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장르임을 생각하면 그 소재가 금새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쇼처럼 시트콤 녹화 현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공연을 관람한다는 개념으로 시트콤을 제작하는 미국과는 달리 1주일에 이틀 동안은 꼬박 새벽 3시까지 녹화를 해야하는 우리의 시트콤이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위주로 마련된 제작 시스템도 문제가 되고 있다.
KBS '사랑의 유람선'의 경우에도 예전에 크게 히트를 쳤던 '러브 보트'라는 외국 시트콤처럼 발상은 좋았지만 배경이나 소품 등 시트콤 제작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방송 제작 시스템이 큰 실패요인으로 작용했다.
방송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으로 발생하는 요인이 있다면 우리 방송 문화 자체의 특이성 때문에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도 있다. 미국은 '재미있는 대사(funny dialogue)'를 즐기는 문화다. 말하는 것을 중시해 호소력 있게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머를 섞어가면서 파안대소하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기까지 하는 그들과는 달리 우리의 문화는 재미있는 대사보다는 스토리의 흐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우리의 시청자들은 수난을 많이 당하고, 역사적으로도 굴곡이 많았던 탓인지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말을 재미있어하기 보다는 말장난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라고 말하며 주병대 PD는 정통 시트콤이 변형을 거쳐 새로운 형식의 시트콤이 탄생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전문배우 양성과 짜임새있는 대본

세 번째는 우리 사회의 문화에 대한 요인이다. 미국의 청춘 시트콤 'friends'를 보자. 이는 자유분방함과 청춘을 발산하기 위해 일상 이탈을 보여준다. 섹스와 사랑, 모험과 독립심...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스무살 짜리의 섹스와 독립적인 모습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우리 나라 청춘 시트콤의 배경은 하숙집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볼 때, 스토리도 배경도 같은 시트콤이 재미있을 리 없다.
시트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본이다. 잘되는 프로그램 따라하기의 구태를 답습하는 대본을 시청자들은 분명하게 구분해낸다. 그것이 바로 참폐라는 결과로 나타나니 말이다. 그렇다고 사회 분위기에 맞춘 풍자도 쉽지 않다. 의료진들의 파업사태를 다루고 싶어도 의사집단의 힘에 눌려 제대로 건드릴 수가 없으니 말이다. 파이럿이나 스튜어디스, 법관과 성직자, 정치가 등 풍자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야기에는 가까이 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내용의 대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시트콤은 물에 갇힌 물고기 처럼 나가지 못하고,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느 시청자가 말하기를 "의사파업이 있어도 '순풍 산부인과'의 진료는 계속되더라"라고 했단다. 시트콤의 문제점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시트콤은 극속의 캐릭터로 승부한다. 그 캐릭터를 만들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은 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창조된 캐릭터들이 제대로 된 형태로 녹아들어있는 대본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하는 30분짜리 시트콤의 대본을 위해 하버드대학 출신의 작가들이 7, 8명 씩 붙어있다고 하니 말이다.
"미니 시리즈나 주말 연속극은 작가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추에이션이다. 하지만 시트콤의 대본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그 시추에이션들의 아구를 맞춰나가야 한다. 여러명이 써서 대충 대본을 만든다는 개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시트콤의 대본작업이 얼마나 전문성을 필요로하고 중요한 과정인지 그리고 얼마나 얼운 작업인지를 알아야한다."
순풍 산부인과의 작가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한다. 소재 고갈의 대안으로 방송사들은 얼굴없는 사이버 방송작가들을 수용하고 있다. 이들을 수용함으로서 같은 배경과 인물, 상황 속에서 나오는 그것이 그것같은 내용들의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소재 고갈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막고 다양한 방송 아이템을 제공받아 신선한 내용으로 자연스런 웃음을 자아내겠다는 것이다.
실력있는 시트콤 작가가 부족한 것처럼 시트콤 전문 배우의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이 있는 곳은 어디나 빠지지 않는 문제점을 시트콤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같은 대본이라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전문 배우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시트콤에는 드라마 속에서 코믹 연기로 감초역할을 하고 있는 연기자들이 투입된다. 조형기, 임현식, 여운계, 박영규 등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코믹 연기와 열려있는 공간에서의 코미디 연기는 확실히 다르다. 연기가 다른 만큼 시청자들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트콤인 이유

각 방송사에서 수많은 시트콤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성공하는 것은 그중의 소수이다. 소재 고갈로 인한 억지상황 연출, 웃음 이펙트의 남발, 어울리지 않는 연기자 기용 등 거기에 시트콤 제작을 하기에는 열악한 방송 제작 시스템까지...여기 저기 포진해 있는 실패요인들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각 방송사에서는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한다.
개편 때마다 폐지의 위기를 넘겨야 함에도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분명 있다. 저렴한 제작비로도 시청률 경쟁에 유리하다는 경제학이 깔려있다. 회당 2천만 이상의 제작비가 투여되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훨씬 저렴한 제작비와 한번 인기를 얻으면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트콤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우리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적응하는 것이다. 드라마 트루기에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재미난 상황을 가미시켜 한국형 시트콤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불교가 도입되면서 우리의 토착 토템과 결합해 새로운 불교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우리 시트콤도 정통적인 미국 시트콤을 하기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상황에 맞는 장르를 창조해내야 한다. 시츄에이션 코미디성이 강한 코믹터치 드라마에 만화적 기법을 가미한 시트콤이 정착할 것이라는 것이 시트콤 제작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더불어 시트콤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을 많이 배출해 내고 세트며 조명 등 드라마와 영화를 위주로 준비되어있는 제작 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은 시트콤들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주병대 PD 인터뷰 *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를


"시트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시트콤은 저질 장르다'라는 인식에서 온다. 안성기, 한석규, 박중훈 등 우리 나라의 잘 나가는 배우들 중 재미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 사람들이 시트콤에 출연한다면 시트콤은 분명 성공할 수 있는 장르이다. 하지만 시트콤에 출연함으로서 그들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문제다. 출연하지 않는 그들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출연하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들게끔한 우리 나라 시트콤의 장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주병대 PD는 막연하게 '돈은 적게 들이고 시청률은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인다. 시트콤을 들인 돈에 비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단순한 계산법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시트콤은 유전공학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여러개의 씨앗을 뿌려놓고, 열등한 것들은 잘라내고 우수한 것들을 선택해 교배시켜 우수한 종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뛰어난 기획력을 가진 인재나 웃음에 대한 의식과 노하우를 가진 인재,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시청자의 눈을 잡을 수 있는 연기자 등 시트콤에 필요한 인력들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전공학적인 발전에는 긴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주 PD의 주장이다. 초창기의 시트콤은 붐을 이루다 순식간에 없어지고 다시 붐을 이루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이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주 PD는 "방송사들이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제 시트콤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시트콤을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인다.
주 PD는 시트콤의 제작 여건과 제작비, 그리고 '시트콤은 저질'이라는 사회인식이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영향력있는 배우들이 출연해도 품위나 권위에 손상을 주지 않는 장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현재는 독립 프로덕션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데 급급하다보니 시트콤 전문 인력 양성 학원이나 제대로 된 시트콤 제작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주 PD는 시트콤 전문 프로덕션을 꿈꾼다.
"웃음을 창출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작업이다. 시트콤도 마찬가지여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데 비판하고, 비난 받기는 쉬운 장르이다. 이제 우리 시청자들이 웃는 것을 즐기길 바란다. 잘못된 점도 한 걺은 뒤에서 여유롭게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웃음을 위해서 앞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웃음과 여유에 대한 그의 각오가 믿음직스럽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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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전전작제’

오래 전부터 그 문제들이 제기되어 왔던 드라마의 선정성, 폭력성 그리고 시청자들의 입맛에 좌지우지되는 고무줄식 편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들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요즘의 드라마가 새로운 시도나 실험적이고, 진지한 내용의 것보다는 천편일률적이며 진지하고 리얼리티가 넘치는 주제보다는 말의 재미와 감각으로 그리고 스타라는 얼굴로 무장을 하고 단지 재미있는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드라마의 재미라는 한쪽 측면만 불균형적으로 발달하는 성장은 지난 수십년간 반복되어온 뿌리깊은 관행들이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드라마 ‘사전전작제’는 그 도입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단기간 내에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방송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들이다.
말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까지 대본이 완성되고, 그 완성된 대본에 따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제작 완료한 후, 관계자들의 모니터와 사전 심의 과정을 거쳐 수정과 보충작업까지 끝마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드라마 ‘사전전작제’, 이는 그대로만 된다면 분명 바람직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대본 작업부터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 작품을 검토하고, 사전심의를 거쳐 작품의 질에 대한 콘트롤이 가능한 제작방식이다. ‘전작제’를 통해 책임범위나 시청자 반응 예상, 구성의 치밀도 등 방송 전에 따져볼 것은 전부 확인하고, 검토해 질 높은 작품을 양산할 수 있다. 이제 드라마는 예전처럼 1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그리고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방송개발원의 하윤금 박사의 말처럼 드라마의 ‘사전전작제’에 대한 생각은 방송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는 제작진에게도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렇게 철저한 작품의 검토와 작품의 질에 대한 콘트롤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질 좋은 드라마를 양상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얼마전 문화부에서 발표한 ‘방송영상산업진흥책’의 ‘해외시장 적극 진출’ 지원정책 속에도 프로그램의 제작방식을 미리부터 수출 가능성과 수출 대상 가능지역의 사전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전전작제’로 개선 유도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게 방송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나 드라마를 직접 만드는 제작진들이나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특히 드라마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양질의 작품을 방송할 수 있는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 방식임을 인정은 하면서도 선뜻 발벗고 나서거나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못하고 서로에 대한 입장 표명에 급급한 현실이다. 사전전작제의 필요성에 대해 뜻이 모아진 상황에서 ‘사전전작제’의 도입에 앞서 어떤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단기간에 이 ‘사전전작제’를 도입할 수 없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방송 관계자와 제작진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시청률 지상주의와 드라마 졸속 제작

“일부에서는 드라마 사전전작제가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방송사 PD들의 의지부족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현재 우리의 방송풍토를 생각한다면 단지 PD들만의 잘못이라고 다그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모든 문화는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PD만의 책임이라고 몰아부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나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는 잘못된 방송 구조와 제작 풍토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KBS 드라마제작국의 장기오 국장의 말처럼 드라마 전작제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당장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PD들의 의지부족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너무나 여러 가지 이유들이 얽혀있다. 시청률에 모든 촉각을 열어두고 시청자의 요구에 이리 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나 중앙 방송사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방송구조, 방송을 내기에도 급급한 1주일 단위 제작 관행,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력 부족 등 산재되어있는 방송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연출자와 작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권력 안에 귀속되어 있던 방송은 완전하진 않지만 탈 권력화 방송을 맞이했고 이에 자율경쟁체제에 돌입한 방송사들은 ‘시청률’이라는 덫에 얽혀들었다.
“물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좋은 드라마’라는 공식이 정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관계도 없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좋은 드라마는 횟수를 더 늘리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엔 조기 종영을 하기도 한다. 또한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갑자기 극속에서 사라지는 배역이 나오기도 하고 새로 등장하는 인물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작가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너무 시청률에 흔들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청자들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쉽진 않다. 시청자들이 없다면 방송도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신축성있는 편성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MBC 드라마 제작국의 임재갑 팀장은 이렇게 말하며 덧붙여 방송은 취향문화로 순발력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에 너무 민감한 것도 문제가 되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완전 무시할 수도 없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가는 제작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드라마의 사전전작제가 이루어진다면 시청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청자가 외면하는 드라마를 이미 기획되어 있기 때문에 꼭 계획된 만큼의 분량을 방송한다는 것은 분명 전파 낭비이며 재원의 낭비라는 것이다.
더구나 방송사의 거의 모든 자금원이 광고 유치에 있다는 우리 방송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난해 IMF 경제체제를 맞이하면서 방송에서의 광고 유치가 더욱 어려워진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률은 더욱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시청률은 곧 광고 유치 그리고 이에 따른 방송사의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기 제작 관행과 중앙 집권식 방송구조

이러한 시청률이라는 올가미는 텔레비전 속의 공연 문화로 자리 잡은 드라마가 다양한 계층의 생활과 감정, 의지들을 때론 담담하게 때론 진지하게 그러나 현실성있게 담아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의 TV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는 진지함과 다양성, 그리고 리얼리티라는 범주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다 가볍게, 보다 재밌게 보다 감각적으로 주제보다는 말이나 영상, 스타들에 중점을 두는 1회적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 방송사에서 특정 유형의 드라마를 유행시켰다면 서둘러 비슷한 유형과 내용의 드라마를 편성하고, 충분한 기획이나 토론 기간도 없이 졸속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드라마인데도 유행되는 드라마의 유형과 내용과 비슷한 드라마를 편성하는 식의 대응 편성이 이루어지니 말이다. 이렇게 시청률은 방송사의 여러 부분과 연결되어 있어 제작진들로 하여금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이러한 방송 풍토 속에 생기는 또다른 문제점은 항상 쫒기는 제작 일정으로 완성도를 고려할 만한 여유뿐만 아니라 방송시간에 대기도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심한 경우에는 불과 방송시간 몇분 전에야 완성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참신하고 창의적이고, 진지한 드라마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제작 관행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보다 쉬운 모방에 그리고 합리적인 제작과정보다는 현상유지에만 급급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집극이나 기획 드라마 등 소수의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단기간에 기획되어 단기간에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치의 대본을 하루 많아야 이틀에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면 작품을 쓰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조바심을 치며 제작에 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대 그리고 나’ ‘전쟁과 사랑’을 집필한 작가 김정수 씨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렇게 잘못된 제작 관행에 길들여진 작가의 잘못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며 “상대사에 대한 대응 편성이 적지 않는 현실때문이기도 하고, 시청률에 유난한 방송현실 속에서 시청자들의 지나친 스토리 간섭도 무시할 수 없는 풍토 때문이기도 하다. ‘전쟁과 사랑’에서 사전전작제를 경험한 바 있다. 부족한 연기자나 배역을 개선하거나, 혹은 부족한 내용울 보충해주거나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는 탄력성 부족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심사숙고해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덧붙여 좋은 작품을 위해 창작의 산고를 겪기 위해서, 그리고 작품에 전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확보되는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한다.

인력부족의 문제

또한 중앙 집권적인 방송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이번에 발표된 ‘방송영상산업정책’ 중 가장 중점적인 사안으로 마련하고 있는 ‘독립 프로덕션’의 활성화 육성 방안, 즉 외주제작비율의 확대 고시와 금융 및 세재지원 강화, 방송사와 독립 프로덕션 가의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다음은 문화부 방송광고행정과의 권용익 씨의 말이다.
“우리나라는 경제, 정치, 문화 등 모든 것들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방송도 마찬가지여서 중앙 방송사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기획과 송출만을 담당하고, 제작은 유능한 독립 프로덕션에 맡기는 선진 사회의 방송 구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것을 중앙 방송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수한 제작 능력을 갖춘 독립 프로덕션의 절대 부족이기도 하고, 방송사의 의지 부족이기도 하다. 이에 제작 업무를 유능하게 해낼 수 있는 독립 프로덕션을 육성, 진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독립 프로덕션이 실력을 갖추고 힘을 가진다면 중앙 집권식의 방송구조의 개선이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독립 프로덕션의 활성화 방안에 의한 중앙 집구너식 방송구조의 개선은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 권용익 씨의 주장이다. 또한 드라마의 완벽한 사전전작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 등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작제를 위해서는 PD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한 드라마를 위해 PD를 중심으로 그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담 촬영 스탭, 기술 스탭, 작가, 연기자 등이 팀을 이루고 있어야 하고, 그 팀에 전속되어 있는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가 갖추어져야만 완벽한 ‘사전전작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 현실은 유능하고 풍부한 인력들과 방송 자재들이 늘 부족한 상태다.
작가의 경우만 보더라도 인기가 있고, 검증된 작가 소위 ‘잘 팔리는’ 드라마를 쓰는 한정된 작가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에서 주말극하는 작가를 그 드라마가 완결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여유도 없이 녹화에 임박해 대본을 맡기다 보니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한 시작부터가 비틀어지고 마는 것이다. 연기자도 마찬가지여서 이제서야 막 입을 떼기 시작한 신인 탤런트를 주연으로 기용해야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기기도 한다. 몇 개의 스튜디오와 부조, 몇 대의 카메라가 이 작품 저 작품의 제작팀들에 순환 사용되고 있고 몇 사람의 촬영, 기술 인력들이 여러 작품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 ‘사전전작제’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단계적인 도입과 실현 가능한 정책 마련이 시급

드라마는 주간 연속극이나 일일 연속극, 미니시리즈, 시츄에이션 드라마, 특집극이나 대형 기획 드라마 등 그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중에서 시의성을 타는 일일 연속극이나 시츄에이션 드라마를 제외한 드라마들은 모두 사전전작이 가능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앞서 말한 수많은 문제들, 한 드라마를 전담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군, 연출군, 작가군, 연기자군의 절대 부족과 시청률과 자본에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방송 구조, 프로그램 제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게 하는 대응 편성이나 기획력 부족 등 이러한 우리나라 방송 전체 구조 속에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로 지금 당장의 ‘사전전작제’ 도입은 어려울 듯이 보인다.
“지금 당장 전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불가능하더라도 대본이 완전히 탈고된 상태에서라도 만들기 시작하는 부분적인 전작제나 가능한 드라마에 대해서는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완벽하진 않지만 몇몇 기획 드라마나 특집 드라마들이 사전전작제를 도입하고 있는 예도 이따금씩 눈에 띄기도 하니 점차적으로 도입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는 MBC 드라마 제작국의 임갑재 팀장은 이에 덧붙여 자를 대고 줄을 긋듯이 바로 실행되기를 바라는 가능성이 희박한 정책보다는 좀더 현실성있고 현 방송구조의 제작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방송정책, 좀더 실현가능한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드라마를 만드는 PD, 작가들을 위시로한 모든 스탭들은 깊이 있게 인생을 조명하고, 좀더 진지한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에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방식임을 인정하고 있고, 몇몇 드라마에 그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장기적이고 점차적인 방송구조 개혁을 통해 서로 얽혀있는 많은 문제점들이 해소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제작진, 정책을 만드는 조직 그리고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KBS 드라마제작국 장기오 국장 인터뷰 ]

드라마 사전전작제는 선진국의 방송에선 확고하게 정착을 한 제작방식이기도 하고, 방송의 질을 높이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시청자들 앞에 내놓는 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제작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일본에서 ‘사전전작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했던 긴 기간 동안의 끊임없는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지금 당장 우리 방송에 ‘사전전작제’를 실행해라 함은 무리가 있다.
우리의 방송엔 드라마가 너무 많다는 우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트콤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KBS, MBC, SBS 각 방송사마다 7, 8개의 드라마가 포진되어 있고, 이는 전체 편성의 14 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방송국의 이미지는 드라마가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방송에서 ‘드라마’는 매우 중요한 장르이다. 일일연속극의 시청률에 따라 그 방송사의 뉴스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말이다. 따라서 방송사가 드라마를 포기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시청자가 드라마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떤 문화이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드라마의 사전전작제가 정착될 수 없는 현실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공동 책임이다.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방송해도 시청자가 외면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장 국장은 여러 갈래로 흩어졌던 문화들이 의지를 모음으로서 하나된 ‘문화’를 형성하듯 제작자와 시청자 그리고 정책관련 부서의 개혁 의지가 하나가 되어 올바른 ‘방송 문화’를 형성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 방송개발원 하윤금 박사 인터뷰 ]

“완전한 드라마 사전전작제를 위해서는 제작 방식의 전환이나 PD의 의지 개선 등의 작은 틀에서의 개혁이 아닌 방송계의 경영진, 정책 관계자들, 시청자, 제작진 등 방송에 관계된 모든 분야의 사람들의 방송철학이나 방송 정책 등 큰 틀에서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 박사는 전작제 도입을 위해 필요한 인력이나 기자재, 스튜디오의 계속적인 보완과 대본 개발은 물론 신인 작가를 양성할 수 있는 등용문도 좀더 많이 그리고 좀더 진지하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와 더불어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 한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소수가 보더라도 좋은 방송,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상을 진지하게 좀더 깊이 있게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방송철학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한 번 웃고 마는 ‘소비적’인 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들의 개혁 의지도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필요 조건이라고 하겠다.
“드라마라고 해서 재밌기만 해서는 안된다. 겉으로 표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교육적 효과와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할 때 드라마도 각성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드라마도 현실성이 떨어지고, 웃고 떠들고 끝나 버리는 소모적인 성향의 장르로서 보다는 좀더 제대로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웃고 즐기면서도 뭔가 뼈있는 한마디를 던질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는 장르로의 정착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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