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6일@사운드홀릭 데이브레이크 첫 단독공연
성황리에 ‘새 날’ 신고식 마치다


지난 3월6일, 데이브레이크가 사운드홀릭에서 첫 단독공연을 가졌다. EP <New Day>와 1집 <Urban Life Style> 수록곡은 물론 보컬 이원석과 베이스 김선일이 몸 담았던 브런치 시절의 곡들, 데이브레이크 스타일로 편곡한 ‘덩크슛’ ‘단발머리’ ‘인디언 인형처럼’ 그리고 2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2집에 수록될 신곡 ‘에라 모르겠다(드리블)’ ‘록큰롤 마니아’까지 선보였다. ‘긴장’과 ‘설렘’ 그리고 ‘열광’으로 들끓었던 다섯 남자의 새 날 신고식은 꽤 성공적이다. 사진제공|해피로봇레코드


생애 첫 단독공연, 새 날이 밝다
벌의 날갯짓 소리로 시작하는 ‘Honey Delivery’와 새벽부터 새벽까지를 맞는 도시 풍경 영상이 흐르며 김선일(베이스)·김장원(키보드)·정유종(기타)·이대성(드럼, 객원)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 첫 단독공연에 긴장을 너무한 모양이다. 베이스 연주는 들리지도 않더니 박자도 엇박이다. 막내 유종이 “너무 많이 와주셔서…”라는 말로 수습에 나선다.
“저희가 초보 티를 내네요. 베이스도 안 들리고, 박자도 틀렸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보컬 이원석까지 올라서고 다시 시작되는 연주, 이제야 합이 맞아 들어간다. 공연장을 꽉 메운 객석에서 함성소리가 높아진다. 여전히 긴장한 티가 역력하다. 진땀이 나는듯하더니 두 번째 곡 ‘Urban Life Style'로 넘어가면서 무대와 객석에 흥이 넘친다.
“멋있어요~”
객석에서 들리는 외마디 소리에 원석이 생애 첫 단독공연에 대한 소회를 풀어놓는다.
“2007년 결성 이후, 첫 단독 공연이라 가슴도 떨리고 실수도 가끔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여기 모인 여러분은 가족 같고 형제 같습니다. 가족잔치 같은 공연이 될 것 같아 어느 공연보다 ‘좋다’. It's New Day, 새 날이 밝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 눈동자 하나, 하나 마음 속에 담아가고 싶습니다.”
다음 곡인 ‘멍하니’를 위한 노랑, 빨강 조명이 점멸한다. 이별 느낌을 절제된 사운드에 데이브레이크 특유의 솔직담백한 가사로 표현한 발라드 넘버다. 인트로부터 보컬까지 장원의 키보드 솔로다. 선일·원석·유종은 드럼 앞에 나란히 앉아 장원의 키보드와 보컬 솔로를 감상한다. 정교하게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기교 없이 담백한 보컬이 꽤 들을만하다.


이별의 아픔을 만끽하고 나니 흥겨운 보사노바 리듬이 흐른다. 이별 앞에서도 ‘눈물’ ‘후회’ 등은 없어야 하는 사나이가 그리움에 휘청거리는 마음을 노래한 ‘사나이’다. 속삭이는 듯한 보컬로 시작해 라틴 기반의 베이스 연주가 질주한다. ‘사나이’는 찰랑거리는 드럼 연주로 시작하는 다소 대중적인 오리지널 버전과 보사노바와 재즈 리듬을 기반으로 한 보사노바 버전, 전체적으로 강렬한 연주와 트로트풍 보컬이 돋보이는 어덜트 버전이 있는데, 이번 공연의 ‘사나이’는 보사노바에 가장 가까운 듯하다.
강렬한 후반부의 리듬에서 자연스레 ‘덩크슛’의 ‘오웨아 오웨아’라는 후렴구로 넘어간다. 관중과 함께 ‘덩크슛’을 간절히 원하는 주문을 함께 외우며 공연장의 온도는 급상승한다.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남성 팝 보컬상에 빛나는 존 메이어의 ‘Why Georgia'가 유종의 기타 독주로 흐른다. 붉은 조명 아래 악동 이미지는 말끔하게 사라지고 진지한 기타리스트가 자리 잡는다.


“1집 이후, 2년 전부터 신곡을 만들고 있었어요. 힘이 떨어지고 있을 때 GMF(Grand Mint Festa) 무대에 오르면서…”
첫 공연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는 유종의 말끝에 물기가 맺힌다. 그 간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객석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진다.
“우는 거 아냐!”
다시 악동으로 돌아온 유종, 버럭 한다.
“1집 이후, 2년 전부터 2집 작업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요. 신곡을 발표할 때인 것 같습니다.”
유종의 발표에 기타를 메는 원석, 주섬주섬 아이폰을 꺼내든다.
“요즘 아이폰이 대세잖아요. 아이폰에 작업한 음악을 넣어 와서 들려드리려고 하는데 잘 들릴지 모르겠어요?”
아이폰에 마이크를 대본다. 무대 위의 그들도, 공연을 지켜보는 이들도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잘 안들리나? 음질이 별로네요.”
그리곤 드럼을 시작으로 신곡 ‘에라 모르겠다(드리블)’의 연주가 시작된다. ‘에라 모르겠다, 집에 안 갈란다’ 등 참으로 익숙한 말들이 가사를 구성하고 있다. 재밌는 가사와 살랑거리는 봄빛에 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게 만드는 간주 부분의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신곡 괜찮아요? 재밌는 가사와 봄바람이 살랑살랑한 요즘 날씨에 어울리지 않나요?”


신곡의 연주가 끝난 후 신곡에 대한 원석의 질문은 물어보나마나다. 객석에서 벌써부터 앵콜이 터져 나온다.
“하나의 추억이 있어요.”
원석이 ‘추억’을 운운하며 진지하게 운을 띄우나 싶더니 “선일이가 어느 날인가 작업실에 와서 이런 멜로디가 있어, 라고…”
공연장 전체에 웃음이 터진다. “원석아! 고마워!”라는 선일의 대꾸에 웃음소리는 더욱 높아간다.
“가사는 없고 스바스바~ 그러더니 ‘죽이지 않냐?’라고…”
당시 선일의 스킷을 흉내내는 원석에 “죽이지 않냐?”라고 했을 선일이 고스란히 상상돼 또다시 웃음과 환호성이 터진다. 그래선지 ‘사진’은 베이스의 울림이 인상적이다. 베이스는 물론 기타, 드럼을 풍부하게 겹겹이 쌓은 연주와 애절한 보컬이 또 다른 데이브레이크를 선보인다. 붉은 조명 아래 흐느적대는 연주와 흐느적거리는 보컬 그리고 관객들, 그렇게 1부의 끝 곡이 연주된다.
 
맑고 고운 음악과 구수한 입담의 소유자, 게스트 옥상달빛
“1부를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스트를 소개하겠는데요. 저도 너무 기대되는데, 객석에 자리 좀 없나요?” 원석의 게스트 소개 멘트에 여기저기서 난리다. 김윤주(건반, 기타, 보컬)와 박세진(멜로디언, 실로폰, 보컬)으로 구성된 옥상달빛이 무대에 오른다. 환호와 함성이 터진다. “교육 잘 받고 오셨나봐요”라는 우스갯소리로 게스트에게도 아낌없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데이브레이크 팬들에게 감사와 기쁨을 전하고는 ‘가장 쉬운 이야기’를 선사한다.
종소리와 내레이션, 건전하고 맑은 가사, 옥상달빛 특유의 ‘맑고 고운’ 소리가 행복을 노래하다 삐끗한다. 첫 단독공연을 맞은 데이브레이크의 긴장감이 전염됐는지 ‘삑사리’다. 삑사리와 이에 따르는 웃음은 잠시, 알프스 청정지역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무대가 “아~ 행복해요”라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순간의 음 이탈에 대해 “첫 노래부터 벅차서 삑사리가 났어요”라고 사과하는 윤주의 표현을 빌자면 “옥상달빛이 날아갈 듯한” 환호가 객석에서 터진다.
“저희가 키보드 워리어처럼 연간검색으로 데이브레이크의 뒷조사를 했어요. 아는 만큼의 프로필, 일명 ‘아만프’인데요. 연간검색어에 멤버 이름이 다 있더라고요. 이원석 여자친구?”
윤주의 말에 객석에서 “야구선수”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만프’를 예고하며 두 번째 노래 ‘하드코어 인생아’를 선사한다. 맑고 고운 목소리로 ‘어차피 인생은 굴러먹다 가는 뜬 구름 같은, 질퍽대는 땅바닥의 지렁이 같은 걸’ 등 다소 냉소적인 가사를 참 맛깔스럽고 예쁘게도 소화한다.
“이원석 1975년생…”
발표하자마자 어디선가 “안돼!”라는 울부짖음이 터진다.
“아, 예, B형이고요. 1985년생입니다. 대학가요제 은상 출신. 전 뒤에서 지켜보다 득음하신 줄 알았어요. 감정변화 심함. 조울증이 있어야 음악하는 사람이죠.”
‘아만프’ 발표도 예사롭지 않다. 구수한 입담의 연속이다.
“정유종. AB형. 1980년생. 키가 1천760이요? 박애주의자. 남을 잘 돌본다. 그리고 기타 줄을 잘 끊는다. 다음은 김선일. 1975년생. 혈액형이 없어요. 외계인인가 봐요. 몸무게도 없어요. 외계인이 분명해요. 낭만적이고 소심, 그래야 음악할 수 있죠. 박애주의자, 조울증, 낭만·소심, 다 있어야죠. 자칭 웃는 얼굴이 매력인데 품절남. 자세히 알고 싶지 않으니까 패스!”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한 입담에 다시 한번 웃음과 환호가 터진다.
“김장원. 1978년생. 혈액형이 또 없어요. 클래식 작곡과. 성격 쾌활, 그래 보여요. 이대성 1979년생. B형. 이상형 이하나? 우리 팀에도 이하나 있는데…”라며 드러머를 가리킨다. 그는 남자다.
“예쁘죠? 좋아하는 것 쌀국수. 취미는 독서와 기타? 드러머가 왠 기타를…. 약은 약사에게, 기타는 정유종에게.”
또다시 객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진다. 경쾌한 박수소리로 시작하는 팀명 동명곡 ‘옥상달빛’을 끝으로 맑고 고운 음악과 구수한 입담을 과시하던 옥상달빛의 축하무대는 막을 내린다.

브런치에 대한 아련함과 데이브레이크의 풍요, 그리고 흥이 나는 현장 이벤트 ‘싫다’
2부의 막이 오르고, 베이시스트 선일이 무대에 오른다. 브런치 시절 연주하고 불렀던 ‘정의의 용사 치키맨’이다. 슬랩, 워킹, 16비트 등 다양한 베이스 주법을 선보이는 곡으로 베이스 연주자들에겐 꽤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베이스 독주가 진행되는 동안 대성, 장원, 유종이 무대에 오른다. 베이스 연주에 드럼, 키보드, 기타가 더해진다. 원석과 래퍼가 무대에 올라 신나서 발을 동동거린다. 이에 신난 객석도 발을 굴러댄다. 장원의 신디음으로 흥을 돋우는 ‘인디언 인형처럼’이 이어진 후 선일을 제외한 멤버들이 무대를 내려선다. 선일이 마이크 앞에 선다.



“혈액형도, 키도 없다네요. 서울 사는데. 저 의정부 삽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일대일은 강한데 일대다가 약해요. 그리고 베이스는 또 묵직해야죠. 마음도 가난했어요.”
객석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진다.
“지난 시간이요. 많이 힘들었어요. 말주변 없는데 왜 길게 할까요?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리곤 바로 연주에 들어간다. “얘기를 좀 더 하던가, 나갔다 바로 들어왔잖아.” 물을 마시다 후다닥 무대 위로 오르는 장원의 원성(?)이다. 그리고 선일이 루시드 폴의 ‘고등어’를 노래한다. 영화 <발레교습소> O.S.T였던 ‘Beautiful Day'가 이어진다. 긁는 듯한 기타 리프에 아련함과 스타카토가 돋보이는 내지르는 보컬이 공존하는 곡이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 장원이 MC로 나선 현장 이벤트가 시작된다. 테마는 ‘OOO 좋다’. 입장할 때 받은 대답을 적은 포스트잇이 팔랑거린다. 재밌는 대답을 한 5명을 뽑아 사인CD를 선물한다.
“저희 EP 다 가지고 계시죠? 안가지고 있으면 음악하는 사람 아니잖아요. 그렇잖아요.”
KBS2 <개그콘서트> 동혁이 형을 흉내 내며 너스레를 떨던 장원, 엄청난 쪽지를 발견한 듯 호들갑이다.
“이거 좋다. 홍대 놀이터에서 5:5 미팅.”
아우성이다. 잘 생겨서 좋다. 육수 좔좔이 좋다. 나의 꿈에서 들려주는 그대 목소리가 좋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발표된다.
“이원석이 좋다, 라는 게 있는데 버리겠습니다. 이원석 폭풍 동안….”
또 버려진다.
“데이브레이크는 농익어서 좋다. 여름에 수박 농익으면 못 먹고 버리잖아요. 그건 아니죠?”
객석에서 이벤트 당첨된 의견이 전부 여자라고 난리다.
“그럼 내가 남자 뽑아요? 낯익은 이름이 있네요. 이대성, 김선일, 정유정, 그리고 저. 좋다 대신 ‘싫다’를 진솔한 가사로 써봤습니다.”


가장 먼저 운을 띄우는 이는 드러머 대성이다.
“제가 요즘 기타 연습을 하는데, 유종에게 물어보면 갖은 생색을 내고. 코드 물으면 3초 정도 말 안하고 있을 때, 그때의 심정 담았습니다.”
‘거미 코드 싫다, 데이브레이크 기타 코드 너무 어렵다, 코드 좀 쉽게 만들어라’라는 가사가 어째 원망이라기보다 기타 연주에 대한 칭찬처럼 들린다. 대성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유종이 ‘벼르고 벼르던’ 장원에게 ‘세심하지 못해서, 모든 물건 쓰러지는 걸, 밥을 안사서, 자꾸 물어뜯어내는 입술’이 싫다고 외친다.
“제 입술은 제가 관리할게요”라고 익살을 떠는 장원은 “화투만 치면 너무 느려서, 새벽까지 100원 땄다. 내 탓이냐?”라며 선일의 경로당(?) 화투를 폭로한다. ‘보컬’에 욕심을 내왔다는 선일이 원석에게 고한다. “노래가 너무 높아서, 높은 노래 싫다”를 트로트 버전으로, 계속되는 삑사리로 선사한다.
“대성이가 왜 객원이냐? 저희 잘못이 아님을 밝힙니다”라며 시작한 대성에 대한 원석의 원망. “계약 좀 하자. 같이 좀 가자. 그렇게 꼬셔도 안넘어오냐. 객원멤버 싫다, 세션도 싫다.” 객석에서 “계약”을 연호하며 “이 자리에서 대답하라”고 난리다.

남자의 눈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다
“저희 팀이 나이 상관없이 에너지 넘치는 이유는 록음악입니다. 저도 학창시절에는 허리까지 머리를 기르고 기타를 치며 헤드뱅잉하던 사진이 있는데 어머니가 불태워버렸어요. 가슴 속에 있는 록음악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장원이 신곡 ‘록큰롤 마니아’를 소개하는 사이 원석도 기타 연주를 준비한다. 유종과 원석의 더블 기타 연주와 비틀즈의 ‘헤이 주드’를 샘플링한 ‘록큰롤 마니아’는 그들의 가슴 밑바닥에 흐르고 있을 록음악에 대한 열정을 발산한다.


“이 자리에는 저희를 처음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브런치 때부터 좋아해주던 분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일이를 알게 해 준….”
오늘 이 남자들, 눈물 풍년이다. “어느 겨울날이었어요. 원석이 형 진정될 때까지만 얘기할께요”라는 유종의 너스레에 웃음이 터진다.
“사운드홀릭은 큰 의미가 있는 곳인데요. 브런치 첫 클럽 공연도 사운드홀릭이었고 드럼하던 친구 승복이가 음악을 그만두게 돼서 운 것도 사운드홀릭입니다.”
그리고 데이브레이크의 첫 단독공연도 사운드홀릭이다. 공연장 어딘가 있을 브런치 멤버들을 떠올리는, 찡한 감동이 있는 ‘다이어리’ 무대가 이어진다. 매우 대중적인 멜로디와 감성의 이별 노래다. 어렵기만 했던 옛날이 떠올라 울컥하는 감정과 눈물을 참을 수가 없는지, 원석은 좀체 마이크에 다가서지 못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 형 약 드세요.”
장원이 분위기 쇄신에 나서며 즐거운 연주와 몽환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킨(Kean)의 ‘Everybody‘s Changing’이 연주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곡 ‘범퍼카’. 이리저리 부딪히며 좌충우돌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곡이다. ‘상처투성이 외롭고 험한 싸움터에 홀로 버려진 두려움 앞에서’ 들이받고 또 들이받으며 사라지지 않는 꿈을 향해 내달리는 다섯 남자의 자화상 같다. 잠시 울컥했던 원석도 온 무대를 날아다니며 감정 기복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객석에서는 앵콜을 외친다.


“들어갔다 나오는 앵콜 받는 게 소원이었는데…”라며 장원이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다. 소원성취의 첫 앵콜곡은 조용필의 동명곡을 데이브레이크 스타일로 재해석한 ‘단말머리’다.
“깜빡하고 안부른 곡이 딱 하나 남았는데요. 첫 단독, 마지막 공연…아니지….”
‘첫 단독공연의 마지막 곡’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말이 꼬여버린 원석에 멤버들의 원성이 높아진다.
“솔직히 단독공연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얘기 듣고 잘 할 수 있을까 겁도 나고, 이상하게 스케줄이 생기고 그래서 흡족할 만큼 연습도 못했어요. 그랬는데 이렇게 여러분이 좋아해주시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공연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긴장한 티가 역력하던 그들은 없고, 온전히 무대의 주인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데이브레이크가 존재한다.
“오늘 공연이 성공적인가요?” 원석의 반문에 “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절반은 여러분 몫입니다. 좋다!”
첫 단독공연에 대한 소감을 마지막으로 ‘좋다’ 무대가 펼쳐진다. 공연 마지막 즈음에 객석 어디선가 들리는 우스갯소리가 꽤 의미심장하다.
“좀 있으면 올림픽 경기장에서 하겠어.”
그들에게 새 날이 올 모양이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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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 ‘좋다’로 돌아온 그들, 새 날을 맞이하다

<Honey Delivery>. 앨범제목처럼 간질간질, 꿀 같은 노래로 시작해 아무 꾸밈없이 ‘좋다’고 외치며 미끄러지듯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속으로, 그리고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한 장을 꺼내들더니 좌충우돌하며 패기 넘치는 노래까지, 순식간에 곡 분위기가 전환한다.
“얘네 뭐냐?”
일상적 기준대로, 이들의 장르 혹은 정체가 무엇인지를 따지다 보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들의 음악은 그냥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듣고 느끼면 된다. 그것이 록이든, 발라드든 장르가 무엇이든 별 문제는 없다. 인디? 오버? 언더? 홍대씬? 그 어떤 것이든 사실, 별 상관없는 것이 음악이지 않던가. 좋으면 좋은대로 듣고, 싫으면 싫은대로 듣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 그들은 ‘데이브레이크(Daybreak)'다.

드라마틱하게, 운명처럼, 데이브레이크 탄생하다
이름은 낯설지만, 그들의 데뷔는 2006년이었다. 10년 동안, 대중가요의 작곡가로, 영화 음악가로, 가수들의 레코딩·라이브 세션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찾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녹음실에서 대중가수의 녹음작업을 하고 오는 길이었어요. 가슴이 너무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선일 형한테 전화를 했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으니까 별 일 없으면 나랑 같이 밴드하자고….”
잠수를 타다 1년만에 걸려온 김장원(키보드)의 전화는 드라마처럼 운명적으로 ‘데이브레이크’를 탄생시켰다. 그 당시 이원석(보컬)과 김선일(베이스)은 록 밴드 ‘브런치’라는 팀으로 활동하다 멤버들이 빠져나가 키보드와 기타를 맡아줄 멤버를 수소문 중이었다. 달랑 둘만 남아있던 원석과 선일은 장원과 정유종(기타)의 합류로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팀명이 새벽이잖아요. 저희가 작업끝나고도 새벽까지 같이 있는데….” 막내 유종이 말끝을 흐리다 다시 말을 이어간다. “아무튼, 새벽까지 같이 있다가 날이 밝는 것과 사람들이 일하러 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저런 음악을 하자고 했어요.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힘을 주고, 저희 스스로도 에너지를 나눠받는 그런 음악이요.”
정리하자니, 작업이 끝나고도 날이 샐 때까지 음주를 즐기며 “우리 잘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다가 “잘 될 거야!”가 된 모양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원석이 말문을 열었다.
“팀명을 정하고 뜻을 정리하다보니 나중에야 그 의미가 생겼어요. 데이브레이크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하루가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는 백지 같은 상태잖아요. 우리가 음악이라는 툴을 통해 우리의 삶을, 그리고 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풀어내고 그리는, ‘데이브레이크’라는 팀의 도화지같은 느낌이었어요. 데이브레이크라는 도화지에 우리를 그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요.”


<New Day>로 새로운 날을 맞다
다시 한번 “나중에”를 강조하는 원석에 “이거 새로운 거 아냐? 나는 처음 듣는데? 고민 많이 했어~”라며 팀원들의 아우성이 쏟아진다. 팀원들의 아우성에 꽤 성실하게도 “사실은 어디 인터뷰에서 얘기했는데 내가 버벅 대서 전달이 잘 안됐어”라고 해명(?)하는 원석의 말은 얼마 전 발매된 이들의 미니앨범 <New Day>와 연결되는 느낌이다.
꽤 이름 있는 메이저 기획사에서 1집 <Urban Life Style>를 발매하고 활동을 하기도 했던 데이브레이크는 최근 ‘해피로봇 레코드’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새로운 날을 맞았다.
“1집 때는 메이저 기획사다 보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 제약도 많아서 저희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EP 작업을 하면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밴드로서 건강한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원석이 팀명에 대해 설명 후 데이브레이크의 이후 음악활동에서도 ‘Day'는 꽤 의미있는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부연하는 중에도 선일은 “말이 안되는 거죠”를 연발한다.
“소통이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앨범에 트로트 버전도 넣게 되고…. 지금 들어도 가슴 아픈 사연이죠. 누군가 저희들이 그린 그림에 검정 물감으로 분탕질을 친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는 선일은 울기 일보직전처럼 보인다.
“현재는 저희들이 열심히만 하면 되는 분위기에요. 사실 코디, 메이크업, 이런 거 필요없거든요. 밴드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정말 있어야할 것만 있는 상태라서 저희들도 쓸 데 없는 힘을 빼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Simple is Best, ‘좋다’가 ‘좋다'
“전 소속사에 있을 때는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고민했는데 지금의 회사는 ‘이걸 하면 너희들이 멋있을까? 너희의 진심이야?’를 물어요. 아티스트라면 당연히 고민해야할 부분과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지적하죠.”
새로운 기획사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노래 ‘좋다’는 이미 1집 발매 전부터 준비되고 완성된 곡이었다.
“1집 앨범 녹음할 때는 타이틀을 뺀 나머지 곡들은 구색맞추기용으로 취급했어요. 그래서 좀 쟁여두자 해서 빼놓은 곡 중 하나가 ‘좋다’였죠. 멜로디도 쉽고, 따라 부르기도 편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때는 ‘좋다’라는 곡의 매력을 저희들도 몰랐어요.”
1년 동안, 공연할 때마다 선보였던 ‘좋다’는 팬들을 가장 열광하게 하는 무대였다. 일제히 "왜?”라는 고민에 빠졌다. 공연이 반복될수록 멤버들도 신이 났고, 관중들의 얼굴과 눈을 맞추며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었다.
“이게 진짜 좋은 노래구나를 느꼈어요. 단순하고 진솔하고, 많은 말이 필요 없어도 그냥 좋은 것에 대한 힘을 느꼈죠. 밴드를 하다보면 ‘죽이는 걸 보여주자’는 욕심을 부리게 되고 어깨에 힘을 잔뜩 주게 되잖아요. 정말 많은 반성을 했고, 많은 것을 깨닫고 얻었죠.”
좋은 건 그냥 좋은 것이다. 뭐라고 설명을 하려고 해도 설명되진 않지만 그냥 좋은 건 좋은 거다. 음악도 좋아서 하는 것이고, 살아가는 게 좋으니까 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꾸미지 않고 미사여구로 수식되지 않는 ‘좋다’라는 단어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들의 노래 중 가장 잘 알려진 곡은 1집 앨범 동명의 ‘Urban Life Style'이다. 최근 1, 2년 사이 가장 많이 불려지고 연주된 곡도 이것이다. ‘발걸음 가볍게’ 거리를 나서면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냉랭하고 항상 똑같은 듯 보이지만 묘하게 달라진 도시의 삶을 만나게 된다. 담백하고 심플한 ‘좋다’가 데이브레이크라면, 강렬한 사운드가 귀를 잡아끌고 미묘하게 달라지는 감성처럼 강약의 변화가 확실한 연주와 보컬로 표현되는 ‘Urban Life Style' 역시 데이브레이크다.
<New Day>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데이브레이크가 존재한다. 몽환적인 사운드로 추억의 한 페이지를 펼치는 듯한, 풍부한 사운드로 표현되는 애절함이 돋보이는 ‘사진’, 에너지 고갈 상태에서 들으면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힘을 얻을 수 있는 ‘범퍼카’ 등, 이들 모두 데이브레이크인 것이다.

This is Daybreak Style
그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너희 정체가 뭐냐?” 혹은 “장르가 뭐냐?”다. 이같은 질문에 그들은 “알아서 판단하세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듣는 이에 따라 정체도, 장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다’도, ‘Urban Life Style'도, ‘사진’도, ‘범퍼카’도 데이브레이크의 모습이다. 언제나 좋다고 허허거리며 살 수도, 과거만을 추억하며 살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메이저다, 인디다, 장르가 뭐다 등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말하는 것도 그렇잖아요. 재밌게도, 무뚝뚝하게도, 진지하게도 할 수 있는데 ‘너는 무뚝뚝하게만 얘기해야하는 거 아냐?’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데 특정한 하나만 보여달라는 건 저희에게 또 다른 제약이죠.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대로 자유롭게 할래요.”
막내 유종의 말에 장원이 부연한다.
“5곡이 다른 스타일이고 다른 장르같지만 저희 팀 안에서 만들어지고 연주한 곡이기 때문에 분명 그 안에 숨 쉬는 통일성이 있을 겁니다. 종합선물세트인데 결국 해태제과 거냐, 오리온 거냐 같은 차이죠.”
<New Day>를 ‘데이브레이크표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한 장원은 “그래서 구매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틈틈이 앨범 홍보에 열을 올린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음악이 쌓이다보면 데이브레이크의 색을 찾게 될 거예요. 1집에서 미니 앨범 하나 더 나왔는데 음악적으로 많이 열린 걸 느껴요.”
막내 유종의 기특한 발언에 형님들이 껄껄 거린다. 밴드가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가 고유의 색에 집착하는 것이다. 고유의 색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에 집착하다보면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연기를 하게 되고, 지치고 불화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정해놓고 끼워맞추는 것은 고유 색이 아니다. 수많은 고민과 시도의 결과물이 차곡차곡 쌓이고 대중들과 향유하고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고유 색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데이브레이크의 스타일이다.


모이면 최강이 되는 그들
“저희 팀원 4명 중 자기 음악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들 어디 하나 모자란 사람들이죠. 제가 못하는 부분을 다른 멤버가 채워주고, 저들이 못하는 부분 중 제가 보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죠.”
원석의 말에 장원이 “못난 사람도 없습니다”라고 거들고, 유종이 “어디 하나씩 모자라도 합체하면 최강입니다”라고 정리하며 각 멤버의 팀 내 역할을 소개한다.
“원석이 형은 브레인, 장원이 형은 분위기 메이커, 선일 형은 감성맨?, 그리고 저는 뭐랄까요, 열정과 체력 그리고 자신감을 맡고 있습니다.”
싸움이 나면 제일 먼저 달려갈 것 같은 유종의 소개가 끝나기가 무섭게 장원이 “저는 브릿지도 맡고 있어요”란다. 그리곤 형인 원석·선일과 동생인 유종 사이에서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만날 너덜너덜해져 있다”는 선일의 증언에 장원이 “데이브레이크는 10년만 하고 그만하려고요”라고 응수하자 선일이 “10년은 너무 짧으니 딱 12년만 하자”고 제안한다. 별 것도 아닌 얘기로 오래도 주거니 받거니 한다.
2009년 11월, EBS의 <스페이스 공감>이 매년 주최하는 ‘헬로 루키(오지은,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등이 헬로 루키 출신 아티스트다)’에 선정된 데이브레이크는 그 특전으로 인디계의 가장 큰 축제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9(이하 GMF2009)’ 무대에 올랐던 때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비록 20분이었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어요. 낮 한 시 공연이었는데 사람이 너무 없는 거예요. 사람보다 잔디가 더 많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신나게 한번 해보자고 사기를 충전하고 무대에 올랐죠. 그렇게 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든 거예요. 그때의 감동이란….”
말을 잇지 못하는 선일에 원석이 나선다.


음악을 듣는 한 사람의 힘, 2010년은 도약의 해
“1집은 엄청 부풀어 오르다 물거품으로 사라진 느낌이었다면, 그때나 지금의 마음가짐은 한 사람이라도 우리 음악을 듣게 하자였어요. GMF2009 무대도 옛날이었다면 해봐야 뭐 하겠어라고 지레 힘이 빠졌을 거예요.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기 보다는 단 한 사람, 두 사람이라도 저희 음악을 듣고 네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그 네 사람이 여덟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죠.”
GMF2009 무대로 데이브레이크는 영화같은 일을 경험했고,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주는 한 사람의 힘을 믿을 수 있게 됐다. 대중적인 인기는 밴드에게 부럽기도, 혹은 두렵기도 한 존재다.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부러운 것은 좋은 무대에서 좋은 시간대에 단독 공연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밴드가 되면, 밴드 활동만으로도 삶이 영위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저희의 모든 여가와 생각을 밴드에만 쏟을 수 있고, 좀 더 좋은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되죠.”
그러기 위해서라도 대중에게 더 다가가려고 한다는 막내 유종의 말에 원석이 “밴드도 아이돌그룹처럼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는데 아직은 어려운 것 같아요”라고 부언한다. 올해는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함께다.
문화와 콘텐츠에 대한 선택은 언제나 대중들의 몫이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디어’와 ‘마케팅’이 선택의 중심에 있는 형국이다. 미디어가 나서 특정 콘텐츠를 다루며 다양성을 거세하고, 마케팅이 실력이 되고 인기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저희들도 많은 노력을 하겠지만, 미디어와 대중들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관심과 기회를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2010년은 무조건 도약의 해로 정했어요. 진짜 열심히 할 겁니다.”
강하게 토로하는 장원의 말에 원석이 “지금은 활시위를 잔뜩 당겨놓은 상태”라고 설명한다. 잔뜩 당겨놓은 활시위에서 활을 날릴 기회를 가늠중인 데이브레이크는 3월6일 저녁 7시, 클럽 사운드홀릭에서 열릴 생애 첫 단독공연을 위해 연일 동이 터올 때까지 땀을 흘리고 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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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