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Mint Life 2010 봄, 나의 아름다운 라이브 위크엔드


전날까지 비가 추적거리고, 스산한 삭풍이 불더니 5월1일, 2일은 말 그대로 화창한 봄날이었다. 고양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에서 ‘Beautiful Mint Life 2010(이하 뷰민라)'이 첫선을 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이미 40일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량이 매진된 뷰민라는 가을에 개최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이하 GMF)의 봄 버전이다.
GMF가 있을 가을을 기다리기는 멀고, 봄의 기운이 가슴을 설레게 할 즈음, ‘작은 봄소풍’ ‘소박하지만 감성적인 어쿠스틱 음악’ ‘꽃이 만발한 계절의 친환경 페스티벌’ 뷰민라는 시작됐다. 이틀 동안 러빙 포레스트 가든(Loving Forest Garden)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café Blossom House)를 오가며 음악에 열광했던 그 현장은 봄날의 햇살만큼 훈훈했다.(사진제공:민트페이퍼 www.mintpaper.com)

기쁨충만 S#1. 홍대 신에서 가장 잘나가는 뮤지션들 총집합


9와 숫자들, 10cm, 김윤아, 노리플라이(No Reply), 데이브레이크(Daybreak), 뎁(Deb), 루싸이트 토끼, 루시드폴(Lucid Fall), 메이트(Mate), 몽니, 박주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시와, 양양, 오소영, 옥상달빛, 이아립, 이지형, 이한철, 조규찬, 좋아서하는 밴드, 줄리아하트(Julia Hart), 짙은, 파니핑크(Fanny Pink), 페퍼톤스(Peppertones), 허클베리핀(Huckleberry Finn, 이상 가나다순) 등 공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의 이름만으로도 쟁쟁하다.
뷰민라는 클럽 마니아들의 추천에 의해 선별된 밴드들의 공연이니 만큼, 최근 홍대에서 각광받는 팀들을 한 날,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이 사실만으로도 즐거운 이틀간의 페스티벌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축복이다.
뮤지션별로 30~60분 동안 공연시간이 정해져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긴 했지만 곧바로 다른 팀이 그 허전함을 채워주니 음악으로 인한 봄날의 감성은 이틀 내내 충만했다.

기쁨충만 S#2. 인디 신 1세대와의 반가운 재회 그리고 반가운 얼굴들


뷰민라의 기쁨 중 하나는 1993년 인디 신의 태동을 함께 했던 1세대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팀 전체는 아니었지만 자우림의 김윤아가 5월1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무대에는 김윤아만 올랐지만, 객석에는 이선규(리더, 기타), 구태훈(드럼), 김진만(베이스)이 자리했다.
새 앨범 >315360>을 발표한 후 첫 라이브 무대에 오른 김윤아는 ‘도쿄블루스’ ‘에뜨왈드’ ‘Going Home' 등을 선보였다. 허무함을 극대화시키는 목소리로 전해지는 여전히 매혹적인 음악과 곰살맞은 그녀의 멘트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프린스 MJ'에게만 들려준다는 자장가를 앵콜곡으로 한껏 들떴던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누구나 가슴 깊이 숨겨둔 음울함을 끌어내 다독이고 위로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허클베리핀도 뷰민라 둘째 날 무대에 올랐다. 사운드도, 보컬도 여전히 강한 이들의 무대는 언제 터질지 모를 사운드의 연속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다. 허클베리 핀은 현재 작업중인 5집 앨범은 좀 더 록적인 음악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뷰민라의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은 조규찬과 루시드폴이다. 페스티벌에 처녀 출연한 조규찬은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선곡과 특유의 입담으로 봄 페스티벌에 완벽 적응했다. 오랜만에 페스티벌에 얼굴을 내민 루시드폴은 뷰민라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틀 동안을 꼬박 들뜨고 불타오르던 감정을 다독이고 추스르기에 충분한 루시드폴을 페스티벌의 마지막에 배치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쁨충만 S#3. 봄날을 만끽하다


“봄이 오긴 오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던 날씨가, 뷰민라가 열린 5월1일, 2일에는 완벽하게 봄인 온 것을 알렸다.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 그리고 봄을 축복하는 소박한 음악들. 뷰민라의 핵심 콘셉트 중 하나는 피크닉이다.
이미 주최사인 민트페이퍼 홈페이지(www.minpaper.com)를 통해 콘셉트와 준비사항을 소통한 관객들은 도시락, 돗자리, 담요, 양산, 기타 등을 구비하고 공연장에 들어섰다. 공연장과 공연장 사이에 위치한 잔디 위에는 자리를 깔고 편안한 자세로 무대를 관람하는 이들이 넘쳐났다.
젊은 연인들 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이들도 눈에 띄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따스한 햇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바람 그리고 기분 좋은 이들과의 만남 등으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기쁨충만 S#4. 환경을 생각하다

뷰민라의 핵심적인 콘셉트 중 하나는 환경이다. ‘Balance our eARTh’라는 기치 하에 공연장 내부에는 분리수거, 개인 컵 혹은 텀블러 이용,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캠페인이 진행돼 뷰민라는 친환경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입장할 때 받은 ‘인포메이션 목걸이’에는 스탬프를 받을 수 있게 돼 있어 재활용기 도시락 준비, 분리수거, 개인용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 현장 리서치 참여 등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을 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 채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날 환경 캠페인에는 뮤지션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노리플라이의 정욱재, 권순관, 시와, 이지형, 이한철, 정지찬, 박원, 좋아서하는 밴드, 양양, 두 번째 달 김정범, 나루 등이 분리수거, 스탬프 찍어주기 등을 도왔다.

일장일단 S#1. 명확한 기획의도


‘봄날’ ‘작은 소풍’ ‘환경’ ‘민트페이퍼의 소품집’ 등에 초점을 맞춘 기획의도에 매우 명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공연이었다. 뮤지션들의 곡 선곡도 소박하고, 봄날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위주로 했다. 이처럼 명확한 기획의도 하에 공연을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다. 명확한 기획의도 아래 봄날의 소풍 혹은 소품집을 연상시키는 음악을 위주로 공연하다보니 밴드 본연의 음악과 괴리가 생기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잔잔해서 좋죠? 저희가 원래는 파티밴드인데 오늘은 진정하고 왔다”라거나 “한여름의 달리는 열정보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같은 공연으로 꾸려볼까 합니다” “원래는 하드코어인데 오늘은 오붓한 공연을 위해 차분한 곡들을 준비했습니다” 등의 멘트를 종종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새로운 모습도 신선했지만, 진면목 볼 수 없는 아쉬움도 아예 떨칠 수는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획의도가 명확한 데 대한 만족도가, 아쉬움보다는 훨씬 크다. 만 배쯤.

일장일단 S#2. 바로 옆에 있는 공연장


공연이 있었던 두 스테이지, 러빙 포레스트 가든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한 곳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으로 옮겨가는 데 몇십 걸음이면 될 정도였다. 다양한 공연을 즐기기에, 그리고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한쪽 스테이지에서 공연중일 때, 다른 한쪽 스테이지에서는 악기 튜닝과 리허설이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음악이 섞이거나 공연을 즐기는 데 잡음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민성과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전리품 S#1. 마음에 드는 밴드 몇 팀의 CD


공연도, 소풍도, 봄날을 만끽하는 것도 매우 즐거웠지만 공연을 보다 마음에 드는 밴드를 발견하면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 뒤쪽에 준비된 민트샵으로 달려가 음반들을 구입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홍대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들이 모인 뷰민라가 아니라면 누릴 수 없는 행운이다. 필자는 이날, 짙은의 >짙은>과 몽니의 >This Moment> 그리고 10cm·나루·데이브레이크·세렝게티·오지은·옥상달빛·이아립·좋아서하는 밴드 등이 참여한 >Life> 앨범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전리품 S#2. 친근하게 조금은 설레며 뮤지션을 만나다


이한철, 데이브레이크, 노리플라이,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옥상달빛, 개그우먼 박지선, 소풍을 온 칵스(The Koxx)까지. 무대뿐 아니라 공연장 곳곳에서도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금은 설레며, 그리고 또 조금은 친근하게 사진을 찍고 음식을 나눠 먹고 분리수거에 동참하는 뮤지션들과의 만남은 뷰민라 최고의 전리품이 아닐 수 없다.

전리품 S#3. 오글 멘트의 향연


이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감성적이고 조신한 멘트를 하던 이들이던가. 물론 원래 그런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름다운 밤이에요” “여러분들의 웃음보다 화창한 날씨…”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 공연하는 제 꿈을 이뤘어요” 등등 본인들도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멘트 왜이래?”라고 쑥스러워할 정도로 아름다운(?) 멘트들이 난무했다. 이같은 오글 멘트의 향연은 봄날이기에, 그리고 뷰민라이기에 가능했지 싶다.

전리품 S#4. 이름 모를 님의 ‘오픈 다이어리’


많은 이들, 코드와 취향이 맞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는 낯선 이들과의 소통도 즐겁다. 김윤아의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저기요.” 누군가의 부름에 돌아보니 이름 모를 앳된 여자 분이 커버에 ‘open_dairy_test'라고 적힌 인쇄물을 내민다.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요.” 당시에는 공연에 몰두하느라 감사의 인사로 끝냈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페퍼톤스를 사랑하는, 그리고 소규모 음악매거진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최민정님이었다. 마지막장의 ‘냄비받침으로라도 쓰세요’라는 귀여운 멘트에 뷰민라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진다.

전리품 S#5. 그 후로도 오랫동안


5월1일 마지막 공연이었던 김윤아, 그리고 5월2일의 마지막 공연이자 뷰민라의 최종무대였던 루시드폴의 공연이 끝난 후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 들뜬 기분과 아쉬움을 달래준 밴드가 있었으니 ‘언제, 어디서나 판을 벌리면 공연장이 된다’는 좋아서하는 밴드다.
좋아서하는 밴드는 연이틀, 공연이 끝난 후 출구 쪽에 자리를 잡고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이틀 내내 열정적이었던 만큼 허탈감과 아쉬움이 컸던 관객들에게 좋아서하는 밴드는 여흥을 돋우며 뷰민라의 다음을 기약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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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42

Blog+Enter 2010.05.13 21:39


blog+enter 마흔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Blog+Enter 42호입니다.
지난 호에서 미리 말씀드렸듯,
5월1일, 2일에 있었던 Beautiful Mint Life 2010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MBC 파업이 준 뜻밖의 여유,
뉴스데스크와 드라마 사이에 방송되는 <포토에세이 향수>와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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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40

Blog+Enter 2010.04.29 13:30


blog+enter 마흔 번째 간행물입니다
이번 호에는 1993년, 1994년부터 홍대 라이브 클럽무대를 지키고 있는
홍대 1세대 밴드를 정리했습니다.
무려 15~17년 동안 밴드명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밴드 10팀을 추려 정리했습니다.
이런 팀들이 좀 많이 생겨나야할텐데요...

이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적 있지만...사회전반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조루증이 참으로 심각하지 말입니다.
지나치게 쉽게 포기하고, 금방 지치고...

5월을 목전에 두고도 초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음울함이 지속되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지구의 상태가 좀 이상하긴 한 모양입니다.
지구는 소중한데 말입죠^^;;;

여튼...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추운 날씨에도 파이팅!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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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건재한 홍대 1세대, 그들의 현재진행형
 

현재 음악 프로그램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샤이니의 태민, 아이유, 티아라의 지연, f(x) 에프엑스 루나가 태어나던 1993년, f(x)의 설리와 크리스탈, 카라의 강지영, 2ne1의 공민지, 유키스의 동호가 세상을 빛을 보던 1994년부터 지금까지 주말이면 홍대 클럽에서는 크고 작은 공연들이 열리고 있다.
홍대 인디신(1993년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그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단어를 대체할만한 적절한 것도 찾지 못했다)은 탄생과 더불어 부침을 반복했고, 많은 밴드들이 피고 졌다.
배가 고프고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그립던 골방시절이 있었다. 가능성있는 밴드들이 넘쳐나며 주목받던 르네상스도 겪었다. 이처럼 부침을 겪으면서 족적도 없이 사라진 팀도 있고, 초기 멤버들과 헤어져 각자의 혹은 마음에 맞는 이들과 밴드를 꾸려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결같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는 팀들도 있다. 적지만, 분명 없지는 않다.
여기 그들이 있다. 암울기부터 르네상스를 겪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파고(波高)를 견뎠다.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혹은 이상향이 되기도 하는 홍대신(Scene)의 효시격의 밴드 열 팀이다. 같은 이름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밴드만 추렸으며, 데뷔앨범 발매 순으로 소개한다. 멤버의 교체와 사고 등의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홍대 공연가(家)를 지키고 있는 그들은 홍대 문화의 큰형님들이며, 그들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출처|각 뮤지션 음반, 공연 홍보물, 공식사이트

현기증이 일 정도로 여리고 몽환적인, 언니네이발관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알려진대로 ‘언니네이발관’은 리더 이석원이 고교시절 대여했던 일본 성인영화의 제목이다. PC통신 시절, 하이텔의 ‘메탈동’의 회원으로 활동하던 중 메탈 이외의 음악을 들어보고자 동호회 내에 만들어졌던 ‘모소모(모던 록 소모임)’ 회원 이석원을 주축으로 결성한 밴드다. 모소모는 언니네이발관 뿐 아니라 델리 스파이스, 코스모스 등 걸출한 밴드를 배출하기도 했다.
음악 감상, 토론 등 모던 록에 흠뻑 빠져있던 시절, 이석원은 KBS FM <전영혁의 음악세계>라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던 록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자신을 ‘언니네이발관’이라는 밴드의 리더라고 소개했다. 이것이 언니네이발관의 창단 계기가 됐다. 1994년 여름의 일이다.
결국 이석원은 실체도 없는 ‘언니네이발관’을 결성했고, 정대욱(정바비, 현 줄리아하트 보컬), 윤준호(현 델리 스파이스 베이스), 류한길, 윤병주(전 노이즈가든 멤버, 현 로다운30)와 함께 밴드를 창단해 1996년 <비둘기는 하늘의 쥐>라는 데뷔앨범을 발매했다. 풍부한 사운드와 여린 감성, 듣고 있자면 현기증이 일 정도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모던록 밴드 ‘언니네이발관’의 시발점이었다.
데뷔앨범으로 각광받으며 홍대 라이브 무대를 오르내리다 2년여만인 1999년 2집 <후일담>을 발매했다. 류한길, 유병주가 탈퇴하고 노이즈 가든의 베이스이자 엔지니어였던 이상문, 드럼 김태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탈진할 정도의 고민과 멤버간의 극단적인 갈등 끝에 발매된 2집을 끝으로 이들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이석원은 이런저런 회사를 다녔다. 2년 후, 3집 앨범 <꿈의 팝송>을 출시하기 전까지.
3집 앨범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아직도 나를 기억하냐고 묻는 이석원을 비롯한 이능룡(기타), 정무진(베이스), 전대정(드럼)에게 팬들은 그들의 음악에 열광하는 것으로 대답했다. 멤버 교체가 잦던 언니네이발관은 이 멤버 그대로 4집 앨범 <순간을 믿어요(2004년)>를 발표하기도 했다.
재즈를 꿈꾸던 정무진이 탈퇴해 더 캔버스(The Canvas)를 결성하고 이석원·이능룡·전대정은 뿔뿔이 흩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 이석원·이능룡·전대정이 다시 뭉쳤고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4년만에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를 출시했다. 언니네이발관 음악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이 앨범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 최우수 모던 록 음반과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학축제, 행상 등의 공연을 줄이고 큰 공연에 몰두하겠다고 발표한 그들은 현재 5월29일, 30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열릴 콘서트 ‘봄의 팝송’ 준비에 한창이다.

소년의 감성으로 현실을 직시하다, 델리 스파이스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는 하이텔 메탈동의 소모임 ‘모소모’가 배출한 대표격인 모던 록 밴드다. 1995에 창단했고, 김민규(기타, 보컬)를 주축으로 언니네이발관 창단멤버였던 윤준호(베이스)와 이승기(키보드)·오인록(드럼)이 구성원이었다. 1997년 밴드명과 동명의 데뷔앨범 <Deli Spice>를 발표했고, 이 앨범 수록곡인 ‘챠우챠우’가 이나영·조승우 주연의 2002년작 영화 <후아유>에 OST로 쓰이면서 이름을 알렸다.
수줍은 소년의 감성으로, 하지만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성숙한 음악과 겉치레 없이 솔직한 연주를 선사하는 델리 스파이스는 따뜻하면서도 힘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소유한 밴드다. 데뷔와 동시에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들의 음악은 흔들림 없이 진중했고, 팬들은 물론 미디어·평단에서 내리는 그들에 대한 평가 역시 일관되게 ‘긍정적’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동료 밴드들이 스러져 가거나 매체 혹은 대중에게 휘둘리는 사이에도 그들의 행보는 인디 신을 이끌어 가기에 충분했다. 드러머가 최재혁으로 교체된 후 발표한 2집 <Welcome To the Delihouse(1999년)>부터 3집 <슬프지만 진실(2000년)>, 4집 <DRRRR!(2001년)>, 5집 <Espresso(2003년)>까지 1년 단위로 꾸준히 앨범을 발매했고 라이브 활동도 활발했다.
특히, 5집 <Espresso>의 수록곡 ‘고백’은 데뷔앨범의 ‘챠우챠우’와 더불어 두고두고 회자되고 불려지는 명곡 중 하나다. 이들은 델리 스파이스 외의 음악적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민규는 1998년 EP앨범 <달에서의 9년>을 발매하면서 ‘스위트피’라는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5년, 윤준호와 최재혁은 오메가3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 데뷔앨범 <Alpah Beat>를 발매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스위트피, 오메가3로 각자 활동해하던 세 멤버가 뭉쳐 내놓은 6집 <BomBom>. 5집의 ‘고백’과 1집의 ‘챠우챠우’를 절충한 듯한 ‘Missing You’ 등 팀과 멤버들의 개성을 고루 살린 12곡을 담았다. 인디밴드에게는 꽤 잦은 멤버 교체도 없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2006년 6집 발매 후 현재까지 솔로 프로젝트로, 오메가3로 각자 활동 중이다. 한데 뭉친 그들의 귀환을 그리는 팬들의 글과 열망이 넘쳐나고 있으니 곧 그들의 활동도 재개하기를 바라본다.

음악 천재들의 아주 유쾌한 조합, 자우림


분명, 인디 신의 밴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대중적인 록밴드로 설명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결성은 1997년이었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멤버들은 초코크림 롤스(이선규, 김진만), 풀카운트(구태훈, 김윤아), 우드차일드(김윤아)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재 자우림의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인 이선규와 베이스 김진만은 1995년, 초코크림 롤스를 결성하고 보컬을 물색 중이었다. 김윤아와의 인연은 김진만이 PC통신 나우누리 음악발표회에 참가해, 김윤아가 보컬로 있는 우드차일드의 객원 베이시스트로 무대에 서게 되면서 시작됐다. 솔로를 준비중이던 김윤아를 설득했고, 팀명을 ‘미운오리’로 바꿔 클럽 블루데빌의 무대에 올랐다. Boxing Helena, 일탈, 미안해 널 미워해, 어른아이 등이 이 시절에 만들어진 곡들이다.
초코크림 롤스 시절부터 객원드러머로 함께 했던 이상엽이 밴드를 그만두게 되면서 팀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드라마틱하게 재머스에서 만나게 된 구태훈은 이들의 음악에 빠져들어 팀원으로 합류했다. 그렇게 견고해진 미운오리는 1997년 황인뢰PD의 영화 감독 입봉작 <꽃을 든 남자>를 만나면서 일약 유명인사로 탈바꿈했다.
‘Hey Hey Hey'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1위 후보로 거론되고, 그들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기록했다. 이에 그들은 팀명을 ’자우림’으로 바꾸고 데뷔앨범 <Purple Heart>를 발매했다. IMF시절이었음에도 앨범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라이브 공연은 연속 매진사태가 벌어졌다.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선 그들에게 ‘반짝’하다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들은 데뷔앨범에 이어 <戀人> <The Wonderland> <04> <All You Need is Love> <Ashes To Ashes> <Ruby Sapphire Diamond>로 이어지는 정규앨범은 물론 2.5집 <B定規作業(비정규작업)>, 5.5집 <靑春禮瓚(청춘예찬)>, 그리고 영화·CF에 수록된 수많은 싱글을 ‘자우림’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보컬 김윤아는 솔로 앨범을 발매하면서 음악적 갈증을 해갈했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2001년에 발매된 <Shadow of Your Smile>이었다. 이 후로 <유리가면(2004)>을 출시하기도 했던 김윤아는 2010년 4월, 솔로 3집 앨범 <도쿄 블루스>를 발매했다. 따로 또 같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은 자우림이다.

거침없이 포효하는 악동들, 크라잉 넛


1980년대 초반, ‘동네친구’로 만난 박윤식(보컬), 이상면(기타), 한경록(베이스), 이상혁(드럼), 김인수(키보드)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드럭’의 오디션을 거쳐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을 보게 된 계기는 ‘도발’ 혹은 ‘깽판’에 가까웠다.
드럭에서 개최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1주년 추모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커트 코베인이 그랬던 것처럼 무대에서 기타를 집어던지자 객석에서 음악을 듣던 네 사람(김인수는 나중에 합류했다)은 느닷없이 악기와 앰프를 때려 부수고, 맥주캔 더미로 몸을 날렸다. 이후로 클럽 안은 열기와 광기로 넘쳐났다.
그렇게 오디션 결과 드럭의 무대에 오른 크라잉 넛은 결성시기로만 따지자면 선두격에 해당하는 밴드다. 호두과자를 사느라 버스비를 탕진(?)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다 떠올린 이름이 ‘크라잉 넛’이다.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아 거침없이 포효하는 듯한 크라잉 넛의 음악은 ‘악동’이라는 별칭을 선사했고,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데뷔 앨범은 결성에 비하면 다소 늦은 1998년 <말 달리자>였다. 이 앨범에 수록돼 현재까지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한국 펑크 록의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는 ‘말 달리자’는 원래 옐로키친과 함께 한 스플릿 앨범 <Our Nation 1>에 먼저 수록돼 알려졌다.
복잡하지 않지만 강렬한 펑크 멜로디와 연주, 단순하지만 파괴적인 가사, 거침없는 보컬 등으로 젊은이들을 광란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하던 크라잉 넛은 데뷔 앨범부터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작했다.
데뷔 앨범에 이어 2집 <서커스 매직 유랑단(1999)>, 3집 <하수연가(2001)>, 4집 <고물 라디오(2002)>, 5집 <OK목장의 젖소(2006)>, 6집 <불편한 파티(2009)>까지 크라잉 넛의 질주는 끝없이 지속되고 있다. 영화 <이소룡을 찾아라> <신라의 달밤> <좋지 아니한가> 등의 OST에도 참여했다. 데뷔곡처럼 달리고, 또 달리는 그들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악동들의 지속적인 행보와 더불어 그들은 음악적 성숙과 정교함을 갖추기 시작했다. 무작정 ‘말 달리자’ ‘닥쳐’ ‘내 말 들어’라고 펑크 그대로의 모습으로 윽박지르고 포효하던 크라잉 넛의 음악은 해를 거듭하면서 레게, 폴카, 보사노바, 컨트리, 스카, 소프트 록 등 다양한 사운드와 믹스&매치(Mix&Match)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불편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소리를 질러대는, 마냥 악동으로만 머물지 않고 음악적 성숙과 더불어 대중적 인지도까지 높여간 크라잉 넛은 지난 4월23일, 결성 15주년 기념 콘서트 ‘15주년 표류기’를 성황리에 마쳤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크라잉 넛으로, 홍대 클럽의 무대를 가로지르는 것이 꿈이라는 그들의 음악 인생극장의 2막이 오른 셈이다.

인디 록계의 숨겨진 보물, 코코어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멤버 이우성이 1995년, 결성한 ‘버거킹’으로 홍대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드럭에서 너바나의 노래를 즐겨 연주하고 노래했던 버거킹은 1996년, 드럭을 떠나, 후일 ‘모던 록의 성지’로 명명되던 클럽 스팽글에서 공연을 시작하면서 ‘코코어(Cocore)’로 개명했다. 1997년의 일이다.
이우성·황명수·김재권·정용문으로 구성된 코코어는 1998년, 데뷔앨범 <Oder>를 출시했다. 태생부터 ‘너바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던 코코어는 인상적인 기타 인트로와 강한 보컬이 돋보이는 그런지 사운드와 얼터너티브 록의 진수를 선사하곤 했다.
1999년 카바레에서 제작한 EP <고엽제>를 통해 이우성과 더불어 황명수의 보컬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이우성과 황명수라는 두 명의 메인 보컬과 송라이터를 가진 밴드로 거듭났다. 이후로 2집 <Boyish(2000)>, 3집 <Super Stars(2003)>가 발매됐고 정체기를 맞았다.
사실, 정체기라기보다 휴지기 혹은 해체 수순이라는 말이 옳다고들 말했다. 이같은 와중에 속옷밴드의 해체와 동시에 영입된 드러머 정지완의 합류로 4집 <Fire, Dance with Me(2006)>가 발매됐다. 코코어에게 4집은 꽤 안타깝기도, 의미가 있기도 한 앨범이었다. ‘해체’ 소문이 있던 중에 출시된 앨범이었고, 멤버 각자가 개인 작업을 통해 완성한 24개의 노래가 2개의 CD에 담겼다.
탐미, 쾌락, 일탈, 초현실, 낭만, 추억, 유희 등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정리하기도 힘든 그들의 음악 정체성이 고스란히 펼쳐졌다. 이에 세간에서는 멤버들 간의 불화가 심화된 것이 아니냐 혹은 ‘해체’를 기리는 음반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에게 4집은, 그 전의 음악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정체기에 안녕을 고하고, 영입가 동시에 탈퇴 의사를 보이며 겉돌던 드럼이 정지완의 합류로 견고해졌다.
명확하게 ‘해체’라는 말도 없이 3년을 침묵하는 듯 보였지만, 그들은 꾸준히 라이브 활동을 하며 앨범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5집 앨범 작업은 2009년에나 세상에 발표됐고, 5집 <Relax>를 통해 건재함을 알렸다. 2007년부터 준비했고 수차례의 방향전환 끝에 만들어진 앨범이다. 진흙탕같은 현실 속에서 ‘휴식’이라는 이상향을 꿈꾸는 듯한 얼터너티브 록 넘버가 그득하다.
자신들만의 음악만을 고집하고 갈라지기만 하던 이들은, 5집 앨범에 보다 배려하고 공명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콘셉트를 공유하고, 그에 맞는 조율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코코어의 음악이 만들어졌고, 인디 록의 숨겨진 보물은 이제 발굴될 때가 된 듯 보인다.

가슴 밑단의 음울함을 위로하는 허클베리 핀


과격함과 서정성, 단순·반복과 변화 등 모순되는 요소들이 묘하게 어우러지고 있는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의 음악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때로는 그런지하고 때로는 몽환적이며, 때로는 포크였다가 때로는 펑크이기도 하다.
1997년, 이기용을 주축으로 창단돼 남상아(현 3호선 버터플라이 보컬), 김상우(전 3호선 버터블라이 드럼)가 1998년 1집 <18일의 수요일>을 발매했다. 싸이키델릭한 그런지 계열의 밴드로 각인됐던 허클베리 핀은 남상아의 탈퇴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게 된다.
치열함과 허탈감이라는 상반된 감성이 뒤얽히며 묘한 감성을 노래하던 허클베리 핀은 새로운 보컬 이소영과 펑크 록 밴드 ‘껌’의 베이스 김원구, 허벅지 밴드의 드러머 김윤태가 합류한 후 2001년 2집 <나를 닮은 사내>를 발표했다. 2집부터 이기용(기타, 보컬), 이소영(보컬, 기타), 김윤태(드럼) 체제를 완성했다.
이후로 3집 <올랭피오의 별(2004)>, 싱글앨범 <그들이 온다(2007)>까지 허클베리 핀은 절망, 분노, 쓸쓸함, 환멸, 살해 등 음울한 감성을 몸부림이나 강렬한 음색이 아닌 허탈에 가까운 감성으로 표현한다.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두고 있을 음울함을 끌어내 다독이고 위로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느낌이다. 특히, 3집 <올랭피오의 별>은 ‘허클베리 핀 음악의 결정판’이라고 스스로 평가했고,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중 하나로 선정되며 ‘자타공인’ 허클베리 핀의 대표 앨범이 됐다.
허클베리 핀의 리더 이기용은 솔로 프로젝트 스왈로(Swallow)로 1집 <Sun Insane(2004)>, 2집 <Aresco(2005)>, 3집 <It(2009)>을 발표한 바 있다. 허클베리 핀의 음악보다 한층 가라앉은 쓸쓸함이 지배적인 정서로, 최소화된 어쿠스틱 사운드에 흐느끼는 감성과 가사가 특징이다.
그리고 2007년 발매된 4집 <환상…나의 환멸>은 보다 강렬한 연주와 보컬, 감정 표현이 담겼다. 이기용을 비롯한 연주는 사나워졌고, 이기용의 음울한 보컬에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덧칠됐으며, 이소영의 보컬은 보다 중성적이고 힘이 넘치며 울부짖는 느낌이다. 현재의 허클베리 핀은 5집 발매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Rock n Roll is All, 노브레인


노브레인(Nobrain)은 크라잉넛과 함께 1990년대 말부터 태동한 ‘조선 펑크’를 대표하는 밴드다. 1996년에 결성한 노브레인의 ‘노’를 영어의 ‘No’, 부정이나 무존재의 의미로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초창기 노브레인의 ‘노’는 분노를 함축하고 있었다. 제대로 분노할 줄 아는 연주와 가사 곳곳에 배어나는 저항심과 반항심으로 인디 신의 대표밴드로 급부상했다.
창단 당시의 멤버는 차승우(기타), 이성우(보컬), 황현성(드럼), 정재환(베이스)이었다. 결성 후, 1997년 위퍼와 함께 <Our Nation 2>을 작업했고, <청춘98(1998)> <청년폭도맹진가(2000)>를 거쳐 1집 앨범 <怒>를 발매했다.
신나고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이를 통해 뱉어내는 세상을 향한 독설들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홍대 골목 어디서든 그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고, 팬은 그들의 친구가 됐다. 홍대 클럽에서 함께 음악을 하고 발을 구르던 노브레인 2집 <Viva No Brain(2001)> 발매 후,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돌연 탈퇴를 선언했다.
기타 차승우의 탈퇴로 노브레인의 음악도, 팬덤도 재편성됐다. 보다 대중적인 멜로디와 활동으로 재편성된 노브레인은 3집 <안녕, Mary Poppins(2003)>, 4집 <Boys, Be Ambitious(2005)>, 5집 <그것이 젊음(2007)>을 발매했고, 영화 <라디오 스타> <반가운 살인자> <마강호텔> <즐거운 인생>, 드라마 <쾌도 홍길동> <서울 무림전> <친구, 우리들의 전설> 등의 OST에 참여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많은 팬들이 떠났고, 새로운 이들이 팬덤에 합류했다. 노브레인에서 돌연 탈퇴했던 차승우는 일본 유학 후 돌아와 2006년 여름 ‘문샤이너스’를 결성해 맹렬하게 활동중이며 영화 <라듸오 데이즈> <걸스카우트> <고고70>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보컬 이성우, 기타 정민준, 드럼 황현성, 베이스 정우용으로 구성된 노브레인은 지치지 않는 열정과 함성으로 3천여 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귀곡 메탈의 반가운 회귀, 레이니썬


부산출신 인디 밴드들의 친목모임인 갈매기공화국 크루의 멤버다. 갈매기공화국 크루에는 레이니썬(Rainy Sun)을 비롯해 에브리 싱글 데이, 피아, 올라이즈 밴드, 올드 피시 등이 속해있다. 1993년, 부산에서 팝콘이라는 밴드로 시작했다. 1996년 해체한 후 보컬 정차식과 기타 김태진, 베이스 최태섭, 드럼 김대현이 모여 레이니 오 선(Rainy O' Sun)을 결성했다. 그리고 1998년 레이니썬이라는 이름으로 데뷔앨범 <Porno Virus>를 출시했다.
몽환적이고 기괴한 사운드, 정차식의 흐느끼는 듯한 가성과 절규하는 듯한 샤우팅이 어우러지며 강력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메탈과 헤비 얼터너티브, 싸이키델릭, 호러 등이 접목되며 ‘귀곡 메탈’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충격적이고 독보적인 밴드였다.
1997년 <핫뮤직>이 주관한 록앤롤 코리아에서 ‘다시 보고 싶은 밴드 1위’로 선정되기도 한 레이니썬은 공연마다 북새통을 이뤘고, 음반기획자들의 섭외 대상 맨 앞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의 이같은 놀라운 음악은 2집 <유감(2000)>에서 다소 전향했다. 가성과 샤우팅을 주로하는 보컬은 같지만 연주와 멜로디에 모던 록이나 팝의 색채가 두드러졌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대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2년여만에 발표한 3집 <Woman(2003)>에서는 트립합을 선보였다. 정차식의 저음이 사라지고 대중적인 보컬을 내기 시작하면서 고요와 음울함이 엄습했다.
모던록과 트립합 등 다양한 장르로 세를 넓히던 그들은, 2009년 4집 <Origin>을 발표하고 레이니썬의 초기 사운드로 회귀했다. 수많은 멤버 교체 끝에 초기 멤버도 다시 뭉쳤다. 귀를 긁는 듯한 기타 리프와 강력한 드럼 사운드, 흐느적거리다 절규하는 보컬 등 전체적으로 어둡고 강렬한 음악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중간 중간 현악을 내세운 처절한 발라드도, 가벼운 사운드에 실린 록 넘버도 섞여 있다. 보다 성숙하고 다양한 음악으로 중무장한 그들의 회귀가 반갑지 아니한가.

자연스럽고 세련된 에브리 싱글 데이


에브리 싱글 데이(Every Single Day) 역시 갈매기공화국에 속해 있는 밴드다. 1994년, 문성남(보컬, 베이스)과 정재우(기타)를 주축으로 결성된 웨스턴(Western)이라는 밴드로 시작했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하드 록과 록큰롤을 선보였던 웨스턴은 1995년까지 전국 라이브 공연을 할 정도로 선풍적이었다.
1996년 팀 해체를 거쳐 새롭게 결성한 팀이 에브리 싱글 데이다. 문성남과 정재우에 드러머 강문철이 합류했다. 1997년 부산 MBC 전국 록 페스티벌에서 대상, 영·호남 록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한 에브리 싱글 데이는 1999년 데뷔앨범 <Broke Street>을 발매했다.
인디 밴드지만 친숙하고 세련된, 대중성까지 겸비한 모던 록의 풍성한 멜로디와 팀명에서 느껴지는 동글동글하고 풋풋한 느낌이 고스란히 반영된 보컬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홍보 부족과 지방 출신 밴드라는 핸디캡 등이 뒤섞이면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그래서 결성한 것이 레이니썬, 피아, 앤 등 부산 출신 인디밴드들의 모임 갈매기공화국이다. 이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에브리 싱글 데이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이후로 EP <Happy Birthday(2001)>, 2집 <에브리 싱글 데이(2004)>, 3집 <Tom's Diary(2007)>를 통해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하며 풍부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2008년 발매된 4집 <The Bright Side>는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에 가장 충실한 소리, 개러지 풍의 심플하고 꾸밈없는 사운드로 변화를 꾀했다. 어깨에 잔뜩 들었던 힘이 빠졌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음악이 대중들에게 훨씬 편안하게 다가갔다.
MBC 월화 미니시리즈 <파스타> OST에 4집 앨범 수록곡인 ‘It's a Lucky Day'와 새로 작업한 ‘시간의 숲’ ‘나나나’ ‘틱톡’ ‘골든 피시’가 수록되면서 대중적으로 좀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고 세련됐지만 상업화와는 격리된 에브리 싱글 데이의 향후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그들만의 ‘Just Pop'을 추구하는 마이 앤트 메리


팀명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는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옥이 이모’를 나름대로 영어로 바꾼 것이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동네 친구였던 정순용(보컬, 기타)과 한진영(베이스), 이제윤(드럼)이 스쿨밴드로 시작한 록밴드다. 군더더기 없이 듣기에 편한 멜로디와 세련된 곡 구성으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아우르던 펑크와 하드코어 록 등과는 차별화된 음악을 선보였다.
1999년 데뷔앨범 <My Aunt Mary>, 2집 앨범 <My Aunt Mary 2nd(2001)>까지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클럽에서 펑크나 하드코어 록 등 강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면서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2집 발매 이후로도 그들은 음악산업의 변두리로 취급되던 인디 신에서도 변두리로 밀려나야 했다.
그렇게 주목받지 못한 상태에서 드러머 이제윤이 유학을 떠났고, 정순용과 한진영은 매우 암울한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이제윤과 마찬가지로 학교친구이자 동네친구인 현재 드러머 박정준이 합류했고 2004년 <공항가는 길>이라는 EP를 발매했다.
곡명처럼 어딘가로 떠난다는 설렘과 두려움 등이 뒤섞인 ‘공항가는 길’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음악작업을 즐겁게 했고, 조바심 대신 여유로움이 자리 잡았다. 스스로의 음악에 즐거워하고 설레면서 그들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3집 <Just Pop>이 발매됐다. ‘공항가는 길’을 비롯해 ‘4시20분’ ‘골든글로브’ ‘럭키데이’ ‘Fairy Tale' 등의 넘버들에 극찬의 극찬이 쏟아졌고, 2005년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이후, 이들의 공연 스케줄은 빼곡하게 채워졌다.
제발 알아달라고 보채거나 극단적인 감정들을 전달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독백하듯 자신들만의 정서를 전하며 주목받는 밴드로 급부상한 마이 앤트 메리는 4집 <Drift(2006)>, 5집 <Circle(2008)>을 발매했다. 때로는 부담감을 가지고, 때로는 개성을 살리는 음악을 하고 있는 그들은 여전히 큰 소리를 내거나 기교를 부리지도 않고 튀는 사운드도 없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보다 여유로워졌고, 편안해졌으며 단단해졌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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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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