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Hello)'하고 바다를 만나 ‘안녕(Goodbye)'하고 헤어지다

고등학교 친구 나무(보컬)와 대현(키보드), 신비주의 베이시스트 명제, 큰 형님으로써 군기반장 역할을 떠맡은 드러머 준혁, 네 사람으로 구성된 ‘안녕 바다’의 이름은 최근, 홍대 뿐 아니라 지상파에서도 꽤 알려졌다. SBS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에서 강수인(장신영)이 키운 밴드로, MBC <장난스런 키스>에서 여자 주인공 오하니(정소민)의 감정을 대변하는 음악하는 친구들로 등장해 얼굴과 음악을 알렸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플럭서스뮤직+허미선


“어! 안녕 바다 아닌가?” 어느 날, TV 채널을 돌리다 문득 멈추었다. 어딘가 낯익은 얼굴들이 드라마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음악을 들으니 분명 그들인 듯한데…. 부랴부랴 드라마 출연진을 검색해보니 역시 그들이다. 최근 공연마당 프로젝트 8월의 뮤지션으로 선정된 ‘안녕 바다’였다.
“운이 좋은 것 같아요.”
공연마당 프로젝트 8월의 뮤지션 선정에 대한 이유에 대해 나무·대현·명제·준혁(이상 가나다 순) 네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공연마당 프로젝트를 비롯해 쌈지사운드 페스티벌 ‘숨은 고수’와 ‘무림고수’,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 루키 그리고 드라마 오디션까지, ‘안녕 바다’의 필모그래피는 꽤 화려하다. 이같은 성과가 매번 운일 수는 없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실력과 열정을 겸비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밴드라고 해서 우리끼리 즐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수많은 오디션에 지원했죠.(나무)”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안녕 바다’의 숙제는 음악을 통한, 보다 많은 이들과의 소통이다.

그 5년 동안, 행복했었나요?


이들의 시작은 2006년 길거리에서였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만난 네 사람은 5년 동안 늘 함께였다. 그들의 그 5년은 행복했을까?
“음악을 하는 사람의 기본 바탕에는 희로애락 중 ‘로’가 깔려 있어요. 거의 대부분이 아픔의 밭에 씨앗을 뿌리고 땅을 일궈 열매를 맺는데, 그 밭 자체가 척박하거든요.(준혁)”
홍대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그 대가를 받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내던 시절이 있었고, 이들 역시 척박한 땅에 씨를 뿌렸고, 꽃을 피웠으며 열매를 맺었다.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너무 가난해요. 저희가 진짜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세 명이 주머니 탈탈 털어서 비빔면 세 개 샀을 때는 진짜 눈물이 날 지경이었죠.(나무)”
그렇게 네 사람은 5년 동안을 동거동락했다. 그만큼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충돌을 빚기도 했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요. 서로 위하는 건데 너무 표현하지 않고, 너무 배려하다보니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전부 우리가 잘되기 위해서죠. 애증에 가깝죠.(대현)”
“다섯 명이 5년을 넘게 똘똘 뭉쳐 다니다 보니 인관관계가 좁아요. 모든 걸 팀 안에서 해결하죠. 하루는 나무랑 베스트 프렌드했다가, 준혁 형이나 대현이랑 친하게 지내곤 해요. 번갈아 가면서 편먹고 싸우기도 엄청 싸워요.(명제)”
그런데도 잠 잘 때 눈 감는 거 빼고는 늘 네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10월 중에 출시될 정규앨범 녹음과 드라마 촬영 등으로 잠자는 시간이 줄어든 최근에는 더욱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어제 스케줄이 없어서 오랜만에 쉬었어요. 그저께 헤어질 때, 멤버들 인사가 ‘내일 연락하지 마’였어요.(준혁)”
“그래 놓고는 어제 저한테 전화했어요. 헤어숍으로 오라고….(명제)”
결국, 준혁과 명제는 쉬는 날에도 통화를 했고, 그 다음 날은 아침부터 얼굴을 맞대고 헤어스타일을 논의했다.

길거리 친구들, 플럭서스를 만나다


수많은 오디션 시도 끝에 ‘안녕 바다’는 클래지콰이, 러브홀릭, W&Whale 등이 소속된 플럭서스에 적을 두었다. 길거리와 홍대 라이브 클럽을 전전하던 2008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오만했어요. 기획사에 영입되기 전부터 홍대에서는 인지도가 있었고 저희 음악과 능력에 대한 프라이드가 커 신인의 마음이 없었죠. 기획사에 들어와서도 그 오만함을 바로 깨지는 못했어요.(대현)”
긴 세월 동안, 척박한 환경에서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음악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되뇌며 자기보호 갑옷을 입었다. 하지만 기획사의 막내로 선배들 공연을 찾아다니고 앨범 작업을 하면서 그들은 겸손함을 배웠고 신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소속사가 생기기 전에는 저희들의 즐거움을 추구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우리 음악을 전달할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나 혼자 즐거워 흥분하기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들릴까에 집중하죠.(명제)”
명제의 전언대로 이들은 소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듣는 이들도 자신들도 즐길 수 있는 소리를 찾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움켜쥐기만 했던 갑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미니앨범 <Boy’s Universe(소년의 우주)>를 발매했죠. 그 뒤에는 쟁쟁한 선배들이 계셨어요.(나무)”
그 음악하는 선배들은 음악 뿐 아니라 음악을 업으로 삼은 이로서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등대와도 같다.
“음악적으로, 생활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세요. 롱런할 수 있는 요령까지도. 플럭서스에 오기 전후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요.(준혁)”
그 변화는 고스란히 앨범에 담겼다.
“이전에는 소리야 어떻게 들리든 꽉 채워진 사운드에 저희끼리 만족하곤 했죠. 하지만 좋은 소리는 아니었어요. 좋은 소리를 찾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도 성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나무)”

음악 그리고 앨범 이야기


지난 해 말, ‘안녕 바다’는 미니앨범 <Boy’s Universe>를 발매했다. ‘내 맘이 말을 해’ ‘별빛이 내린다’ ‘Soon’ ‘Beautiful Dance’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로 이어지는 다섯 개의 트랙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이야기를 엮어낸다. 한 소년이 겪을 수 있는 절망과 희망, 위안 등을 표현한 음악들로 구성된 앨범의 제목은 그래서 ‘소년의 우주’다.
“그 동안 해온 음악을 잘 드러낸 곡은 ‘별빛이 내린다’예요. (나무)”
5분이 넘는 곡을 1분 가까이 잘라내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생기기도 했지만 ‘안녕 바다’의 음악을 대표할 만하다.
“저는 ‘내 맘이 말을 해’를 추천하고 싶어요. 멜로디컬하고 가볍게 들을 수 있죠.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 일렉트로닉스인지, 록인지 잘 몰라요. 듣고 좋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준혁)”
“유기적으로 연결되니 1번 트랙의 ‘내 맘이 말을 해’를 먼저 들어보세요. 기존의 ‘안녕 바다’를 알던 이들이 듣기에는 놀라운 사운드를 가진 곡이거든요. 그리고 앨범 수록곡 중 가장 파워풀한 ‘Soon’은 자신에게 거는 주문이에요. 모든 것이 곧 이루어질테니 힘을 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죠.(대현)”
“앨범 중 가장 댄서블한 ‘Beautiful Dance’는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는 댄스곡들과는 다른, 밴드의 댄서블 음악을 맛볼 수 있을 노래예요. 밴드와 일렉트로닉스가 만났을 때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죠.(명제)”
“리얼 악기사운드랑 소스를 묶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밴드의 느낌과 댄서블 사운드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보니 믹싱도, 연주도 너무 힘들었죠. 사운드적으로는 다섯 곡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해요.(나무)”
그리고 이 네 곡의 이야기는 마지막 트랙의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로 마무리 된다. 이는 앨범 제목 속의 소년 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도시의 밤하늘에 별이 잘 안 보이는 이유는 매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 밝아서기도 해요. 밝기도 했지만 저희는 긴 시간 동안 어둠 속에 있었어요. 그래서 더 빛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죠.(나무)”
결국, <Boy’s Universe>는 ‘안녕 바다’가 겪은 성장통의 산물이다.

‘안녕 바다’, 음악의 본질을 찾아서


누군가를 만날 때 가장 먼저 건네는 말이 ‘안녕(Hello)’이고, 헤어질 때 역시 ‘안녕(Goodbye)’이라고 인사한다. 그렇게 ‘안녕’이라는 단어가 가진 다양한 의미처럼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싶은 의지를 담은 이름이 바로 ‘안녕 바다’다.
“음악의 본질 위에 색을 입히는 거예요. 댄서블한 곡일 수도 있고 낮게 침잠하는 음악일 수도 있지만 본질은 같거든요.(나무)”
나무의 말처럼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음악 본질에 다양한 색을 칠하고 여러 장르를 접목해 ‘안녕 바다’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자 하는 의지표명인 셈이다.
“뭐라 확실하게 짚어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5년 동안 밴드를 하면서 지켜온 본질이 있어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음악을 선보일 거예요. 하지만 ‘변화’이지 절대 ‘변질’은 아닙니다.(대현)”
그 본질에 꼭 맞는 설명을 ‘안녕 바다’의 음악을 듣는 이들과 함께 찾아가고 싶다는 이들의 음악은 늘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
“본질은 저희가 만들어내는 음악이라는 거예요. 어떤 장르든, 스타일이든 느낌은 같거든요. 예전에 저희가 가진 악기는 베이스, 기타, 드럼, 건반뿐이었지만 좀 더 다양한 공부와 시도를 통해 그 본질을 표현할 수 있는 스킬들이 늘어가고 있죠.(명제)”
일렉트로닉, 어쿠스틱,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적 접근으로 ‘안녕 바다’의 음악은 보다 다채로워 진다. 최근 들어, 클래식 공부에 열을 올리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저는 음악을 하면서 굉장히 고통스럽기도 즐겁기도 해요. 삶에는 늘 희로애락이 있잖아요. 그리고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죠. 제가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삶의 희로애락이 음악에 녹아들어갔으면 좋겠고, 듣는 이들이 느끼고 공감했으면 좋겠어요.(준혁)”
이후로 준혁은 시시때때로 ‘희로애락’을 외쳐댔다.

밴드음악의 대중화를 위하여


‘안녕 바다’는 최근 지상파에서 매주 만날 수 있다. 김현중, 정소민 주연의 MBC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에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이미 이전에 SBS <나는 전설이다>에 출연한 바 있다.
“인기에 영합한다거나 변질됐다는 오해는 별로 신경 안써요. 저희 진심이 언젠가는 전해질 거라고 믿으니까요. 앨범에 싣지 못했던 곡들이 드라마 OST에 수록됐어요. 저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준혁)”
대사도 없고, 비중도 그리 크지 않지만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어 의미 있고 재밌는 시간들이었다. 드라마 촬영이라면 후반작업으로 수정이 가능한 수준의 연주에도 이들은 고집스럽게 ‘다시’를 외쳤고, 감독도 이들이 완벽한 연주를 할 때까지 지켜봐 주었다.
지하실에서만 하던 연주를 TV에서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이고 활력소가 된다. <나는 전설이다> 촬영 막바지에는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안녕 바다’의 팬이 되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저희는 연기가 아닌 연주를 한 거예요. OST에 저희 음악이 수록되고, ‘안녕 바다’라는 밴드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거든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희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참 괜찮은 팀이거든요. (나무)”
나무가 안타까움을 토로하자 맏형 준혁이 “알려지지 않은 맛집 같다”고 덧붙인다. 드라마 촬영 중 배우들의 대부분 레슨을 담당했던 명제는 <나는 전설이다> 컴백 마돈나밴드의 베이스 주자인 이화자 역을 맡은 배우 홍지민과 꽤 친해졌다.
“저희 버리고 지민 누나랑 베프(베스트프렌드의 줄임말) 먹었어요”라며 나무가 볼멘소리를 낸다.
“지민 누나 뿐 아니라 드라마의 음악 감독인 이재학 형님과도 친해졌어요. 정말 많은 걸 경험하고 배웠죠.(명제)”
드라마로 시작된 이야기는 대중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제를 옮겨간다.
“밴드음악이라고 하면 무조건 기타를 부수고 드럼을 발로 찬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밴드음악에도 감성적이고 신나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멜로디가 많은데요.(대현)”
대현이 토로하는 안타까움은 밴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그래도 요즘 밴드들은 자기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희가 변했듯, 대부분의 밴드들이 보다 많은 대중과 교감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거든요.(나무)”
그럼에도 대중과의 소통과 교감은 여전히 밴드의 숙제로 남아있다.
“아무리 홍대 음악들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좋아져도 여전히 대중과는 겉도는 느낌이에요. 음악성의 문제가 아니라 활동하는 방식이나 장소가 대중과는 섞이기 어려운 환경인 것 같아요.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홍대 음악을 알리려는 노력이 보다 필요하죠.(명제)”
핸드메이드 방식의 밴드 음악은 분명 매력적이다. 한번 접하면 끊기 힘든 중독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밴드 음악은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인데 접할 기회가 적은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늘 오는 사람만 공연장을 찾는 것이 저희가 풀어야할 숙제죠. 최근 밴드음악은 이전보다 듣기 편해지고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보다 대중에게 가까워졌어요. 게다가 많은 매체에서 밴드들이 소개되고 활동하고 있어 미래는 밝다고 생각해요.(준혁)”

달라도 너무 다른 네 사람, 유일한 공통분모 ‘안녕 바다’


“명제 형은 남자답고 강해요. 조곤조곤한 말투에 곱상하고 어려보이는 외모지만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남자다움이 있어요. 뭘 하나 시작하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죠.(대현)”
무에타이를 마스터한 것도,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으뜸이라는 우유거품도, 비가 와도 자전거로 목적지까지 완주하는 것도, 4시간 동안 꼼짝도 안하고 개인연습을 하는 것도 믿음직스러운 형으로써 명제의 모습이다.
“친구 같은 형이어서 고민도 쉽게 털어놓아요. 물론 형은 잘 안털어놓지만…”이라는 대현의 발언에 나무가 “비밀이 정말 많아요”라고 털어놓는다.
“명제는 다른 사람이 두 번 생각할 때 다섯 번 정도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고민도 많고, 많이 생각한만큼 그 결과도 진하게 우러나죠. 에스프레소 같은 사람이에요.(준혁)”
“대현이는 저희 중 가장 급속 성장한 친구예요. 뭐 하나 배우면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엄청난 흡수력을 보여주죠.(나무)”
게임에 빠졌을 때는 밥도, 잠도 멀리하며 게임만 파고든다. 이같은 집요함과 흡수력이 음악과 접목되면 무섭게 레벨업을 하곤 한다는 멤버들의 증언이다.
“대현이는 영리해요. 무언가를 할 때 요령을 쉽게 터득해 진행하는 스타일이죠. 반면, 나무는 요령보다는 감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친구예요. 감이 뛰어나죠.(명제)”
“대현이는 개구지면서도, 아티스트 특유의 성향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올인하고 죽도록 파죠. 게임할 때 보면 저러다 죽는 게 아닐까 싶은데, 음악할 때 게임처럼 이리저리 끼워맞추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준혁)”
“나무는 명제 말대로 감이 뛰어나죠. 모든 생활도, 음악적인 에너지도 즉흥적으로 나와요.(준혁)”
“준혁 형은 맏형이다 보니까 책임감이나 사명감이 있는 것 같아요. 생활적인 측면까지도 잘 챙겨야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잔소리를 많이 해요. 팀 내 악역을 맡고 있지만 그만큼 ‘안녕 바다’에 애정이 가장 많기도 하죠.(대현)”
“준혁 형은 꾸준한 사람이에요. 언제나 항상 같죠. 그게 음악적으로도 표현되는 것 같아요.(명제)”
한 팀에 소속된 사람들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무·대현·명제·준혁은 음악취향도, 성격도 다르다. 대현은 팝곡을 좋아하고 나무는 나인 인치 네일즈의 광팬이다. 준혁은 트로트 가수 장윤정의 광팬이면서 최근에는 옛날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음악에 푹 빠져있다.
“서로 너무 다르다 보니 보다 신선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생각지도 못할 걸 명제 형이 얘기해주고, 준혁 형이 또 다른 리듬을 제안하다보면 뻔하지 않은 리듬이 만들어지거든요. 거기에 나무가 반전되는 멜로디를 얹곤 하죠.(대현)”
그렇게 네 사람이 복작거리고 싸우면서 다듬어 탄생시킨 것이 ‘안녕 바다’의 음악이다.
“전혀 다른 장르나 취향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안녕 바다’ 스타일로 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죠.(준혁)”
“제 속엔 제가 너무도 많거든요. 사람마다 마찬가지에요. 한 사람이 가진 수많은 감정을 어떻게 하나의 장르에만 담을 수 있겠어요. 그게 ‘안녕 바다’의 본질인 것 같아요. 서로 되게 말도 안듣고 싸우고 그러지만 우리는 ‘안녕 바다’라는 한 사람이죠.(나무)”
물과 기름처럼 융화되지 않는 네 사람의 유일한 공통분모는 ‘안녕 바다’이고, 이는 5년 동안 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간이기도 하다.
“애 하나 있는 부부같아요. ‘안녕 바다’라는 애 때문에 절대 헤어질 수 없는 그런 부부요. 사랑을 전제로 증오와 미움이 반복되죠. 앞으로 ‘안녕 바다’의 숙제는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와 더불어 어떻게 융화할 것이냐죠.(준혁)”
이는 지내온 5년보다도 더 많은 세월 함께 할 네 사람 모두의 숙제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이같은 치열한 고민은 진정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원하는 대로 밀고 나가면 될 일이고, 누구든 뛰쳐나갔을 테고, 5년 동안 한결같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음악을 하고 서로를 위해줄까를 고민하다보면 ‘안녕 바다’의 음악이 나오는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할 때 저는 반 정도 비우면 되겠지 했는데, 지금 제 안에 저는 겨우 25% 정도 남아있어요.(준혁)”
“공연할 때가 제일 즐거워요. 녹음할 때도, 생활 속에서도 괴로움의 연속인데 공연할 때는 진짜 희열과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그 순간의 희열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모든 것을 참고 감내할 수 있죠.(나무)”

‘안녕 바다’의 명반이 될 정규 1집 10월 초 발매예정


최근 ‘안녕 바다’는 정규앨범 녹음을 끝내고 10월 초 발매를 기다리고 있다. 미니앨범 <Boy’s Universe>와 연결선상에 있는 정규앨범의 테마는 ‘시티 콤플렉스’다.
“도시인들의 여러 가지 콤플렉스를 13개 곡에 담았어요. 안좋은 것 뿐 아니라 너무 좋은 상황에서도 콤플렉스는 있게 마련이에요. 너무 사랑하다보니 그 안에서 트러블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나무)”
결국 준혁이 인터뷰 내내 주장하던 도시인의 ‘희로애락’을 담은 셈이다.
“바람이 있다면 이 앨범이 저희 콤플렉스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겁니다.(나무)”
“미니앨범 녹음과는 너무 달랐어요. 몇 배는 힘들었죠. 오래도록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 뮤지션의 명반은 늘 1집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도 롱런하고 싶거든요. 10년 뒤, 20년 뒤, ‘안녕 바다’의 명반은 1집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대현)”
가사는 물론 편곡, 프로그래밍, 보컬 등 모든 요소가 수많은 고민과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탄생한 것들이다. “버릴 트랙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은근 자랑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1집과 2집 사이에 앨범 하나를 더 내고 싶어요. 멜로디언, 어쿠스틱 기타, 콩가, 베이스 등 소프트하고 소소한 악기들로만 표현하는 4~5곡을 담아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도 하고 싶어요. ‘안녕 바다’가 이런 음악도 한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대현)”
프로그래시브, 록, 일렉트로닉스 등의 장르가 아닌 뭘 하든 ‘안녕 바다’의 음악으로 통용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희로애락 중 ‘로’가 많았어요. 너무 힘든 상황이다 보니 너무 눌려서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희’와 ‘락’이 많아져서 즐겁고 사랑스러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준혁)”
정규 1집 앨범 녹음을 마치고 발매를 기다리고 있는 ‘안녕 바다’는 10월에 있을 그랜드 민트 페스타 준비에 한창이다.
“저희가 연주하는 음악들, 네 명이서 함께 보낸 5년이라는 긴 시간들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처음 만나는 자리지만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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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마당 프로젝트 8월의 뮤지션, ‘안녕 바다’와 ‘바람을 가르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부터 공동 진행하는 공연마당 프로젝트는 가능성 있는 뮤지션에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네티즌과 전문가 평가를 통해 매달 두 팀을 선정해 한콘진과 엠넷이 공동제작하는 <A-live : Take out>과 유명 록페스티벌 출연 기회를 제공하고 미투데이와 엠넷닷컴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지원 특전도 주어진다.
라이브 공연이 가능한 창작곡 4곡 이상을 보유한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미투데이’를 통해 도전할 수 있는 공연마당 프로젝트의 8월 주인공은 2006년 결성된 ‘안녕 바다’와 결성한 지 채 1년도 안된 ‘바람을 가르고’다. 이들은 <A-live : Take out>과 10월23일, 24일 양일간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 무대에 오른다.

바다와 바람, 그들을 가르고


‘바람을 가르고’와 ‘안녕 바다’는 닮아있는 몇 가지 것들이 있다. 남성 4인조 밴드이며 꽤 뛰어난 실력으로 공연마당 프로젝트 8월의 뮤지션으로 선정됐다는 공통점 외에 두 팀 모두 ‘가르다’라는 단어와 인연이 깊다. ‘바람을 가르고’는 밴드명에 ‘가르다’라는 단어가 쓰였고, ‘안녕 바다’는 전신이 ‘난 그대와 바다를 가르네’였으니 말이다.
두 팀 모두,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와 연륜이 느껴지는 베테랑급 음악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닮아 있다. ‘안녕 바다’는 2006년 결성해, 2007년부터 지금까지 현재의 멤버 그대로 활동하며 홍대에서 잔뼈가 굵은 5년차 밴드다. 결성한 지 채 1년이 안된 밴드 ‘바람을 가르고’의 멤버들은 다양한 밴드활동, 뮤지컬·연극의 음악감독 등으로 베테랑급 뮤지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가장 닮아있는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대중과 소통하고자하는 의지다.
홍대 라이브 클럽과 연습실, 길거리 등을 전전하며 암울하지만 치열하게 보낸 5년이라는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음악분야에서 꽤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음에도 밴드 결성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내 음악’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서였다. 이처럼 닮은 점이 많은 두 팀의 진중하지만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안녕 바다’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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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59

Blog+Enter 2010.09.15 07:23


blog+enter 쉰아홉 번째 간행물입니다
죽게 바쁘다 보니...포스팅이나 이 주나 밀려 폭풍 포스팅 중입니다.;;;
바로 몇 주 전에도 이런 글로 시작했더랬는데 말이죠
여튼...들어갑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
[ Blog+Enter Vol.59 ]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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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위안’하는 몽니 Monni


'몽니'라는 단어 자체에서 느껴지는 것은 ‘몽환’과 ‘감성’이다. 하지만 ‘몽니’의 원래 뜻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심술을 부리는 성질’이다. 지난 6월, 5년만에 2집 <This Moment>를 발표한 밴드 몽니의 음악은 전자를, 음악에 대한 욕심은 후자를 연상시킨다. 사진 제공:사운드홀릭

5년, 성숙의 시간들
그들의 2집을 접한 것은 5월 말에 있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서였다. 2005년 발표한 1집 <첫째 날, 빛> 이후, 딱 5년만이었다. 5년만에 선보인 그들의 음악은 한층 성숙했고, 보다 ‘몽니스러웠다’. 바로 샵으로 달려가 CD를 구입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
그 5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기타리스트 공태우가 군입대를 했고, 동반 군입대한 드러머가 탈퇴를 선언하며 정훈태(드럼)가 영입됐다. 그리고 몸담고 있던 모던라이프와도 이별을 고했다. 공백기 동안 김신의(보컬)는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 ‘내귀에 도청장치’의 보컬 이혁과 더블캐스팅으로 성 지기 리프라프를 연기하기도 했다.
1집 발표 후, 꽤 실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스스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신의는 “1집으로는 밴드가 만들어졌을 뿐, 지금 이 순간부터가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는다.
“철없는 음악을 했던 순간이었어요. 고집도 세고, 남의 말도 전혀 안 듣고….”
신의의 말을 듣고 있자니 발전과 성장이 어려운 밴드들의 전형적인 행보다.
“그때의 저는 음악적 고집도 셌고, 성격도 모나 있었어요. 인경·태우·훈태는 조화로웠는데, 세 사람과 저의 화합은 어려웠죠. 2집이 나올 때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밴드음악이고, 밴드음악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팀원의 재능을 제 고집으로 막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도 했어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음악, 내 위치, 성격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어떤 밴드를 만들어야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그 결과, 보다 짜임새 있고 완성도 높은 음악들이 2집에 담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표현대로 신의에게 따돌림(?)을 당했던 세 사람의 5년은 어떤 시간들이었을까. 이인경(베이스)에게 소속도 없이 공연무대에만 오르는 시간들은 지침의 연속이었다.
“소속감이 없다는 게 지치게 했어요. 하지만 변함없이 공연장에서 환호를 해주는 팬들 덕분에 잘 견뎌냈죠. 이전까지는 악기 연주·녹음·편집까지를 각자 단독 작업을 하고 한데 모아 곡을 완성하곤 했거든요. 하지만 2집은 멤버 모두가 참여해서 곡을 완성했고, 보다 성숙하고 체계적으로 작업이 이뤄졌어요. 팀워크도 좋아졌죠.”
교체 멤버로, 신의의 동네 후배로 영입된 막내 훈태에게 5년은 힘들었지만, 꽤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적응기였어요. 아직도 진행형이긴 하지만 그땐 정말 아무 것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너무’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과정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현재의 몽니에 합류했다면 전 여전히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을 거예요. 그래서 많이 배우고, 생각하게 되고, 계획하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5년 동안, 세 사람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동안 부대 연병장을 돌던 태우는 멤버들에게 미안함과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런 고충이 있었다는 걸 제대하고서야 알았어요. 셋이서 새 회사를 찾아다니고 저의 부재로 기타 사운드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건 알았지만 팀워크나 소소한 문제들로 고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죠. 저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인경의 증언(?)대로 트리플 A형의 소심증이 발동했다. 이제 막 20대로 접어든, 그저 음악이 좋았던 어린 태우에게 당시에는 팀을 돌아볼 여력도 남아있지 않았을 터다.

지금 이 순간, 음악으로 위안을 건네다
몽니의 2집 <This Moment>의 주테마는 ‘위안’인 듯 보인다. 타이틀곡 ‘나를 떠나가던’ ‘일기’ ‘나 지금 뛰어가고 있어’ ‘울지 말아요’ ‘톡톡톡’ ‘가줄래’ 등 서정성 짙은 초반부터 록킹한 후반부까지 배열된 몽니의 음악은 순간순간 기댈 어깨를 내주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타이틀곡 ‘나를 떠나가던’은 가요적 성향이 짙은 곡이지만 반주는 외롭고 애절한 감성을 많이 표현했어요. 절제되고 소박한 연주로 그 감성을 보다 짙게 하죠.”
‘나를 떠나가던’과 더불어 신의가 추천하는 곡은 ‘일기’다. “누구나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품고 있잖아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니 모든 게 순간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20대 중반의 사람이 고등학교 시절을 후회하고, 30대는 자신의 20대를 후회하고…. 후회의 연속이죠. 그럼에도 시간은 지나가요. 그래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죠.”
인경은 가장 다이내믹하고 여러 요소들이 즐비한 ‘가줄래’, 훈태는 듣고만 있어도 정신을 놓게 되는 몽롱함이 매력적인 ‘울지 말아요’, 태우는 위안을 받을 수 있는 ‘톡톡톡’을 추천한다.
오아시스 등 감성적인 곡들을 좋아하는 신의, 덴마크의 MEW라는 밴드처럼 감성적이지만 꿈꾸는 듯한 곡을 좋아하는 인경, 리듬이 도드라지는 음악을 선호하는 훈태, 기타 솔로가 강한 신나는 록, 블루스 등을 좋아하는 태우. 전혀 다른 음악관을 가진 네 사람이 만들어내는 몽니의 음악은 감탄할 정도로 같은 사운드와 감성을 자아낸다.
“음악관이 달라도 합주를 하고 편곡을 하는 과정에서 몽니의 색깔이 입혀지는 것 같아요. 각자 생각했지만 네 명이 나눠 연주하고 노래하다보면 몽니가 되거든요.”


네 사람이 모이면 몽니가 된다는 인경의 말에 태우가 나선다.
“장르를 고집하기 보다는 몽니의 색을 내는 데 집중해요. 장르는 접목하면 되고, 지금은 어떤 장르든, 음악이든 몽니의 색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이처럼 확고한 몽니의 색을 낼 수 있었던 데는 프로듀서로 참여한 자우림의 기타리스트 이선규과 믹싱작업을 했던 베이스 김진만의 공이 적지 않다.
“프로듀서가 왜 있어야하고 중요한지를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프로듀싱은 음악 좀 했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선규 형과 진만 형은 몽니 음악의 조언자이자 인도자예요. 몽니의 색을 백분 표현하면서, 그 색을 보다 선명하게 할 수 있는 권유들을 아끼지 않죠.”
프로듀서 부치 빅(Bryan David Vig), 로이 토마스 베이커(Roy Thomas Baker) 등에 의해 너바나(Nirvana), 퀸(Queen),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 등의 전설적인 록밴드가 탄생하지 않았던가.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우리는 ‘몽니’


몽니의 결성은 2004년, 신의가 서울재즈 아카데미에서 기타공부에 열을 올리던 무렵이었다. 친구가 자신과 함께 밴드를 해보자는 제의를 해왔다. 그때 신의가 가장 먼저 물은 것은 “베이스가 여자냐?”였다.
“저희 밴드의 베이스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밴드 합류의 목적 자체가 여자 베이시스트 영입이었죠. 인경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운명이었던 것같아요.”
그리고 ‘슬러거’라는 홍대 클럽에서 만난 태우를 영입했고, 여의도에서 드럼 좀 치는 아이들 중 눈여겨보고 있다 영입한 이가 훈태였다. 10살의 나이 차가 주는 어려움은 없는지, 막내로써의 서러움은 없는지 훈태가 궁금해 질문을 던지니 득달같이 “아니”라며 격렬한 손사래다.
“저는 모르는 옛날 만화나 미국드라마 얘기할 때 빼고는 별로 못느껴요”라더니 슬쩍 “이메일로…”라고 여운을 남긴다. 결과를 말하자면, 아직까지 이메일은 도착하지 않았다. 괜스레 안심이 된다.
“진짜 제 가족같아요. 저도 부모님이랑 형이 있거든요. 삶과 음악적으로 이끌어주는 신의 형은 아빠 같고, 제가 힘들 때면 어김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인경 누나는 엄마같아요. 그리고 차마 신의 형이나 인경 누나한테 할 수 없는 가벼운 불평·불만은 태우 형이 들어주죠.”
몽니를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훈태에 대한 인경의 찬사(?)가 쏟아진다.
“어떨 땐 사근사근한 막내 여동생처럼, 때로는 든든한 남동생처럼 정말 막내다운 막내예요. 어떻게 이런 아이가 저희한테 왔는지….”
시킨 일은 물론 시키지 않은 일에도 기꺼이 나서는 훈태에게 태우가 애정어린 지적을 한다.
“남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배려해요. 곧 군대를 가야하니 스스로도 예민해져 있는데도 말이죠.”
그리곤 우스갯소리인지 농담인지 그 의중이 모호하게 “세상이 녹록치가 않다. 아무나 배려하지 말아라”란다. 그런 태우에 대해 인경이 입을 연다.
“진짜 재밌고 귀여운 기타리스트예요. 쓸 데 없는 고집을 부리는 기타리스트도 많은데, 융통성도 있으면서 자기 색깔도 확실하죠.”
그러곤 “너무 좋은 말만 했다”며 소름 돋은 팔을 쓸어내린다.
“유경 누나는 가끔 누나고, 거의 대부분이…”까지 얘기한 태우에 ‘동생?’이라고 반문하려는 찰나, “형같아요”란다.
“여성 멤버가 있는 밴드 보면 불화가 적지 않은데, 저희 팀은 그런 적이 없어요.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참 형같은 누나예요.”
몽니의 중심에는 늘 신의가 버티고 있다. 때로는 믿음직스러운 리더, 때로는 인생의 조언자가 돼주는 신의에 대해 멤버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범적인 리더예요. 5년 넘는 공백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몽니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건, 그런 리더에 대한 믿음이었죠”라고 입을 모은다.
“관중석에서 <록키호러쇼>를 봤는데 신의 오빠가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무대 위에서 같이 연주할 때는 몰랐던 사실에 전율을 느꼈죠.”
인경의 말에 태우가 “전 바로 얼마 전에 알았어요. 신의 형이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란다. 이같은 동생들의 찬사에 신의 역시 입을 연다.
“인경이는 저에게 너무 소중한 동반자예요. 섬세한 베이스, 이처럼 몽니 음악에 맞는 베이시스트는 없을 거예요. 인경이가 제 오른팔이라면 태우는 제 왼팔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신의에게 짓궂게 묻는다.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오묘한 표정으로 “오른손잡인데요”라는 대답에 큰 웃음이 터진다.
“제가 생각하는 감성과 그림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기타리스트예요. 그루브한 음악을 선호하던 훈태는 몽니를 하면서 놀랍고도 새로운 사운드를 표현해 내죠. 다른 멤버와 몽니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그럴 일도 없을 겁니다. 이 중 하나가 같이 못하게 된다면 그게 몽니의 마지막일 거예요.”
비장하기까지 한 리더의 발언에 감탄이 터진다. 그렇게 그들은 ‘몽니’라는 이름 아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꽤 오래도록 서로를 보듬으며 함께할 모양이다.

국민밴드로 가는 길, 그 길에 몽니가 있다


2집 발매와 더불어 몽니는 3집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1집과 2집 사이의 공백이 길었기에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새 노래들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몽니가 3집을 이처럼 서두르는 데는 훈태의 군입대도 한몫했다. 훈태가 있을 때 3집을 완성해야, 훈태가 군에 가있는 2년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집은 이미 써놓은 곡들보다는 새로운 곡들로 구성할 것”이라는 신의의 귀띔이다. 왠지 남겨질 곡들이 아쉬워 사운드홀릭 녹음실을 몰래 방문해야할까, 라고 방법을 모색하는 사이 “나중에 많이 유명해지면 ‘B 사이드’로 남아있는 곡들을 담은 앨범을 발매하고 싶다”고 밝힌다. 이제 몽니가 그만큼 유명해지길 기다리면 되는 모양이다.
“저희를 잘 봐주길, 좀 더 사랑해주길 바라기 보다는, 저희 같은 밴드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있구나, 라는 열린 마음을 가져 주면 좋겠어요. 저희는 이렇게 좋은 음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발전할 밴드라는, 조금은 경솔한 자신감을 가지고 좋은 음악을 만들테니까요.”
이같은 신의의 바람에 막내 훈태가 부연한다.
“음악을 듣는 분들은 완벽하고 꽉 찬 사운드에 익숙해져 있어서 밴드음악을 들으면 좀 싱겁거나 허전하게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완벽한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과 복선이 분명 존재하죠. 그런 감정과 복선을 열린 마음으로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곤 “군대 가기 전에 3집이 해결 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도 털어놓는다.
“국민밴드가 되는 게 꿈입니다. 돈 잘 버는 밴드나 국민 모두가 아는 밴드라는 의미의 ‘국민밴드’가 아니라 자선 공연 등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힘을 가진 그런 밴드가 되고 싶어요.”
신의의 꿈에 “몽니가 한국 최고의 문화적 수출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인경의 꿈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록페스티벌에도 참여해 국위선양을 하고 싶다”는 태우의 꿈, “드러머로 짱 먹고 싶다”는 훈태의 꿈이 덧칠된다.
5년만에 돌아온 몽니는 8월15일 늦은 7시, 상상마당에 '그대와 함께'라는 이름으로 단독공연을 가진다. 그렇게 그들은 국민밴드로 가는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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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52

Blog+Enter 2010.07.25 21:40


blog+enter 쉰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1주년입니다...
언제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게 1년이 지나버렸군요
가끔 드는 생각이 있는데
무엇을 위해 하는 일인가
나 혼자만의 만족은 아닌가...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혼자만 너무 진지한 게 아닌가.
이제 너무 당연해서 왠지 무시당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요즘 왜 이리 진지해지고...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
[ Blog+Enter Vol.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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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Hot Summer, Cool Rock Festival



여름이다.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을 위해 7월부터 8월까지 펜타포트(Pentaport Rock Festival)와 지산 밸리(Jisan Valley Rock Festival), 우드스탁 2010(Woodstock Festival, Peace at DMZ),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등 ‘Hot'하고도 ‘Cool'한 대형 록 페스티벌이 ‘라인 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정이 겹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사이좋게 1~2주 간격으로 포진해 있다. 매주 확고한 철학과 정신으로 똘똘 뭉친 페스티벌에서 뛰고 즐기며 땀을 흘리다 보면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꿈과 믿음·철학에 대한 불안함과 혼돈은 더위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 버릴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여름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을 것이다(이하 공연일정 순).

펜타포트 2010 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 7월23~25일@드림파크


쏟아지는 폭우에도 무대 위를 질주하는 뮤지션들과 이들에 열광하는 관객들, 진흙탕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고 아우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현장, 그곳이 바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었다.
인천광역시를 기반으로 한 펜타포트의 전신은 1999년 트라이포트(Tri-Port) 록 페스티벌이다. 공항, 항만, 정보포트(Airport, Seaport, Teleport)로 거듭난다는 인천광역시가 1990년대 후반부터 내세운 도시 전략에서 따온 이름이다.
초대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 대단했다. 7월31일의 헤드라이너는 딥 퍼플(Deep Purple)과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 그리고 노이즈가든, 크라잉넛, 시나위, 영국의 애시(Ash), 노바소닉, 일본의 매드 캡슐 마켓(Mad Capsule Markets), 자우림, 크래시, 김종서 등 헤드라이너를 잇는 뮤지션 역시 매머드급이었다.
프로디지(Prodigy)와 레이지 어게인스트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을 필두로 도원경, 레처, 닥터코어 911, 델리스파이스, 부활, 일본의 어블리비언 더스트(Oblivion Dust), 윤도현 밴드, 독일의 아타리 틴에이저 라이어트(Atari Teenage Riot), 김경호, 호주의 DJ 헤비 G(Heavy G) 등 다음 날의 라인업 역시 놀라웠다.
엄청난 관심 속에 시작한 트라이포트는 ‘엄청난’ 폭우로 시련을 맞았다. 안전요원의 제지를 뿌리치고 무대에 올라 감전의 위험을 무릅쓰고 공연을 진행한 노익장 딥 퍼플과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도 이들의 음악에 몸을 맡기며 열광하는 이들은 흡사 좀비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그 후로도 악천후는 계속됐다. 공연장비는 완전히 작동을 멈췄고 캠핑장은 늪지대로 변모해 아수라장이었다. 결국, 다음 날 공연은 취소됐다. 하늘도 울고, 뮤지션들도 울고, 관객들도 울고, 공연 관계자들도 울었다. 그리고 다음 해 그린데이(Greenday)를 내세운 2회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은 티켓 판매부진으로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06년, 트라이포트가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로 부활했다. 트라이포트에 비즈니스와 레저포트(Business-Port, Leisure-port)를 결합시킨 명칭이었다. 그리고 7년만의 부활의 시작을 알리던 7월28일,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태생부터 비와는 인연이 깊은 모양이다. 악천후로 트라이포트를 아프게 보내야했던 기획사는 태풍에도 끄떡없을 대형 지붕을 마련했다. 그렇게 펜타포트는 진행됐고 관객들도 폭우로 인한 진창을 즐기기 시작했다. 실신직전까지 뮤지션의 무대에 열광하고 진흙 속에서 텀블링을 하고 서로 뒤엉켜 축제를 한껏 즐겼다.


역경 속에서도 열정을 발산하고 즐기는 법을 터득하게 한 펜타포트가 2010년 7월23일부터 25일까지 환경테마 공원인 인천 드림파크에서 열린다. 지난해에는 인천광역시와 공연기획사의 불화로 기획사가 바뀌었고, 원래 공연기획사가 탄생시킨 지산 록 페스티벌과 일정이 겹치는가 하면 라인업도 빈약해 또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엔 꽤 짱짱하다.
영국의 인기밴드 스테레오 포닉스(Stereophonics), ‘브릿 팝의 전설’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의 보컬 이언 브라운(Ian Brown), 후바스탱크(Hoobastank), LCD 사운드시스템(LCD Soundsystem), YB, 김창완밴드, 뜨거운 감자, 강산에 등이 'Pentaport', 'Dream', 'Groove Night', 'Cool Sensation Park' 등 네 개의 스테이지에 오른다. 최종 라인업도 발표됐겠다, “이제 비만 오면 되는건가?”라는 엉뚱하고도 무시무시한 상상을 해본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Jisan Valley Rock Festival 7월30일~8월1일@지산 포레스트 리조트


펜타포트가 부활 4년차를 맞던 2009년, 펜타포트를 주관하던 공연기획사와 인천시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며 페스티벌은 또다시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공연기획사는 인천광역시와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페스티벌을 구상했다. 그것이 바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하 지산)’이다.
지산은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높은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과 연계하며 화려한 아티스트들로 라인업했다. 이에 탄생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조기 예매권이 7분만에 매진사태를 빚을 정도를 사랑받고 있는 지산은 단 2회만에 음악 마니아들의 ‘Must Have' 페스티벌로 거듭났고 뮤지션들에겐 꼭 서고 싶은 꿈의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산고 끝에 탄생해 올해로 2회를 맞은 지산이 경기도 이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7월30일부터 3일간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Go Rock' 'Go Green'을 슬로건으로 음악과 젊음을 찬양하고 자연을 즐기며 환경을 생각하는 록의 향연이다.
본 행사에 앞서 'Vally Bridge 2010@V Hall'이라는 미니 페스티벌을 개최해 지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흥을 더했다. ‘Go Green(4월24일)' 공연에서는 메이트(Mate), 타루(Taru), 才洲少年(재주소년)이 출연해 서정성 짙은 음악을 선사했고 'Go Red(6월26일)'에서는 아트 오브 파티스, 갤럭시 익스프레스, 국카스텐, 문샤이너스, 크라잉 넛이 출연해 열정을 불태웠다.


본 행사에서는 뛰어난 자연과 더불어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에 참석했던 아티스트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일렉트로닉·신스 팝의 전설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를 필두로 트립합 밴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2년 연속 지산의 무대에 오르는 브릿 팝 밴드 뮤즈(Muse), 뱀파이어 미소년과 인간 소녀의 로맨스 <트와일라이트 Twilight>의 삽입곡 ‘Spotlight’로 이름을 알린 뮤트매스(Mutemath), 딥 퍼플의 ‘허시(Hush)’를 리메이크해 이름을 알린 사이키델릭 록 밴드 쿨라 셰이커(Kula Shaker) 등의 해외 아티스트를 비롯해 3호선 버터플라이, 장기하와 얼굴들, 언니네이발관, 국카스텐, 크래시, 서울 전자음악단 등 국내 뮤지션들이 뜨거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우드스탁 2010 Peace at The DMZ 8월6일~8일@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1969년 8월15일, 미국 뉴욕시 외곽에 위치한 화이트 레이크의 막스 야스거 농장에서 ‘3Days of Peace&Music'이라는 구호 아래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다. 3박4일 동안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산타나(Santana),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등 각 장르의 대표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고 50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이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담장을 뛰어넘고 문을 부수고 몰려들었다.
이것이 바로 반전, 평화, 자유 등을 기치로 내세운 우드스탁 페스티벌(Woodstock Festival, 이하 우드스탁)이다. 지난 봄, 우드스탁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1969년 우드스탁을 기획했던 아티 콘펠드(Artie Kornfeld)가 자신의 트위터에 “8월 한국 우드스탁에서 봅시다(See you at woodstock korea artie kornfeld august)”라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가시화됐다.
그리고 2010년 8월, 그것은 현실이 된다. 자유와 평화를 외치는 청춘의 상징이자 전설 우드스탁이 한국에 상륙한다. 'Peace at The DMZ'라고 이름 붙여진 한국판 우드스탁의 창시자 중 하나인 아티 콘펠드가 총괄지휘를 맡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자유와 평화, 평등을 외치는 우드스탁의 한국 상륙은 한국전쟁 60주년과 맞물리며 그 메시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DMZ는 더 이상 반목과 분단의 상징이 아니다. 우드스탁을 통해 DMZ는 화해와 평화, 자유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우드스탁의 라인 업 중 최강은 누가 뭐래도 산타나다. 1969년 우드스탁의 산증인인 산타나의 출연만으로도 한국판 우드스탁은 큰 의미를 지닌다. 산타나를 비롯해 LA메탈의 선두주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키드로(Skid Row), 짐 모리슨(Jim Morrison)이 이끌던 도어스(The Doors)의 원년 멤버들도 만날 수 있다.
이 외에 록 마니아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심플 플랜 (Simple Plan), 마마스 건 (Mamas Gun)와 R&B 댄스계의 흑진주 케리 힐슨 (Keri Hilson), 얼터너티브 록밴드 스마일 엠티 소울 (Smile Empty Soul), 데스 메탈 그룹 데드 바이 웬즈데이 (Dead By Wednesday), 일본의 시애틀 스탠다드 카페(Seattle Standard Cafe) 등의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넥스트, 닥터코어 911, 내귀에 도청장치, 도원경, 타카피, 프로젝트樂,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스토리셀러, 네바다 51, 악퉁, 스포트라이트 등 국내 아티스트들도 무대에 오른다. 메이저와 마이너, 신구의 조화와 소통을 핵심으로 한 라인업은 여전히 추가중이다. 이제 곧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제11회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Busan International Rock Festival 8월6일~8일@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바다와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빛, 발바닥 아래서 포근거리는 백사장, 그리고 무더위를 날려버릴 폭발하는 록 밴드의 공연. 이보다 더 ‘여름’답고 ‘젊은이’다운 것이 또 있을까?
‘바다’ ‘젊음’ ‘사랑’을 기치로 11년째 개최되는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Busan International Rock Festival, 이하 BIRoF)이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꿈의 낙조분수’를 배경으로 열린다. BIRoF는 세계 어디든 오갈 수 있는 통로가 되는 바다,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한 바다를 자원으로 하는 부산의 도시 이미지인 해양성, 개방성, 젊음을 반영한 음악축제다.
세계 뮤지션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음악팬을 열광시키는 동시에 음악 콘텐츠 발굴과 산업 활성화 등을 취지로 탄생한 음악축제 BIRoF는 5개국의 23개 밴드가 참가한다. 아직까지 1차 라인업 밖에 발표되지 않았지만 부활, YB, 크라잉넛, 이한철, 윈디시티, 국카스텐, 피아 등 국내 밴드들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문제는 해외 아티스트들이다. 일본의 논트로포(Nontroppo), 홍콩의 킹리치(King Lychee), 미국의 파이어 하우스(Firehouse), 스웨덴의 메탈 밴드 헌티드(The Haunted) 정도가 참가를 확정했을 뿐이다.
향후, 2, 3차에 걸쳐 발표될 라인업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국제’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가도 무료로 바다와 백사장을 벗 삼아 무대를 즐길 수 있으니 그걸로 됐지 싶기도 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 그리고 앞으로 보다 발전하고 성장해 차세대 대한민국 대표가 될 신인 록밴드들이 함께하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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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50

Blog+Enter 2010.07.12 11:58


blog+enter 쉰 번째 간행물입니다
미국이 독립기념일 주간이어선지 시청률차트가 금요일 오후에나 나왔습니다.
사실, 미국 차트를 빼고 갈까도 생각했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금요일 오후에야 겨우 발행할 수 있었죠.;;;

결승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독일과 아르헨티나 8강전 경기를 보면서 참으로 많은 걸 느꼈습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는 비단, 축구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아르헨티나 선수 4명이 일제히 오프사이드 반칙을 하게하는
독일의 수비는 참으로 감탄스러울 정도였죠.
수비 5명이 서로를 믿고 한마음이어야 만하니..
그 중에 누구 한사람이라도 움직였다면 그 한사람으로 인해 골이 인정되고 말테니까요.
그러니 함께 일하는 이들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 하나는 사고의 전환, 이는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계기로 행해진다는 겁니다.
늘 수비 축구를 펼치던 독일이었습니다.
그들의 경기를 볼 때마다 저 덩치로 어쩌면 저렇게 골 지키는 데만 올인하나 싶었죠.
정교한, 정확한 축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참으로 답답하긴 했던 경기였습니다. 늘. 독일의 경기는.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정말 수비를 잘하는 데 공격이라고 못하겠는가..라는 데
의문을 가지고 사고전환을 하자
경기는 재밌어지고, 수비는 더욱 견고해지고,
공격은 보다 적극적이 됐고, 축구 자체는 보다 정교해졌습니다.
경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정말 악착같이 달리고 수비하고 중뿔나게 공격을 하는 그들을 보며
이제 정말 강팀이 됐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웬만해선 골라인 아웃도 없고 수비수와 공격수가 뒤엉켜 골 직전의 상황에서도
상대방의 신경을 건드리는, 골킥에 어떻게든,
미묘하게라도 영향을 주는 수비가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래저래 아주 작은 것에서도 삶을 배우고
아주 단순한 데서 변혁은 시작되는 듯 합니다.
또 그렇게 저는 조금씩 배우고 성장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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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0일 줄리아 하트 단독공연, The Man of the 3B@상상마당
파워풀 사운드와 소녀적 감성의 절묘한 조화, 빛을 발하다



강력한 연주음과 소녀적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팀명만큼이나 사랑이 넘치는 곡들로 사랑받고 있는 줄리아 하트(Julia Hart)가 지난 5월30일, 상상마당에서 단독공연을 가졌다. 언니네이발관 기타리스트 출신의 정바비(보컬, 기타), 정주식(베이스), 송무곤(기타) 등 줄리아 하트 멤버들은 물론 오프닝을 장식한 ‘게으른 오후’, 1부와 2부를 잇는 국악그룹 ‘IS(아이에스, 이하 IS)’, 스윗소로우의 성진환 그리고 줄리아 하트 공연을 위해 LA로부터 날아온 전 멤버 이원열, 안태준 등이 함께했다. 사진제공_비트볼, 초록이슬(양옥비)

사랑이 넘치는, 연인들의 천국


줄리아 하트 공연의 문을 연 팀은 줄리아 하트의 백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유지혜가 속한 ‘게으른 오후’였다. “줄리아 하트 듣고 자란 세대인데…”라고 키보드 유동석이 말문을 열자 “나이가 비슷하지 않으세요?”라며 지혜가 태클을 걸어온다.
“정바비 씨랑 몇 살 차이죠?”라는 물음에 “2살인가, 3살인가?”라며 뜸을 들이더니 “많을 걸요”란다. 귀여운 반전이다. 지혜의 이상형 등을 물으며 짓궂게도 굴더니 ‘라디오 나이트’ ‘바다’ 등 팀명을 닮은 잔잔한 연주음들과 순수한 보컬이 공명하는 곡들을 선사한다.
본격적인 줄리아 하트의 공연이 시작된다. 서정적이지만 쾌활하고 강력한 사운드에 숨은 설렘이 돋보이는 러브송이 많아선지 연인들이 꽤 눈에 띈다. 하트 모양의 LED에서 친절하게 곡명까지 알려준다.
줄리아 하트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곡은 ‘한국소녀의 겨울’이다. 군데군데 빈 듯 보이던 플로어는 어느 순간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엉덩이를 서로 부딪치며 리듬을 타는가 하면, 어깨를 끌어안거나 팔짱을 끼고, 연인의 무릎에 앉거나 손을 잡고 흔드는 등 연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애정행각(?)이 연출된다. 연인들의 다정함과 사랑이 넘치는 줄리아 하트의 음악이 어우러지며 진풍경을 자아낸다.

공연 테마 : 패러디와 3


이번 공연의 주테마는 ‘패러디’와 ‘3’이다. 이를 잘 반영한 공연 타이틀 ‘The Man of 3B'부터 패러디다. 바비와 주식이 함께 했던 프로젝트 컨트리 밴드 바비빌(Bobbyville)의 앨범 타이틀 명인 <The Man of 3M>을 패러디한 것이다.
“3M이 뭐였더라? Man, Music 그리고 뭐였지?”
바비의 물음에 주식이 답한다. “마음?”
“공연 전에 3B는 무엇일까에 대한 공모를 했었는데, 최민환 님이 주신 의견이 선정됐어요. Bad Boy Bobby?" 플로어에선 함성이 터지고 바비는 “담당자 누구냐”며 분개한다. 공연 포스터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개념의 모 밴드를 패러디한 것이다. 공연 제목과 콘셉트에 잘 어울리는 ‘플랜 B'를 선보인다. 시작부터 강력한 사운드가 터진다.
공연의 주테마인 패러디와 3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TV 프로그램 SBS의 <도전 1000곡>을 패러디한 이벤트 ‘도전 3곡’이 대표적이다. 도전자도 3명, 불러야하는 노래도 3곡이다.
“도전 3곡은 2부에 있으니까 늦어서 공연 못 오는 친구들 있으면 오라고 전해주세요. 저도 못 외우는 가사를 얼마나 잘들 외우는지 한번 봅시다.”
바비의 발언에 웃음이 터진다. 덧붙이자면 공연의 게스트도 3명이다. 이처럼 주테마에 충실한 공연이 또 있을까?

무곤을 위한 러브송, Favorite


‘가장 최근의 꿈’에 이어 무곤의 목소리로 듣는 ‘시모네타’가 유난히 설레고 쑥스럽게 느껴진다. 음담패설을 이르는 일본어 ‘시모네타’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진짜’ 사랑에 빠진 사람마냥 꾸미지 않은 담백한 목소리가 ‘내가 얼마나 너를 좋아하는지 몰랐으면 좋겠어, 하지만 또 알았으면 좋겠다’는 귀여운 마음을 전한다. 내친 김에 내레이션까지 선보인다. 여기저기서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온다.
‘나의 목소리’에 이어 선보이는 ‘Favorite'에 대한 바비의 설명으로 무곤의 목소리가 왜 그다지도 설렜는지를 깨달았다.
“EP <B>에 수록된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무곤 군이 리드 보컬을 하는 노래입니다. 이 친구가 오래된 여자친구가 있어요.”
객석이 웅성거린다. 그 의중을 금방 알아차린 센스 넘치는(?) 바비 “여자친구가 오래 됐다는 얘기가 아니라 사귄 지 오래됐다고요. 여자친구는 아주 싱싱합니다”라고 해명한다.
“이 커플을 보며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든 곡이에요. 저는 결혼식도, 축가도 싫어하지만 그들을 위해 축가로 불러주고 싶어 만든 노래입니다. 근데 앨범 나올 때까지 결혼을 안하고 있네요. 그런데 드디어 지난주에 장인․장모님을 만났답니다.”
객석에서 박수가 터진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과 이제 공식적으로 ‘품절남’이 돼버린 무곤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박수일 터다.
“많이 떨렸어?”라는 바비의 물음에 “긴장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수월했어요. 장인․장모의 ‘Favorit'이 돼 버렸어요”라는 무곤의 애교섞인 대답과 더불어 ‘Favorite’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그녀들, IS 정체(?)를 드러내다


언제나 공연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을 담은 줄리아 하트의 정해진 레파토리가 있으니, 그 이름만으로도 사랑스러운 ‘Baby Baby Baby Baby Baby’다. “이 노래를 위해서는 남자, 여자 아이의 이름이 필요하다”는 바비의 말에 관객석에서 ‘수민’과 ‘서현’이라는 이름이 들린다. 이 노래가 불리는 순간은 서현 공주님과 수민 왕자님이 된다.
“1부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손색이 없는 무대입니다. 여성 3인조 국악그룹 IS를 소개하겠습니다. ‘하얀 마법 속삭임’을 함께 작업했습니다. 제가 다 외웠죠. 오른쪽 끝이 막내 진아.”
바비의 소개에 진아가 나선다.
“제대로 틀리셨네요. 첫째 김진아입니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첫째 진아, 왼쪽 끝에서 거문고를 연주하는 둘째 김선아, 가운데서 해금을 켜는 막내 김민아, 세 자매로 구성된 IS는 한국의 소리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국악그룹이다.
“같이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너무 좋아했는데 저희가 간과한 게 있네요. 저희는 뒷모습만 볼 수 있군요. 누가 기타 좀 쳐주세요.”
바비의 장난스러운 절규를 뒤로 하고 ‘하얀 마법 속삭임’이 연주된다. 앨범으로만 듣던 것보다 훨씬 더 봄바람같다. 동화처럼 맑고 꿈결처럼 간질간질한 보컬과 줄리아 하트가 쏟아내는 강력한 사운드가 한데 어우러진다. 그녀들, 보컬만큼 얼굴도 예쁘다.

써클, S.O.S, 클레오, B급 걸그룹을 기리며


“정규앨범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리메이크 앨범을 준비했는데, 각 멤버별로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해 담았습니다. 리메이크 앨범 수록곡의 콘셉트는 B급 걸그룹입니다. S.E.S나 핑클처럼 유명해지지는 못했지만 사랑스러운, 보도 자본주의에 밀려 실패한 걸그룹이 돼버렸지만 음색만은 A급인 걸그룹의 히트곡을 모았습니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바비. 1998년에 데뷔한 한․중․일 합작 그룹 써클에 대해 멤버 이름(이지현․한보람․시라유키(중국명:바이슈에)․에구치 유카․오가와 아야카)까지 줄줄이 외고 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다섯 소녀가 담긴 앨범 자켓이 선정적이라는데 자켓만 봐서는 이해가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바비의 멘트가 이해를 돕는다.
“앨범 타이틀이 <졸업>인데 뭘 졸업했다는 건지….”
그리고는 가운데 오렌지색 스커트의 여자가 영화 <울랄라 시스터즈>의 유방희로 분했단다. "어우~"라는 플로어의 야유에서야 "제가 그런 게 아니라 찾았다니까요"라고 아무리 손사래를 쳐봐야 소용없다. 이미 속마음은 틀켜벼렸으니.
아! 그녀의 이름은 한보람이다. 그녀들의 히트곡 ‘Sweetest Love'가 파워 팝 편곡으로 재탄생한다. 소녀의 첫사랑이 느껴지는 사랑스러운 감성에 파워풀한 밴드 사운드가 덧칠되니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무곤이 소개하는 걸그룹은 S.O.S다. 왠지 S.E.S의 ‘짝퉁’같은 느낌이지만 애플, 쎄쎄쎄와 함께 19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걸그룹이다. 원조 걸그룹 ‘세또래’와 ‘S.E.S'의 가교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S2 메가히트 사극 <추노>에서 소현세자의 아들을 보호하다 죽은 상궁으로 출연했던 사현진이 S.O.S의 막내다. 그녀들의 ‘처음 느낌 그대로’가 연주된다. 오랜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주식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야간 자율학습이 있던 때였는데 친구가 뛰어오더니 천사가 강림했다는 겁니다. 1999년에 데뷔한 클레오의 멤버인 채은정이 ‘엔젤’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했었죠. 요즘은 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강남 모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무곤의 제보다.
“Hush의 ‘Hush'와 쌍벽을 이룰 정도로…. 집에 가기 싫다는 내용도 나오고….”
드문 드문 말을 잇지 못하는 품새가 하수상하니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러나 했더니 아무래도 이들, 꽤나 외로운 모양이다. 클레오의 ‘Good Time'이 재해석돼 연주된다. 깊게 울리는 베이스가 인상적인 인트로부터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우리의 소리


B급 걸그룹 히트곡의 리메이크 무대로 1부를 마무리 짓고 줄리아 하트가 무대를 내려가자 ‘하얀 마법 속삭임’ 때 함께 했던 IS가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을 들고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여리지만 강단 있는 가야금, 깊고 중후한 거문고, 비장함이 깃든 해금 가락을 타고 ‘백만 송이 장미’가 연주된다. 전통 현악 음에 맞춰 스타카토가 명확한 창법을 구사하는 세 자매의 화음이 곱다.
“줄리아 하트 공연에 오를 수 있어서 기쁘고, 우리의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돼 고마워요. 우리 소리가 어떤가요?”
“좋아요”라는 환호성이 터진다.
“하얀 마법 속삭임 피처링하면서 친해졌는데 가사 외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피처링하면서 여자 팬분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했어요. 저희는 오빠들을 해치지 않아요. 줄리아 하트는 소녀적 감성과 재치, 솔직함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비트볼 사장님도 너무 좋으시고…”
줄리아 하트의 매력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난데없는 사장님 찬양까지 쏟아내는 세 자매다. 두 번째 곡은 SG워너비의 ‘라라라’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노래한 여린 감성의 가사와 영롱한 가야금, 중후하지만 경쾌하게 울리는 거문고, 비장하지만 익살스러운 해금 가락이 곡에 흥을 더한다. 새삼, 우리의 소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스윗소로우의 성진환, 줄리아 하트의 팬 인증하다


“의도한 건 아닌데 저희가 신호등이네요.”
2부의 막이 오르고 등장한 세 사람의 의상, 주식의 빨간 티셔츠와 바비의 노란 티셔츠, 무곤의 녹색 티셔츠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객석 어디선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이는데”라는 의혹이 터진다. 지금도 친하지만 앞으로도 더 친해지고 싶다는 스윗소로우 진환과의 ‘Miss Chocolate' 합동무대로 2부의 막이 올랐다.
“공공연히 줄리아 하트의 팬임을 자처했었는데 비웃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에 바비가 “진환 군이 라디오에서 저희 음악 틀어줄 때마다 마음이 느껴졌어요. 저작권 협회로부터요”라는 우스갯소리로 대꾸한다.
“제가 원래는 남성스러운 곡을 좋아했는데 줄리아 하트 음악에 푹 빠지면서 소녀적 감성에도 심취했어요. 이제 ‘간지럽게’ 같은 곡도 마음으로 부르게 됐어요. 오죽하면 ‘포근해’라는 노래까지 만들었겠어요.”
민트페이퍼의 프로젝트 앨범 3집 <Life>에 수록된 ‘포근해’는 세렝게티와 함께였다.
“원곡은 대륙적이고 유기농적인 느낌이 강한데 팝으로 편곡하니 핑크색 폴라 티셔츠를 입은 복합생의 느낌이랄까요?”
바비의 설명에 200% 이해가 된다. 바비는 진정 표현의 제왕이다.
“편곡을 너무 잘해주셔서 원곡보다 낫다고 멤버들에게 핀잔을 들었어요. ‘포근해’는 늦잠 자고 싶은 날, 이불 속에서 느끼는…”
진환이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바비가 나선다. “설마 혼자는 아니지?”
아무래도 외로움과 고독으로 꽉 들어찬 것처럼 보이는 바비의 발언을 뒤로 하고 간질간질한 ‘포근해’가 연주된다. 바비가 주창하는 ‘복학생 정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음악에서는 좀체 만나기 힘든 섬세하고 감미로운 러브송이다.

도전 3곡, 줄리아 하트의 광팬들 무대에 오르다


드디어 <도전 1000곡>을 패러디한 ‘도전 3곡’ 이벤트가 진행됐다. 진행자로는 전 멤버 원열이, 심사위원으로는 드러머 태준이 나섰다. 큰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여하느라 LA에 있다가 공연 날 새벽 5시에야 인천공항에 도착한 원열의 축하곡은 ‘다시는 이원열과 마시지 않겠다’다.
밤새 연습하다가 밥을 먹으면서도 흥얼거리니 원열의 아버지가 밖에서 뭘 하고 다니냐며 걱정하셨다는 그 노래다. 익살맞고 위트가 넘치는 컨트리 풍의 ‘다시는 이원열과 마시지 않겠다’의 다시는 마시지 않을 것은 사실, ‘커피’다. 곡만큼이나 개구지다.
“바비도 공연 중에 가사 잘 틀리는데 팬들은 안틀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제 몸상태가 새벽 4~5시니 버벅거려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미리 선곡한 줄리아 하트의 히트곡 12개를 제비뽑기를 통해 선정해 가사가 틀리지 않고 1절까지 부르면 성공이다. 한 사람이 3곡을 성공해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선물은 멤버들이 손수 준비한 멤버별 컴필레이션 음반과 초콜릿, 그리고 원열이 번역한 제임스 엘로이의 <내 어둠의 근원>이다. 넉살을 피우는 원열 옆에는 도끼눈을 뜬 심사위원 태준이 실로폰을 노려보고 있다.
첫 도전자부터 강적이다. ‘영원의 단면’ ‘실용 스페인어’ ‘돌아와’를 막힘없이 불러 성공한다. 두 번째 도전자는 첫 곡부터 피하고 싶다던 ‘빗방울보들’이 나오면서 험난한 도전을 예고했다. 피하고 싶다고 했으니 다시 한번 뽑자는 바비의 제안에 다시 뽑은 곡은 ‘넘쳐나는 인생’, 가사가 한두 글자씩 틀리며 불안불안하더니 사정없는 태준의 실로폰 소리가 울려퍼진다.
세 번째 여성 도전자는 ‘꿈 열흘밤’ ‘문학선생님’ ‘빗방울보들’을 성공해 선물을 품에 안고 남자친구의 품으로 돌아갔다. 남은 선물이 아쉬워 불러올린 네 번째 남성 도전자, 바비를 흑기사로 내세워 첫 곡 ‘펭귄을 기른다는 것’을 성공했지만 두 번째 곡인 ‘Miss Chocolate'은 실패했다.
이렇게 도전 3곡을 마친 후, 원열과 태준이 함께하는 ‘가벼운 숨결’을 마지막으로 줄리아 하트의 ‘The Man of 3B'는 막을 내렸다.

당연하게 ‘앵콜~’


당연하게도 앵콜이 터져나온다. 잠시 후, 무대에 오른 바비의 “다리 아프시죠?”라는 물음에 역시 당연하다는 듯 “네~”라는 대답이 터져 나온다. 줄리아 하트만큼이나 솔직하고 쿨한 팬들이 아닐 수 없다.
앵콜곡인 ‘돌아와’와 '넘쳐나는 인생’의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원열과 태준은 플로어로 내려와 팬들과 동참했고, 진환은 빨간 우산을 들고 무대에 합류한다. 오프닝과 본공연, 1부와 2부 사이의 텀이 긴 것이 아쉽고, 이리도 좋은 공연을 보다 많은 이들이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마음 속으로 외친다. 당연하게 ‘앵콜~’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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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Mint Life 2010 봄, 나의 아름다운 라이브 위크엔드


전날까지 비가 추적거리고, 스산한 삭풍이 불더니 5월1일, 2일은 말 그대로 화창한 봄날이었다. 고양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에서 ‘Beautiful Mint Life 2010(이하 뷰민라)'이 첫선을 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이미 40일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량이 매진된 뷰민라는 가을에 개최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이하 GMF)의 봄 버전이다.
GMF가 있을 가을을 기다리기는 멀고, 봄의 기운이 가슴을 설레게 할 즈음, ‘작은 봄소풍’ ‘소박하지만 감성적인 어쿠스틱 음악’ ‘꽃이 만발한 계절의 친환경 페스티벌’ 뷰민라는 시작됐다. 이틀 동안 러빙 포레스트 가든(Loving Forest Garden)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café Blossom House)를 오가며 음악에 열광했던 그 현장은 봄날의 햇살만큼 훈훈했다.(사진제공:민트페이퍼 www.mintpaper.com)

기쁨충만 S#1. 홍대 신에서 가장 잘나가는 뮤지션들 총집합


9와 숫자들, 10cm, 김윤아, 노리플라이(No Reply), 데이브레이크(Daybreak), 뎁(Deb), 루싸이트 토끼, 루시드폴(Lucid Fall), 메이트(Mate), 몽니, 박주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시와, 양양, 오소영, 옥상달빛, 이아립, 이지형, 이한철, 조규찬, 좋아서하는 밴드, 줄리아하트(Julia Hart), 짙은, 파니핑크(Fanny Pink), 페퍼톤스(Peppertones), 허클베리핀(Huckleberry Finn, 이상 가나다순) 등 공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의 이름만으로도 쟁쟁하다.
뷰민라는 클럽 마니아들의 추천에 의해 선별된 밴드들의 공연이니 만큼, 최근 홍대에서 각광받는 팀들을 한 날,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이 사실만으로도 즐거운 이틀간의 페스티벌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축복이다.
뮤지션별로 30~60분 동안 공연시간이 정해져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긴 했지만 곧바로 다른 팀이 그 허전함을 채워주니 음악으로 인한 봄날의 감성은 이틀 내내 충만했다.

기쁨충만 S#2. 인디 신 1세대와의 반가운 재회 그리고 반가운 얼굴들


뷰민라의 기쁨 중 하나는 1993년 인디 신의 태동을 함께 했던 1세대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팀 전체는 아니었지만 자우림의 김윤아가 5월1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무대에는 김윤아만 올랐지만, 객석에는 이선규(리더, 기타), 구태훈(드럼), 김진만(베이스)이 자리했다.
새 앨범 >315360>을 발표한 후 첫 라이브 무대에 오른 김윤아는 ‘도쿄블루스’ ‘에뜨왈드’ ‘Going Home' 등을 선보였다. 허무함을 극대화시키는 목소리로 전해지는 여전히 매혹적인 음악과 곰살맞은 그녀의 멘트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프린스 MJ'에게만 들려준다는 자장가를 앵콜곡으로 한껏 들떴던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누구나 가슴 깊이 숨겨둔 음울함을 끌어내 다독이고 위로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허클베리핀도 뷰민라 둘째 날 무대에 올랐다. 사운드도, 보컬도 여전히 강한 이들의 무대는 언제 터질지 모를 사운드의 연속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다. 허클베리 핀은 현재 작업중인 5집 앨범은 좀 더 록적인 음악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뷰민라의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은 조규찬과 루시드폴이다. 페스티벌에 처녀 출연한 조규찬은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선곡과 특유의 입담으로 봄 페스티벌에 완벽 적응했다. 오랜만에 페스티벌에 얼굴을 내민 루시드폴은 뷰민라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틀 동안을 꼬박 들뜨고 불타오르던 감정을 다독이고 추스르기에 충분한 루시드폴을 페스티벌의 마지막에 배치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쁨충만 S#3. 봄날을 만끽하다


“봄이 오긴 오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던 날씨가, 뷰민라가 열린 5월1일, 2일에는 완벽하게 봄인 온 것을 알렸다.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 그리고 봄을 축복하는 소박한 음악들. 뷰민라의 핵심 콘셉트 중 하나는 피크닉이다.
이미 주최사인 민트페이퍼 홈페이지(www.minpaper.com)를 통해 콘셉트와 준비사항을 소통한 관객들은 도시락, 돗자리, 담요, 양산, 기타 등을 구비하고 공연장에 들어섰다. 공연장과 공연장 사이에 위치한 잔디 위에는 자리를 깔고 편안한 자세로 무대를 관람하는 이들이 넘쳐났다.
젊은 연인들 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이들도 눈에 띄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따스한 햇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바람 그리고 기분 좋은 이들과의 만남 등으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기쁨충만 S#4. 환경을 생각하다

뷰민라의 핵심적인 콘셉트 중 하나는 환경이다. ‘Balance our eARTh’라는 기치 하에 공연장 내부에는 분리수거, 개인 컵 혹은 텀블러 이용,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캠페인이 진행돼 뷰민라는 친환경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입장할 때 받은 ‘인포메이션 목걸이’에는 스탬프를 받을 수 있게 돼 있어 재활용기 도시락 준비, 분리수거, 개인용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 현장 리서치 참여 등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을 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 채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날 환경 캠페인에는 뮤지션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노리플라이의 정욱재, 권순관, 시와, 이지형, 이한철, 정지찬, 박원, 좋아서하는 밴드, 양양, 두 번째 달 김정범, 나루 등이 분리수거, 스탬프 찍어주기 등을 도왔다.

일장일단 S#1. 명확한 기획의도


‘봄날’ ‘작은 소풍’ ‘환경’ ‘민트페이퍼의 소품집’ 등에 초점을 맞춘 기획의도에 매우 명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공연이었다. 뮤지션들의 곡 선곡도 소박하고, 봄날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위주로 했다. 이처럼 명확한 기획의도 하에 공연을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다. 명확한 기획의도 아래 봄날의 소풍 혹은 소품집을 연상시키는 음악을 위주로 공연하다보니 밴드 본연의 음악과 괴리가 생기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잔잔해서 좋죠? 저희가 원래는 파티밴드인데 오늘은 진정하고 왔다”라거나 “한여름의 달리는 열정보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같은 공연으로 꾸려볼까 합니다” “원래는 하드코어인데 오늘은 오붓한 공연을 위해 차분한 곡들을 준비했습니다” 등의 멘트를 종종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새로운 모습도 신선했지만, 진면목 볼 수 없는 아쉬움도 아예 떨칠 수는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획의도가 명확한 데 대한 만족도가, 아쉬움보다는 훨씬 크다. 만 배쯤.

일장일단 S#2. 바로 옆에 있는 공연장


공연이 있었던 두 스테이지, 러빙 포레스트 가든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한 곳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으로 옮겨가는 데 몇십 걸음이면 될 정도였다. 다양한 공연을 즐기기에, 그리고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한쪽 스테이지에서 공연중일 때, 다른 한쪽 스테이지에서는 악기 튜닝과 리허설이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음악이 섞이거나 공연을 즐기는 데 잡음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민성과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전리품 S#1. 마음에 드는 밴드 몇 팀의 CD


공연도, 소풍도, 봄날을 만끽하는 것도 매우 즐거웠지만 공연을 보다 마음에 드는 밴드를 발견하면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 뒤쪽에 준비된 민트샵으로 달려가 음반들을 구입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홍대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들이 모인 뷰민라가 아니라면 누릴 수 없는 행운이다. 필자는 이날, 짙은의 >짙은>과 몽니의 >This Moment> 그리고 10cm·나루·데이브레이크·세렝게티·오지은·옥상달빛·이아립·좋아서하는 밴드 등이 참여한 >Life> 앨범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전리품 S#2. 친근하게 조금은 설레며 뮤지션을 만나다


이한철, 데이브레이크, 노리플라이,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옥상달빛, 개그우먼 박지선, 소풍을 온 칵스(The Koxx)까지. 무대뿐 아니라 공연장 곳곳에서도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금은 설레며, 그리고 또 조금은 친근하게 사진을 찍고 음식을 나눠 먹고 분리수거에 동참하는 뮤지션들과의 만남은 뷰민라 최고의 전리품이 아닐 수 없다.

전리품 S#3. 오글 멘트의 향연


이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감성적이고 조신한 멘트를 하던 이들이던가. 물론 원래 그런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름다운 밤이에요” “여러분들의 웃음보다 화창한 날씨…”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 공연하는 제 꿈을 이뤘어요” 등등 본인들도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멘트 왜이래?”라고 쑥스러워할 정도로 아름다운(?) 멘트들이 난무했다. 이같은 오글 멘트의 향연은 봄날이기에, 그리고 뷰민라이기에 가능했지 싶다.

전리품 S#4. 이름 모를 님의 ‘오픈 다이어리’


많은 이들, 코드와 취향이 맞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는 낯선 이들과의 소통도 즐겁다. 김윤아의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저기요.” 누군가의 부름에 돌아보니 이름 모를 앳된 여자 분이 커버에 ‘open_dairy_test'라고 적힌 인쇄물을 내민다.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요.” 당시에는 공연에 몰두하느라 감사의 인사로 끝냈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페퍼톤스를 사랑하는, 그리고 소규모 음악매거진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최민정님이었다. 마지막장의 ‘냄비받침으로라도 쓰세요’라는 귀여운 멘트에 뷰민라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진다.

전리품 S#5. 그 후로도 오랫동안


5월1일 마지막 공연이었던 김윤아, 그리고 5월2일의 마지막 공연이자 뷰민라의 최종무대였던 루시드폴의 공연이 끝난 후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 들뜬 기분과 아쉬움을 달래준 밴드가 있었으니 ‘언제, 어디서나 판을 벌리면 공연장이 된다’는 좋아서하는 밴드다.
좋아서하는 밴드는 연이틀, 공연이 끝난 후 출구 쪽에 자리를 잡고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이틀 내내 열정적이었던 만큼 허탈감과 아쉬움이 컸던 관객들에게 좋아서하는 밴드는 여흥을 돋우며 뷰민라의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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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42

Blog+Enter 2010.05.13 21:39


blog+enter 마흔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Blog+Enter 42호입니다.
지난 호에서 미리 말씀드렸듯,
5월1일, 2일에 있었던 Beautiful Mint Life 2010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MBC 파업이 준 뜻밖의 여유,
뉴스데스크와 드라마 사이에 방송되는 <포토에세이 향수>와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
[ Blog+Enter Vol.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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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40

Blog+Enter 2010.04.29 13:30


blog+enter 마흔 번째 간행물입니다
이번 호에는 1993년, 1994년부터 홍대 라이브 클럽무대를 지키고 있는
홍대 1세대 밴드를 정리했습니다.
무려 15~17년 동안 밴드명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밴드 10팀을 추려 정리했습니다.
이런 팀들이 좀 많이 생겨나야할텐데요...

이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적 있지만...사회전반적으로 만연하고 있는
조루증이 참으로 심각하지 말입니다.
지나치게 쉽게 포기하고, 금방 지치고...

5월을 목전에 두고도 초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음울함이 지속되고 있다는데...
아무래도 지구의 상태가 좀 이상하긴 한 모양입니다.
지구는 소중한데 말입죠^^;;;

여튼...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추운 날씨에도 파이팅!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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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건재한 홍대 1세대, 그들의 현재진행형
 

현재 음악 프로그램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샤이니의 태민, 아이유, 티아라의 지연, f(x) 에프엑스 루나가 태어나던 1993년, f(x)의 설리와 크리스탈, 카라의 강지영, 2ne1의 공민지, 유키스의 동호가 세상을 빛을 보던 1994년부터 지금까지 주말이면 홍대 클럽에서는 크고 작은 공연들이 열리고 있다.
홍대 인디신(1993년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그 호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단어를 대체할만한 적절한 것도 찾지 못했다)은 탄생과 더불어 부침을 반복했고, 많은 밴드들이 피고 졌다.
배가 고프고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그립던 골방시절이 있었다. 가능성있는 밴드들이 넘쳐나며 주목받던 르네상스도 겪었다. 이처럼 부침을 겪으면서 족적도 없이 사라진 팀도 있고, 초기 멤버들과 헤어져 각자의 혹은 마음에 맞는 이들과 밴드를 꾸려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결같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는 팀들도 있다. 적지만, 분명 없지는 않다.
여기 그들이 있다. 암울기부터 르네상스를 겪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파고(波高)를 견뎠다.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혹은 이상향이 되기도 하는 홍대신(Scene)의 효시격의 밴드 열 팀이다. 같은 이름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밴드만 추렸으며, 데뷔앨범 발매 순으로 소개한다. 멤버의 교체와 사고 등의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홍대 공연가(家)를 지키고 있는 그들은 홍대 문화의 큰형님들이며, 그들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출처|각 뮤지션 음반, 공연 홍보물, 공식사이트

현기증이 일 정도로 여리고 몽환적인, 언니네이발관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알려진대로 ‘언니네이발관’은 리더 이석원이 고교시절 대여했던 일본 성인영화의 제목이다. PC통신 시절, 하이텔의 ‘메탈동’의 회원으로 활동하던 중 메탈 이외의 음악을 들어보고자 동호회 내에 만들어졌던 ‘모소모(모던 록 소모임)’ 회원 이석원을 주축으로 결성한 밴드다. 모소모는 언니네이발관 뿐 아니라 델리 스파이스, 코스모스 등 걸출한 밴드를 배출하기도 했다.
음악 감상, 토론 등 모던 록에 흠뻑 빠져있던 시절, 이석원은 KBS FM <전영혁의 음악세계>라는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던 록 음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자신을 ‘언니네이발관’이라는 밴드의 리더라고 소개했다. 이것이 언니네이발관의 창단 계기가 됐다. 1994년 여름의 일이다.
결국 이석원은 실체도 없는 ‘언니네이발관’을 결성했고, 정대욱(정바비, 현 줄리아하트 보컬), 윤준호(현 델리 스파이스 베이스), 류한길, 윤병주(전 노이즈가든 멤버, 현 로다운30)와 함께 밴드를 창단해 1996년 <비둘기는 하늘의 쥐>라는 데뷔앨범을 발매했다. 풍부한 사운드와 여린 감성, 듣고 있자면 현기증이 일 정도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모던록 밴드 ‘언니네이발관’의 시발점이었다.
데뷔앨범으로 각광받으며 홍대 라이브 무대를 오르내리다 2년여만인 1999년 2집 <후일담>을 발매했다. 류한길, 유병주가 탈퇴하고 노이즈 가든의 베이스이자 엔지니어였던 이상문, 드럼 김태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탈진할 정도의 고민과 멤버간의 극단적인 갈등 끝에 발매된 2집을 끝으로 이들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이석원은 이런저런 회사를 다녔다. 2년 후, 3집 앨범 <꿈의 팝송>을 출시하기 전까지.
3집 앨범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아직도 나를 기억하냐고 묻는 이석원을 비롯한 이능룡(기타), 정무진(베이스), 전대정(드럼)에게 팬들은 그들의 음악에 열광하는 것으로 대답했다. 멤버 교체가 잦던 언니네이발관은 이 멤버 그대로 4집 앨범 <순간을 믿어요(2004년)>를 발표하기도 했다.
재즈를 꿈꾸던 정무진이 탈퇴해 더 캔버스(The Canvas)를 결성하고 이석원·이능룡·전대정은 뿔뿔이 흩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 이석원·이능룡·전대정이 다시 뭉쳤고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4년만에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를 출시했다. 언니네이발관 음악의 정수라 일컬어지는 이 앨범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 최우수 모던 록 음반과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학축제, 행상 등의 공연을 줄이고 큰 공연에 몰두하겠다고 발표한 그들은 현재 5월29일, 30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열릴 콘서트 ‘봄의 팝송’ 준비에 한창이다.

소년의 감성으로 현실을 직시하다, 델리 스파이스


델리 스파이스(Deli Spice)는 하이텔 메탈동의 소모임 ‘모소모’가 배출한 대표격인 모던 록 밴드다. 1995에 창단했고, 김민규(기타, 보컬)를 주축으로 언니네이발관 창단멤버였던 윤준호(베이스)와 이승기(키보드)·오인록(드럼)이 구성원이었다. 1997년 밴드명과 동명의 데뷔앨범 <Deli Spice>를 발표했고, 이 앨범 수록곡인 ‘챠우챠우’가 이나영·조승우 주연의 2002년작 영화 <후아유>에 OST로 쓰이면서 이름을 알렸다.
수줍은 소년의 감성으로, 하지만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성숙한 음악과 겉치레 없이 솔직한 연주를 선사하는 델리 스파이스는 따뜻하면서도 힘있는 아날로그 감성을 소유한 밴드다. 데뷔와 동시에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들의 음악은 흔들림 없이 진중했고, 팬들은 물론 미디어·평단에서 내리는 그들에 대한 평가 역시 일관되게 ‘긍정적’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동료 밴드들이 스러져 가거나 매체 혹은 대중에게 휘둘리는 사이에도 그들의 행보는 인디 신을 이끌어 가기에 충분했다. 드러머가 최재혁으로 교체된 후 발표한 2집 <Welcome To the Delihouse(1999년)>부터 3집 <슬프지만 진실(2000년)>, 4집 <DRRRR!(2001년)>, 5집 <Espresso(2003년)>까지 1년 단위로 꾸준히 앨범을 발매했고 라이브 활동도 활발했다.
특히, 5집 <Espresso>의 수록곡 ‘고백’은 데뷔앨범의 ‘챠우챠우’와 더불어 두고두고 회자되고 불려지는 명곡 중 하나다. 이들은 델리 스파이스 외의 음악적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민규는 1998년 EP앨범 <달에서의 9년>을 발매하면서 ‘스위트피’라는 솔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5년, 윤준호와 최재혁은 오메가3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 데뷔앨범 <Alpah Beat>를 발매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스위트피, 오메가3로 각자 활동해하던 세 멤버가 뭉쳐 내놓은 6집 <BomBom>. 5집의 ‘고백’과 1집의 ‘챠우챠우’를 절충한 듯한 ‘Missing You’ 등 팀과 멤버들의 개성을 고루 살린 12곡을 담았다. 인디밴드에게는 꽤 잦은 멤버 교체도 없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2006년 6집 발매 후 현재까지 솔로 프로젝트로, 오메가3로 각자 활동 중이다. 한데 뭉친 그들의 귀환을 그리는 팬들의 글과 열망이 넘쳐나고 있으니 곧 그들의 활동도 재개하기를 바라본다.

음악 천재들의 아주 유쾌한 조합, 자우림


분명, 인디 신의 밴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대중적인 록밴드로 설명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결성은 1997년이었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멤버들은 초코크림 롤스(이선규, 김진만), 풀카운트(구태훈, 김윤아), 우드차일드(김윤아)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재 자우림의 기타리스트이자 리더인 이선규와 베이스 김진만은 1995년, 초코크림 롤스를 결성하고 보컬을 물색 중이었다. 김윤아와의 인연은 김진만이 PC통신 나우누리 음악발표회에 참가해, 김윤아가 보컬로 있는 우드차일드의 객원 베이시스트로 무대에 서게 되면서 시작됐다. 솔로를 준비중이던 김윤아를 설득했고, 팀명을 ‘미운오리’로 바꿔 클럽 블루데빌의 무대에 올랐다. Boxing Helena, 일탈, 미안해 널 미워해, 어른아이 등이 이 시절에 만들어진 곡들이다.
초코크림 롤스 시절부터 객원드러머로 함께 했던 이상엽이 밴드를 그만두게 되면서 팀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드라마틱하게 재머스에서 만나게 된 구태훈은 이들의 음악에 빠져들어 팀원으로 합류했다. 그렇게 견고해진 미운오리는 1997년 황인뢰PD의 영화 감독 입봉작 <꽃을 든 남자>를 만나면서 일약 유명인사로 탈바꿈했다.
‘Hey Hey Hey'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1위 후보로 거론되고, 그들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기록했다. 이에 그들은 팀명을 ’자우림’으로 바꾸고 데뷔앨범 <Purple Heart>를 발매했다. IMF시절이었음에도 앨범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라이브 공연은 연속 매진사태가 벌어졌다. 메인 스트림으로 올라선 그들에게 ‘반짝’하다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들은 데뷔앨범에 이어 <戀人> <The Wonderland> <04> <All You Need is Love> <Ashes To Ashes> <Ruby Sapphire Diamond>로 이어지는 정규앨범은 물론 2.5집 <B定規作業(비정규작업)>, 5.5집 <靑春禮瓚(청춘예찬)>, 그리고 영화·CF에 수록된 수많은 싱글을 ‘자우림’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보컬 김윤아는 솔로 앨범을 발매하면서 음악적 갈증을 해갈했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2001년에 발매된 <Shadow of Your Smile>이었다. 이 후로 <유리가면(2004)>을 출시하기도 했던 김윤아는 2010년 4월, 솔로 3집 앨범 <도쿄 블루스>를 발매했다. 따로 또 같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은 자우림이다.

거침없이 포효하는 악동들, 크라잉 넛


1980년대 초반, ‘동네친구’로 만난 박윤식(보컬), 이상면(기타), 한경록(베이스), 이상혁(드럼), 김인수(키보드)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드럭’의 오디션을 거쳐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을 보게 된 계기는 ‘도발’ 혹은 ‘깽판’에 가까웠다.
드럭에서 개최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1주년 추모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커트 코베인이 그랬던 것처럼 무대에서 기타를 집어던지자 객석에서 음악을 듣던 네 사람(김인수는 나중에 합류했다)은 느닷없이 악기와 앰프를 때려 부수고, 맥주캔 더미로 몸을 날렸다. 이후로 클럽 안은 열기와 광기로 넘쳐났다.
그렇게 오디션 결과 드럭의 무대에 오른 크라잉 넛은 결성시기로만 따지자면 선두격에 해당하는 밴드다. 호두과자를 사느라 버스비를 탕진(?)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다 떠올린 이름이 ‘크라잉 넛’이다.
현실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아 거침없이 포효하는 듯한 크라잉 넛의 음악은 ‘악동’이라는 별칭을 선사했고,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데뷔 앨범은 결성에 비하면 다소 늦은 1998년 <말 달리자>였다. 이 앨범에 수록돼 현재까지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한국 펑크 록의 대표곡으로 꼽히고 있는 ‘말 달리자’는 원래 옐로키친과 함께 한 스플릿 앨범 <Our Nation 1>에 먼저 수록돼 알려졌다.
복잡하지 않지만 강렬한 펑크 멜로디와 연주, 단순하지만 파괴적인 가사, 거침없는 보컬 등으로 젊은이들을 광란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하던 크라잉 넛은 데뷔 앨범부터 1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작했다.
데뷔 앨범에 이어 2집 <서커스 매직 유랑단(1999)>, 3집 <하수연가(2001)>, 4집 <고물 라디오(2002)>, 5집 <OK목장의 젖소(2006)>, 6집 <불편한 파티(2009)>까지 크라잉 넛의 질주는 끝없이 지속되고 있다. 영화 <이소룡을 찾아라> <신라의 달밤> <좋지 아니한가> 등의 OST에도 참여했다. 데뷔곡처럼 달리고, 또 달리는 그들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악동들의 지속적인 행보와 더불어 그들은 음악적 성숙과 정교함을 갖추기 시작했다. 무작정 ‘말 달리자’ ‘닥쳐’ ‘내 말 들어’라고 펑크 그대로의 모습으로 윽박지르고 포효하던 크라잉 넛의 음악은 해를 거듭하면서 레게, 폴카, 보사노바, 컨트리, 스카, 소프트 록 등 다양한 사운드와 믹스&매치(Mix&Match)되며 대중에게 다가갔다.
불편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소리를 질러대는, 마냥 악동으로만 머물지 않고 음악적 성숙과 더불어 대중적 인지도까지 높여간 크라잉 넛은 지난 4월23일, 결성 15주년 기념 콘서트 ‘15주년 표류기’를 성황리에 마쳤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크라잉 넛으로, 홍대 클럽의 무대를 가로지르는 것이 꿈이라는 그들의 음악 인생극장의 2막이 오른 셈이다.

인디 록계의 숨겨진 보물, 코코어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멤버 이우성이 1995년, 결성한 ‘버거킹’으로 홍대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드럭에서 너바나의 노래를 즐겨 연주하고 노래했던 버거킹은 1996년, 드럭을 떠나, 후일 ‘모던 록의 성지’로 명명되던 클럽 스팽글에서 공연을 시작하면서 ‘코코어(Cocore)’로 개명했다. 1997년의 일이다.
이우성·황명수·김재권·정용문으로 구성된 코코어는 1998년, 데뷔앨범 <Oder>를 출시했다. 태생부터 ‘너바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던 코코어는 인상적인 기타 인트로와 강한 보컬이 돋보이는 그런지 사운드와 얼터너티브 록의 진수를 선사하곤 했다.
1999년 카바레에서 제작한 EP <고엽제>를 통해 이우성과 더불어 황명수의 보컬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이우성과 황명수라는 두 명의 메인 보컬과 송라이터를 가진 밴드로 거듭났다. 이후로 2집 <Boyish(2000)>, 3집 <Super Stars(2003)>가 발매됐고 정체기를 맞았다.
사실, 정체기라기보다 휴지기 혹은 해체 수순이라는 말이 옳다고들 말했다. 이같은 와중에 속옷밴드의 해체와 동시에 영입된 드러머 정지완의 합류로 4집 <Fire, Dance with Me(2006)>가 발매됐다. 코코어에게 4집은 꽤 안타깝기도, 의미가 있기도 한 앨범이었다. ‘해체’ 소문이 있던 중에 출시된 앨범이었고, 멤버 각자가 개인 작업을 통해 완성한 24개의 노래가 2개의 CD에 담겼다.
탐미, 쾌락, 일탈, 초현실, 낭만, 추억, 유희 등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정리하기도 힘든 그들의 음악 정체성이 고스란히 펼쳐졌다. 이에 세간에서는 멤버들 간의 불화가 심화된 것이 아니냐 혹은 ‘해체’를 기리는 음반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에게 4집은, 그 전의 음악을 정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정체기에 안녕을 고하고, 영입가 동시에 탈퇴 의사를 보이며 겉돌던 드럼이 정지완의 합류로 견고해졌다.
명확하게 ‘해체’라는 말도 없이 3년을 침묵하는 듯 보였지만, 그들은 꾸준히 라이브 활동을 하며 앨범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5집 앨범 작업은 2009년에나 세상에 발표됐고, 5집 <Relax>를 통해 건재함을 알렸다. 2007년부터 준비했고 수차례의 방향전환 끝에 만들어진 앨범이다. 진흙탕같은 현실 속에서 ‘휴식’이라는 이상향을 꿈꾸는 듯한 얼터너티브 록 넘버가 그득하다.
자신들만의 음악만을 고집하고 갈라지기만 하던 이들은, 5집 앨범에 보다 배려하고 공명하려는 노력을 담았다. 콘셉트를 공유하고, 그에 맞는 조율도 자연스러워졌다. 그렇게 코코어의 음악이 만들어졌고, 인디 록의 숨겨진 보물은 이제 발굴될 때가 된 듯 보인다.

가슴 밑단의 음울함을 위로하는 허클베리 핀


과격함과 서정성, 단순·반복과 변화 등 모순되는 요소들이 묘하게 어우러지고 있는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의 음악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때로는 그런지하고 때로는 몽환적이며, 때로는 포크였다가 때로는 펑크이기도 하다.
1997년, 이기용을 주축으로 창단돼 남상아(현 3호선 버터플라이 보컬), 김상우(전 3호선 버터블라이 드럼)가 1998년 1집 <18일의 수요일>을 발매했다. 싸이키델릭한 그런지 계열의 밴드로 각인됐던 허클베리 핀은 남상아의 탈퇴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게 된다.
치열함과 허탈감이라는 상반된 감성이 뒤얽히며 묘한 감성을 노래하던 허클베리 핀은 새로운 보컬 이소영과 펑크 록 밴드 ‘껌’의 베이스 김원구, 허벅지 밴드의 드러머 김윤태가 합류한 후 2001년 2집 <나를 닮은 사내>를 발표했다. 2집부터 이기용(기타, 보컬), 이소영(보컬, 기타), 김윤태(드럼) 체제를 완성했다.
이후로 3집 <올랭피오의 별(2004)>, 싱글앨범 <그들이 온다(2007)>까지 허클베리 핀은 절망, 분노, 쓸쓸함, 환멸, 살해 등 음울한 감성을 몸부림이나 강렬한 음색이 아닌 허탈에 가까운 감성으로 표현한다.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두고 있을 음울함을 끌어내 다독이고 위로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느낌이다. 특히, 3집 <올랭피오의 별>은 ‘허클베리 핀 음악의 결정판’이라고 스스로 평가했고,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중 하나로 선정되며 ‘자타공인’ 허클베리 핀의 대표 앨범이 됐다.
허클베리 핀의 리더 이기용은 솔로 프로젝트 스왈로(Swallow)로 1집 <Sun Insane(2004)>, 2집 <Aresco(2005)>, 3집 <It(2009)>을 발표한 바 있다. 허클베리 핀의 음악보다 한층 가라앉은 쓸쓸함이 지배적인 정서로, 최소화된 어쿠스틱 사운드에 흐느끼는 감성과 가사가 특징이다.
그리고 2007년 발매된 4집 <환상…나의 환멸>은 보다 강렬한 연주와 보컬, 감정 표현이 담겼다. 이기용을 비롯한 연주는 사나워졌고, 이기용의 음울한 보컬에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덧칠됐으며, 이소영의 보컬은 보다 중성적이고 힘이 넘치며 울부짖는 느낌이다. 현재의 허클베리 핀은 5집 발매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Rock n Roll is All, 노브레인


노브레인(Nobrain)은 크라잉넛과 함께 1990년대 말부터 태동한 ‘조선 펑크’를 대표하는 밴드다. 1996년에 결성한 노브레인의 ‘노’를 영어의 ‘No’, 부정이나 무존재의 의미로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초창기 노브레인의 ‘노’는 분노를 함축하고 있었다. 제대로 분노할 줄 아는 연주와 가사 곳곳에 배어나는 저항심과 반항심으로 인디 신의 대표밴드로 급부상했다.
창단 당시의 멤버는 차승우(기타), 이성우(보컬), 황현성(드럼), 정재환(베이스)이었다. 결성 후, 1997년 위퍼와 함께 <Our Nation 2>을 작업했고, <청춘98(1998)> <청년폭도맹진가(2000)>를 거쳐 1집 앨범 <怒>를 발매했다.
신나고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이를 통해 뱉어내는 세상을 향한 독설들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홍대 골목 어디서든 그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고, 팬은 그들의 친구가 됐다. 홍대 클럽에서 함께 음악을 하고 발을 구르던 노브레인 2집 <Viva No Brain(2001)> 발매 후,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돌연 탈퇴를 선언했다.
기타 차승우의 탈퇴로 노브레인의 음악도, 팬덤도 재편성됐다. 보다 대중적인 멜로디와 활동으로 재편성된 노브레인은 3집 <안녕, Mary Poppins(2003)>, 4집 <Boys, Be Ambitious(2005)>, 5집 <그것이 젊음(2007)>을 발매했고, 영화 <라디오 스타> <반가운 살인자> <마강호텔> <즐거운 인생>, 드라마 <쾌도 홍길동> <서울 무림전> <친구, 우리들의 전설> 등의 OST에 참여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많은 팬들이 떠났고, 새로운 이들이 팬덤에 합류했다. 노브레인에서 돌연 탈퇴했던 차승우는 일본 유학 후 돌아와 2006년 여름 ‘문샤이너스’를 결성해 맹렬하게 활동중이며 영화 <라듸오 데이즈> <걸스카우트> <고고70> 등에 출연한 바 있다.
보컬 이성우, 기타 정민준, 드럼 황현성, 베이스 정우용으로 구성된 노브레인은 지치지 않는 열정과 함성으로 3천여 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귀곡 메탈의 반가운 회귀, 레이니썬


부산출신 인디 밴드들의 친목모임인 갈매기공화국 크루의 멤버다. 갈매기공화국 크루에는 레이니썬(Rainy Sun)을 비롯해 에브리 싱글 데이, 피아, 올라이즈 밴드, 올드 피시 등이 속해있다. 1993년, 부산에서 팝콘이라는 밴드로 시작했다. 1996년 해체한 후 보컬 정차식과 기타 김태진, 베이스 최태섭, 드럼 김대현이 모여 레이니 오 선(Rainy O' Sun)을 결성했다. 그리고 1998년 레이니썬이라는 이름으로 데뷔앨범 <Porno Virus>를 출시했다.
몽환적이고 기괴한 사운드, 정차식의 흐느끼는 듯한 가성과 절규하는 듯한 샤우팅이 어우러지며 강력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메탈과 헤비 얼터너티브, 싸이키델릭, 호러 등이 접목되며 ‘귀곡 메탈’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충격적이고 독보적인 밴드였다.
1997년 <핫뮤직>이 주관한 록앤롤 코리아에서 ‘다시 보고 싶은 밴드 1위’로 선정되기도 한 레이니썬은 공연마다 북새통을 이뤘고, 음반기획자들의 섭외 대상 맨 앞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의 이같은 놀라운 음악은 2집 <유감(2000)>에서 다소 전향했다. 가성과 샤우팅을 주로하는 보컬은 같지만 연주와 멜로디에 모던 록이나 팝의 색채가 두드러졌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대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2년여만에 발표한 3집 <Woman(2003)>에서는 트립합을 선보였다. 정차식의 저음이 사라지고 대중적인 보컬을 내기 시작하면서 고요와 음울함이 엄습했다.
모던록과 트립합 등 다양한 장르로 세를 넓히던 그들은, 2009년 4집 <Origin>을 발표하고 레이니썬의 초기 사운드로 회귀했다. 수많은 멤버 교체 끝에 초기 멤버도 다시 뭉쳤다. 귀를 긁는 듯한 기타 리프와 강력한 드럼 사운드, 흐느적거리다 절규하는 보컬 등 전체적으로 어둡고 강렬한 음악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중간 중간 현악을 내세운 처절한 발라드도, 가벼운 사운드에 실린 록 넘버도 섞여 있다. 보다 성숙하고 다양한 음악으로 중무장한 그들의 회귀가 반갑지 아니한가.

자연스럽고 세련된 에브리 싱글 데이


에브리 싱글 데이(Every Single Day) 역시 갈매기공화국에 속해 있는 밴드다. 1994년, 문성남(보컬, 베이스)과 정재우(기타)를 주축으로 결성된 웨스턴(Western)이라는 밴드로 시작했다.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하드 록과 록큰롤을 선보였던 웨스턴은 1995년까지 전국 라이브 공연을 할 정도로 선풍적이었다.
1996년 팀 해체를 거쳐 새롭게 결성한 팀이 에브리 싱글 데이다. 문성남과 정재우에 드러머 강문철이 합류했다. 1997년 부산 MBC 전국 록 페스티벌에서 대상, 영·호남 록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한 에브리 싱글 데이는 1999년 데뷔앨범 <Broke Street>을 발매했다.
인디 밴드지만 친숙하고 세련된, 대중성까지 겸비한 모던 록의 풍성한 멜로디와 팀명에서 느껴지는 동글동글하고 풋풋한 느낌이 고스란히 반영된 보컬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홍보 부족과 지방 출신 밴드라는 핸디캡 등이 뒤섞이면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그래서 결성한 것이 레이니썬, 피아, 앤 등 부산 출신 인디밴드들의 모임 갈매기공화국이다. 이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에브리 싱글 데이는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다.
이후로 EP <Happy Birthday(2001)>, 2집 <에브리 싱글 데이(2004)>, 3집 <Tom's Diary(2007)>를 통해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하며 풍부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2008년 발매된 4집 <The Bright Side>는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에 가장 충실한 소리, 개러지 풍의 심플하고 꾸밈없는 사운드로 변화를 꾀했다. 어깨에 잔뜩 들었던 힘이 빠졌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음악이 대중들에게 훨씬 편안하게 다가갔다.
MBC 월화 미니시리즈 <파스타> OST에 4집 앨범 수록곡인 ‘It's a Lucky Day'와 새로 작업한 ‘시간의 숲’ ‘나나나’ ‘틱톡’ ‘골든 피시’가 수록되면서 대중적으로 좀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고 세련됐지만 상업화와는 격리된 에브리 싱글 데이의 향후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그들만의 ‘Just Pop'을 추구하는 마이 앤트 메리


팀명 마이 앤트 메리(My Aunt Mary)는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옥이 이모’를 나름대로 영어로 바꾼 것이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동네 친구였던 정순용(보컬, 기타)과 한진영(베이스), 이제윤(드럼)이 스쿨밴드로 시작한 록밴드다. 군더더기 없이 듣기에 편한 멜로디와 세련된 곡 구성으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아우르던 펑크와 하드코어 록 등과는 차별화된 음악을 선보였다.
1999년 데뷔앨범 <My Aunt Mary>, 2집 앨범 <My Aunt Mary 2nd(2001)>까지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클럽에서 펑크나 하드코어 록 등 강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면서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2집 발매 이후로도 그들은 음악산업의 변두리로 취급되던 인디 신에서도 변두리로 밀려나야 했다.
그렇게 주목받지 못한 상태에서 드러머 이제윤이 유학을 떠났고, 정순용과 한진영은 매우 암울한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중 이제윤과 마찬가지로 학교친구이자 동네친구인 현재 드러머 박정준이 합류했고 2004년 <공항가는 길>이라는 EP를 발매했다.
곡명처럼 어딘가로 떠난다는 설렘과 두려움 등이 뒤섞인 ‘공항가는 길’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음악작업을 즐겁게 했고, 조바심 대신 여유로움이 자리 잡았다. 스스로의 음악에 즐거워하고 설레면서 그들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3집 <Just Pop>이 발매됐다. ‘공항가는 길’을 비롯해 ‘4시20분’ ‘골든글로브’ ‘럭키데이’ ‘Fairy Tale' 등의 넘버들에 극찬의 극찬이 쏟아졌고, 2005년 제2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이후, 이들의 공연 스케줄은 빼곡하게 채워졌다.
제발 알아달라고 보채거나 극단적인 감정들을 전달하기 보다는 담담하게 독백하듯 자신들만의 정서를 전하며 주목받는 밴드로 급부상한 마이 앤트 메리는 4집 <Drift(2006)>, 5집 <Circle(2008)>을 발매했다. 때로는 부담감을 가지고, 때로는 개성을 살리는 음악을 하고 있는 그들은 여전히 큰 소리를 내거나 기교를 부리지도 않고 튀는 사운드도 없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보다 여유로워졌고, 편안해졌으며 단단해졌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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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