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Enter Vol. 33

Blog+Enter 2010.03.14 11:54


blog+enter 서른세 번째 간행물입니다
참으로 미국은 대단한 나라지 싶습니다.
매주 그렇게 스페셜 '빅' 이벤트가 있을 수 있는지...
미국을 딱히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부럽기는 합니다^^

이번 호, Hurlkie's Enter-note는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Hurlkie's inddin은 시시때때로 업로드 되니 헐키닷컴 블로그를 찾아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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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Enter Vol.33 ]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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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팀 버튼의 ‘앨리스’는 그의 앨리스가 맞을까?


‘앨리스가 19살이 돼 원더랜드를 다시 찾는다면?’ 이같은 상상에서 시작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이하 앨리스)>는 팀 버튼(Timothy Walter Burton) 감독과 그의 오랜 파트너 조니 뎁(John Christopher Depp II)의 콤비작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는 팀 버튼과 조니 뎁 콤비작의 마니아다.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이들 콤비의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 <에드우드 Ed Wood, 1994> <슬리피 할로우 Sleepy Hollow, 1999> <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2005> <스위니 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2007> 등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는 묘한 설렘과 만족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팀 버튼과 조니 뎁의 콤비작인데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환상을 바탕으로 한 루이스 캐럴(Charles Lutwidge Dodgson)의 고전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s Adventure in Wonderland>라는 원작, 여기에 헬레나 본 햄 카터(Helena Bonham Carter),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등 쟁쟁한 연기자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까지, 영화 <앨리스>에 대한 기대 요소는 차고도 넘친다.
무엇보다 큰 기대요소는 기괴한 상상력의 보고(寶庫) 팀 버튼과 판타지 영화의 명가(名家) 디즈니의 첫 합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3D라지 않는가? 이들이 이끌 환상의 세계는 분명, 우리 머릿 속에 존재하는 원더랜드 이상으로 멋지지 않겠는가?


19세의 앨리스, 다시 원더랜드로
원더랜드에 다녀온 십여 년 후 앨리스의 모습은 어떨까? 영화 <앨리스> 속에서 19세가 된 앨리스(미아 와시코우스카)는 원더랜드를 잊었지만 밤마다 똑같은 꿈을 꾸고 있다. 항상 자신의 편이었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이같은 집안사정으로 인해 정략결혼의 위기에 처해있다.
해미시(레오 빌)가 청혼을 하는 순간, 시계를 든 하얀 토끼를 다시 보게 된 앨리스는 또다시 원더랜드로 떨어지게 된다. 이를 지켜본 트위들디와 트위들덤 쌍둥이, 체셔 고양이, 애벌레 압솔렘 등은 앨리스를 보고 “이 앨리스가 그 앨리스가 맞을까?”라고 의심하게 된다.
그곳에는 정신 나간 모자장수(Mad Hatter, 조니 뎁)가 있고, 악의 축 붉은 여왕(Red Queen, 헬레나 본햄 카터)과 그에게 쫓겨난 하얀 여왕(White Queen, 앤 해서웨이) 그리고 붉은 여왕의 충복 네이브 오브 하트(Knave of Hearts , 크리스핀 글로버) 등이 등장한다.
아무래도 제임스 카메론(James Francis Cameron)의 3D 영화 <아바타 Avarta>는 많은 이들의 눈높이를 상승시킨 모양이다. 3D, 디즈니, 팀 버튼, 앨리스 등 환상적이기에 충분한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영화 <앨리스>의 환상은 기대치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이처럼 언어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영화는 지금까지 없었지 싶다. ‘좋마운 날’ ‘날뜩한 검’이라는 호칭이나 모자장수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횡설수설, 압솔렘·트위들디와 트위들덤·체셔 고양이 등 각 캐릭터의 이름 등은 언어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정도에 따라 유머가 되기도, 도무지 뜻을 알 수 있는 말이 되기도 한다.
물론 흥행적으로는 대 성공이다.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북미에서만 1억1천610만1천23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다크 나이트(1억5천841만 달러)>, <스파이더맨 3(1억5천112만 달러), <뉴문(1억4천284만 달러)>, <캐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1억3천563만 달러)>, <슈렉 3(1억2천163만 달러)>에 이은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6위에 해당하는 수익이다.


완벽 재현된 원더랜드, 그러나 팀 버튼은 없다?
동화 속 혹은 팀 버튼이 만들어 낸 새로운 세계의 재현은 분명 훌륭하다. 스토리 역시 권선징악을 테마로 동화가 따라야할 덕목에 충실하다. 한편의 잘 만든 동화다. 하지만 판타지 영화 혹은 동화 속 세상에서 너무 말이 되는 스토리와 재현은 오히려 독이 된다. 그것이 팀 버튼의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크리스마스도, 미용사도, 복숭아도, 신부도 팀 버튼의 상상력과 기괴함을 만나면 악몽이 되고, 가위손이 되며, 거대해지고, 유령이 혹은 두 명이 되지 않던가. 그리고 그들은 기괴함과 비상식적인 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상처받으면서도 사랑하며 아련함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캐릭터들이다.
하지만 3D 영화 <앨리스>의 스토리나 컴퓨터그래픽(CG)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누구나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바로 그 모습을 지나치게 고스란히 재현한다. 참으로 2D스럽다. 원작 동화에서 볼 수 있었던, 현실 세계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던 원더랜드의 비틀리고 엉뚱한 법칙마저도 온전히 표현되지 못했다.
그나마 캐릭터들의 향연은 볼만하다. 이 역시 몇몇 극소수의 캐릭터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말이다. 눈에 띄는 캐릭터 중 하나는 역시 팀 버튼의 페르소나 조니 뎁이 연기한 모자장수다. 영화사에서는 영화 제목도 <앨리스>, 주인공도 앨리스임에도 조니 뎁의 모자장수를 부각시키는 홍보에 주력하고 있을 정도다.
하얀 여왕의 모자를 전담하던 모자장수는 붉은 여왕의 폭정 때문에 숨어 지내며 앨리스를 기다리고 있다. 조니 뎁 특유의 시크하고 히피스러운 매력 속에 앨리스에 대한 배려와 무한 애정이 느껴진다. <캐리비안의 해적> 잭 스패로 선장,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에 이은 환상 속에 사는 귀엽고 가여운 정신병자 캐릭터다.
사실 가장 인상적이고 정감이 가는 캐릭터는 헬레나 본햄 카터가 연기한 붉은 여왕이다. 너무 큰 머리, 하트 모양의 입술, 시퍼런 눈 화장, 그리고 매일 밑바닥부터 끌어올려 퍼부어대는 온갖 히스테리 등 붉은 여왕을 구성하는 것들은 그녀를 ‘비호감’으로 낙인찍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끝내주게 포악하고 강력한 하트의 여왕이라니. 참으로 팀 버튼답다.
극악무도하고 표독스럽기 이를 데 없는 붉은 여왕은 캐릭터 자체에서 전형적인 선악, 아름다움의 기준 그리고 이로 인한 불합리한 처사 등이 느껴져 측은함마저 들게 한다. 악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람을 곁에 두기 위해 사랑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려는, 콤플렉스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선택한 붉은 여왕의 포악함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고독과 측은함은 꽤 인상적이다.
붉은 여왕의 대척점에 서 있는(사실은 하얀 여왕의 대척점에 붉은 여왕이 서 있는 설정이지만, 왠지 이 영화에서는 이 표현이 더 어울리는 듯 보인다) 하얀 여왕은 수동적인 인물이다. 생명을 해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부터 선을 대표하는 인물이 된다.
하지만 사실 그녀가 하는 일이라곤 몸이 작아지고 커지는 약을 만들고, 가만히 앉아 여러 인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정도다. 그리곤 뒤에서 붉은 여왕의 큰 머리를 조롱한다. 붉은 여왕과는 달리, 하얀 여왕의 유일한 무기는 아름다운 외모와 좋게 표현하면 느긋한(사실은 매우 수동적인) 성격이다. 선을 대표하는 인물이 이렇게 밉상이기도 힘들다.


사실, 인상에 남는 캐릭터는 이 정도다. ‘덤앤더머’처럼 혹은 샴쌍둥이처럼 늘 상충하기만 하는 트위들디와 트위들덤 쌍둥이,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를 닮은 듯한 체셔 고양이 등도 흥미로운 캐릭터이긴 하다. 하지만 앨리스의 단독 모험에 중간 중간 얼굴을 내미는 정도니 ‘인상적’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팀 버튼은 비상식적이고 지나치게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한데 묶어 지극히 서정적이고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진정성을 끌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외모 지상주의, 겉모습에 대한 일시적인 판단이나 편견 등을 섬세하고 그럴 듯하게 깨는 힘도 가진 인물이다.
<앨리스>에서 조니 뎁의 연기는 좋았다. 헬레나 본햄 카터의 연기는 극찬할만하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섬세한 캐릭터들 역시 좋았다. 하지만 이들을 버무리는 데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유명 배우들이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게 분장하고 CG 처리를 감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팀 버튼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영화 <앨리스>는 지나치게 상식적이고 불합리하지 않은 모양이다.


‘앨리스’는 팀 버튼의 앨리스가 맞을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야기의 중심에는 앨리스가 있어야한다. 하지만 영화 <앨리스>에서 동행하는 캐릭터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움직이며 고군분투하는 앨리스는 참으로 억지스럽게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무게중심을 온전히 모자 장수에, 붉은 여왕에 둘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느낌이랄까.
극 초반, 원더랜드의 친구들은 다시 돌아온 19세의 앨리스에게 말한다.
“이 앨리스는 그 앨리스가 아냐!”
이제 앨리스가 성인이 된 모습을 상상해 보자. 꼭 팀 버튼의 앨리스를 상상해보자. 2010년에 개봉한 영화 <앨리스> 속에서 미아 와시코우스카가 연기하는 그녀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앨리스는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자신을 믿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 성장해 간다. 2010년 디즈니와 팀 버튼의 <앨리스>는 디즈니의 영화에 가깝고, 앨리스 역시 디즈니가 추구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앨리스를 사랑하고 팀 버튼을 흠모하는 이로서 차라리, 그 앨리스가 아니라는 반전을 바랐다면 너무한 걸까? 원더랜드의 친구들처럼 앨리스에게 말하고 싶다.
“이 앨리스는 그 앨리스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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