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Mint Life 2010 봄, 나의 아름다운 라이브 위크엔드


전날까지 비가 추적거리고, 스산한 삭풍이 불더니 5월1일, 2일은 말 그대로 화창한 봄날이었다. 고양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에서 ‘Beautiful Mint Life 2010(이하 뷰민라)'이 첫선을 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이미 40일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량이 매진된 뷰민라는 가을에 개최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이하 GMF)의 봄 버전이다.
GMF가 있을 가을을 기다리기는 멀고, 봄의 기운이 가슴을 설레게 할 즈음, ‘작은 봄소풍’ ‘소박하지만 감성적인 어쿠스틱 음악’ ‘꽃이 만발한 계절의 친환경 페스티벌’ 뷰민라는 시작됐다. 이틀 동안 러빙 포레스트 가든(Loving Forest Garden)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café Blossom House)를 오가며 음악에 열광했던 그 현장은 봄날의 햇살만큼 훈훈했다.(사진제공:민트페이퍼 www.mintpaper.com)

기쁨충만 S#1. 홍대 신에서 가장 잘나가는 뮤지션들 총집합


9와 숫자들, 10cm, 김윤아, 노리플라이(No Reply), 데이브레이크(Daybreak), 뎁(Deb), 루싸이트 토끼, 루시드폴(Lucid Fall), 메이트(Mate), 몽니, 박주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시와, 양양, 오소영, 옥상달빛, 이아립, 이지형, 이한철, 조규찬, 좋아서하는 밴드, 줄리아하트(Julia Hart), 짙은, 파니핑크(Fanny Pink), 페퍼톤스(Peppertones), 허클베리핀(Huckleberry Finn, 이상 가나다순) 등 공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의 이름만으로도 쟁쟁하다.
뷰민라는 클럽 마니아들의 추천에 의해 선별된 밴드들의 공연이니 만큼, 최근 홍대에서 각광받는 팀들을 한 날,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이 사실만으로도 즐거운 이틀간의 페스티벌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축복이다.
뮤지션별로 30~60분 동안 공연시간이 정해져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긴 했지만 곧바로 다른 팀이 그 허전함을 채워주니 음악으로 인한 봄날의 감성은 이틀 내내 충만했다.

기쁨충만 S#2. 인디 신 1세대와의 반가운 재회 그리고 반가운 얼굴들


뷰민라의 기쁨 중 하나는 1993년 인디 신의 태동을 함께 했던 1세대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팀 전체는 아니었지만 자우림의 김윤아가 5월1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무대에는 김윤아만 올랐지만, 객석에는 이선규(리더, 기타), 구태훈(드럼), 김진만(베이스)이 자리했다.
새 앨범 >315360>을 발표한 후 첫 라이브 무대에 오른 김윤아는 ‘도쿄블루스’ ‘에뜨왈드’ ‘Going Home' 등을 선보였다. 허무함을 극대화시키는 목소리로 전해지는 여전히 매혹적인 음악과 곰살맞은 그녀의 멘트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프린스 MJ'에게만 들려준다는 자장가를 앵콜곡으로 한껏 들떴던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누구나 가슴 깊이 숨겨둔 음울함을 끌어내 다독이고 위로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허클베리핀도 뷰민라 둘째 날 무대에 올랐다. 사운드도, 보컬도 여전히 강한 이들의 무대는 언제 터질지 모를 사운드의 연속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다. 허클베리 핀은 현재 작업중인 5집 앨범은 좀 더 록적인 음악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뷰민라의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은 조규찬과 루시드폴이다. 페스티벌에 처녀 출연한 조규찬은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선곡과 특유의 입담으로 봄 페스티벌에 완벽 적응했다. 오랜만에 페스티벌에 얼굴을 내민 루시드폴은 뷰민라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틀 동안을 꼬박 들뜨고 불타오르던 감정을 다독이고 추스르기에 충분한 루시드폴을 페스티벌의 마지막에 배치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쁨충만 S#3. 봄날을 만끽하다


“봄이 오긴 오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던 날씨가, 뷰민라가 열린 5월1일, 2일에는 완벽하게 봄인 온 것을 알렸다.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 그리고 봄을 축복하는 소박한 음악들. 뷰민라의 핵심 콘셉트 중 하나는 피크닉이다.
이미 주최사인 민트페이퍼 홈페이지(www.minpaper.com)를 통해 콘셉트와 준비사항을 소통한 관객들은 도시락, 돗자리, 담요, 양산, 기타 등을 구비하고 공연장에 들어섰다. 공연장과 공연장 사이에 위치한 잔디 위에는 자리를 깔고 편안한 자세로 무대를 관람하는 이들이 넘쳐났다.
젊은 연인들 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이들도 눈에 띄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따스한 햇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바람 그리고 기분 좋은 이들과의 만남 등으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기쁨충만 S#4. 환경을 생각하다

뷰민라의 핵심적인 콘셉트 중 하나는 환경이다. ‘Balance our eARTh’라는 기치 하에 공연장 내부에는 분리수거, 개인 컵 혹은 텀블러 이용,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캠페인이 진행돼 뷰민라는 친환경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입장할 때 받은 ‘인포메이션 목걸이’에는 스탬프를 받을 수 있게 돼 있어 재활용기 도시락 준비, 분리수거, 개인용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 현장 리서치 참여 등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을 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 채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날 환경 캠페인에는 뮤지션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노리플라이의 정욱재, 권순관, 시와, 이지형, 이한철, 정지찬, 박원, 좋아서하는 밴드, 양양, 두 번째 달 김정범, 나루 등이 분리수거, 스탬프 찍어주기 등을 도왔다.

일장일단 S#1. 명확한 기획의도


‘봄날’ ‘작은 소풍’ ‘환경’ ‘민트페이퍼의 소품집’ 등에 초점을 맞춘 기획의도에 매우 명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공연이었다. 뮤지션들의 곡 선곡도 소박하고, 봄날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위주로 했다. 이처럼 명확한 기획의도 하에 공연을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다. 명확한 기획의도 아래 봄날의 소풍 혹은 소품집을 연상시키는 음악을 위주로 공연하다보니 밴드 본연의 음악과 괴리가 생기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잔잔해서 좋죠? 저희가 원래는 파티밴드인데 오늘은 진정하고 왔다”라거나 “한여름의 달리는 열정보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같은 공연으로 꾸려볼까 합니다” “원래는 하드코어인데 오늘은 오붓한 공연을 위해 차분한 곡들을 준비했습니다” 등의 멘트를 종종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새로운 모습도 신선했지만, 진면목 볼 수 없는 아쉬움도 아예 떨칠 수는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획의도가 명확한 데 대한 만족도가, 아쉬움보다는 훨씬 크다. 만 배쯤.

일장일단 S#2. 바로 옆에 있는 공연장


공연이 있었던 두 스테이지, 러빙 포레스트 가든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한 곳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으로 옮겨가는 데 몇십 걸음이면 될 정도였다. 다양한 공연을 즐기기에, 그리고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한쪽 스테이지에서 공연중일 때, 다른 한쪽 스테이지에서는 악기 튜닝과 리허설이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음악이 섞이거나 공연을 즐기는 데 잡음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민성과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전리품 S#1. 마음에 드는 밴드 몇 팀의 CD


공연도, 소풍도, 봄날을 만끽하는 것도 매우 즐거웠지만 공연을 보다 마음에 드는 밴드를 발견하면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 뒤쪽에 준비된 민트샵으로 달려가 음반들을 구입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홍대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들이 모인 뷰민라가 아니라면 누릴 수 없는 행운이다. 필자는 이날, 짙은의 >짙은>과 몽니의 >This Moment> 그리고 10cm·나루·데이브레이크·세렝게티·오지은·옥상달빛·이아립·좋아서하는 밴드 등이 참여한 >Life> 앨범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전리품 S#2. 친근하게 조금은 설레며 뮤지션을 만나다


이한철, 데이브레이크, 노리플라이,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옥상달빛, 개그우먼 박지선, 소풍을 온 칵스(The Koxx)까지. 무대뿐 아니라 공연장 곳곳에서도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금은 설레며, 그리고 또 조금은 친근하게 사진을 찍고 음식을 나눠 먹고 분리수거에 동참하는 뮤지션들과의 만남은 뷰민라 최고의 전리품이 아닐 수 없다.

전리품 S#3. 오글 멘트의 향연


이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감성적이고 조신한 멘트를 하던 이들이던가. 물론 원래 그런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름다운 밤이에요” “여러분들의 웃음보다 화창한 날씨…”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 공연하는 제 꿈을 이뤘어요” 등등 본인들도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멘트 왜이래?”라고 쑥스러워할 정도로 아름다운(?) 멘트들이 난무했다. 이같은 오글 멘트의 향연은 봄날이기에, 그리고 뷰민라이기에 가능했지 싶다.

전리품 S#4. 이름 모를 님의 ‘오픈 다이어리’


많은 이들, 코드와 취향이 맞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는 낯선 이들과의 소통도 즐겁다. 김윤아의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저기요.” 누군가의 부름에 돌아보니 이름 모를 앳된 여자 분이 커버에 ‘open_dairy_test'라고 적힌 인쇄물을 내민다.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요.” 당시에는 공연에 몰두하느라 감사의 인사로 끝냈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페퍼톤스를 사랑하는, 그리고 소규모 음악매거진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최민정님이었다. 마지막장의 ‘냄비받침으로라도 쓰세요’라는 귀여운 멘트에 뷰민라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진다.

전리품 S#5. 그 후로도 오랫동안


5월1일 마지막 공연이었던 김윤아, 그리고 5월2일의 마지막 공연이자 뷰민라의 최종무대였던 루시드폴의 공연이 끝난 후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 들뜬 기분과 아쉬움을 달래준 밴드가 있었으니 ‘언제, 어디서나 판을 벌리면 공연장이 된다’는 좋아서하는 밴드다.
좋아서하는 밴드는 연이틀, 공연이 끝난 후 출구 쪽에 자리를 잡고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이틀 내내 열정적이었던 만큼 허탈감과 아쉬움이 컸던 관객들에게 좋아서하는 밴드는 여흥을 돋우며 뷰민라의 다음을 기약했다.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Enter Vol. 42

Blog+Enter 2010.05.13 21:39


blog+enter 마흔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Blog+Enter 42호입니다.
지난 호에서 미리 말씀드렸듯,
5월1일, 2일에 있었던 Beautiful Mint Life 2010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MBC 파업이 준 뜻밖의 여유,
뉴스데스크와 드라마 사이에 방송되는 <포토에세이 향수>와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
[ Blog+Enter Vol.42 ]
Posted by hurlkie
TAG 10cm, 9와 숫자들, A Nightmare On Elm Street, American Idol, Anna Trebunskaya, Balance our eARTh, Beautiful Mint Life 2010, Blog+Enter, bml, café Blossom House, Casey James, Chad Javon Ochocinco, Cheryl Burke, Crystal Bowersox, Dancing with the stars, date night, Daybreak, deb, Derek Hough, Erin Andrews, Evan Lysacek, f(x), Fanny Pink, GMF, Grand Mint Festival, How To Train Your Dragon, huckleberry finn, hurlkie, hurlkie's Enter-note, Hurlkie's inddin, innocence, iron man 2, Jamie Fox, julia hart, Just Beginning, Lee Dewyze, Louis van Amstel, loveless, Loving Forest Garden, Lucid fall, Maksim Chmerkovskiy, Mate, mbc 파업, Michael Lynche, Nicole Elikolani Prescovia Scherzinger, Niecy Nash, no reply, NU ABO, NU 예삐오, Paula Julie Abdul, peppertones, R&R&R, Ranking+Rating+Review, Simon Philip Cowell, the koxx, 개그우먼 박지선, 거미, 게키단 히토리, 경수, 고백,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국가가 부른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그랬구나! 이케가미 아키라의 배우는 뉴스, 기무라 타쿠야, 김윤아, ,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나이트메어:엘름가의 악몽, 남자라서, 노리플라이, 놀라운 대회 스타킹, 니시 내시, 니콜 셰르징거, 다비치, 달의 연인, 댄싱 위드 더 스타스, 데릭 휴, 데이브레이크, 데이트 나이트, , 동성애, 동이, 드래곤 길들이기, 뜨거운 감자,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러빙 포레스트 가든, 루시드폴, 루싸이트 토끼, 루이스 반 암스텔, 리 드와이즈, 린즈링, 마이클 린치, 막심 크메로코프스키, 메이트, 몽니, 민트페이퍼, 민트페이퍼의 소품집, 박주원, 부자의 탄생,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뷰민라, 블로그엔터, 사랑해 U, 사이먼 코웰, 서인국, 세바퀴, 셰릴 버크, 소풍, 솔직하지 못해서, 수상한 삼형제, 시간아 멈춰라, 시노하라 료코, 시와, 아메리칸 아이돌, 아이리스, 아이언 맨 2, 아키라 유키, 안나 트레번스카야, 양양, 어쿠스틱, 에린 앤드류스, 에반 라이사첵, 에프엑스, 오소영, 오픈 다이어리, 옥상달빛, 이아립, 이지형, 이케가미 아키라, 이한철, 인생은 아름다워, 자이언트, 제이미 폭스, 제중원, 조규찬, 좋아서하는 밴드, 줄리아하트, 짙은, 채드 오초친코, 카페 블로썸 하우스, 칵스, 캐시 제임스, 크리스털 바워삭스, 태섭, 파니핑크, 페퍼톤스, 포토에세이 향수, 폴라 압둘, 하녀, 해피로봇, 허클베리핀, 황금물고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3월6일@사운드홀릭 데이브레이크 첫 단독공연
성황리에 ‘새 날’ 신고식 마치다


지난 3월6일, 데이브레이크가 사운드홀릭에서 첫 단독공연을 가졌다. EP <New Day>와 1집 <Urban Life Style> 수록곡은 물론 보컬 이원석과 베이스 김선일이 몸 담았던 브런치 시절의 곡들, 데이브레이크 스타일로 편곡한 ‘덩크슛’ ‘단발머리’ ‘인디언 인형처럼’ 그리고 2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2집에 수록될 신곡 ‘에라 모르겠다(드리블)’ ‘록큰롤 마니아’까지 선보였다. ‘긴장’과 ‘설렘’ 그리고 ‘열광’으로 들끓었던 다섯 남자의 새 날 신고식은 꽤 성공적이다. 사진제공|해피로봇레코드


생애 첫 단독공연, 새 날이 밝다
벌의 날갯짓 소리로 시작하는 ‘Honey Delivery’와 새벽부터 새벽까지를 맞는 도시 풍경 영상이 흐르며 김선일(베이스)·김장원(키보드)·정유종(기타)·이대성(드럼, 객원)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 첫 단독공연에 긴장을 너무한 모양이다. 베이스 연주는 들리지도 않더니 박자도 엇박이다. 막내 유종이 “너무 많이 와주셔서…”라는 말로 수습에 나선다.
“저희가 초보 티를 내네요. 베이스도 안 들리고, 박자도 틀렸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보컬 이원석까지 올라서고 다시 시작되는 연주, 이제야 합이 맞아 들어간다. 공연장을 꽉 메운 객석에서 함성소리가 높아진다. 여전히 긴장한 티가 역력하다. 진땀이 나는듯하더니 두 번째 곡 ‘Urban Life Style'로 넘어가면서 무대와 객석에 흥이 넘친다.
“멋있어요~”
객석에서 들리는 외마디 소리에 원석이 생애 첫 단독공연에 대한 소회를 풀어놓는다.
“2007년 결성 이후, 첫 단독 공연이라 가슴도 떨리고 실수도 가끔 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여기 모인 여러분은 가족 같고 형제 같습니다. 가족잔치 같은 공연이 될 것 같아 어느 공연보다 ‘좋다’. It's New Day, 새 날이 밝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 눈동자 하나, 하나 마음 속에 담아가고 싶습니다.”
다음 곡인 ‘멍하니’를 위한 노랑, 빨강 조명이 점멸한다. 이별 느낌을 절제된 사운드에 데이브레이크 특유의 솔직담백한 가사로 표현한 발라드 넘버다. 인트로부터 보컬까지 장원의 키보드 솔로다. 선일·원석·유종은 드럼 앞에 나란히 앉아 장원의 키보드와 보컬 솔로를 감상한다. 정교하게 정제되지는 않았지만, 기교 없이 담백한 보컬이 꽤 들을만하다.


이별의 아픔을 만끽하고 나니 흥겨운 보사노바 리듬이 흐른다. 이별 앞에서도 ‘눈물’ ‘후회’ 등은 없어야 하는 사나이가 그리움에 휘청거리는 마음을 노래한 ‘사나이’다. 속삭이는 듯한 보컬로 시작해 라틴 기반의 베이스 연주가 질주한다. ‘사나이’는 찰랑거리는 드럼 연주로 시작하는 다소 대중적인 오리지널 버전과 보사노바와 재즈 리듬을 기반으로 한 보사노바 버전, 전체적으로 강렬한 연주와 트로트풍 보컬이 돋보이는 어덜트 버전이 있는데, 이번 공연의 ‘사나이’는 보사노바에 가장 가까운 듯하다.
강렬한 후반부의 리듬에서 자연스레 ‘덩크슛’의 ‘오웨아 오웨아’라는 후렴구로 넘어간다. 관중과 함께 ‘덩크슛’을 간절히 원하는 주문을 함께 외우며 공연장의 온도는 급상승한다.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남성 팝 보컬상에 빛나는 존 메이어의 ‘Why Georgia'가 유종의 기타 독주로 흐른다. 붉은 조명 아래 악동 이미지는 말끔하게 사라지고 진지한 기타리스트가 자리 잡는다.


“1집 이후, 2년 전부터 신곡을 만들고 있었어요. 힘이 떨어지고 있을 때 GMF(Grand Mint Festa) 무대에 오르면서…”
첫 공연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는 유종의 말끝에 물기가 맺힌다. 그 간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르는 모양이다. 객석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진다.
“우는 거 아냐!”
다시 악동으로 돌아온 유종, 버럭 한다.
“1집 이후, 2년 전부터 2집 작업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요. 신곡을 발표할 때인 것 같습니다.”
유종의 발표에 기타를 메는 원석, 주섬주섬 아이폰을 꺼내든다.
“요즘 아이폰이 대세잖아요. 아이폰에 작업한 음악을 넣어 와서 들려드리려고 하는데 잘 들릴지 모르겠어요?”
아이폰에 마이크를 대본다. 무대 위의 그들도, 공연을 지켜보는 이들도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잘 안들리나? 음질이 별로네요.”
그리곤 드럼을 시작으로 신곡 ‘에라 모르겠다(드리블)’의 연주가 시작된다. ‘에라 모르겠다, 집에 안 갈란다’ 등 참으로 익숙한 말들이 가사를 구성하고 있다. 재밌는 가사와 살랑거리는 봄빛에 어디론가 뛰쳐나가고 싶게 만드는 간주 부분의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신곡 괜찮아요? 재밌는 가사와 봄바람이 살랑살랑한 요즘 날씨에 어울리지 않나요?”


신곡의 연주가 끝난 후 신곡에 대한 원석의 질문은 물어보나마나다. 객석에서 벌써부터 앵콜이 터져 나온다.
“하나의 추억이 있어요.”
원석이 ‘추억’을 운운하며 진지하게 운을 띄우나 싶더니 “선일이가 어느 날인가 작업실에 와서 이런 멜로디가 있어, 라고…”
공연장 전체에 웃음이 터진다. “원석아! 고마워!”라는 선일의 대꾸에 웃음소리는 더욱 높아간다.
“가사는 없고 스바스바~ 그러더니 ‘죽이지 않냐?’라고…”
당시 선일의 스킷을 흉내내는 원석에 “죽이지 않냐?”라고 했을 선일이 고스란히 상상돼 또다시 웃음과 환호성이 터진다. 그래선지 ‘사진’은 베이스의 울림이 인상적이다. 베이스는 물론 기타, 드럼을 풍부하게 겹겹이 쌓은 연주와 애절한 보컬이 또 다른 데이브레이크를 선보인다. 붉은 조명 아래 흐느적대는 연주와 흐느적거리는 보컬 그리고 관객들, 그렇게 1부의 끝 곡이 연주된다.
 
맑고 고운 음악과 구수한 입담의 소유자, 게스트 옥상달빛
“1부를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스트를 소개하겠는데요. 저도 너무 기대되는데, 객석에 자리 좀 없나요?” 원석의 게스트 소개 멘트에 여기저기서 난리다. 김윤주(건반, 기타, 보컬)와 박세진(멜로디언, 실로폰, 보컬)으로 구성된 옥상달빛이 무대에 오른다. 환호와 함성이 터진다. “교육 잘 받고 오셨나봐요”라는 우스갯소리로 게스트에게도 아낌없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데이브레이크 팬들에게 감사와 기쁨을 전하고는 ‘가장 쉬운 이야기’를 선사한다.
종소리와 내레이션, 건전하고 맑은 가사, 옥상달빛 특유의 ‘맑고 고운’ 소리가 행복을 노래하다 삐끗한다. 첫 단독공연을 맞은 데이브레이크의 긴장감이 전염됐는지 ‘삑사리’다. 삑사리와 이에 따르는 웃음은 잠시, 알프스 청정지역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무대가 “아~ 행복해요”라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순간의 음 이탈에 대해 “첫 노래부터 벅차서 삑사리가 났어요”라고 사과하는 윤주의 표현을 빌자면 “옥상달빛이 날아갈 듯한” 환호가 객석에서 터진다.
“저희가 키보드 워리어처럼 연간검색으로 데이브레이크의 뒷조사를 했어요. 아는 만큼의 프로필, 일명 ‘아만프’인데요. 연간검색어에 멤버 이름이 다 있더라고요. 이원석 여자친구?”
윤주의 말에 객석에서 “야구선수”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만프’를 예고하며 두 번째 노래 ‘하드코어 인생아’를 선사한다. 맑고 고운 목소리로 ‘어차피 인생은 굴러먹다 가는 뜬 구름 같은, 질퍽대는 땅바닥의 지렁이 같은 걸’ 등 다소 냉소적인 가사를 참 맛깔스럽고 예쁘게도 소화한다.
“이원석 1975년생…”
발표하자마자 어디선가 “안돼!”라는 울부짖음이 터진다.
“아, 예, B형이고요. 1985년생입니다. 대학가요제 은상 출신. 전 뒤에서 지켜보다 득음하신 줄 알았어요. 감정변화 심함. 조울증이 있어야 음악하는 사람이죠.”
‘아만프’ 발표도 예사롭지 않다. 구수한 입담의 연속이다.
“정유종. AB형. 1980년생. 키가 1천760이요? 박애주의자. 남을 잘 돌본다. 그리고 기타 줄을 잘 끊는다. 다음은 김선일. 1975년생. 혈액형이 없어요. 외계인인가 봐요. 몸무게도 없어요. 외계인이 분명해요. 낭만적이고 소심, 그래야 음악할 수 있죠. 박애주의자, 조울증, 낭만·소심, 다 있어야죠. 자칭 웃는 얼굴이 매력인데 품절남. 자세히 알고 싶지 않으니까 패스!”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한 입담에 다시 한번 웃음과 환호가 터진다.
“김장원. 1978년생. 혈액형이 또 없어요. 클래식 작곡과. 성격 쾌활, 그래 보여요. 이대성 1979년생. B형. 이상형 이하나? 우리 팀에도 이하나 있는데…”라며 드러머를 가리킨다. 그는 남자다.
“예쁘죠? 좋아하는 것 쌀국수. 취미는 독서와 기타? 드러머가 왠 기타를…. 약은 약사에게, 기타는 정유종에게.”
또다시 객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진다. 경쾌한 박수소리로 시작하는 팀명 동명곡 ‘옥상달빛’을 끝으로 맑고 고운 음악과 구수한 입담을 과시하던 옥상달빛의 축하무대는 막을 내린다.

브런치에 대한 아련함과 데이브레이크의 풍요, 그리고 흥이 나는 현장 이벤트 ‘싫다’
2부의 막이 오르고, 베이시스트 선일이 무대에 오른다. 브런치 시절 연주하고 불렀던 ‘정의의 용사 치키맨’이다. 슬랩, 워킹, 16비트 등 다양한 베이스 주법을 선보이는 곡으로 베이스 연주자들에겐 꽤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베이스 독주가 진행되는 동안 대성, 장원, 유종이 무대에 오른다. 베이스 연주에 드럼, 키보드, 기타가 더해진다. 원석과 래퍼가 무대에 올라 신나서 발을 동동거린다. 이에 신난 객석도 발을 굴러댄다. 장원의 신디음으로 흥을 돋우는 ‘인디언 인형처럼’이 이어진 후 선일을 제외한 멤버들이 무대를 내려선다. 선일이 마이크 앞에 선다.



“혈액형도, 키도 없다네요. 서울 사는데. 저 의정부 삽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일대일은 강한데 일대다가 약해요. 그리고 베이스는 또 묵직해야죠. 마음도 가난했어요.”
객석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진다.
“지난 시간이요. 많이 힘들었어요. 말주변 없는데 왜 길게 할까요?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리곤 바로 연주에 들어간다. “얘기를 좀 더 하던가, 나갔다 바로 들어왔잖아.” 물을 마시다 후다닥 무대 위로 오르는 장원의 원성(?)이다. 그리고 선일이 루시드 폴의 ‘고등어’를 노래한다. 영화 <발레교습소> O.S.T였던 ‘Beautiful Day'가 이어진다. 긁는 듯한 기타 리프에 아련함과 스타카토가 돋보이는 내지르는 보컬이 공존하는 곡이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 장원이 MC로 나선 현장 이벤트가 시작된다. 테마는 ‘OOO 좋다’. 입장할 때 받은 대답을 적은 포스트잇이 팔랑거린다. 재밌는 대답을 한 5명을 뽑아 사인CD를 선물한다.
“저희 EP 다 가지고 계시죠? 안가지고 있으면 음악하는 사람 아니잖아요. 그렇잖아요.”
KBS2 <개그콘서트> 동혁이 형을 흉내 내며 너스레를 떨던 장원, 엄청난 쪽지를 발견한 듯 호들갑이다.
“이거 좋다. 홍대 놀이터에서 5:5 미팅.”
아우성이다. 잘 생겨서 좋다. 육수 좔좔이 좋다. 나의 꿈에서 들려주는 그대 목소리가 좋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발표된다.
“이원석이 좋다, 라는 게 있는데 버리겠습니다. 이원석 폭풍 동안….”
또 버려진다.
“데이브레이크는 농익어서 좋다. 여름에 수박 농익으면 못 먹고 버리잖아요. 그건 아니죠?”
객석에서 이벤트 당첨된 의견이 전부 여자라고 난리다.
“그럼 내가 남자 뽑아요? 낯익은 이름이 있네요. 이대성, 김선일, 정유정, 그리고 저. 좋다 대신 ‘싫다’를 진솔한 가사로 써봤습니다.”


가장 먼저 운을 띄우는 이는 드러머 대성이다.
“제가 요즘 기타 연습을 하는데, 유종에게 물어보면 갖은 생색을 내고. 코드 물으면 3초 정도 말 안하고 있을 때, 그때의 심정 담았습니다.”
‘거미 코드 싫다, 데이브레이크 기타 코드 너무 어렵다, 코드 좀 쉽게 만들어라’라는 가사가 어째 원망이라기보다 기타 연주에 대한 칭찬처럼 들린다. 대성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유종이 ‘벼르고 벼르던’ 장원에게 ‘세심하지 못해서, 모든 물건 쓰러지는 걸, 밥을 안사서, 자꾸 물어뜯어내는 입술’이 싫다고 외친다.
“제 입술은 제가 관리할게요”라고 익살을 떠는 장원은 “화투만 치면 너무 느려서, 새벽까지 100원 땄다. 내 탓이냐?”라며 선일의 경로당(?) 화투를 폭로한다. ‘보컬’에 욕심을 내왔다는 선일이 원석에게 고한다. “노래가 너무 높아서, 높은 노래 싫다”를 트로트 버전으로, 계속되는 삑사리로 선사한다.
“대성이가 왜 객원이냐? 저희 잘못이 아님을 밝힙니다”라며 시작한 대성에 대한 원석의 원망. “계약 좀 하자. 같이 좀 가자. 그렇게 꼬셔도 안넘어오냐. 객원멤버 싫다, 세션도 싫다.” 객석에서 “계약”을 연호하며 “이 자리에서 대답하라”고 난리다.

남자의 눈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다
“저희 팀이 나이 상관없이 에너지 넘치는 이유는 록음악입니다. 저도 학창시절에는 허리까지 머리를 기르고 기타를 치며 헤드뱅잉하던 사진이 있는데 어머니가 불태워버렸어요. 가슴 속에 있는 록음악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장원이 신곡 ‘록큰롤 마니아’를 소개하는 사이 원석도 기타 연주를 준비한다. 유종과 원석의 더블 기타 연주와 비틀즈의 ‘헤이 주드’를 샘플링한 ‘록큰롤 마니아’는 그들의 가슴 밑바닥에 흐르고 있을 록음악에 대한 열정을 발산한다.


“이 자리에는 저희를 처음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브런치 때부터 좋아해주던 분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일이를 알게 해 준….”
오늘 이 남자들, 눈물 풍년이다. “어느 겨울날이었어요. 원석이 형 진정될 때까지만 얘기할께요”라는 유종의 너스레에 웃음이 터진다.
“사운드홀릭은 큰 의미가 있는 곳인데요. 브런치 첫 클럽 공연도 사운드홀릭이었고 드럼하던 친구 승복이가 음악을 그만두게 돼서 운 것도 사운드홀릭입니다.”
그리고 데이브레이크의 첫 단독공연도 사운드홀릭이다. 공연장 어딘가 있을 브런치 멤버들을 떠올리는, 찡한 감동이 있는 ‘다이어리’ 무대가 이어진다. 매우 대중적인 멜로디와 감성의 이별 노래다. 어렵기만 했던 옛날이 떠올라 울컥하는 감정과 눈물을 참을 수가 없는지, 원석은 좀체 마이크에 다가서지 못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라, 형 약 드세요.”
장원이 분위기 쇄신에 나서며 즐거운 연주와 몽환적인 보컬이 돋보이는 킨(Kean)의 ‘Everybody‘s Changing’이 연주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곡 ‘범퍼카’. 이리저리 부딪히며 좌충우돌하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곡이다. ‘상처투성이 외롭고 험한 싸움터에 홀로 버려진 두려움 앞에서’ 들이받고 또 들이받으며 사라지지 않는 꿈을 향해 내달리는 다섯 남자의 자화상 같다. 잠시 울컥했던 원석도 온 무대를 날아다니며 감정 기복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리고 객석에서는 앵콜을 외친다.


“들어갔다 나오는 앵콜 받는 게 소원이었는데…”라며 장원이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다. 소원성취의 첫 앵콜곡은 조용필의 동명곡을 데이브레이크 스타일로 재해석한 ‘단말머리’다.
“깜빡하고 안부른 곡이 딱 하나 남았는데요. 첫 단독, 마지막 공연…아니지….”
‘첫 단독공연의 마지막 곡’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말이 꼬여버린 원석에 멤버들의 원성이 높아진다.
“솔직히 단독공연을 하게 될지 몰랐어요. 얘기 듣고 잘 할 수 있을까 겁도 나고, 이상하게 스케줄이 생기고 그래서 흡족할 만큼 연습도 못했어요. 그랬는데 이렇게 여러분이 좋아해주시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공연 계속 열심히 하겠습니다.”


긴장한 티가 역력하던 그들은 없고, 온전히 무대의 주인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데이브레이크가 존재한다.
“오늘 공연이 성공적인가요?” 원석의 반문에 “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절반은 여러분 몫입니다. 좋다!”
첫 단독공연에 대한 소감을 마지막으로 ‘좋다’ 무대가 펼쳐진다. 공연 마지막 즈음에 객석 어디선가 들리는 우스갯소리가 꽤 의미심장하다.
“좀 있으면 올림픽 경기장에서 하겠어.”
그들에게 새 날이 올 모양이다.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Enter Vol. 32

Blog+Enter 2010.03.11 20:52


blog+enter 서른 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한, 미, 일 모두 올림픽에 열광한 한 주였습니다.
한국은 가히 김연아를 위한 한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KBS2 <수상한 삼형제>와 <추노>가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는데...집안싸움이군요.
그 동안 월화극 정상을 지키던 KBS2 <공부의 신>이 종영했습니다
후속으로 부자되는 비법을 전수하게 될 <부자의 탄생>이 방송됩니다.

일본 시청률 차트를 좀 보강했습니다. 그간 차트에 반영되지 못했던
오전부터 저녁 6시 이전 시간대의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반영했습니다.
박스오피스는 여전히 <의형제>와 <셔터 아일랜드>가 1위를 지키고 있고
가요계는 티아라의 신곡 '너 때문에 미쳐' 발표로 걸 그룹 대란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차에는 Hurlkie's inddin을 시작했는데요
인디 뮤지션 인터뷰, 레이블 관련 인사, 공연 리뷰 등이 실릴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예전에 찍어둔, 밤샘 마감 후 집에 돌아오면서 찍은 새벽 사진을 꺼내들 게 한
데이브레이크 라는 밴드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최근 <New day>라는 EP를 발표하고 '좋다'라는 곡을 선보이고 있죠
참으로 담백하고 솔직한 그들의 음악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
[ Blog+Enter Vol.32 ]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Daybreak, ‘좋다’로 돌아온 그들, 새 날을 맞이하다

<Honey Delivery>. 앨범제목처럼 간질간질, 꿀 같은 노래로 시작해 아무 꾸밈없이 ‘좋다’고 외치며 미끄러지듯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속으로, 그리고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사진 한 장을 꺼내들더니 좌충우돌하며 패기 넘치는 노래까지, 순식간에 곡 분위기가 전환한다.
“얘네 뭐냐?”
일상적 기준대로, 이들의 장르 혹은 정체가 무엇인지를 따지다 보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들의 음악은 그냥 들리는 대로, 느끼는 대로 듣고 느끼면 된다. 그것이 록이든, 발라드든 장르가 무엇이든 별 문제는 없다. 인디? 오버? 언더? 홍대씬? 그 어떤 것이든 사실, 별 상관없는 것이 음악이지 않던가. 좋으면 좋은대로 듣고, 싫으면 싫은대로 듣지 않으면 그만이다. 아! 그들은 ‘데이브레이크(Daybreak)'다.

드라마틱하게, 운명처럼, 데이브레이크 탄생하다
이름은 낯설지만, 그들의 데뷔는 2006년이었다. 10년 동안, 대중가요의 작곡가로, 영화 음악가로, 가수들의 레코딩·라이브 세션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찾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녹음실에서 대중가수의 녹음작업을 하고 오는 길이었어요. 가슴이 너무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선일 형한테 전화를 했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으니까 별 일 없으면 나랑 같이 밴드하자고….”
잠수를 타다 1년만에 걸려온 김장원(키보드)의 전화는 드라마처럼 운명적으로 ‘데이브레이크’를 탄생시켰다. 그 당시 이원석(보컬)과 김선일(베이스)은 록 밴드 ‘브런치’라는 팀으로 활동하다 멤버들이 빠져나가 키보드와 기타를 맡아줄 멤버를 수소문 중이었다. 달랑 둘만 남아있던 원석과 선일은 장원과 정유종(기타)의 합류로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팀명이 새벽이잖아요. 저희가 작업끝나고도 새벽까지 같이 있는데….” 막내 유종이 말끝을 흐리다 다시 말을 이어간다. “아무튼, 새벽까지 같이 있다가 날이 밝는 것과 사람들이 일하러 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저런 음악을 하자고 했어요.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힘을 주고, 저희 스스로도 에너지를 나눠받는 그런 음악이요.”
정리하자니, 작업이 끝나고도 날이 샐 때까지 음주를 즐기며 “우리 잘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다가 “잘 될 거야!”가 된 모양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원석이 말문을 열었다.
“팀명을 정하고 뜻을 정리하다보니 나중에야 그 의미가 생겼어요. 데이브레이크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하루가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는 백지 같은 상태잖아요. 우리가 음악이라는 툴을 통해 우리의 삶을, 그리고 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풀어내고 그리는, ‘데이브레이크’라는 팀의 도화지같은 느낌이었어요. 데이브레이크라는 도화지에 우리를 그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요.”


<New Day>로 새로운 날을 맞다
다시 한번 “나중에”를 강조하는 원석에 “이거 새로운 거 아냐? 나는 처음 듣는데? 고민 많이 했어~”라며 팀원들의 아우성이 쏟아진다. 팀원들의 아우성에 꽤 성실하게도 “사실은 어디 인터뷰에서 얘기했는데 내가 버벅 대서 전달이 잘 안됐어”라고 해명(?)하는 원석의 말은 얼마 전 발매된 이들의 미니앨범 <New Day>와 연결되는 느낌이다.
꽤 이름 있는 메이저 기획사에서 1집 <Urban Life Style>를 발매하고 활동을 하기도 했던 데이브레이크는 최근 ‘해피로봇 레코드’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새로운 날을 맞았다.
“1집 때는 메이저 기획사다 보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 제약도 많아서 저희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EP 작업을 하면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밴드로서 건강한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원석이 팀명에 대해 설명 후 데이브레이크의 이후 음악활동에서도 ‘Day'는 꽤 의미있는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부연하는 중에도 선일은 “말이 안되는 거죠”를 연발한다.
“소통이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앨범에 트로트 버전도 넣게 되고…. 지금 들어도 가슴 아픈 사연이죠. 누군가 저희들이 그린 그림에 검정 물감으로 분탕질을 친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는 선일은 울기 일보직전처럼 보인다.
“현재는 저희들이 열심히만 하면 되는 분위기에요. 사실 코디, 메이크업, 이런 거 필요없거든요. 밴드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정말 있어야할 것만 있는 상태라서 저희들도 쓸 데 없는 힘을 빼고 좋은 에너지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Simple is Best, ‘좋다’가 ‘좋다'
“전 소속사에 있을 때는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고민했는데 지금의 회사는 ‘이걸 하면 너희들이 멋있을까? 너희의 진심이야?’를 물어요. 아티스트라면 당연히 고민해야할 부분과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지적하죠.”
새로운 기획사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노래 ‘좋다’는 이미 1집 발매 전부터 준비되고 완성된 곡이었다.
“1집 앨범 녹음할 때는 타이틀을 뺀 나머지 곡들은 구색맞추기용으로 취급했어요. 그래서 좀 쟁여두자 해서 빼놓은 곡 중 하나가 ‘좋다’였죠. 멜로디도 쉽고, 따라 부르기도 편하기는 하지만 사실, 그때는 ‘좋다’라는 곡의 매력을 저희들도 몰랐어요.”
1년 동안, 공연할 때마다 선보였던 ‘좋다’는 팬들을 가장 열광하게 하는 무대였다. 일제히 "왜?”라는 고민에 빠졌다. 공연이 반복될수록 멤버들도 신이 났고, 관중들의 얼굴과 눈을 맞추며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었다.
“이게 진짜 좋은 노래구나를 느꼈어요. 단순하고 진솔하고, 많은 말이 필요 없어도 그냥 좋은 것에 대한 힘을 느꼈죠. 밴드를 하다보면 ‘죽이는 걸 보여주자’는 욕심을 부리게 되고 어깨에 힘을 잔뜩 주게 되잖아요. 정말 많은 반성을 했고, 많은 것을 깨닫고 얻었죠.”
좋은 건 그냥 좋은 것이다. 뭐라고 설명을 하려고 해도 설명되진 않지만 그냥 좋은 건 좋은 거다. 음악도 좋아서 하는 것이고, 살아가는 게 좋으니까 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꾸미지 않고 미사여구로 수식되지 않는 ‘좋다’라는 단어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들의 노래 중 가장 잘 알려진 곡은 1집 앨범 동명의 ‘Urban Life Style'이다. 최근 1, 2년 사이 가장 많이 불려지고 연주된 곡도 이것이다. ‘발걸음 가볍게’ 거리를 나서면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냉랭하고 항상 똑같은 듯 보이지만 묘하게 달라진 도시의 삶을 만나게 된다. 담백하고 심플한 ‘좋다’가 데이브레이크라면, 강렬한 사운드가 귀를 잡아끌고 미묘하게 달라지는 감성처럼 강약의 변화가 확실한 연주와 보컬로 표현되는 ‘Urban Life Style' 역시 데이브레이크다.
<New Day>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데이브레이크가 존재한다. 몽환적인 사운드로 추억의 한 페이지를 펼치는 듯한, 풍부한 사운드로 표현되는 애절함이 돋보이는 ‘사진’, 에너지 고갈 상태에서 들으면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힘을 얻을 수 있는 ‘범퍼카’ 등, 이들 모두 데이브레이크인 것이다.

This is Daybreak Style
그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너희 정체가 뭐냐?” 혹은 “장르가 뭐냐?”다. 이같은 질문에 그들은 “알아서 판단하세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듣는 이에 따라 정체도, 장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다’도, ‘Urban Life Style'도, ‘사진’도, ‘범퍼카’도 데이브레이크의 모습이다. 언제나 좋다고 허허거리며 살 수도, 과거만을 추억하며 살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메이저다, 인디다, 장르가 뭐다 등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말하는 것도 그렇잖아요. 재밌게도, 무뚝뚝하게도, 진지하게도 할 수 있는데 ‘너는 무뚝뚝하게만 얘기해야하는 거 아냐?’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데 특정한 하나만 보여달라는 건 저희에게 또 다른 제약이죠.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대로 자유롭게 할래요.”
막내 유종의 말에 장원이 부연한다.
“5곡이 다른 스타일이고 다른 장르같지만 저희 팀 안에서 만들어지고 연주한 곡이기 때문에 분명 그 안에 숨 쉬는 통일성이 있을 겁니다. 종합선물세트인데 결국 해태제과 거냐, 오리온 거냐 같은 차이죠.”
<New Day>를 ‘데이브레이크표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한 장원은 “그래서 구매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틈틈이 앨범 홍보에 열을 올린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음악이 쌓이다보면 데이브레이크의 색을 찾게 될 거예요. 1집에서 미니 앨범 하나 더 나왔는데 음악적으로 많이 열린 걸 느껴요.”
막내 유종의 기특한 발언에 형님들이 껄껄 거린다. 밴드가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가 고유의 색에 집착하는 것이다. 고유의 색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에 집착하다보면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연기를 하게 되고, 지치고 불화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정해놓고 끼워맞추는 것은 고유 색이 아니다. 수많은 고민과 시도의 결과물이 차곡차곡 쌓이고 대중들과 향유하고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고유 색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데이브레이크의 스타일이다.


모이면 최강이 되는 그들
“저희 팀원 4명 중 자기 음악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들 어디 하나 모자란 사람들이죠. 제가 못하는 부분을 다른 멤버가 채워주고, 저들이 못하는 부분 중 제가 보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죠.”
원석의 말에 장원이 “못난 사람도 없습니다”라고 거들고, 유종이 “어디 하나씩 모자라도 합체하면 최강입니다”라고 정리하며 각 멤버의 팀 내 역할을 소개한다.
“원석이 형은 브레인, 장원이 형은 분위기 메이커, 선일 형은 감성맨?, 그리고 저는 뭐랄까요, 열정과 체력 그리고 자신감을 맡고 있습니다.”
싸움이 나면 제일 먼저 달려갈 것 같은 유종의 소개가 끝나기가 무섭게 장원이 “저는 브릿지도 맡고 있어요”란다. 그리곤 형인 원석·선일과 동생인 유종 사이에서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만날 너덜너덜해져 있다”는 선일의 증언에 장원이 “데이브레이크는 10년만 하고 그만하려고요”라고 응수하자 선일이 “10년은 너무 짧으니 딱 12년만 하자”고 제안한다. 별 것도 아닌 얘기로 오래도 주거니 받거니 한다.
2009년 11월, EBS의 <스페이스 공감>이 매년 주최하는 ‘헬로 루키(오지은,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등이 헬로 루키 출신 아티스트다)’에 선정된 데이브레이크는 그 특전으로 인디계의 가장 큰 축제인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9(이하 GMF2009)’ 무대에 올랐던 때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비록 20분이었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어요. 낮 한 시 공연이었는데 사람이 너무 없는 거예요. 사람보다 잔디가 더 많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신나게 한번 해보자고 사기를 충전하고 무대에 올랐죠. 그렇게 공연을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보니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든 거예요. 그때의 감동이란….”
말을 잇지 못하는 선일에 원석이 나선다.


음악을 듣는 한 사람의 힘, 2010년은 도약의 해
“1집은 엄청 부풀어 오르다 물거품으로 사라진 느낌이었다면, 그때나 지금의 마음가짐은 한 사람이라도 우리 음악을 듣게 하자였어요. GMF2009 무대도 옛날이었다면 해봐야 뭐 하겠어라고 지레 힘이 빠졌을 거예요.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르기 보다는 단 한 사람, 두 사람이라도 저희 음악을 듣고 네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그 네 사람이 여덟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죠.”
GMF2009 무대로 데이브레이크는 영화같은 일을 경험했고,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주는 한 사람의 힘을 믿을 수 있게 됐다. 대중적인 인기는 밴드에게 부럽기도, 혹은 두렵기도 한 존재다.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부러운 것은 좋은 무대에서 좋은 시간대에 단독 공연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밴드가 되면, 밴드 활동만으로도 삶이 영위되잖아요. 그렇게 되면 저희의 모든 여가와 생각을 밴드에만 쏟을 수 있고, 좀 더 좋은 음악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되죠.”
그러기 위해서라도 대중에게 더 다가가려고 한다는 막내 유종의 말에 원석이 “밴드도 아이돌그룹처럼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는데 아직은 어려운 것 같아요”라고 부언한다. 올해는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함께다.
문화와 콘텐츠에 대한 선택은 언제나 대중들의 몫이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디어’와 ‘마케팅’이 선택의 중심에 있는 형국이다. 미디어가 나서 특정 콘텐츠를 다루며 다양성을 거세하고, 마케팅이 실력이 되고 인기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저희들도 많은 노력을 하겠지만, 미디어와 대중들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관심과 기회를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2010년은 무조건 도약의 해로 정했어요. 진짜 열심히 할 겁니다.”
강하게 토로하는 장원의 말에 원석이 “지금은 활시위를 잔뜩 당겨놓은 상태”라고 설명한다. 잔뜩 당겨놓은 활시위에서 활을 날릴 기회를 가늠중인 데이브레이크는 3월6일 저녁 7시, 클럽 사운드홀릭에서 열릴 생애 첫 단독공연을 위해 연일 동이 터올 때까지 땀을 흘리고 있다.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