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Enter Vol. 34

Blog+Enter 2010.03.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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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Enter Vol.34 ]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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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촉발’ 홍대의 비밀병기 칵스, 당돌하게 현명하게 그리고 신나게

‘The Koxx(칵스)’. ‘댄스촉발’, ‘홍대의 비밀병기’ 등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들, 밴드 명부터 심상치 않다. 뜻도 없고, 발음도 세다. 사실, 슬쩍 연상되는 단어(Cocks)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설마 그걸 팀명으로 썼겠는가 싶었는데, 스스로의 표현대로 “88학번같은 쌍팔년도생”으로 8대2로 정갈하게(?) 빗어 넘긴 가르마가 눈에 띄는 보컬 이현송의 귀띔을 듣자니 얼추 맞는 모양이다. 이들 참 당돌하다.
와인 잔과 바나나가 오가는 언밸런스하면서도, 또 꽤 그럴 듯한 공연 전 대기실 풍경이다. 이제 막 스물을 넘긴, 일명 'DJ Shaun'으로 불리는 막내 김윤호(신디사이저)가 바나나를 3등분으로 똑같이 나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증(?)을 늘어놓는다.
커다란 키에 진지한 얼굴로 형들을 연호하며 바나나와 씨름을 하는 윤호, 꽤 막내답다. 팀의 맏형이자 베이시스트 박선빈은 마냥 진지하고 흐뭇하게 윤호에 집중하고 있다. 얼굴만 고운 줄 알았더니 마음씀씀이도 어른스럽다.
“그걸 구지 셋으로 나눌 필요가 있어?”라며 제법 시크한 이수륜(기타)과 “한번 해보라”는 드러머 신사론. 저렇게까지 즐거운 일일까 싶게 흥이 넘치는 그들이다. 어디 구경이나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윤호의 시연을 눈여겨본다. 손도 대야 하고, 입도 대야 한다. 아무래도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지 싶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바나나 3등분에는 성공했다. 제법 시크하던 수륜, 윤호의 시연에 “진짜 된다”며 가장 먼저 들뜬 목소리를 낸다.
흥에 겨운 분위기와 20대 초반을 넘나드는 나이답게 홍조를 띤 얼굴에 웃음이 난다. 손님을 맞는다며 테이블을 간추리면서도 와인 잔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 귀여운 의지에 다시 한번 웃음이 터진다. 이들, 참 유쾌하기도 하다.

파티, 클럽 록, 미러볼, 일렉트릭 그리고 이와 같은 것들
“공연 전에 술 드셔도 돼요?”
마치 구석기 시대에서 온 듯한 질문에도 말끔한 얼굴로 “저희는 그래야 공연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겨요”란다. ‘술’ 이야기를 저리도 호감가게 할 수도 있음에 감탄한다. ‘인디계의 아이돌’로 급부상하고 있다더니, 왠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2008년 말, 드러머 사론을 주축으로 결성된 ‘칵스’는 거칠고 자유분방한 개러지(Garage) 사운드에 강렬한 일렉트로닉 요소를 버무린 음악 스타일을 추구한다. 클럽 파티 위주로 활동하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는 이제 10개월 남짓이다.
음반도 없고 팀에 대한 프로필도 구체적이지 않다. 대한민국 온라인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정보를 모아준다는 각 포털의 검색창을 빌어도 멤버 이름과 공연일정, 직접 찍은 공연 동영상 그리고 대표곡이 'ACDC' 'Trouble Maker'라는 것이 모을 수 있는 정보의 전부다.
그럼에도 홍대씬에서 꽤 각광받고 있는 그들의 정체가 몹시도 궁금해졌다. 칵스라는 팀을 잘 모르니 칵스의 음악이나 팀의 정체성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했다. 단도직입적이면서도 정중하게, 한편으로는 다소 조심스럽게.
‘파티’ ‘클럽 록’ ‘미러볼’ ‘일렉트로닉’, 현송, 선빈, 수륜, 윤호의 외침에 머릿속에 ‘칵스’라는 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즉각적이고 간결한 대답을 내놓은 네 사람과 달리 사론은 고심중이다.
“설마 ‘그런지’라고 하는 거 아니겠지?”
네 사람의 재촉에 “이와 같은 것들”이란다. 확실하게 그림이 그려진다. 강한 사운드를 표방하는 모든 악기, 현란하고 트렌디한 신디사이저 사운드, 말 그대로 오색찬란한 사운드의 향연이다. 그럼에도 겉돌지 않고 서로의 소리를 끌어안으며 보다 강력한 사운드로 승화하는 음악에 그들의 무대는 힘과 흥이 넘친다. 관객보다 더 신나고 자유롭게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들, 꽤 매력적이다.
저리도 강한 음악, 애주가, 대단한 끽연가, 하수상한 팀명…. 강렬하고 흥이 넘치는 이들의 공연무대를 지켜보고 있자니 멤버들이 풀어놓는 다섯 단어가 선뜻 이해가 되기도 한다. 무대는 칵스의 화룡점정이다.


2009년의 도원결의, 교집합을 형성하다
“모두를 춤추게 하겠다”는 음악적 포부를 가지고 있는 칵스의 결성 동기가 궁금해졌다. “멋있게 해야 되는데 진짜 너무 이상하다.” 첫 만남이 이상하다는 건지, 결성 동기가 멋있지 못하다는 건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
“같은 학교의 학생이고…”라는 말에 그럼 스쿨밴드인가라고 생각하는 찰나 “아이고~ 그건 됐고”라는 저지가 따른다. “정기공연이 있었는데…이것도 아니다.” “그냥 파타라고 그래.” “맞다! 파티다.”
결성동기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그들에, 왠지 더 듣고 싶어진다. 같은 대학의 실용음악과 학생이었고, 2008년 12월의 마지막 날 파티에서 의기투합했다. 맏형 선빈이 설명에 나선다.
“저희가 <스킨스>라는 영국드라마를 찬양할 때가 있었어요. 영국문화를 좋아하고 심취하면서 대관하는 공연 말고 파티처럼 술도 많이 마시고 음악도 넘치고 춤도 신나게 추는 그런 공연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어요. 저희 곡이 없다보니 스트록스(The Strokes)나 카잘스(Cazals) 등의 커버를 하게 됐죠.”
친한 사람들만 모여 술에도, 음악에도, 춤에도 진창 취하고자 한 2008년 12월31일, ‘해피 뉴 이어’ 파티에는 15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렇게 성황리에 첫 공연을 마친 이들은 2009년 도원결의를 했다. 팔이 부러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며 본격적인 활동은 6월에나 가능해졌지만, 드디어 칵스가 탄생했다.
“지금 하는 음악스타일에 만족하는가?”
개성 강한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다섯 사람의 음악스타일이 화합할 수 있는 정도인지가 궁금해져 또다시 아주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현송이 “정말 신기할 따름이에요”라고 말문을 연다.
“다들 원래 좋아하던 장르를 모아보면 말도 안돼요(아마도 한 밴드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의미지 싶다). 저희는 댄스촉발, 클럽 록 등을 하는데 저는 이모코어와 미국의 쿵쾅거리는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윤호는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수륜은 데스 메탈·멜로디 헤비메탈, 선빈은 이모코어와 유즈드(Used)의 음악, 그리고 사론은 그런지에 열광하고 있다.
사론이 진지하게 “공통점이 없는 게 있어요. 저랑 막내를 뺀 세 명은 다들 이모코어나 그런 음악을 좋아하는데 저는 그런 게 싫어요”라고 털어놓자 선빈, 수륜, 현송이 이구동성으로 “저희는 너무 좋거든요”라고 외친다. 이처럼 제각각의 음악 스타일, 보다 심각하게 극과 극의 스타일을 지니고 있음에도, 아직은 어린 그들은 현명하게도 교집합을 형성했다.

그들의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
‘7’자가 들어가는 날에 술값을 50%로 할인해주는 바에서 밤을 새거나 편의점에서 파는 4천 원짜리 500ml 와인팩을 즐기거나 그들의 교집합에서 ‘술’을 빼놓을 수는 없다.
“제가 이 얘기는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집에서 혼자 술 마시다가 필름이 끊긴 적도 있어요. 일어나 보니 방바닥이더라고요.”
“나는 왜 이렇게 만날 끊기지?”라는 수륜의 하소연이 이어진다.
“사론이는 술 취하면 길 걷다가도 그냥 엎어져 자요. 그냥. 총 맞은 애처럼. 거의 액션 영화예요. 한순간에 그냥.”
선빈의 증언에 수륜이 “저는 개그하는 줄 알았어요. 안 웃겨. 그랬는데 계속 자고 있는 거예요”라고 부연한다.
시작부터 가지고 있던 ‘신사론은 본명인가’라는 의문에 답이 돌아온다. 원래 이름은 ‘사론’보다 더 예명같은 ‘샤론’. 학교에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면서 이름을 바꿔달라고 했더니 어머니가 바꿔온 이름이 사론이란다. 진지한 줄만 알았더니 깨는 구석도 있다.
중구난방으로 동분서주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절로 흥이 돋는다.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 물으니 “맏형과 막내가 고생을 너무 해요”라며 수륜이 제법 어른스러운 멘트를 날린다.
차 뿐 아니라 면허를 가진 이는 선빈 뿐이어서 공연 때마다 모든 짐을 싣고 움직여야 하고 동생들의 귀가도 도와야 한다. 혹은 잘 곳을 내주거나 장비를 보관할 공간도 마련해준다. 멤버들은 ‘부의 상징’이라고 놀려대지만 맏형에 대한 고마움의 또 다른 표현이다.
“어떻게 보면 저보다 막내 고생이 더 심해요. 데모 작업하면 이 친구가 프로듀싱, 녹음 등 전반적인 것을 책임지니까 한숨을 못자요. 저녁 6시부터 합주하고 밤 12시부터 녹음을 시작하면 아침 10시에나 끝이 나죠. 다른 멤버들은 녹음 끝나면 자는데 막내는 못자요.”
선빈의 설명에 윤호는 “내일 죽을지도 몰라요”라며 어리광이다. 5천만 원을 준대도 녹음은 안할 거라는 윤호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쟤 너무 안쓰러워요”라며 수륜이 한걱정이다.
“저희가 인터뷰를 잘 하고 있는 건지….”
조심스러운 사론의 염려에 거리낌없이 대답했다.
“암요.”


앨범 출시로 칵스의 미래에 +α를 하다
칵스는 앨범 출시를 앞두고 곡 작업에 한창이다. 이제 곧 ‘명함’이 생길 거라며 기뻐하는 현송이 말한다. “너무 기대돼요. 정규는 아니어도 저희 앨범이고, 어디 가서 내밀 게 생기는 거니까요. 프로필 사진 찍고, 네이트 인물 검색에 올렸는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인명 밑에 앨범이 뜨지 않는 건 아쉽지만요.”
진짜 아쉬웠던 모양이다. 현재 데모작업 중이며 3, 4월 안에 출시될 앨범에 몇 곡이나 실릴 것인지 물으니 선빈의 “대여섯 곡”이라는 대답과 수륜의 “탑 시크릿”이라는 대답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또 다시 흥에 겨워 웃음소리가 높아진다.
“많은 사람과 공감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저희 음악이 많은 분들이 좋아할만한 노래는 아닌 것같아요.”
현송이 운을 띄우자 수륜이 “무거워요. 음기가 있죠”라고 이어가더니 선빈이 “초반에는 한국 팬은 없었고 외국 팬뿐이었어요”라고 증언하니 수륜이 또다시 바통을 이어 받아 “저희들 보고 블록 파티(Bloc Party, 영국의 인디 록밴드)보다 괜찮다고 그래요. 엄청난 평가죠”라며 자랑질이다. 주거니 받거니 궁합도 잘 맞는다. 인디 혹은 홍대씬의 밴드를 만나면 곧잘 하는, 음악을 버리지 않고,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음악으로 유명해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질문을 슬쩍 던졌다. 질문에 대한 진중한 고민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건지 말을 아끼던 사론이 입을 연다.
“딱 그 정도가 하고 싶은데…. 한경록(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씨가 홍대 클럽을 엄청 돌아다닌데요. 아마도 어딜 가든 다 알아보고 반가워할 거예요. 그냥 일반 사람으로 있어도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정도가 되면 좋겠어요.”
사론의 말에 현송이 “이렇게 말하면 후지긴 한데”라며 말을 덧붙인다.
“모르긴 몰라도 비욘세(Beyonce Giselle Knowles)랑 클락손스(Klaxons)는 한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연락도 할 거예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있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그들의 환경이나 시스템이 부러워요.” 수륜은 오아시스가 되고 싶다고 하고 선빈은 U2가 되고 싶단다. “바람이나 미래에 대해서는 각자 하나씩 얘기해서 정리하자”고 팀원들을 독려하던 선빈이 앞서 입을 연다.
“올해는 좋은 앨범 만들고, 그 앨범으로 인지도 쌓아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나 지산 록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타(GMF) 등 큰 공연에 당연히 라인업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앨범을 계기로 칵스의 미래에 +α를 하겠다는 각오를 전한 선빈의 말에 사론이 “이건 제 생각인데요. 한국에서 3년 정도 활동하고 외국투어를 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털어놓는다. 사론의 바람에 선빈이 “5년 있다 가자. 내가 서른 되면”이라고 제안하자 수륜이 “7년 해요. 우리가 서른, 형이 서른 둘에”라고 대꾸한다. 언제 가느냐로 옥신각신은 하겠지만 어떻게든 외국투어는 갈 모양이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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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