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마법의 세계, 스크린을 만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마케팅이사 한순호


겨우 열한 살밖에 안된 꼬마 마법사 이야기가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소설책이 전 세계적으로는 1억5천만 부, 우리나라에서도 450만 부나 팔려나갔다니 말이다. 국내 판매수치는 출판사상 단일 상품으로는 최고 기록이란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있는 아이들을 책을 읽기 위해 책상 앞으로 가게 했던 그 위력을 다시 한번 발휘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가 게임으로 나온 데 이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는 제목을 달고 관객을 찾은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개봉 전부터 할리우드 극장에서 녹화된 6mm 영상을 담은 불법 CD로 떠돌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대만과 독일에서는 마법에서 느껴지는 신비감이 아이들의 교육이나 종교적인 믿음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탄원서가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도대체 해리포터가 뭘 어쨌길래?

나를 닮은 해리포터?



해리포터의 소재는 아주 단순하다. 고아소년 해리가 마법으로 영웅이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끼니때마다 식사 준비를 해야하고, 땅바닥에 그린 케이크로 생일축하를 해야했던 측은한 해리는 악당을 물리치고, 자신의 기숙사를 우승으로 이끄는 영웅이 된다. 글로 풀면 열 줄을 넘기기도 힘든 단순한 이야기가 돌풍을 몰고 온 걸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는 판타지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배급하고 있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한순호 마케팅 이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의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불쌍한 해리포터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죠. 아이들은 또래의 해리에게서 자기 모습을 보고, 어른들은 그 나이 때의 자신을 떠올리게 됩니다. 해리의 나이 때는 누구나 꿈을 꾸고, 머글(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사가 아닌 일반인을 일컫는 말)이 되기보다는 마법사가 되고 싶어하잖아요. 해리포터는 현재나 과거에 그리던 상상 속의 내 모습이죠."
한순호 이사의 말대로 해리포터 시리즈에는 하늘을 나는 마법의 빗자루와 불을 붙게 하는 지팡이, 꿈을 보여주는 마법 거울, 움직이는 계단 등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던 마법의 세계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외에도 한 이사가 꼽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인기요인은 '성장하는 캐릭터'와 마법이라도 써서 벗어나고 싶은 '고단한 현실'이다.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가장 큰 매력이 뭔 줄 아세요? 현실감이에요. 해리포터는 분명 SF 판타지 영화죠. 하지만 해리포터의 판타지적인 요소는 생활과 멀지 않아요. 학교에 입학해서 점수를 얻고, 진급을 하죠. 영국의 고성을 떠올리게 하는 호그와트 성이나 전자게임 같은 퀴디지 게임, 마법사의 돌을 지키는 개를 닮은 트롤 등이 그렇죠."
한 이사의 말처럼 할리우드산 SF물의 약점은 세상과 괴리된 캐릭터와 공간들이었다. 하지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는 나와 친구가 있고 어릴 적 꿈꾸던 마법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정도 매력이라면 [스타워즈]나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선보였던 테크놀로지의 향연이나 유명한 배우를 알아보지 못하게 할 정도로 완벽했던 [혹성탈출]의 특수분장이 없어도 열광할 만하다. 그 인기의 이유가 '해리포터'라는 꼬마 마법사 때문이든 동화 같은 '마법의 세계' 때문이든, 현재 전 세계는 이에 열광하는 것이다.


일 년에 한 번 해리포터를 만나자



"조앤 K. 롤링은 꽤 까다로운 작가예요.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화로 만드는 것을 허락하면서 절대조건은 두 가지를 내세웠어요. 그 중 하나는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조차 잃어버린 불우한 아이들에게 3년 동안 6천만 권의 책을 배포하는 것이었어요."
롤링은 그만큼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어했고, 그 임무는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유일한 프로모션 파트너인 코카콜라에게 맡겨졌다. 또 다른 조건은 '원작 훼손 불가 원칙'. 이 조건에 대해 롤링은 꽤나 완고해서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시켰다. 상황과 게이머의 기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게임의 특성이지만 게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내용이나 캐릭터, 상황 등이 소설과 그대로 닮았다. 아이와 현실 속의 판타지를 사랑한 롤링의 고집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화화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한 이사는 전한다.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나 [나홀로 집에]를 만들었던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화화하면서 특수효과나 특수분장을 동원할 줄 몰라서 안 했겠어요?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도 꽤 많은 장면에 특수효과가 쓰였어요. 자연스러운 영상을 위해 기계적인 냄새가 나지 않게 특수효과를 썼을 뿐이죠. 그게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 줄 아세요?"
그래서인가 요즘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불평이 판타지의 느낌이나 극적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책 한 권을 고스란히 읽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한 이사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곧 다섯 번째 이야기가 발표될 해리포터 시리즈의 완결은 7권. 워너브러더스에서 추수감사절에 맞춰 일년에 한 번씩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화로 만든다고 하니, 적어도 앞으로 6년 동안은 매년 해리포터를 영화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욕심은 크죠.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흥행기록을 가진 외국영화는 4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타이타닉]이에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그 기록을 깼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어린 꼬마부터 30대 중반에 들어선 어른들에게까지 상상의 즐거움과 설레임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뻐요."
요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화 포스터, 해리포터, 론, 헤르미온느, 해그위드 등의 등장인물 캐릭터로 만들어진 모빌, 마법 도구 스티커 등 해리포터 관련 소품으로 둘러싸여 지내고 있는 한순호 이사는 얼마 전 열세 살짜리 아들에게 호그와트 성 레고를 선물했다. 영화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에 근무하면서도 이 레고를 구하는 데는 예외없이 어려움을 겪었단다. 한 이사는 선물을 받고 뛸 듯이 기뻐하는 아들을 보고 같이 즐거워했다고 전한다.
"해리포터가 아이와 어른 사이에 벌어진 틈을 조금은 좁혀주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진짜 마법같은 일이죠" 한 이사의 말대로 어쩌면 해리포터가 세상에 선을 보였다는 사실 자체가 마법일지도 모를 일이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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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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