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에 해당되는 글 1건

뉴미디어 3년차로 거듭나기

켜기만 하면 시청할 수 있는 광의적이고, 포괄적인 공중파와는 달리 필요에 의해 자신의 선택으로 행해지는 케이블 TV의 시청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또한 애당초 얻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얻었으며 그렇지 못하다면 그 시청행태에서 보여지는 케이블 TV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를 짚어보도록 하자.

다매체 다채널 시대, 뉴미디어의 총아로 포부도 당당하게 첫발을 내딛었던 케이블 TV가 한국땅에 상륙한 지 3년. 채널수와 관련 업자 선정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작부터 곪을 대로 곪은 자금 문제로 여러 프로그램 공급사들이 부도를 내고, 채널끼리의 통합 분위기가 조성된 요즘까지 케이블 TV는 여러 가지 문제들로 시끄러운 매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난해말 터져 현재는 유행처럼 돼버린 IMF 시대를 맞아 케이블 TV는 더욱 벅적거리기 시작해 이제는 그 매체 자체에 대한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충실한 정보 제공 매체로, 좀더 전문적인 채널로 자리를 잡아야할 3년차 케이블 TV, 그목표치에 어느 정도 다가서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시청자들의 케이블 TV 시청행태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례1) 케이블 TV 시청 경력 1년인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이삼득 씨 가정의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 이삼득(66) 씨와 어머니 박점순(63) 씨 그리고 아들 내외인 이상달 (34), 김현선 (28) 씨가 함께 거주하고 있다. 4대의 텔레비전 중 안방과 아들 부부방의 두 대의 텔레비전에 케이블 TV를 설치해 시청하고 있다고 한다.
정기적인 외출이 적은 60대의 이삼득 씨는 여가선용을 그 목적으로 케이블 TV를 시청하며 시청시간대는 공중파 정규 방송시간을 제외한 오전 11시에서 5시까지이다. 워낙 바둑을 좋아해 그 시청 채널은 거의 바둑 채널(CH 46)이 대부분이며 영화 채널(CH 22)을 가끔 시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부인 박점순 씨는 케이블 TV의 시청에 거의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시간이 날 때 가끔 남편 이삼득 씨의 시청에 동참하는 것이 케이블 TV 시청의 전부라고 한다.
오전 10시~11시, 오후 8시~11시 사이까지 가장 다양하게 시청하고 있는 며느리 김현선 씨가 주로 찾는 채널은 DCN(CH 22), Q 채널(CH 25), 동아 TV(CH 34), MY TV(CH 44) 등으로 고정적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없으며,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가며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나 여성, 역사, 과학, 음악 관련 다큐멘터리와 동아 TV의 외화 시리즈 그리고 MY TV의 컴퓨터 강좌나 홈인테리어 등 가정 생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을 중점적으로 찾아보곤 한다.
거의 매일 10시 30분이 넘어서야 귀가하는 아들 이상달 씨는 주로 밤 11시~자정까지 시청하며 주로 영화 채널이나 영화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즐긴다. 의사로서 의학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고 싶지만 전문적이지도 못할뿐더러 찾기도 어려워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사례2) 케이블 TV 시청 경력 6개월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고정욱 씨 가정은 대학 강사인 고정욱(39) 씨와 부인 이현숙(35) 씨, 초등학교 학생인 범준(10) 군과 은비(7) 양 그리고 얼마전 백일이 지난 은솔 양이 그 가족 구성원이다.
가족 중 주시청자는 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은비 양과 부인 이현숙 씨로 오전 10시부터 계속해서 시청을 한다고 한다. ‘미래에서 온 딸’ 등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은비 양은 만화채널인 투니버스(CH 38)와 어린이 TV(CH 17), 그리고 HBS(CH 19)에서 하는 만화 영화는 거의 고정적으로 찾아서 보고 있으며 부인 이현숙 씨는 아이들이 시청하는 동안은 아이들과 같이 시청하며 영화 채널(CH 22)과 쇼핑 채널(CH 39, CH 45) 그리고 GTV의 패션쇼 등을 즐겨 본다. 영화만 틀어줄 뿐 영화에 좀더 깊이 있게 접근하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 아쉽다.
오후 3시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범준 군도 은비 양과 마찬가지로 투니버스를 위시로 한 만화영화들을 주로 시청한다. 오후 7, 8시에 귀가하는 고정욱 씨는 주로 꼭 집어 시청시간대를 말할 수는 없지만 공중파의 정규시간이 끝나는 자정부터 새벽 1, 2시까지 주로 영화 채널 DCN(CH 22)이나 MBN(CH 20), YTN(CH 24) 등을 시청하며 정보와 시사를 얻는 것을 시청 목적으로 한다. 아이들이 깨어있는 저녁시간대에도 낯뜨거운 장면들이 종종 방송되기도 한다는 것과 뉴스 채널의 구성이 공중파의 구성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아쉽다.
또한 4월부터 실시 예정인 인터넷 부가서비스의 대상자로 선정된 고정욱 씨 가정은 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사례3)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김성규(45) 씨 가정은 케이블 TV 시청 경력 3년째로 아주 활발한 시청을 보이고 있다. 주 시청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교회에서 집사를 맡고 있는 부인 이영희(44) 씨로 공중파의 오전 정규방송이 끝나는 오후 12시부터 둘째 아들 민철(17) 군이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5시까지 계속 케이블 TV를 시청한다고 한다. 성경 공부를 위해 기독교방송(CH 42)을 주로 시청하며 Q 채널(CH 25)의 자연 다큐멘터리와 A&C 코오롱(CH 37)의 문화강좌 등과 이리 저리 돌리다가 재밌다 싶은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고 한다.
저녁에 돌아오는 고등학생 민철 군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음악채널인 KMTV(CH 43)와 M.NET(CH 27) 등의 음악 프로그램들과 ‘캡틴 테일러’ 등 투니버스의 만화영화 그리고 HBS의 연예소식 프로그램들을 골라서 시청하는 편이다. 시청자 참여 음악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민철 군은 시간대가 맞지 않아 교육방송 시청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구 시즌일 경우에는 스포츠 TV(CH 30)를 시청하기도 하는데 젊고, 전문적인 캐스터와 해설자와 시간대가 안맞아 놓친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이 공중파 스포츠 중계보다 좋지만 재방송이나 해외스포츠 중계가 많아 자주 찾지는 않는다고 한다.
밤 10시에서 11시 정도까지 시청하는 아버지 김성규 씨는 MBN (CH 20), 아리랑 TV(CH 50), 바둑 TV(CH 46) 세 채널을 돌려가면서 시청한다.
작년까지 고 3이어서 교육방송을 거의 매일 시청해 케이블 TV 시청 시간이 가장 많았었던 큰 아들 민성(21) 군은 요즘 대학 새내기로서 학교 생활을 하느라 밤 늦게야 귀가하는 관계로 시청시간도 자정부터 새벽 1, 2시까지가 고작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민성 군은 늦게까지 영화채널을 즐겨보며 전공인 무대연출을 위해 GTV의 패션쇼나 A&C 코오롱의 연극, 음악회 등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고 한다. 말이 24시간 방송일 뿐 새벽 시간대에는 볼만한 채널이 없어 불만이다.

케이블 TV 시청의 몇 가지 현상과 문제점

사례를 통해 보면 대부분의 케이블 TV 시청은 주로 공중파의 정규 방송 시간을 비껴가며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공중파의 오전 정규방송이 끝나는 정오부터 오후 정규방송이 시작되는 오후 5, 6시까지, 그리고 오후 정규방송이 끝날 때쯤인 밤 11에서 자정까지 대부분의 시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영화가 보고 싶다고 하면 공중파에서는 영화가 방영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케이블 TV의 경우는 그냥 영화 채널로 돌리기만 하면 된다. 그만큼 케이블 TV는 전문화, 다양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그 수준이 시청자들을 흡족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확실히 아직까지는 공중파의 프로그램이 재미있고, 볼거리가 많다. 프로그램 관련자들이 케이블 TV를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재방송이 너무 많고, 아주 소수의 몇 개 채널을 제외하고는 공중파의 예전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대학강사인 고정욱 씨는 공중파 정규 방송시간에 케이블 TV의 시청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위와 같이 추측한다. 물론 시간대에 제한 없이 늘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는 케이블 TV의 특성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만큼 그 내용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 TV 시청의 또 하나의 현상은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특정 채널, 특정 프로그램을 고정적으로 찾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리 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맘에 드는 것이 방송되면 그때서야 시청이 이루어진다. 채널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케이블 TV의 시청 목적이 정보 취득이든 흥미 유발이든 취미 생활이든 한 사회 혹은 특정 집단이 혹은 한 개인이 케이블 TV에서 그 시청 목적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이전에 지나간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재미는 있다. 하지만 꼭 봐야해서 일부러 찾아보거나 하진 않는다. 케이블 TV에는 꼭 필요해서 혹은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꼭 보지 않으면 안돼’할 정도로 시청자의 눈을 확끄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은평구의 이숙자 주부의 지적처럼 좀더 전문적이고, 심도가 깊어야할 케이블 TV의 정보가 종합적이고, 겉핥기식의 공중파의 정보보다도 그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큰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주겠다는 것보다는 작은 정보라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주겠다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 TV가 공중파의 종속 매체 혹은 잉여 매체라는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케이블 TV 시청행태에 나타나는 또다른 현상은 가족이 모두 모여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따로 따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시청을 한다는 것이다. ‘텔레비전 앞에 온가족이 옹기종기 모여’는 케이블 TV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전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까지는 주부가, 아이들이 귀가한 후에는 아이들이, 아이들이 잠들고 가장이 귀가했을 땐 가장이 하는 식의 시청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각자의 취향과 여건, 필요에 의해 정보를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케이블 TV의 특성과도 관련이 있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이는 가족들이 모여서 볼만한 프로그램이 기획되거나 편성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지역채널이나 국가 채널 등 거의 시청을 하지 않는, 좀더 심하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채널이 있을 수있는 것처럼 각 가정에서 선호하거나 찾아보는 채널이 불과 몇 가지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케이블 TV 업계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이나 성별 등에 관계없이 각각 개인마다의 기호와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나이대, 같은 성별, 같은 사회에 있더라도 각자가 선호하는 것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관, 예를 들어 젊은 2, 30대는 영화 채널을 좋아하고, 60대 이상의 할아버지들은 바둑 채널을 좋아하고, 주부들은 드라마 채널이나 여성 채널, 쇼핑 채널을 좋아하고, 남자들은 뉴스 채널이나 다큐멘터리 채널을 좋아하고, 고학력의 시청자는 문화 채널이나 프로그램을 좋아하고...이러한 선입관은 옳지 않다.
이는 케이블 TV 채널 자체에서 만들어낸 이미지이다. 음악 채널은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들만을 방송해서 10대들이 좋아하게 만들었고, 영화 채널은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영화들을 방송했고...이대로라면 채널수에 비해 한 가정이 필요로 하고, 실질적으로 시청하는 채널이 몇 가지 국한될 우려가 있고, 이미 그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즉 채널은 많지만 볼 게 없다가 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 TV 채널은 분야가 나뉘어진 것이지 특정 나이대나 성별을 기준으로 채널이 형성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음악채널은 10대를 위한 것, 뉴스 채널은 남자들을 위한 것, 쇼핑, 여성, 드라마 채널은 주부들을 위한 것...이렇게 나뉘어질 것이 아니라 성별 나이대에 상관없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 지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채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채널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시작부터 문제가 되었던 케이블 TV의 거품은 좀처럼 삭지 않을 것으리라며 입을 모은다.
이러한 케이블 TV 프로그램의 문제점들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 명일동의 김성규 씨의 말처럼 이제는 좀더 케이블 TV적인, 공중파 프로그램이 흉내도 낼 수 없는 그러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구성이 너무나 단순한 것에 문제가 있다. 공중파에서 늘 볼 수 있는 것들 예를 들어 MBN의 경우 심층취재나 좌담 등도 뭔가 새로운 주제나 형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다거나 음악 채널은 너무나 10대 위주로 흘러 중장년층을 소외시키고 교육채널은 너무나 단순하고, 재미없는 강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특정 케이블 TV 채널이 아니면 안돼’라고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
좀더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과 내용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식의 방송이라면 시청자들은 점점더 케이블 TV를 멀리할 것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정보 고속화, 그 시작을 기다리며

올 7월부터 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강 케이블 TV는 인터넷 부가 서비스를 앞두고, 이미 지난해 12월 1일부터 50가구를 선정, 시범 서비스를 해왔고, 4월 중순 200가구를 추가 모집해 5월부터 시범 서비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서초 케이블 TV는 4월중 그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 그 대상자 선정과 케이블 망 설치에 한창이라고 한다.
“케이블 망을 이용한 인터넷 시범 서비스는 기존 전화선으로 접속하는 것에 그 속도가 200배 정도 빠르고, 가격도 저렴하다. 이는 정보 고속화의 일환으로 준비되었으며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또다른 선진적 매체가 될 것이다.”
한강 케이블 TV의 문영선 차장에 의하면 시범 서비스를 받고 있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7월이 오면 케이블 TV를 이용한 정보 고속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케이블 TV에서는 이러한 대국민적인 부가 서비스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하니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케이블 TV를 기대해 보도록 하자.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