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데이즈> 37호 특집은 한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는 그들의 이야기

[ 7days 37호 특집_Wave in Asia :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1 ]
[ 7days 37호 특집_Wave in Asia :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2 ]
[ 7days 37호 특집_Wave in Asia :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3 ]
[ 7days 37호 특집_Wave in Asia :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4 ]
[ 7days 37호 특집_Wave in Asia :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5 ]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영화도 리얼리티다! 그녀들의 유쾌한 수다 <여배우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브라운관의 대세로 자리 잡더니 영화에도 리얼리티 기법을 이용할 모양이다. 윤여정·이미숙·고현정·최지우·김민희·김옥빈, 이름만 들어도 그 강한 기와 개성이 느껴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여섯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말일까? 촬영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쏟아진 반응은 이랬다. 믿을 수 없다는 반문이나 호기심어린 시선이었다. 과연 재능이든, 에너지든, 내공이든이 둘째가라면 서럽고 기는 세고, 자존심은 더 세고, 자애심(自愛心)은 그 보다 더 큰 그녀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을까?
이재용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출연을 사양한 여배우가 10여 명에 이른다. 순발력이 자신없고, 여배우 간의 기 싸움이 부담스럽고, 그런 조합에 끼고 싶지 않다는 게 출연 고사 이유였다. 그만큼 여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은 영화에서도 언급됐지만 정말 어렵고도 부담스럽고도 꺼려지는 일인 것이다.


허구와 실제의 경계에 선 <여배우들>, 리얼리티와 극적 재미 공존
결국 한사람씩만 나와도 그 포스가 엄청난 여배우들이 6명이나, 그것도 동시에 모여 수다를 떠는 영화가 정말 만들어졌다. 여배우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거나 풍미하고 있는 그들은 걸출한 입담과 강한 개성의 소유자다.
화려한 무대 위의 갈채와 은막 뒤의 비난을 오롯이 홀로 견뎌야하는 여배우, 그래서 더욱 화려하고, 고독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녀들이 한 여자로, 그리고 한 인간으로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다. 이름하여 <여배우들>, 그 결과물이 꽤 그럴 듯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매우 간단하다. 크리스마스 이브, 패션지 <보그>의 특집 화보를 위해 6명의 여배우들이 모여든다. 진짜 패션지의 에디터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등의 스태프들이 등장한다. 사실 이것이 대본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배우들>은 감독이 기본적인 구성과 동선, 상황만을 설명하고 여배우들이 자신의 실제 성격을 반영해 감독과 상의해서 만들어 낸 ‘대본’ 아닌 ‘대본’을 생생하게 따라가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리얼리티와 허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모큐멘터리(Mockumentary)다.
일명 ‘카더라’ 통신으로 세상을 떠도는 출연 여배우들에 대한 루머들을 연상시키는 코드들이 적지 않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서부터가 실제 상황인지가 헷갈릴 정도로 사실적이지만 극적 재미 역시 만만치 않다.
스튜디오에 도착하는 상황부터가 심상치 않다. 시간을 잘못 봐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한 윤여정, 이미 풀 메이크업에 헤어 세팅까지 완벽하다. 민망함에 빨리 오라고 전화한 윤여정에 고현정은 알겠다고 하고는 다시 늘어졌다 두 번째 전화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스튜디오로 향한다.
밤샘 촬영으로 얼굴은 붓고 기 센 여배우들과 촬영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만한 최지우는 어떻게든 따로 촬영하려고 해보지만 자신만 못생기게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느지막이 나타난다. 막내 김옥빈은 혼자 있으면 민망할 테고, 둘만 있으면 더 민망할 것같아 일찌감치 도착하고도 주차장에서 안절부절 못하다 세 사람이 모이거서야 들어간다.
하지만 역시 즐겁게 수다를 떠는 윤여정·이미숙·고현정을 예의 주시할 뿐 그 속에 끼어들기란 어렵다. 커피를 찾는 이미숙에 커피 한잔을 건네기도, 라이터를 찾는 윤여정의 담뱃불을 붙이기도 어렵다. 이처럼 모여드는 모습만 봐도 이후의 진행이 만만치 않겠다는 예감이 든다.
나름 순탄하게 진행되던 화보촬영은 표지사진에 필요한 보석이 도착하지 않으면서 촬영은 중단된다. 모이는 것만으로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6명 여배우들의 분위기는 더욱 아슬아슬해진다. 하지만 뭔가 아슬아슬하게, 잘 나가는 후배와 한물 간 여배우, 결혼 전에는 비교도 안됐던, 하지만 지금은 범접할 수 없는 한류스타가 된 후배와 이것이 질투나기도 부럽기도 한 선배 등 여배우 사이의 이상한 이질감 등을 걱정했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함께 있는 모습도 사랑스러운 그녀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하고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하면서 최지우에게만 퉁명스럽고 불친절한 고현정, 결국은 화장실에서 대판 싸움을 하고 최지우는 뛰쳐나가 버린다. 죽을 때까지 여자로 살고 싶다는 이미숙과 그런 후배에게 사람으로 사는 것이라고 조언하는 윤여정, 모든 게 재미없는 제일 어린 김옥빈과 맞담배를 피우는 가장 나이 많은 ‘선생님’ 윤여정, 여자끼리 사랑하는 영화를 찍고 싶다는 김옥빈의 상대역으로 낙점된 김민희 등 다양한 여배우들의 조합은 꽤 흥미롭다.
혼자 있어야 아름답다고 부각된다는 여배우들은 두 사람도, 세 사람도, 여섯 사람도 다른 차원의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고현정과 싸우고 뛰쳐나갔던 최지우는 “먹는 거 좋아한다면서요”라며 고현정에게 군고구마를 건넨다. 일종의 화해의 제스처인 것이다. 그리고는 눈이 오는 것을 알린다.
때마침 들리는 노랫소리, 일하느라 만나지 못한 연상의 연인에게 화상전화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스태프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눈이 그녀들을 무장해제시킨다.
돈 페리뇽을 쏘겠다는 이미숙, 어울리는 안주를 챙겨오겠다며 “집이 바로 요 앞이거든요”라며 달려가더니 돈 페리뇽에 어울리는 잔과 소속사 후배라는 멋진 영계까지 달고 나타난 고현정, 젊은 남자의 등장에 흥분하는 여배우들의 맛깔나고 감칠맛 나는 수다가 펼쳐진다.
아웅다웅하더니 ‘이영애’라는 같은 라이벌을 가지고 있는 고현정과 최지우, 재래시장을 지키겠다는 윤여정, 여배우로써 홀로 감당해야하는 편견이나 비난이 서럽지만 여전히 여자로 살고 싶은 이미숙, 눈치도 봐야하고 갈등도 있었지만 6명이 모인 것이 좋은 김민희와 김옥빈, 그녀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눈물을 흘리게도 한다.
유쾌하고 화통한, 그러면서 간질간질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알게 모르게 동질감을 이끌어낸다. 자신만의 고유색과 빛을 그대로 품고 있으면서 다른 이들의 색과 빛을 덧칠하고 흡수하는 이야기들은 꽤 근사하고 사랑스럽다.
결국 영화는 표지 촬영은 다음으로 미루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노심초사도, 시비도, 이기적인 모습도, 세기의 여배우들에 주눅이 든 모습도, 겉도는 느낌도,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한 영화 <여배우들>은 불협화음으로 시작해 소위 ‘삑사리’도 내던 6명의 여배우들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앙상블인 셈이다.
이 근사한 결과물의 일등공신은 별 개입 없이 그녀들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최선의 선택을 한 이재용 감독이며, 그가 믿을 수 있게 잘 이끌어간 여배우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술 취한 연기도, 영계 애인을 대동하는 설정도, 최지우와 싸우는 연기도 자청하고 나선 ‘대인배’ 고현정의 용기와 너그러움에 감사를 전한다. 이처럼 현실과 설정을 구분하기 힘든 영화에서 자칫 싸가지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역을 연기한 최지우의 용기에도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hurlkie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