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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재난 방송

매년 이맘 때 쯤이면 잊지 않고 우리를 찾는 수해,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아프게 훑고 지나갔다. 그 아픔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우리 방송의 중계차와 카메라, 취재진들이 찾아들었고, 그들은 수해의 현장을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왔다. 수해는 물론 재해의 현장에서 시청자들에게 그 아픔과 고난을 알려주는 재해방송이라는 긴급방송이 전파를 타고 시청자 안방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과 이번 수해방송은 물론 그간의 재난방송에 대한 고해와도 같은 자기 반성과 좀더 체계적인 재난방송으로 가기 위한 작은 움직임에 대해서 그들에게 직접 들어보도록 한다.

근 10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그리고 다양하기까지 한 재해 재난을 당해왔다. 다리 중간이 끊어지는가 하면 누군가 일부러 헐어내기 위해 발파라도 한 것처럼 백화점이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기도 하고, 비행기가 반동강으로 땅에 곤두박질치거나 선로가 주저앉아 그 긴 기차가 구겨지듯 땅속으로 꺼지거나 바다 한가운데에서 유조선이 붕괴된다거나 북에서 밀고 내려온 해선들과 교전을 벌이거나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유치원생들을 몰아넣은 건물에 화재가 나기도 하곤 하니 말이다. 앞에 열거한 것들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그 사건이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암암리에 알 사람들은 다 아는 사건이거나 그래도 사건 후 비교적 개선의 방향을 모색해 다음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지만-물론 이러한 작업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죽일 놈들 살릴 놈들하며 욕이나 할 수 있는 상대가 존재하는 경우이지만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 대로 그저 하늘의 처분만을 바랄 수 밖에 없고, 그저 하늘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더군다나 어느 누구나 어디에 있든지 당할 수 있는 태풍이나 홍수, 폭풍, 지진, 화산 폭발 등 천재지변의 경우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씁쓸하고 답답하게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올가’와 ‘닐’처럼 여름의 한중간 쯤만 되면 경기 북부를 할퀴고 지나가는 수해는 매년 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년 당하는 재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마가 휩쓸고 간 후, 수해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지금 터키에서는 이미 1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앞으로 2만 5천명의 사상자를 더 낼 것으로 예측되는 지진이 우리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이렇게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그리고 수많은 피해를 동반하며 우리를 찾는 재해들, 이 현장을 시청자들에게 좀더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주고 알려주려는 방송사들의 이번 수해를 중심으로 한 재난방송 시스템 구축 과정과 좀더 바람직하고 체계적인 이상적 형태의 재난 방송으로 가기 위한 행보를 담았다.

태풍경보부터 평가까지, 방송사 전체가 이뤄내는 종합예술

방송사의 보도국 내에는 기상청과 슈퍼 컴퓨터로 연결되어 컴퓨터나 구름 사진, 혹은 레이더 사진들을 수시로 받아보며 일상시에는 지역별 기온이나 비소식의 유무 등 그날의 날씨를 예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과학부나 혹은 문화과학부라 이름지어진 부서가 있다. 이 부서의 기상캐스터들은 태풍 피해 우려에 대한 과정을 지켜보다 그 과정이 심화되면 야간 당직, 숙직 국장이 보도국의 모든 부서들의 소관 부장들에게 비상 연락을 취하고, 지휘급들이 모여 태풍의 강도와 진로 방향 등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을 통해 재난 예정 시기와 정도 등의 결과물이 나오면 보도국장에게 보고되고, 이후로 보도본부장 그리고 방송사의 사장에게 까지 보고하고 승인을 받으며 사장 부재시는 차하위 상급자 그리고 보도본부장이나 편성실장의 부재시는 차하급자 순으로 동일한 절차를 밟는다. 이 보고를 통해 보도국장의 지휘하에 방송시점과 폭, 그리고 SNG(위성중계차)를 어느 정도의 규모로 쓸 것인지 ENG 카메라와 오디오팀은 얼마나 동원을 할 것인지까지 세세하게 결정하고 나면 편성실과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태풍의 재난 예상 정도에 따라 정규방송중에 치고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정규방송 후에 들어가도 괜찮을지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 보도국에서는 기술국과 카메라 취재부, 헬기 등의 여러 부서의 협조하에 일차적으로 중계차와 취재진들을 구성, 재난 예상지역으로 보내고, 여수, 목포, 마산, 부산...등 태풍의 움직임에 따라 그 소재나 영향권 내의 지방사를 동원하는 등 시청자들에게 상황전달을 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이러한 상황은 방송사내 보도국을 중심으로 1시간 이내에 일어나는 과정들로 마치 전쟁을 방불케한다.
“화면에 비춰져 시청자들을 찾는 사람은 리포팅을 하고 있는 기자 하나뿐이지만 이를 위한 중계차 한대에 딸린 제작진들만도 PD, 카메라, 오디오 등 2, 30명에 달한다. 직접 현장에 나가지 않더라도 그와 관련된 부서나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그 규모는 방송사 전체의 문제가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BS 보도본부 이명구 편집주간의 말처럼 보도국을 중심으로 기술국, 편성국, 지원부서, 헬기 등 부서들간의 협력이 얼마만큼 신속하고, 윤할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제대로된 재난 재해방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어느 부서 하나,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쯤되면 방송사 내의 부서들 중 이 재난방송에 관련되지 않은 부서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고무적인 경쟁 그러나 그 궁긍적 목적은 한길로

현장에선 현장대로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사실과 제보와 취재를 통해 얻은 정확한 정보들을 위해 바쁘고, 방송사 내부에선 내부대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출연시켜 전체적인 전망이나 대비책 등을 준비하는 등 총괄적인 방송을 준비하느라 수해 현장만큼이나 긴박하게 돌아간다. 이렇게 방송사는 몇날을 하얗게 밝힌 불은 꺼질 줄을 모른다.
과학부의 기상캐스터가 태풍의 조짐을 잡아내, 이에 대한 취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야간 당직 국장에 의해 한밤중이건 새벽이건 필요한 대비를 할 수 있는 비상연락체계에 의해 회사로 속속 귀환하는 보도국의 취재기자들, 그리고 수십번의 회의가 진행되고, 그 회의가 마무리될수록 그 참여 인원은 계속적으로 확대되어 결국은 방송사 내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 재난방송에 투입되고 각 방송사마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좀더 생생하게 피해상황을 전달하고, 수해 피해자들에겐 어떻게 하면 도움을 주며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는 고무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방송사 사이에 이러한 경쟁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번 수해를 포함한 모든 재해방송에 있어 그 기본은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 다음은 SBS 보도본부 전국부 하남신 부장의 말이다.
“인간의 도발에 의한 재해든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재난이든 중요한 사실은 다르지 않다. 신속하게 재난의 상황을 알려 가능한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그리고 정확한 피해상황을 전달하고 그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통해 앞으로의 진척상황을 전달하고 피해민들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을 기본으로 긴박한 상황 속에서 급박하게 움직이던 방송사는 재난의 상황이 끝나게 되면 30년보다 길게 느껴지는 3일을 지내고 재난방송이 끝나고 나면 수해민 돕기와 재해 수습을 돕기 위한 방법을 강구함과 동시에 재난방송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회의까지 마무리가 되고 나면 전체가 들썩거리던 방송사는 일상의 체제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사전 제작물 방송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응어리

우리의 방송은 재해방송에 매우 약한 편이다. 기껏해야 홍수나 태풍이 일년에 한두차례 뿐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재해방송을 해야할 일이 많이 생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해가 언제 무슨 형태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상황이 생긴 후에야 허둥지둥 그 원인을 찾고, 이를 분석해 대책을 논의할 때는 이미 상황은 심각해질대로 심각해져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고방송이라기 보다는 상황전달에 급급한 방송이라는 것이다.
“해마다 같은 지역에 같은 형태의 재해가 되풀이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 재해라기 보다는 인재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중앙 재해대책 본부도 재해 상황에 대핸 종합적 진단이나 분석을 통한 대처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피해 정도가 얼마인가의 합산에 그치는 대처였다. 급작스레 방송을 하다보니 임진강이나 한탄강은 토사가 많아 비만 오면 범람이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비하지 못하고 없어도 될 인명피해를 내거나, 청정구역이 골목마다 달라 이재민의 수용에 혼란을 빚거나 공수물의 분배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등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것이나 재해 예방과 대처 방안을 제시하는 방송보다는 현상을 설명하고 전달하는 데만 너무 편중된 방송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
이번 수해시 연천에 파견되었던 KBS 보도국의 김태선 기자는 이렇게 말하며 이재민 중 한명이 모여있는 취재진들을 보며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느냐? 방송이 사실이나 제대로 전달하고 있느냐? 똑바로 해”라며 원망섞인 한탄을 쏟아내던 것이 마음에 남는다고 덧붙인다.
일본의 경우는 지진도 많고 화산 폭발도 많아 방송에서의 그 비중이 크고, 노하우도 많이 축적되어 있어 NHK의 경우에는 준비가 매우 잘되어 있는 편이다. 단순한 현장상황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을 피난시키고 원인 분석과 실질적인 정보 전달을 통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통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가의 경우에는 꼭 재해가 발생했을 때가 아니더라도 대홍수나 대화재, 지진, 화산 폭발, 폭풍 등 자연재해의 모습과 경험자들의 서술 그리고 그 재해 재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 연구자들의 모습들을 담은 다큐멘터리나 교양물 등을 제작해 방송하면서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각인시키고 재해를 당했을 때의 대처법과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고 한다.
“물론 재해라는 것이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방송에 돌입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예상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일이 터진 후에야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허겁지겁 방송에 임하기 보다는 재해에 관련된 내용으로 사전제작물을 만들어 평상시에도 재해나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재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안 등의 정보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MBC 보도국 김용철 부국장은 위와 같이 말하며 하지만 재해나 재난을 당하기 전에는 그 위험성에 대해 인식이 이루어지지 않는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인원을 할애하거나 만든다고 할지라도 아무 일도 없는 평화로운 때에 방송할 수는 없다는 방송현실이 또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며 풀어야하지만 좀체로 풀리지 않는 응어리처럼 남아있다고 덧붙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수해의 경우에도 연천, 파주, 동두천 등의 경기 북부지방의 주민들이 수마와 싸우고 있을 때, 남쪽 지방의 주민들은 쨍쨍 내리쬐는 여름 햇볕 속에서 끊임없이 보도되는 수해방송에 혀를 끌끌차다가도 너무 수해방송에만 치우친 것 아닌가 싶은 불만들도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쪽에선 아비규환의 재해를 당하고 있는데도 그리고 자신들도 언제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 아무일도 없다고 수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찬 화면에 짜증섞인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니 전국적으로 아무 재해도 없는 시기에 재해 프로그램을 방송했을 때 예상되는 반응은 방송사에서 그러한 프로그램들을 만들 수 없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재해 방송을 위한 드림팀을 꿈꾸며

8월 1일부터 새벽부터 있었던 수마의 할큄이 지나간 후, 각 방송 3사는 자체적으로 나름대로의 평가회들을 가졌다. 대체적으로 작년에 비해 성공적이라는 평들이 나왔지만 아직까지도 미흡하다는 것이 공통적이었다. 또한 작년에 비하면 그 피해나 상황이 덜 심각했는데도 방송사들이 너무 확대 해석하여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의 수해방송이 성공적이었고, 너무 확대 해석 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이제는 지나간 일이 되어 버렸다. 이미 4년을 계속해서 같은 지역이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형태의 재해을 당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재난이 계속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럼 내년에도 이 생난리를 피워야한단 말인가. 이에 MBC에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재해방송을 위해 재해방송 전담팀 구성을 계획중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일손이 모자란 현 방송구조 속에서, 그리고 재해방송이 시작되면 전 방송사의 모든 제작진들이 투입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일본이나 미국 선진 방송사들처럼 재해방송을 위한 모든 취재진과 기술진, 평성팀, 지원팀 등을 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각 부서별 책임자와 실력있는 전담자들을 20명 정도로 리스트업시켜 어떤 긴박한 상황이라도 모을 수 있는 지휘체계라도 잡아놓는다면 현재처럼 특정 책임자가 부재한 상태에서의 재해 방송보다는 훨씬 신속하고, 체계적이며 신뢰성있는 재해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제안된 것이다.”
이번 MBC 자체 회의에서 재해방송 전담팀에 대한 발표를 맡았던 홍보심의부 하방무 부장은 이처럼 전담팀 구성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재해 방송에 대한 노하우와 상황 설명과 그 상황에 대한 대처법, 각 지역별 상세 지도와 지형, 기후 등에 대한 각 지역의 정보들을 담은 텍스트의 발행에 대한 계획도 덧붙인다.
물론 현재도 각 방송사에는 재해방송 운용에 대한 규정집과 텍스트들이 존재하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의 태풍에는 어느 정도선의 방송을 한다, 재해재난 방송단의 구성표와 단장은 누가 맡을 것인가와 실시계통 등의 조직 운용에 대한 것들이다. 이제 일이 터지면 보자 식의 방송보다는 재해 재난을 예방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방송이 되어야겠다는 것에는 모두 입을 모은다. 이제 우리 방송은 재해 재난의 상황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이를 예방하고 대비해 그 고통의 날들을 비껴나갈 수 있게 하는 정도의 수준에 올라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 KBS 보도국 조석준 기상캐스터 인터뷰 ]

‘맞춤방송’으로 재해 방지를 꿈꾼다

이번 ‘올가’와 ‘닐’ 처럼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측되는 태풍이나 집중호우의 상황이 발생하는 시기가 되면 가장 먼저 바쁘기 시작해 가장 나중에 그 끝을 맺는 사람은 기상캐스터들이다. 태풍의 조짐이 보이면 기상캐스터들은 24시간 근무체제로 돌입해 전국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백엽상이라 불리우는 유인관측소 80여 군데와 무인 관측소인 400여 개의 AWS(자동기상관측장치) 그리고 괌, 일본 등 태풍에는 최고의 권위들을 자랑하는 기상센터들에서 받은 위성사진 그리고 레이더 사진을 통해 그 태풍의 진로와 정도 등에 대한 취재에 들어간다. 최대한 모을 수 있는 만큼의 자료들을 끌어모아 그 상황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작업들을 신속하게 해야한다. 이러한 것을 보여주는 슈퍼 컴퓨터로 예보를 생산하고 수십회의 협의를 거쳐 재해 긴급 방송을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이미 상황은 심각해진 이후가 될 것이다.
“이제는 더이상 TV나 라디오만이 방송이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제 시간에 대피를 시켜야하는 재해방송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소규모 지역 방송이나 인터넷, PC 통신, 휴대폰, 호출기 등 재해방송은 TV, 라디오를 제외한 2차 미디어 활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기상예보 방송이 아니라 어느 한 지역을 위한 소규모의 방송을 만들고, 기상청과 연계한 기상회사가 바로바로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아주 적게는 개인이 설악산에 갔는데 폭우가 우려되지만 공중파 방송에서 태풍주의보나 경보를 내보내는 데는 적어도 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24시간 내내 1:1로 동시동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긴급상황에선 바로 대피할 수 있도록 수시로 실황중계같은 방송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TV나 라디오의 경우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인식시키고 대피와 대처 요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좀더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방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의 그의 말이다.
“이번 수해의 경우, 경기북부지역이 수해와 싸우고 있을 때 남부지방은 보통의 여름 날씨로 무더운 날을 보내면서도 수해방송을 지켜봐야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규모 방송의 활성화는 이러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조석준 기상캐스터는 이러한 즉시즉발의 기상예보 방송, 고객에 대한 ‘맞춤방송’은 가장 기본적인 방송이면서 재해를 미리 예방하고 재해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풀뿌리 방송이라고 강조한다.

[ MBC 보도국 사회부 정상원 기자 인터뷰 ]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수해 현장에서

수해방송이 방송사 전체가 참여하는 방송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고생스러운 것은 중계차로 현장에 나가있는 현장 제작진들이다. 행정기관, 군청, 시청, 구청, 경찰서, 재해대책본부를 찾고 제보전화를 받는 등 몸이 10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취재를 다녀야 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중계차가 떠내려 갈 뻔하기도 하고, 예민한 전자 장비인 카메라가 물에 젖어 못쓰는 경우도 허다하고 혹 수해로 길이라도 끊겨 고립이라도 되는 날엔 몇날 며칠을 굶고 추위에 떨어야하 말이다. 재해를 당한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야하는 이들은 그들의 처절한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추위와 배고픔은 뒷전으로 해야한다.
이번 수해의 경우에도 연천과 파주, 철원 지역으로 향했던 MBC의 정상원 기자를 비롯한 각 방송사의 현장 제작진들은 교통로 차단과 고립으로 허기와 추위와의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 자정무렵 연천으로 떠난 정상원 기자도 교통로 차단과 중계차의 결함에도 폭우속을 뚫고 4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고, 현장은 이미 가슴까지 물이 차올라 3층짜리 관광호텔이 물에 잠길 정도로 심각해 취재차에 방송을 할 수 있는 최소 인원인 4, 5명 정도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장은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되어 고립되는 상황까지 갔다.
“피해 상황 취재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방송을 하다보니 헛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는 물론 휴대폰 등의 모든 통신이 끊기고 텔레비전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TV 수해방송은 전국민에게 그 상황을 알리는 정도의 수준이지 수해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못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곳에 비가 몇미리가 내리고 있는데 그 지역의 지형이나 시설을 보았을 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확실한 기준이 주어지기 보다는 단순히 경험상의 감으로 판단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지역마다의 시설과 지형에 따라 위험도는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다. 현장에 있는 기자 한사람의 판단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필요 이상으로 호들갑을 떠는 방송이 되거나 일 다 치루고 뒷북을 치는 방송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정상원 기자는 좀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수해민들에게 직접적인 보탬을 주는 방송을 위해 이러한 것들을 정리한 기본적인 매뉴얼 제작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했다. 속수무책으로 밀려드는 물세례를 어떻게 막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큰 피해를 입었던 송추 지역이 올해 다른 지역과 같은 양의 비가 쏟아졌음에도 수마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막을 수 없는 재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해 피해로 허탈해 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정상원 기자는 충분히 피할 수 있음에도 또다시 반복되는 재해를 안타까워하며 현장을 떠나야만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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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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