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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의학 프로그램

우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각 개인의 차는 있겠지만 ‘건강’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시청자들은 건강과 질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우리 방송에 좋은 소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방송은 그러한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다면 얼마나 유용하게 담아내고 있는지. 또 얼마나 제대로 짚어나가고 있는지...항상 지적되고 있는 전문성 부족이나 극적 효과를 위한 드라마의 리얼리티 부족이라는 문제를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방송의 의학 프로그램은 딜레마에 빠졌다.

뉴스며 신문엔 ‘무슨무슨 병에 대한 신약 개발’이니 ‘어떤 병엔 그 병원이 좋다더라’ ‘무슨 암엔 어떤 음식이 좋다더라’ 식의 루머성 기사들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 세상엔 아픈 사람도, 병의 종류도 왜그리 많은지 거기에 이제는 반 의사들이 되어버린 건강이나 의학 지식에 대한 열망이 남다른 국민들을 시청자로 가지고 있는 우리 방송이다보니 그리고 ‘공중파’라는 매체가 가진 파장을 생각할 때 ‘의학’은 유익하고, 다뤄볼 가치가 충분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메리트를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이라는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방송의 공적인 기능에까지 충실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건강과 질병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텔레비전’이라는 영향력 큰 매체를 통한 국민들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기여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의학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인식하고, 그에 대한 열망으로 의학 프로그램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그 기반이 탄탄함에도 프라임 방송시간대에 방송되어도 좋을 의학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이 왜 주변시간대에서 방송되고 있을까. 심지어는 일요일 새벽 6시에 방송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정보와 감동,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MBC의 ‘TV 메디컬 센터’나 EBS의 ‘건강클리닉’ 같은 정통적인 정보성 프로그램이나 KBS의 ‘생명’ ‘일요 스페셜’ 등의 정통 다큐멘터리, 혹은 전문적인 의학 이야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KBS의 ‘병원 24시’나 인천방송의 ‘Real TV-생명전선’ 등의 휴먼 다큐멘터리, MBC의 ‘종합병원’ ‘의가형제’ ‘해바라기’ 등의 드라마 그리고 얼마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성교육에 대한 아우성 강좌나 간이식 전문인 이종수 박사 초청강연 등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이나 따로 시간을 편성한 강연 등의 특집 프로그램들...그렇게 방송에서 의학을 담는 그릇은 참 다양하기도 하다.
“잘못된 의학 프로그램은 두고두고 국민들의 건강을 헤친다. 그래서 의학 프로그램에서는 검증을 통해 과학화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실들을 전문인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통해 차분하게 전달해야하는 것이다. 섣불리 잘못다룬다면 오랜동안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져야하고 시류에 따르는 위험한 오류를 저질러서도 안되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가정의학과의 교수인 윤방부 교수의 말처럼 의학 프로그램은 그를 담는 그릇이 무엇이든간에 신중하고 정확한 내용만을 방송해야 한다는 것에는 제작진이나 전문의들이나 동의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고, 경솔하게 잘못다룬 의학 정보는 그만큼 국민들의 건강에 독일 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딱딱한 정보 전달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시청자들이 눈길을 돌려버릴테고...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아무리 양질의 유익한 정보라 하더라도 의학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국민들의 건강 증진이나 질병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테니 그 해답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음은 병원의 의사, 환자, 보호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의학정보를 전하고자하는 의학과 휴먼 다큐멘터리의 중간쯤에 존재하는 포맷으로 구성된 인천방송 ‘Real TV-생명전선’의 백민섭 프로듀서의 이야기이다.
“우리 시청자들은 다른 이야기라도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얘기들에 대해서는 ‘어제 그 얘기 아냐’ 라며 투덜거리고 진득히 봐주질 않는다. 그리고 2년 가까이 방송을 하다보니 지금까지의 포맷은 감동을 주기엔 좋았지만 충분한 의학 정보를 주기엔 어려웠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문 분야에서 공증된 정보들을 어떻게 객관화, 정보화시켜 감동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중이지만 만만치가 않다.”
물론 재미와 정보전달이라는 것이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충하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고 보니 그의 말처럼 현재 의학 프로그램들은 정보제공과 재미라는 갈림길에 놓여있다.

어디까지 다뤄야 할 것인가

정보입수의 통로가 다양해져서인지 환자나 보호자들도 예전과는 달리 병명을 통해 대강의 의미나 병의 진행과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의사만이 알아야 할 정보’는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간이식 혹은 여러 가지 질병들의 수술장면이나 치료장면들은 전문의의 막연한 설명보다 효과적이고 그 질병에 대해 쉽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혈흔들이 낭자한 수술장면을 남발하거나 극적효과를 노려 사실을 과대포장해 진실을 왜곡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잘못된 지식에 노출되기 쉬운 범위를 다루기 보다는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 위한 희귀병의 발굴에 주력한다면 이는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이라는 의학 프로그램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삼성서울병원의 일반외과 전문의 김성주 박사는 그렇듯 의학 프로그램들은 절제된 표현 속에서 진실을 전달함으로서 보다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세간에 떠돌고 있는 루머들을 없앨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꼭 필요로 하는 장면이 아님에도 시술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다른 채널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뭔가 특별한 장면을 끼워넣는 경우도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들 한다. 다음은 MBC의 ‘TV 매디컬 센터’를 제작하고 있는 서울인디즈의 박형곤 PD의 말이다.
“이렇게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의학 프로그램들이 본분을 잊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두기 위한 일환으로 주고자 하는 정확한 사실을 다루기 보다는 좀더 극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쫓는 위험한 방송들이 되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극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없는 수술 장면이 들어간다거나 과대포장하거나 사실과는 다르게 연출을 하거나 하는 식의 오류를 저지르는 예를 의학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등 여러 의학 프로그램들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병에 대한 정보’보다는 다른 것들에 눈이 돌아가는 알맹이가 묻혀 버리는 형상이 되는 것이다. 의학 정보는 간 데 없고 온통 눈길을 끄는 화면만이 난무하는 서부극과도 같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요즘 16mm 소형 카메라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낳기도 한다. 어느 버라이티 쇼에서 개그맨과 함께 출산장면을 찍는 식으로 카메라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가까이에 접근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형 카메라로 촬영함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는 어디나 갈 수 있고, 별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에서 정도를 지나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카메라가 작다고 해서 메시지나 보여지는 화면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방송의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적인 병폐를 더욱 심화시키기도 한다.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의학을 다룬다면 살인을 자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서운 일임에도 방송의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이 의학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전문 의사나 제작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재주의 탈피와 선택의 기준 제시

우리의 방송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과학적 인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인증된 것 처럼 속이기도 하고, 좀더 눈길을 끌 수 있도록 화면을 만들기도 하는 등 방송에서의 소재주의나 한탕주의는 의학 프로그램도 비껴나가지 못하는 고질적이고 가장 위험한 병폐이다.
‘어느 병원의 모모 박사팀이 어떤 병에 대한 신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 ‘어떤 암에는 채식이 좋고, 그 암에는 무슨 음식이 좋다...’ 식의 일회성 기사들은 90 퍼센트 이상이 거짓인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병원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환자들이 방송되었던 특정 병원으로 모여들기도 하지만 거짓말이었음이 금방 탄로가 나버리고...이는 병에 걸려 희망을 가졌던 환자들에게 더 깊은 절망을 주거나 연구에 성공한 박사들이 쫓겨 다니는 예를 산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신을 임상실험용으로 써달라는 극단적인 환자의 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니 실로 TV의 위력은 대단하기도 하다. 사실은 의사가 그렇게 말한 경우보다는 방송에서 만들어낸 경우가 적지 않아 더욱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TV 라는 매체의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지푸라기 하나에도 매달리고 싶은 환자들을 시청률을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될 일인데도 말이다. 이는 자격이 충분히 갖춰진 출연자보다는 ‘스타’ 강사를 만들어 개그화하여 가볍게 다루려하는, ‘김 모 박사의 건강하게 삽시다’ 식의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더군다나 우리의 시청자들이 TV 라는 매체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다는 경향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현상들은 더욱 위험천만하기만 하다.
다음은 결론을 내주기보다는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 주는 의학 프로그램이 바람직하다는 삼성서울병원의 김성주 박사의 말이다.
“매체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방송에서의 의학 프로그램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특정 환자의 이야기나 어떠한 질병에 대한 다큐멘터리 혹은 교양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반드시 양면성을 다뤄주어야 한다. 방송에서의 의학 프로그램은 마치 드라마처럼 희망적이고 감동적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식’에 대해 다룬다고 가정한다면 성공적인 사례만을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식을 받고도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식을 하면 무조건 산다’는 식으로 제작진들의 주관대로 단정지어 미리 답을 주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TV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시청자들, 그렇다고 의학에 대한 정보에 대해 말을 안해줄 수는 없는 일,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 것인지. 가면 갈수록 의학 프로그램의 딜레마는 점점 더 복잡해지기만 하는 느낌이다.

방송인들의 양심 지키기와 시청자들의 현명한 선택의지

그렇다고 요즘의 모든 의학 프로그램들이 정도를 지나치거나 사실이 아닌 것들만을 방송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감동스런 휴먼 다큐멘터리는 의사들에게 환자들에 대한 아니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고, 시청자들에겐 저런 병이 있구나부터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더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라는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정보 프로그램들은 병명이나 전이과정, 치료 방법 등의 기본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환자나 의사, 보호자들의 인권 침해에 대한 부분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조심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방송을 하면 시청률이 올라갈 만한 아이템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방송을 위해 그러한 것들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의학 프로그램들은 더더욱 그렇다. 방송을 하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을 먼저 생각한다면 시청률에 급급한 아이템을 다루거나 인간 본연의 고귀함을 부서뜨리는 방송을 할 수는 없다. 진심으로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마음’과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인천방송 ‘Real TV-생명전선’의 최병화 프로듀서의 말처럼 지금까지 얘기한 의학 프로그램의 딜레마에 대한 해답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의외로 간단하게 제시될 수도 있다. 의학 프로그램 제작 후, 방송 여부나 진실 여부 그리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된 의료 자문위원단의 구성이나 PD, 작가 등의 제작진들의 전문 인력화 등의 구체적인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방송인들의 인간에 대한 ‘양심 지키기’가 우선된다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제는 의학 프로그램을 보는 환자나 시청자들도 신중해야 할 때이다. 보여주는 그대로를 맹신하기보다는 좀더 현명한 선택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건강이나 삶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충 ‘이 정도면...’하는 식의 방송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제작진들의 신중함은 물론이다.”
KBS ‘병원 24시’의 김주영 작가의 말처럼 갈피를 못잡을 지경으로 넘쳐나는 너무나도 많은 의학 정보들로 혼란스러운 시청자들에게 의학과 건강에 대한 정보의 정확한 판단근거를 제시해야한다는 제작진들의 ‘사명감’과 시청자의 현명한 선택의지가 곁들여진다면 그 해결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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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단혁명★글릭하세요 2010.10.12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정①보℡ 좋은 글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평생건강지킴이 : 내 병은 내가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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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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