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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로 남을 것인가, 효자가 될 것인가

시트콤이 처음 선을 보였을 땐, 질 저하와 말장난같은 대사 등 시민단체나 시청자들에게 '사회악'처럼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었다. 하지만 시트콤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텔레비전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면 빠지지 않는 시트콤, 제대로된 장르로 자리 잡기 위해 다시 뒤를 돌아보고, 앞을 설계할 때다.

우리 나라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종목이 있다. 코미디, 쇼 프로그램, 드라마, 그리고 시트콤. 그 중에서도 시트콤은 성공 주가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반복하며 급등과 폭락을 심하게 겪으면서 지금까지 왔다. 시트콤에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대부분 이렇다. 짜임새 부족한 구성과 아이디어 부재, 전문 연기자 부족, 유치함과 저속함 심지어 간접광고까지...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분명 틀리지 않은 지적들이다.
우리의 시청자들은 확실히 현명해졌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가진 시트콤은 시청률면에서도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시트콤은 성공하기에 쉬운 듯 보이기도 하지만 성공하기에 가장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대본과 아이디어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인기있는 연기자 몇 명과 재미있는 대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시트콤을 쉽게, 심하게는 우습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시트콤은 짜임새와 아이디어가 풍부한 대본과 웃음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진 연출력, 시트콤에 맞는 전문 연기자, 유치함과 저속함이 느껴지지 않는 웃음 등 수많은 요소들이 제대로 어우러져야만 성공할 수 있는 까다로운 장르이다.
시트콤은 잘만 되면 적은 제작비로도 좋은 시청률을 낼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각 방송사의 광고 수주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제작비 절감이 절실하던 IMF 시대에 시트콤은 효자 노릇을 제대로 해내기도 했다. 시쳇말로 '대박'이 터지면 적은 제작비로 수많은 광고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멈추지 않는 시트콤 행진

우리 나라의 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와 코믹터치 드라마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시트콤은 구성 인원과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뭉클함이나 스토리, 극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말그대로 재미있는 상황에 웃음의 승부를 거는 코미디란 말이다.
구성 인원들의 외형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장르다. 경쾌하고, 풋풋한 주변의 아름답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얘기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같은 얼굴과 세트 안에서 북적거리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미움, 사랑, 이별, 애증, 해피엔드 등 뭔가 진한 감동과 들쭉날쭉 감정의 굴곡이 심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우리 나라 시청자들의 정서에는 정말 심심하고 재미없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2000년을 시작하면서 각 방송사는 시트콤을 잇달아 편성했고,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시트콤을 편성하고 있다. 한 작품을 편성했다가 실패하면 다른 시트콤을 기획하고...수많은 실패에도 방송사에서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있다.
2년 남짓 20 퍼센트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며 화제를 낳고 있는 SBS-TV의 '순풍산부인과'와 송승헌, 이의정, 김진 등 의 청춘스타를 배출하고, 번개머리, 어리버리 바보같은 캐릭터, 송충이 눈썹 등 확실한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면서 큰 인기를 누리며 퇴장까지 화려했던 MBC-TV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굳이 캐스팅하기 쉽지 않은 톱스타들을 동원하지 않아도 되고, 제작비가 어마어마한 야외촬영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 번 잘되면 수많은 광고를 수주할 수 있고, 특별히 나쁘지 않으면 일정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조연급 배우들을 주연급으로 등극시키는 스타키우기 재미도 나쁘지 않다.
한켠에서는 시트콤 폐지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트콤의 인기가 시들해져가고, 영국의 BBC에서도 시트콤의 전성시대는 갔다라는 보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순풍산부인과'나 '남자 셋 여자 셋' 'LA 아리랑' 같은 성공사례가 있는 한 시트콤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들 말한다. SBS 신참 PD들의 지망 분야 중 시트콤이 80 퍼센트 이상인 걸 보면 시트콤은 매력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장르이지 싶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어떻게 깨울 것인가.
'순풍 산부인과'나 '남자 셋 여자 셋'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등의 성공사례에서 찾아본 매력과 발전 가능성 때문인지 KBS, MBC, SBS는 계속해서 시트콤들을 선보이고 있다. 연초 MBC에서는 '세 친구' '가문의 영광' KBS에서는 '반쪽이네' '멋진 친구들' SBS는 '돈.com'이라는 시트콤들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특화가 성공요인

하지만 '세 친구'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MBC의 '가문의 영광'은 조기 종영됐고, 그 후속작인 '논스톱'도 금방 간판을 내려야만 했다. KBS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반쪽이네'가 조기 종영되고 후속작인 '사랑의 유람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이나영 등 톱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출발이 좋아보였던 '멋진 친구들'도 별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다.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순풍 산부인과' 등을 연속 안타를 치던 SBS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야심차게 준비한 주말 시트콤 '돈.com'이 시청률 3~5 퍼센트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연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시트콤의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경인 방송(iTV)까지 정선경, 김원희를 주인공으로 한 '닥터 닥터'라는 새 시트콤을 선보이고, KBS 제 2라디오에서도 '우리 집은 아무도 못말려'라는 라디오 최초 일일 시트콤을 내놓았다. 인터넷 방송국 '크레지오'(www.crezio.com)에서도 박철을 내세워 '무대리, 용하다 용해'라는 시트콤을 편성하는가 하면 시트콤 전용 인터넷방송국까지 생기는 걸 보면 시트콤에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SBS의 '순풍 산부인과'는 산부인과라는 배경의 특성과 '오박사네 사람들'로 시트콤 전문 배우로 거듭난 오지명을 내세우고, 전혀 웃길 것 같지 않던 박영규와 선우용녀 등 의외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friends'의 설정을 빌어온 '남자 셋 여자 셋'이 성공을 거두면서 일명 '청춘 시트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남자 셋 여자 셋'의 아성을 무너뜨린 작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은 '청춘 시트콤'이라는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던 것이라고들 말한다.
우리 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이 10대 위주로 편성되고 있는 현실에서 요즘 MBC-TV의 '세 친구'는 최초의 성인 시트콤을 표방하며 2,30대 성인들을 겨냥한 전략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성(性)을 소재로 성인층을 집중 공략해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면서 소재의 민감성에도 25 퍼센터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TOOL TIME'은 소품과 기계, 공구를 이용해 냉장고를 쉽게 옮기는 방법이나 집에 바를 만드는 과정 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물량제공도 이 프로그램의 성공요인이기도 하지만 공정 하나하나를 제대로 짚어주는 그 내용의 특화가 성공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제대로된 시장분석과 제작 여건 안정이 관건

이렇게 성공하는 시트콤은 각각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시장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 많은 시트콤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휘재, 남희석, 유재석 등 우리 나라 개그계의 내로라하는 삼총사가 모여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S의 '멋진 친구들'이 그 예이다.
'멋진 친구들'의 출연자들은 웃기기에 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다. 이휘재, 남희석, 유재석은 말할 것도 없고, 김종석이나 썰렁함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나영 등 여기저기 웃음의 요소들은 산재해있음에도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건드리지는 못한 모양이다. 이는 뉴스시간대(저녁 8시 45분 방송)에 편성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얼마전 북한을 방문했던 린튼 박사가 "한국사람들은 전 국민이 정치가다. 어딜가나 '정치'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 나라 시청자들은 웬만한 일이 아니면 뉴스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뉴스 시간대에 시트콤은 너무 큰 모험이다. 거기에 작품성 부족과 방송사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그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에도 그 실패요인이 있다고 보여진다.
약간의 변형을 거치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우리 나라 시트콤의 문제점, 시트콤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의 방송 문화에서 시트콤이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들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점은 시트콤 자체에도 있지만 우리 방송의 제작 시스템의 문제와 함께 한다. 우리 시트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작 편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작품당 일주일에 편당 40분 짜리 5회분을 만들어내야 한다. 1년이면 200편에 이른다. 시트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1년에 50편이 만들어진다는 걸 생각해보자. 양으로만 본다면 4, 5년치에 해당한다. 단편적인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장르임을 생각하면 그 소재가 금새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쇼처럼 시트콤 녹화 현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공연을 관람한다는 개념으로 시트콤을 제작하는 미국과는 달리 1주일에 이틀 동안은 꼬박 새벽 3시까지 녹화를 해야하는 우리의 시트콤이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위주로 마련된 제작 시스템도 문제가 되고 있다.
KBS '사랑의 유람선'의 경우에도 예전에 크게 히트를 쳤던 '러브 보트'라는 외국 시트콤처럼 발상은 좋았지만 배경이나 소품 등 시트콤 제작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방송 제작 시스템이 큰 실패요인으로 작용했다.
방송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으로 발생하는 요인이 있다면 우리 방송 문화 자체의 특이성 때문에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도 있다. 미국은 '재미있는 대사(funny dialogue)'를 즐기는 문화다. 말하는 것을 중시해 호소력 있게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머를 섞어가면서 파안대소하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기까지 하는 그들과는 달리 우리의 문화는 재미있는 대사보다는 스토리의 흐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우리의 시청자들은 수난을 많이 당하고, 역사적으로도 굴곡이 많았던 탓인지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말을 재미있어하기 보다는 말장난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라고 말하며 주병대 PD는 정통 시트콤이 변형을 거쳐 새로운 형식의 시트콤이 탄생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전문배우 양성과 짜임새있는 대본

세 번째는 우리 사회의 문화에 대한 요인이다. 미국의 청춘 시트콤 'friends'를 보자. 이는 자유분방함과 청춘을 발산하기 위해 일상 이탈을 보여준다. 섹스와 사랑, 모험과 독립심...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스무살 짜리의 섹스와 독립적인 모습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우리 나라 청춘 시트콤의 배경은 하숙집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볼 때, 스토리도 배경도 같은 시트콤이 재미있을 리 없다.
시트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본이다. 잘되는 프로그램 따라하기의 구태를 답습하는 대본을 시청자들은 분명하게 구분해낸다. 그것이 바로 참폐라는 결과로 나타나니 말이다. 그렇다고 사회 분위기에 맞춘 풍자도 쉽지 않다. 의료진들의 파업사태를 다루고 싶어도 의사집단의 힘에 눌려 제대로 건드릴 수가 없으니 말이다. 파이럿이나 스튜어디스, 법관과 성직자, 정치가 등 풍자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야기에는 가까이 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내용의 대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시트콤은 물에 갇힌 물고기 처럼 나가지 못하고,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느 시청자가 말하기를 "의사파업이 있어도 '순풍 산부인과'의 진료는 계속되더라"라고 했단다. 시트콤의 문제점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시트콤은 극속의 캐릭터로 승부한다. 그 캐릭터를 만들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은 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창조된 캐릭터들이 제대로 된 형태로 녹아들어있는 대본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하는 30분짜리 시트콤의 대본을 위해 하버드대학 출신의 작가들이 7, 8명 씩 붙어있다고 하니 말이다.
"미니 시리즈나 주말 연속극은 작가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추에이션이다. 하지만 시트콤의 대본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그 시추에이션들의 아구를 맞춰나가야 한다. 여러명이 써서 대충 대본을 만든다는 개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시트콤의 대본작업이 얼마나 전문성을 필요로하고 중요한 과정인지 그리고 얼마나 얼운 작업인지를 알아야한다."
순풍 산부인과의 작가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한다. 소재 고갈의 대안으로 방송사들은 얼굴없는 사이버 방송작가들을 수용하고 있다. 이들을 수용함으로서 같은 배경과 인물, 상황 속에서 나오는 그것이 그것같은 내용들의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소재 고갈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막고 다양한 방송 아이템을 제공받아 신선한 내용으로 자연스런 웃음을 자아내겠다는 것이다.
실력있는 시트콤 작가가 부족한 것처럼 시트콤 전문 배우의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이 있는 곳은 어디나 빠지지 않는 문제점을 시트콤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같은 대본이라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전문 배우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시트콤에는 드라마 속에서 코믹 연기로 감초역할을 하고 있는 연기자들이 투입된다. 조형기, 임현식, 여운계, 박영규 등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코믹 연기와 열려있는 공간에서의 코미디 연기는 확실히 다르다. 연기가 다른 만큼 시청자들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트콤인 이유

각 방송사에서 수많은 시트콤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성공하는 것은 그중의 소수이다. 소재 고갈로 인한 억지상황 연출, 웃음 이펙트의 남발, 어울리지 않는 연기자 기용 등 거기에 시트콤 제작을 하기에는 열악한 방송 제작 시스템까지...여기 저기 포진해 있는 실패요인들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각 방송사에서는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한다.
개편 때마다 폐지의 위기를 넘겨야 함에도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분명 있다. 저렴한 제작비로도 시청률 경쟁에 유리하다는 경제학이 깔려있다. 회당 2천만 이상의 제작비가 투여되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훨씬 저렴한 제작비와 한번 인기를 얻으면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트콤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우리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적응하는 것이다. 드라마 트루기에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재미난 상황을 가미시켜 한국형 시트콤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불교가 도입되면서 우리의 토착 토템과 결합해 새로운 불교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우리 시트콤도 정통적인 미국 시트콤을 하기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상황에 맞는 장르를 창조해내야 한다. 시츄에이션 코미디성이 강한 코믹터치 드라마에 만화적 기법을 가미한 시트콤이 정착할 것이라는 것이 시트콤 제작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더불어 시트콤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을 많이 배출해 내고 세트며 조명 등 드라마와 영화를 위주로 준비되어있는 제작 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은 시트콤들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주병대 PD 인터뷰 *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를


"시트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시트콤은 저질 장르다'라는 인식에서 온다. 안성기, 한석규, 박중훈 등 우리 나라의 잘 나가는 배우들 중 재미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 사람들이 시트콤에 출연한다면 시트콤은 분명 성공할 수 있는 장르이다. 하지만 시트콤에 출연함으로서 그들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문제다. 출연하지 않는 그들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출연하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들게끔한 우리 나라 시트콤의 장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주병대 PD는 막연하게 '돈은 적게 들이고 시청률은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인다. 시트콤을 들인 돈에 비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단순한 계산법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시트콤은 유전공학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여러개의 씨앗을 뿌려놓고, 열등한 것들은 잘라내고 우수한 것들을 선택해 교배시켜 우수한 종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뛰어난 기획력을 가진 인재나 웃음에 대한 의식과 노하우를 가진 인재,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시청자의 눈을 잡을 수 있는 연기자 등 시트콤에 필요한 인력들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전공학적인 발전에는 긴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주 PD의 주장이다. 초창기의 시트콤은 붐을 이루다 순식간에 없어지고 다시 붐을 이루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이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주 PD는 "방송사들이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제 시트콤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시트콤을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인다.
주 PD는 시트콤의 제작 여건과 제작비, 그리고 '시트콤은 저질'이라는 사회인식이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영향력있는 배우들이 출연해도 품위나 권위에 손상을 주지 않는 장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현재는 독립 프로덕션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데 급급하다보니 시트콤 전문 인력 양성 학원이나 제대로 된 시트콤 제작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주 PD는 시트콤 전문 프로덕션을 꿈꾼다.
"웃음을 창출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작업이다. 시트콤도 마찬가지여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데 비판하고, 비난 받기는 쉬운 장르이다. 이제 우리 시청자들이 웃는 것을 즐기길 바란다. 잘못된 점도 한 걺은 뒤에서 여유롭게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웃음을 위해서 앞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웃음과 여유에 대한 그의 각오가 믿음직스럽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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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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