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21 2002년 9월호, 종간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방송과 시청자'부터...벌써...10년째 일했던 곳인데...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거의 처음 시작했던 곳이기 때문이어선지...
종간되는 데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던지...
이로서 이제 방송 전문지는 몽창 없어진 거랍니다...ㅠㅠ
어여어여 복간해라...징징징

[ 한중수교 10주년 관련 특집 프로그램들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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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2년 8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방송3사 영화시장 진출 현황]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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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1년 9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사극 고증 어떻게 볼 것인가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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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1년 4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자회사 연구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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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21 2000년 12월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

[ sbs 창사 10주년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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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바로 전에 사진 받고...
새벽에 동네 다방에서 특수분장사 인터뷰하고...
여러 사연이 많았던 기사입니다...^^
역시 특수분장의 세계는 오묘하고도 복잡하고도 경외스럽더라는...
아주 잠깐...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바로 접었습죠^^;;;

[ 납량특집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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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세계 / 해설자

신들린(?) 해설자의 365일 야구 사랑일지


급박하고, 예측할 수 없게 진행되는 스포츠 경기를 시청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스포츠 해설자, 그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애정은 빠져서는 안될 필수 품목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인으로서의 한 역할까지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KBS의 야구 해설자인 하일성 위원의 야구 사랑에 동참해 보기로 하자.

S#1. 7월 21일 메이저리그 박찬호 선발 등판경기

새벽 1시 30분. KBS IBC 회관 로비
거의 모든 세상이 잠들었을 법한 시간, 가방을 둘러메고 누군가가 방송사로 들어섰다. 그는 오늘 새벽 두 시에 위성으로 중계될 미국 메이저리그의 박찬호 투수의 선발 등판 경기 중계를 준비하기 위한 하일성 해설위원이었다.
"아니, 하 선생님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오늘 박찬호 선수 경기가 새벽에 하잖아요. 녹화 중계 준비하려고 나왔습니다."
연일 계속되던 열대야의 후덥지근함 속에 하일성 위원은 4층에 위치한 스포츠 제작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새벽 1시 40분. 4층 스포츠 제작국
스포츠 제작국에 들어서니 이미 김현철 PD가 화면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새벽 2시에 생중계로 한다더니 왜 녹화 중계로 바뀌었어..." "나오셨어요? 뭘 나오셨어요, 천천히 나오시죠. 아침쯤에 오셔서 경기 보시라고 화면을 두 개 받으려고 했는데..." "그렇게 생각해주니까 고마운데...내가 직접 보고 가는 게 마음이 편해서 말이야."
잠시 후에 스포츠 조선과 스포츠 서울의 박찬호 전담 기자들이 스포츠 제작국으로 들어섰다.
이제 하일성 위원과 김현철 PD를 포함해 야구에 열정을 가진 이들이 모두 모여 경기 관람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새벽 1시 55분. 위성 방송 TURN ON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로페즈 포수가 못나온다던데...지난 경기에서 찬호가 그 선수한테 우월 홈런 맞았었잖아. 경기 판도가 좀 달라지려나...워낙 전력이 좋은 팀이라서 말이야."
하일성 해설위원은 자신의 초록색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한다. 오늘 경기의 성적을 적을 빽빽하게 줄쳐진 기록표와 자신이 직접 만든 미국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한 선수, 한 선수들의 타율과 97년 시즌의 성적을 기록해둔 파일이다. 이는 오후 4시에 있을 녹화 중계방송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경기 관람을 하기 위한 대충의 준비가 끝이 난 1시 55분, 모니터 앞에 앉자 드디어 위성 방송의 화면이 떴다.
"아나운서 멘트는 안 나오고, 관중이나 선수들 이펙트(효과음)만 나올 거예요."
"크로마(LA 다저스의 8번 타자)가 손가락 다쳤다면서...개그니(다저스 2번 타자)하고 크로마 안나오면 또 갑갑하겠네."
2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LA 다저스의 선발 선수들의 소개 화면이 뜨기 시작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하일성 위원은 꺼내둔 기록표에 양팀의 투수와 9명의 타자의 이름들을 써내려 간다.

새벽 2시 10분. 경기 시작
2시 10분. 1회초 LA 다저스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2번 타자 홀랜스워드가 1루 안타를 치면서 다저스의 방망이는 불이 붙었다. 하일성 위원의 기록표에는 각 선수의 성적이 차곡차곡 기록되어 가고 있다. 베이스의 다이아몬드까지 그려가면서 말이다.
경기가 계속 진행되면서 세상 모두가 잠들었을 시각에 4층 스포츠 제작국은 벅적거리고 있다.
"야, 지금 스몰츠 투수 공 참 좋았다...지금 것은 슬라이더(투수가 던진 공이 내,외각으로 흘러가는 공) 같은데...확실히 저 선수는 잘하네...직구처럼 오니까 슬라이더인데도 타자들이 계속 속네."
다저스와 다른 메이저리그 팀의 경기는 박찬호 선수때문인지 객관성을 잃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상대팀의 선수라도 좋은 선수에 대한 칭찬은 아끼지 않는다. 해설자는 모든 경기에서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경기 흐름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 박찬호가 오늘 컨디션이 좋은 것 같은데...아- 나이스 볼! 저번 콜로라도 록키스하고 경기부터 찬호가 좌타자 대하는 법을 터득한 것같애. 참 대견하다. "
"감독이 스퀴즈 사인을 보내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서 주심을 쳐다보는 게 사인을 받았다는 뜻이라네." "이대로 3회까지만 끌고 가면 오늘 뭔가 있다. 또 흥분하게 만드네."

새벽 2시 45분. 3회말 박찬호 위기
3회말 경기는 박찬호 선수가 2점을 내주며 좋지 않은 피칭을 했다.
"박찬호는 오른쪽 무릎 꺾이는 거 보면 좋은 공인지, 나쁜 공인지 보여. 무릎이 꺾이면 안 좋은 공이야." "현철 씨, 있다가 경기 끝나고 나서 기자 회견하는 것도 볼 수 있나? 3회말에 왜 흔들렸는지 좀 알았으면 좋겠는데..." "버틀러가 번트 하나 댔으면 좋겠네...저 선수가 그거 잘하잖아."
하일성 해설위원이 '좋다'나 'NICE!'를 외칠 때면 어김없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어 뛰겠다' 하면 어김없이 도루를 하고, '제대로 갔다' 하면 홈런이 터지곤 한다. 이는 그가 각 팀의 감독이나 선수들의 특성과 버릇, 장단점은 물론 그 동안 있었던 경기에서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는가 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8년 동안의 해설자 생활을 통해 얻은 날카롭고 정확한 직감력때문이기도 하다.
3시 55분. 박찬호 선수가 데드볼을 던지고는 6대 3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새벽 5시. 경기 끝
새벽 4시 55분. 9회말까지의 경기가 끝이 났다.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선발 투수가 되고 부터는 하일성 해설위원도 잠 못 이루는 밤이 부쩍 많아져 버렸다.
"박찬호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은 밤새는 연습을 해야겠다." 어제 잠실 야구장에서 있었던 LG와 삼성의 경기가 10시를 넘겨서 끝나 채 1시간도 쉬지 못하고 다시 방송사로 나섰기 때문에 꽤 피곤을 느낄만 한데도 하일성 위원은 여전히 힘찬 모습이다.
"하 위원님, 편집한 화면 보시고 방송 들어가시게 3시쯤 나오십시오."
자신이 적어 내려간 오늘 경기 선수들의 기록과 제작국에서 만든 자료의 복사본을 말아쥐는고는 5시 10분 스포츠 제작국을 나섰다. 이제 하일성 위원은 새벽의 어스름을 뚫고 오전 7시 30분에 있을 'FM 대행진' 방송을 위해 다시 스튜디오로 향해야만 했다.

S#2. 7월 21일 녹화중계 방송

오후 3시. KBS IBC 4층 스포츠 제작국
오전 라디오 방송이 끝나고 나니 9시가 다 되어 귀가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었지만 여기 저기 찾는 사람도 많고, 할 일도 많아서 겨우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였다가 다시 향한 발걸음이어선지 그리 경쾌하지만은 않은 듯 보인다.
3시 10분. 4층 스포츠 제작국을 찾은 하일성 위원은 김현철 PD가 이미 준비해둔 새벽 박찬호 선수의 선발 등판 경기의 1시간 50분짜리 편집 테이프를 대충 훑어 보고는 제작국 건너편에 위치한 중계 부조실로 자리를 옮긴다.

오후 3시 30분. 중계 부조실
아무래도 녹화 중계는 생중계랑은 다르다. 녹화중계는 지금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좀더 완벽하게 중계를 할 수 있는 반면 여러 번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생중계는 어떻게 될지 모를 경기 상황과 그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항상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한 번에 끝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
푸른색 배경에 놓인 테이블의 위는 오늘 새벽 경기의 기록표며 선발 투수와 타자들의 통산 기록들이 적힌 자료며, 대타나 대주자, 중간 계투, 마무리 투수들의 기록표 등으로 어수선하다. 하일성 위원이 스튜디오 내의 테이블에 앉아 그 자료들을 다시 한 번 훑어보고 있을 때, 김현철 PD가 스튜디오로 들어선다.
"하 위원님, 다저스의 크로마하고, 브레이브스의 로페즈가 부상이라는 걸 처음에 말씀해 주시고...이건 오늘 경기 기록표구요."
이렇게 김현철 PD와 얘기를 하고, 자료를 훑어보며 방송 준비에 한창이던 3시 35분, 정동영 아나운서가 스튜디오로 들어선다. 정동영 아나운서는 하일성 위원의 하루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정동영 아나운서까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자 스튜디오는 방송 준비로 더욱 부산해지기 시작한다.

오후 3시 45분. 카메라 연습
하일성 위원과 정동영 아나운서가 방송준비에 한창인 스튜디오에 카메라맨이 들어선다. "연습 한 번 해 봅시다." 그러나 계속 자료들을 훑어 보느라 좀처럼 얼굴들을 카메라로 돌리지 않는다.
"고개 좀 한 번만 들어주시겠습니까...예 됐습니다." 이제 카메라의 앵글도 고정이 된 모양이다.
화면 조정시간이 끝나고 애국가가 울리고...방송 시작이 채 10분도 남아있지 않자 하일성 위원은 타격과 투수 피칭 기록이나 역사가 오래돼서 생긴 메이저 리그의 진기한 기록들 등 시청자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훑거나 정동영 아나운서와 연습을 하기도 하는 등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제 하일성 위원에게서 방송사에 들어설 때의 그 피곤한 기색은 찾아 볼 수 없다.

오후 4시 3분 53초. 방송 시작
"오늘 경기의 현지 상황은...(중략)...박찬호 선수가 후기 리그 첫승을 올리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쳤었던 크로마, 개그니, 시데뇨 선수가 부상으로..." 포수인 피아자 선수의 부상과 대신 기용된 프린스 포수 기용의 의미 등등 새벽 생중계로 볼 때 자유롭게 얘기됐던 내용들이 정제되어 방송을 타기 시작한다.
"몬데시(LA 다저스 5번 타자) 선수가 낮은 공에 약해요. 반면에 토드 질(다저스 4번 타자) 선수는 낮은 공에 강하고, 높은 공에 약하거든요..." "치퍼 존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번 타자)는 차세대 간판 선수로 인기가 아주 많은 선수고...애틀랜타에 스몰츠 선수 참 좋은 선수예요. 팔꿈치 부상으로 지난해에 비해 좀 못하지만..."
3회초와 5회초, 7회초, 8회초, 8회말을 건너 뛰고는 방송은 숨 쉴 틈없이 진행되었다. 그럴 때마다 하일성 위원은 빠진 이닝을 정리해 주곤 한다.

5시 52분 15초. 경기 마무리
5시 46분 45초. "9회초 1사 2루 상황인데요...이제까지 다저스가 스몰츠(애틀랜타 투수) 선수를 상대로 6점을 빼낸 건 처음이거든요..." "네...저 몬데시 선수의 홈런은 박찬호 선수의 시즌 8승을 축하하는 축하포라고 보야 합니다. 보세요, 몬데시 선수 높은 공은 잘 치잖아요?..."
5시 52분 15초. "박찬호 선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완투를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초반 투구수를 줄여나가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고...볼과 볼사이의 간격의 강약과 완급 조절을 하다보면 자기 것이 되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겠죠..." 경기가 끝나고 기폭제가 됐던 박찬호 선수의 행운의 안타, 전체 경기평 등의 얘기로 마무리를 하고는 5시 55분 53초에 중계방송은 끝이 났다. "수고하셨습니다."
잠시의 숨돌릴 틈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긴장의 순간들이 지나갔다. 하일성 위원이 테이블 위에 늘어 놓았던 자료들을 주섬주섬 정리해 방송사를 나선 것은 6시를 넘어선 시간이었다. 피곤했던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아까의 그 피곤이 그제야 다시 몰려든다.

S#3. 7월 22일 잠실 OB:현대 경기 생중계

오후 5시 30분. 잠실 야구장 정문
하일성 위원은 매일 4시 30분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스포츠 쇼'의 방송이 끝난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부랴부랴 방송사를 나섰다. 방송사를 떠나 긴 차량들의 행렬을 따라 잠실 야구장에 도착한 시간은 5시 30분, OB 베어즈와 현대 유니콘스의 경기를 KBS 위성방송을 통해 생중계하기 위해서다.
도착하자마자 전광판의 맞은편 2층에 위치하고 있는 KBS 중계석으로 향했다.

오후 5시 40분. KBS 중계석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중계석에 들어서자 늘 함께 중계를 하는 표영준 아나운서와 중계팀이 이미 도착해 한창 방송준비 중이다. 중계석 내에 있는 것이라고는 테이블과 철제 의자 몇 개, 그리고 모니터 한 대가 전부이다.
"하 위원님, 옷 어떻게 하실래요? 갈아입으실래요, 아니면 그대로 입은 대로 갈까요?" "오늘 오프닝 중계석부터 가나? 아니면 그냥 입은 대로 하지 뭐..."
표영준 아나운서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끝에 중계석 내에서의 오프닝 없이 경기장 화면부터 가기로 결정이 났다. 중계석 내에서 오프닝을 하려면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씨에 뜨거운 조명빛을 받아야 하고, 경기장이 한눈에 보이도록 뒤돌아서 앉으려고 부산을 떨어야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하일성 위원의 생중계가 조금은 수월해진 듯하다.

오후 6시. 방송 준비
오프닝 그림을 중계석에서 잡지 않으니 중계석 내에서의 임무가 없어진 카메라가 나가고, 하일성 위원은 오늘 경기 성적을 써넣을 기록표를 꺼내두고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중계석 테이블에 이리 저리 흩어져 있는 각 팀의 기록표들을 훑어보기 시작한다.
"...OB 38승 33패 4무 : 현대 27승 45패 4무...OB가 홈에서 4연패째...선발투수가 김상진(OB 투수), 정민태...정민태가 4일만의 등판이고 김상진이 7일만에 등판하는 것이고..."
스포츠 경기라는 것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그때 그때의 상황에 대처할 수가 없으니 집중력 있게 자료들을 검토해 두어야만 한다.
경기장은 땅을 고르는 등 정리가 한창이고, 중계석에 있는 하일성 위원은 기록표와 여러 자료들을 보며 보기에 좋게 백지에 빽빽히 적어 내려가느라 바쁘다.
6시 26분, 방송이 시작되고, 29분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5위 쌍방울과 4위 OB가 2게임차거든요. OB 입장에서 보면 4연패를 끊어야 할 때입니다. 아무래도 타력이 떨어지는 OB지만 김상진 투수가 등판하잖아요. 김상진 선수 어깨가 무거워요. 4연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단 말이에요..."

오후 6시 30분. 경기 시작
현대의 공격인 1회초를 시작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하일성 위원과 표영준 아나운서는 손으로는 투수의 공 하나하나의 투구 패턴이나 타자들의 성적을 적으랴 입으로는 중계하랴 정신이 없다. 이렇게 타자와 투수의 성적을 기록하는 것은 그 타자가 다음 타석에 들어섰을 때, 시청자들에게 그 전적을 알려주고, 그 타자에 대처하는 투수의 볼 배합을 예상해 주기 위한 것이다.
"...김광림(현대 2번 타자) 선수가 김상진 선수와의 대면에서 타점이 4개가 있거든요. 아무래도 김광림 선수가 상당히 유리하죠..." "김상진 선수 지금 공 던지는 것 보세요...양쪽 어깨가 벌어진 상태에서 공이 나가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오므라져 있어요. 붙어있단 말이에요..."
응원부대들의 소란함 속에서 특별히 원고나 큐시트(방송 내용의 순서만을 기록한 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기 상황을 미리 알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하일성 위원과 표영준 아나운서의 중계는 끊이질 않는다.
"...지금 1루에 나가 있는 김상호 선수(OB 4번 타자) 지금이 도루할 시기는 아니에요..." 어김없이 도루를 하던 김상호가 런다운(도루하던 주자가 양쪽 수비수의 협공에 걸리는 일)에 걸려 아웃을 당했다.
CM이 없는 위성방송이다 보니 숨을 돌릴 짬도 없이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신들린(?) 듯한 해설자 하일성과 감칠맛나는 캐스터 표영준의 중계는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이제 사위는 어둑어둑해지면서 경기장만 커다란 빛덩어리인 것처럼 밝게 빛나고 있다.
9시 10분. 9회말 1:0으로 앞서고 있던 현대의 마무리 투수인 정명원 선수가 3타자를 시원하게 잡아내면서 경기를 끝이 났다. 하일성 위원의 하루도 오늘의 경기처럼 시원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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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진 의학 프로그램

우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각 개인의 차는 있겠지만 ‘건강’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시청자들은 건강과 질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는 우리 방송에 좋은 소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방송은 그러한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다면 얼마나 유용하게 담아내고 있는지. 또 얼마나 제대로 짚어나가고 있는지...항상 지적되고 있는 전문성 부족이나 극적 효과를 위한 드라마의 리얼리티 부족이라는 문제를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방송의 의학 프로그램은 딜레마에 빠졌다.

뉴스며 신문엔 ‘무슨무슨 병에 대한 신약 개발’이니 ‘어떤 병엔 그 병원이 좋다더라’ ‘무슨 암엔 어떤 음식이 좋다더라’ 식의 루머성 기사들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 세상엔 아픈 사람도, 병의 종류도 왜그리 많은지 거기에 이제는 반 의사들이 되어버린 건강이나 의학 지식에 대한 열망이 남다른 국민들을 시청자로 가지고 있는 우리 방송이다보니 그리고 ‘공중파’라는 매체가 가진 파장을 생각할 때 ‘의학’은 유익하고, 다뤄볼 가치가 충분한 소재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메리트를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이라는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하면서 방송의 공적인 기능에까지 충실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건강과 질병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텔레비전’이라는 영향력 큰 매체를 통한 국민들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기여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의학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인식하고, 그에 대한 열망으로 의학 프로그램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그 기반이 탄탄함에도 프라임 방송시간대에 방송되어도 좋을 의학 프로그램들의 대부분이 왜 주변시간대에서 방송되고 있을까. 심지어는 일요일 새벽 6시에 방송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정보와 감동,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MBC의 ‘TV 메디컬 센터’나 EBS의 ‘건강클리닉’ 같은 정통적인 정보성 프로그램이나 KBS의 ‘생명’ ‘일요 스페셜’ 등의 정통 다큐멘터리, 혹은 전문적인 의학 이야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KBS의 ‘병원 24시’나 인천방송의 ‘Real TV-생명전선’ 등의 휴먼 다큐멘터리, MBC의 ‘종합병원’ ‘의가형제’ ‘해바라기’ 등의 드라마 그리고 얼마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성교육에 대한 아우성 강좌나 간이식 전문인 이종수 박사 초청강연 등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이나 따로 시간을 편성한 강연 등의 특집 프로그램들...그렇게 방송에서 의학을 담는 그릇은 참 다양하기도 하다.
“잘못된 의학 프로그램은 두고두고 국민들의 건강을 헤친다. 그래서 의학 프로그램에서는 검증을 통해 과학화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실들을 전문인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통해 차분하게 전달해야하는 것이다. 섣불리 잘못다룬다면 오랜동안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져야하고 시류에 따르는 위험한 오류를 저질러서도 안되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가정의학과의 교수인 윤방부 교수의 말처럼 의학 프로그램은 그를 담는 그릇이 무엇이든간에 신중하고 정확한 내용만을 방송해야 한다는 것에는 제작진이나 전문의들이나 동의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고, 경솔하게 잘못다룬 의학 정보는 그만큼 국민들의 건강에 독일 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딱딱한 정보 전달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시청자들이 눈길을 돌려버릴테고...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아무리 양질의 유익한 정보라 하더라도 의학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국민들의 건강 증진이나 질병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테니 그 해답을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음은 병원의 의사, 환자, 보호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의학정보를 전하고자하는 의학과 휴먼 다큐멘터리의 중간쯤에 존재하는 포맷으로 구성된 인천방송 ‘Real TV-생명전선’의 백민섭 프로듀서의 이야기이다.
“우리 시청자들은 다른 이야기라도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얘기들에 대해서는 ‘어제 그 얘기 아냐’ 라며 투덜거리고 진득히 봐주질 않는다. 그리고 2년 가까이 방송을 하다보니 지금까지의 포맷은 감동을 주기엔 좋았지만 충분한 의학 정보를 주기엔 어려웠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문 분야에서 공증된 정보들을 어떻게 객관화, 정보화시켜 감동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중이지만 만만치가 않다.”
물론 재미와 정보전달이라는 것이 절대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충하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고 보니 그의 말처럼 현재 의학 프로그램들은 정보제공과 재미라는 갈림길에 놓여있다.

어디까지 다뤄야 할 것인가

정보입수의 통로가 다양해져서인지 환자나 보호자들도 예전과는 달리 병명을 통해 대강의 의미나 병의 진행과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의사만이 알아야 할 정보’는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간이식 혹은 여러 가지 질병들의 수술장면이나 치료장면들은 전문의의 막연한 설명보다 효과적이고 그 질병에 대해 쉽게 인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때나 혈흔들이 낭자한 수술장면을 남발하거나 극적효과를 노려 사실을 과대포장해 진실을 왜곡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쉽게 접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잘못된 지식에 노출되기 쉬운 범위를 다루기 보다는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 위한 희귀병의 발굴에 주력한다면 이는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이라는 의학 프로그램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삼성서울병원의 일반외과 전문의 김성주 박사는 그렇듯 의학 프로그램들은 절제된 표현 속에서 진실을 전달함으로서 보다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세간에 떠돌고 있는 루머들을 없앨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꼭 필요로 하는 장면이 아님에도 시술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다른 채널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뭔가 특별한 장면을 끼워넣는 경우도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들 한다. 다음은 MBC의 ‘TV 매디컬 센터’를 제작하고 있는 서울인디즈의 박형곤 PD의 말이다.
“이렇게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의학 프로그램들이 본분을 잊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두기 위한 일환으로 주고자 하는 정확한 사실을 다루기 보다는 좀더 극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쫓는 위험한 방송들이 되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극적이고 파격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없는 수술 장면이 들어간다거나 과대포장하거나 사실과는 다르게 연출을 하거나 하는 식의 오류를 저지르는 예를 의학 다큐멘터리나 드라마 등 여러 의학 프로그램들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병에 대한 정보’보다는 다른 것들에 눈이 돌아가는 알맹이가 묻혀 버리는 형상이 되는 것이다. 의학 정보는 간 데 없고 온통 눈길을 끄는 화면만이 난무하는 서부극과도 같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요즘 16mm 소형 카메라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낳기도 한다. 어느 버라이티 쇼에서 개그맨과 함께 출산장면을 찍는 식으로 카메라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가까이에 접근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형 카메라로 촬영함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는 어디나 갈 수 있고, 별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에서 정도를 지나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카메라가 작다고 해서 메시지나 보여지는 화면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방송의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적인 병폐를 더욱 심화시키기도 한다.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의학을 다룬다면 살인을 자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서운 일임에도 방송의 소재주의나 센세이셔널리즘이 의학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전문 의사나 제작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재주의 탈피와 선택의 기준 제시

우리의 방송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과학적 인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인증된 것 처럼 속이기도 하고, 좀더 눈길을 끌 수 있도록 화면을 만들기도 하는 등 방송에서의 소재주의나 한탕주의는 의학 프로그램도 비껴나가지 못하는 고질적이고 가장 위험한 병폐이다.
‘어느 병원의 모모 박사팀이 어떤 병에 대한 신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 ‘어떤 암에는 채식이 좋고, 그 암에는 무슨 음식이 좋다...’ 식의 일회성 기사들은 90 퍼센트 이상이 거짓인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병원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환자들이 방송되었던 특정 병원으로 모여들기도 하지만 거짓말이었음이 금방 탄로가 나버리고...이는 병에 걸려 희망을 가졌던 환자들에게 더 깊은 절망을 주거나 연구에 성공한 박사들이 쫓겨 다니는 예를 산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자신을 임상실험용으로 써달라는 극단적인 환자의 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니 실로 TV의 위력은 대단하기도 하다. 사실은 의사가 그렇게 말한 경우보다는 방송에서 만들어낸 경우가 적지 않아 더욱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TV 라는 매체의 파급효과를 생각한다면 지푸라기 하나에도 매달리고 싶은 환자들을 시청률을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될 일인데도 말이다. 이는 자격이 충분히 갖춰진 출연자보다는 ‘스타’ 강사를 만들어 개그화하여 가볍게 다루려하는, ‘김 모 박사의 건강하게 삽시다’ 식의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더군다나 우리의 시청자들이 TV 라는 매체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다는 경향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현상들은 더욱 위험천만하기만 하다.
다음은 결론을 내주기보다는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 주는 의학 프로그램이 바람직하다는 삼성서울병원의 김성주 박사의 말이다.
“매체의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방송에서의 의학 프로그램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어느 특정 환자의 이야기나 어떠한 질병에 대한 다큐멘터리 혹은 교양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반드시 양면성을 다뤄주어야 한다. 방송에서의 의학 프로그램은 마치 드라마처럼 희망적이고 감동적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이식’에 대해 다룬다고 가정한다면 성공적인 사례만을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식을 받고도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식을 하면 무조건 산다’는 식으로 제작진들의 주관대로 단정지어 미리 답을 주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TV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시청자들, 그렇다고 의학에 대한 정보에 대해 말을 안해줄 수는 없는 일,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 것인지. 가면 갈수록 의학 프로그램의 딜레마는 점점 더 복잡해지기만 하는 느낌이다.

방송인들의 양심 지키기와 시청자들의 현명한 선택의지

그렇다고 요즘의 모든 의학 프로그램들이 정도를 지나치거나 사실이 아닌 것들만을 방송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감동스런 휴먼 다큐멘터리는 의사들에게 환자들에 대한 아니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게 하고, 시청자들에겐 저런 병이 있구나부터 저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더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라는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정보 프로그램들은 병명이나 전이과정, 치료 방법 등의 기본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환자나 의사, 보호자들의 인권 침해에 대한 부분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조심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방송을 하면 시청률이 올라갈 만한 아이템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방송을 위해 그러한 것들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의학 프로그램들은 더더욱 그렇다. 방송을 하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을 먼저 생각한다면 시청률에 급급한 아이템을 다루거나 인간 본연의 고귀함을 부서뜨리는 방송을 할 수는 없다. 진심으로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마음’과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인천방송 ‘Real TV-생명전선’의 최병화 프로듀서의 말처럼 지금까지 얘기한 의학 프로그램의 딜레마에 대한 해답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의외로 간단하게 제시될 수도 있다. 의학 프로그램 제작 후, 방송 여부나 진실 여부 그리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된 의료 자문위원단의 구성이나 PD, 작가 등의 제작진들의 전문 인력화 등의 구체적인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방송인들의 인간에 대한 ‘양심 지키기’가 우선된다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제는 의학 프로그램을 보는 환자나 시청자들도 신중해야 할 때이다. 보여주는 그대로를 맹신하기보다는 좀더 현명한 선택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건강이나 삶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충 ‘이 정도면...’하는 식의 방송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는 제작진들의 신중함은 물론이다.”
KBS ‘병원 24시’의 김주영 작가의 말처럼 갈피를 못잡을 지경으로 넘쳐나는 너무나도 많은 의학 정보들로 혼란스러운 시청자들에게 의학과 건강에 대한 정보의 정확한 판단근거를 제시해야한다는 제작진들의 ‘사명감’과 시청자의 현명한 선택의지가 곁들여진다면 그 해결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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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단혁명★글릭하세요 2010.10.12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정①보℡ 좋은 글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평생건강지킴이 : 내 병은 내가 고친다.>

천덕꾸러기로 남을 것인가, 효자가 될 것인가

시트콤이 처음 선을 보였을 땐, 질 저하와 말장난같은 대사 등 시민단체나 시청자들에게 '사회악'처럼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했었다. 하지만 시트콤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텔레비전의 문제점이 지적될 때면 빠지지 않는 시트콤, 제대로된 장르로 자리 잡기 위해 다시 뒤를 돌아보고, 앞을 설계할 때다.

우리 나라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종목이 있다. 코미디, 쇼 프로그램, 드라마, 그리고 시트콤. 그 중에서도 시트콤은 성공 주가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반복하며 급등과 폭락을 심하게 겪으면서 지금까지 왔다. 시트콤에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대부분 이렇다. 짜임새 부족한 구성과 아이디어 부재, 전문 연기자 부족, 유치함과 저속함 심지어 간접광고까지...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것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분명 틀리지 않은 지적들이다.
우리의 시청자들은 확실히 현명해졌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가진 시트콤은 시청률면에서도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시트콤은 성공하기에 쉬운 듯 보이기도 하지만 성공하기에 가장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대본과 아이디어만 좋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인기있는 연기자 몇 명과 재미있는 대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시트콤을 쉽게, 심하게는 우습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시트콤은 짜임새와 아이디어가 풍부한 대본과 웃음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진 연출력, 시트콤에 맞는 전문 연기자, 유치함과 저속함이 느껴지지 않는 웃음 등 수많은 요소들이 제대로 어우러져야만 성공할 수 있는 까다로운 장르이다.
시트콤은 잘만 되면 적은 제작비로도 좋은 시청률을 낼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각 방송사의 광고 수주량이 급격히 떨어지고, 제작비 절감이 절실하던 IMF 시대에 시트콤은 효자 노릇을 제대로 해내기도 했다. 시쳇말로 '대박'이 터지면 적은 제작비로 수많은 광고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멈추지 않는 시트콤 행진

우리 나라의 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와 코믹터치 드라마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시트콤은 구성 인원과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뭉클함이나 스토리, 극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말그대로 재미있는 상황에 웃음의 승부를 거는 코미디란 말이다.
구성 인원들의 외형적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장르다. 경쾌하고, 풋풋한 주변의 아름답고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얘기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같은 얼굴과 세트 안에서 북적거리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미움, 사랑, 이별, 애증, 해피엔드 등 뭔가 진한 감동과 들쭉날쭉 감정의 굴곡이 심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우리 나라 시청자들의 정서에는 정말 심심하고 재미없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2000년을 시작하면서 각 방송사는 시트콤을 잇달아 편성했고,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시트콤을 편성하고 있다. 한 작품을 편성했다가 실패하면 다른 시트콤을 기획하고...수많은 실패에도 방송사에서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있다.
2년 남짓 20 퍼센트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며 화제를 낳고 있는 SBS-TV의 '순풍산부인과'와 송승헌, 이의정, 김진 등 의 청춘스타를 배출하고, 번개머리, 어리버리 바보같은 캐릭터, 송충이 눈썹 등 확실한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키면서 큰 인기를 누리며 퇴장까지 화려했던 MBC-TV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굳이 캐스팅하기 쉽지 않은 톱스타들을 동원하지 않아도 되고, 제작비가 어마어마한 야외촬영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 번 잘되면 수많은 광고를 수주할 수 있고, 특별히 나쁘지 않으면 일정 정도의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조연급 배우들을 주연급으로 등극시키는 스타키우기 재미도 나쁘지 않다.
한켠에서는 시트콤 폐지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트콤의 인기가 시들해져가고, 영국의 BBC에서도 시트콤의 전성시대는 갔다라는 보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순풍산부인과'나 '남자 셋 여자 셋' 'LA 아리랑' 같은 성공사례가 있는 한 시트콤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들 말한다. SBS 신참 PD들의 지망 분야 중 시트콤이 80 퍼센트 이상인 걸 보면 시트콤은 매력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장르이지 싶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능성을 어떻게 깨울 것인가.
'순풍 산부인과'나 '남자 셋 여자 셋'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등의 성공사례에서 찾아본 매력과 발전 가능성 때문인지 KBS, MBC, SBS는 계속해서 시트콤들을 선보이고 있다. 연초 MBC에서는 '세 친구' '가문의 영광' KBS에서는 '반쪽이네' '멋진 친구들' SBS는 '돈.com'이라는 시트콤들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특화가 성공요인

하지만 '세 친구'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들의 성적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MBC의 '가문의 영광'은 조기 종영됐고, 그 후속작인 '논스톱'도 금방 간판을 내려야만 했다. KBS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반쪽이네'가 조기 종영되고 후속작인 '사랑의 유람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희석, 이휘재, 유재석, 이나영 등 톱스타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출발이 좋아보였던 '멋진 친구들'도 별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다.
'오박사네 사람들' 'LA 아리랑' '순풍 산부인과' 등을 연속 안타를 치던 SBS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야심차게 준비한 주말 시트콤 '돈.com'이 시청률 3~5 퍼센트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연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시트콤의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경인 방송(iTV)까지 정선경, 김원희를 주인공으로 한 '닥터 닥터'라는 새 시트콤을 선보이고, KBS 제 2라디오에서도 '우리 집은 아무도 못말려'라는 라디오 최초 일일 시트콤을 내놓았다. 인터넷 방송국 '크레지오'(www.crezio.com)에서도 박철을 내세워 '무대리, 용하다 용해'라는 시트콤을 편성하는가 하면 시트콤 전용 인터넷방송국까지 생기는 걸 보면 시트콤에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SBS의 '순풍 산부인과'는 산부인과라는 배경의 특성과 '오박사네 사람들'로 시트콤 전문 배우로 거듭난 오지명을 내세우고, 전혀 웃길 것 같지 않던 박영규와 선우용녀 등 의외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friends'의 설정을 빌어온 '남자 셋 여자 셋'이 성공을 거두면서 일명 '청춘 시트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남자 셋 여자 셋'의 아성을 무너뜨린 작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은 '청춘 시트콤'이라는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던 것이라고들 말한다.
우리 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이 10대 위주로 편성되고 있는 현실에서 요즘 MBC-TV의 '세 친구'는 최초의 성인 시트콤을 표방하며 2,30대 성인들을 겨냥한 전략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성(性)을 소재로 성인층을 집중 공략해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면서 소재의 민감성에도 25 퍼센터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TOOL TIME'은 소품과 기계, 공구를 이용해 냉장고를 쉽게 옮기는 방법이나 집에 바를 만드는 과정 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물량제공도 이 프로그램의 성공요인이기도 하지만 공정 하나하나를 제대로 짚어주는 그 내용의 특화가 성공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제대로된 시장분석과 제작 여건 안정이 관건

이렇게 성공하는 시트콤은 각각의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시장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 많은 시트콤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휘재, 남희석, 유재석 등 우리 나라 개그계의 내로라하는 삼총사가 모여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S의 '멋진 친구들'이 그 예이다.
'멋진 친구들'의 출연자들은 웃기기에 대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이다. 이휘재, 남희석, 유재석은 말할 것도 없고, 김종석이나 썰렁함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나영 등 여기저기 웃음의 요소들은 산재해있음에도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건드리지는 못한 모양이다. 이는 뉴스시간대(저녁 8시 45분 방송)에 편성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얼마전 북한을 방문했던 린튼 박사가 "한국사람들은 전 국민이 정치가다. 어딜가나 '정치'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우리 나라 시청자들은 웬만한 일이 아니면 뉴스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뉴스 시간대에 시트콤은 너무 큰 모험이다. 거기에 작품성 부족과 방송사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그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에도 그 실패요인이 있다고 보여진다.
약간의 변형을 거치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우리 나라 시트콤의 문제점, 시트콤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의 방송 문화에서 시트콤이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들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점은 시트콤 자체에도 있지만 우리 방송의 제작 시스템의 문제와 함께 한다. 우리 시트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작 편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작품당 일주일에 편당 40분 짜리 5회분을 만들어내야 한다. 1년이면 200편에 이른다. 시트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1년에 50편이 만들어진다는 걸 생각해보자. 양으로만 본다면 4, 5년치에 해당한다. 단편적인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장르임을 생각하면 그 소재가 금새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쇼처럼 시트콤 녹화 현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공연을 관람한다는 개념으로 시트콤을 제작하는 미국과는 달리 1주일에 이틀 동안은 꼬박 새벽 3시까지 녹화를 해야하는 우리의 시트콤이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위주로 마련된 제작 시스템도 문제가 되고 있다.
KBS '사랑의 유람선'의 경우에도 예전에 크게 히트를 쳤던 '러브 보트'라는 외국 시트콤처럼 발상은 좋았지만 배경이나 소품 등 시트콤 제작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방송 제작 시스템이 큰 실패요인으로 작용했다.
방송 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으로 발생하는 요인이 있다면 우리 방송 문화 자체의 특이성 때문에 자리 잡기 어려운 요인도 있다. 미국은 '재미있는 대사(funny dialogue)'를 즐기는 문화다. 말하는 것을 중시해 호소력 있게 의사를 전달하면서 유머를 섞어가면서 파안대소하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기까지 하는 그들과는 달리 우리의 문화는 재미있는 대사보다는 스토리의 흐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우리의 시청자들은 수난을 많이 당하고, 역사적으로도 굴곡이 많았던 탓인지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말을 재미있어하기 보다는 말장난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라고 말하며 주병대 PD는 정통 시트콤이 변형을 거쳐 새로운 형식의 시트콤이 탄생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전문배우 양성과 짜임새있는 대본

세 번째는 우리 사회의 문화에 대한 요인이다. 미국의 청춘 시트콤 'friends'를 보자. 이는 자유분방함과 청춘을 발산하기 위해 일상 이탈을 보여준다. 섹스와 사랑, 모험과 독립심...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스무살 짜리의 섹스와 독립적인 모습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우리 나라 청춘 시트콤의 배경은 하숙집으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이 볼 때, 스토리도 배경도 같은 시트콤이 재미있을 리 없다.
시트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본이다. 잘되는 프로그램 따라하기의 구태를 답습하는 대본을 시청자들은 분명하게 구분해낸다. 그것이 바로 참폐라는 결과로 나타나니 말이다. 그렇다고 사회 분위기에 맞춘 풍자도 쉽지 않다. 의료진들의 파업사태를 다루고 싶어도 의사집단의 힘에 눌려 제대로 건드릴 수가 없으니 말이다. 파이럿이나 스튜어디스, 법관과 성직자, 정치가 등 풍자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야기에는 가까이 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내용의 대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시트콤은 물에 갇힌 물고기 처럼 나가지 못하고, 분출할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느 시청자가 말하기를 "의사파업이 있어도 '순풍 산부인과'의 진료는 계속되더라"라고 했단다. 시트콤의 문제점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시트콤은 극속의 캐릭터로 승부한다. 그 캐릭터를 만들어내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노력은 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창조된 캐릭터들이 제대로 된 형태로 녹아들어있는 대본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하는 30분짜리 시트콤의 대본을 위해 하버드대학 출신의 작가들이 7, 8명 씩 붙어있다고 하니 말이다.
"미니 시리즈나 주말 연속극은 작가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시추에이션이다. 하지만 시트콤의 대본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그 시추에이션들의 아구를 맞춰나가야 한다. 여러명이 써서 대충 대본을 만든다는 개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시트콤의 대본작업이 얼마나 전문성을 필요로하고 중요한 과정인지 그리고 얼마나 얼운 작업인지를 알아야한다."
순풍 산부인과의 작가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한다. 소재 고갈의 대안으로 방송사들은 얼굴없는 사이버 방송작가들을 수용하고 있다. 이들을 수용함으로서 같은 배경과 인물, 상황 속에서 나오는 그것이 그것같은 내용들의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소재 고갈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막고 다양한 방송 아이템을 제공받아 신선한 내용으로 자연스런 웃음을 자아내겠다는 것이다.
실력있는 시트콤 작가가 부족한 것처럼 시트콤 전문 배우의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이 있는 곳은 어디나 빠지지 않는 문제점을 시트콤도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같은 대본이라도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전문 배우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시트콤에는 드라마 속에서 코믹 연기로 감초역할을 하고 있는 연기자들이 투입된다. 조형기, 임현식, 여운계, 박영규 등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코믹 연기와 열려있는 공간에서의 코미디 연기는 확실히 다르다. 연기가 다른 만큼 시청자들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트콤인 이유

각 방송사에서 수많은 시트콤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성공하는 것은 그중의 소수이다. 소재 고갈로 인한 억지상황 연출, 웃음 이펙트의 남발, 어울리지 않는 연기자 기용 등 거기에 시트콤 제작을 하기에는 열악한 방송 제작 시스템까지...여기 저기 포진해 있는 실패요인들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각 방송사에서는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한다.
개편 때마다 폐지의 위기를 넘겨야 함에도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분명 있다. 저렴한 제작비로도 시청률 경쟁에 유리하다는 경제학이 깔려있다. 회당 2천만 이상의 제작비가 투여되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훨씬 저렴한 제작비와 한번 인기를 얻으면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트콤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우리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적응하는 것이다. 드라마 트루기에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재미난 상황을 가미시켜 한국형 시트콤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불교가 도입되면서 우리의 토착 토템과 결합해 새로운 불교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우리 시트콤도 정통적인 미국 시트콤을 하기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상황에 맞는 장르를 창조해내야 한다. 시츄에이션 코미디성이 강한 코믹터치 드라마에 만화적 기법을 가미한 시트콤이 정착할 것이라는 것이 시트콤 제작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더불어 시트콤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을 많이 배출해 내고 세트며 조명 등 드라마와 영화를 위주로 준비되어있는 제작 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은 시트콤들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주병대 PD 인터뷰 *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를


"시트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시트콤은 저질 장르다'라는 인식에서 온다. 안성기, 한석규, 박중훈 등 우리 나라의 잘 나가는 배우들 중 재미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 사람들이 시트콤에 출연한다면 시트콤은 분명 성공할 수 있는 장르이다. 하지만 시트콤에 출연함으로서 그들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문제다. 출연하지 않는 그들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출연하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들게끔한 우리 나라 시트콤의 장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주병대 PD는 막연하게 '돈은 적게 들이고 시청률은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인다. 시트콤을 들인 돈에 비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단순한 계산법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시트콤은 유전공학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여러개의 씨앗을 뿌려놓고, 열등한 것들은 잘라내고 우수한 것들을 선택해 교배시켜 우수한 종들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뛰어난 기획력을 가진 인재나 웃음에 대한 의식과 노하우를 가진 인재,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시청자의 눈을 잡을 수 있는 연기자 등 시트콤에 필요한 인력들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유전공학적인 발전에는 긴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주 PD의 주장이다. 초창기의 시트콤은 붐을 이루다 순식간에 없어지고 다시 붐을 이루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이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주 PD는 "방송사들이 시트콤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제 시트콤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시트콤을 하나의 장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인다.
주 PD는 시트콤의 제작 여건과 제작비, 그리고 '시트콤은 저질'이라는 사회인식이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영향력있는 배우들이 출연해도 품위나 권위에 손상을 주지 않는 장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현재는 독립 프로덕션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데 급급하다보니 시트콤 전문 인력 양성 학원이나 제대로 된 시트콤 제작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주 PD는 시트콤 전문 프로덕션을 꿈꾼다.
"웃음을 창출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작업이다. 시트콤도 마찬가지여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데 비판하고, 비난 받기는 쉬운 장르이다. 이제 우리 시청자들이 웃는 것을 즐기길 바란다. 잘못된 점도 한 걺은 뒤에서 여유롭게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웃음을 위해서 앞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웃음과 여유에 대한 그의 각오가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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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전전작제’

오래 전부터 그 문제들이 제기되어 왔던 드라마의 선정성, 폭력성 그리고 시청자들의 입맛에 좌지우지되는 고무줄식 편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들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요즘의 드라마가 새로운 시도나 실험적이고, 진지한 내용의 것보다는 천편일률적이며 진지하고 리얼리티가 넘치는 주제보다는 말의 재미와 감각으로 그리고 스타라는 얼굴로 무장을 하고 단지 재미있는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드라마의 재미라는 한쪽 측면만 불균형적으로 발달하는 성장은 지난 수십년간 반복되어온 뿌리깊은 관행들이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드라마 ‘사전전작제’는 그 도입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단기간 내에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방송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들이다.
말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까지 대본이 완성되고, 그 완성된 대본에 따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제작 완료한 후, 관계자들의 모니터와 사전 심의 과정을 거쳐 수정과 보충작업까지 끝마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드라마 ‘사전전작제’, 이는 그대로만 된다면 분명 바람직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대본 작업부터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 작품을 검토하고, 사전심의를 거쳐 작품의 질에 대한 콘트롤이 가능한 제작방식이다. ‘전작제’를 통해 책임범위나 시청자 반응 예상, 구성의 치밀도 등 방송 전에 따져볼 것은 전부 확인하고, 검토해 질 높은 작품을 양산할 수 있다. 이제 드라마는 예전처럼 1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그리고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방송개발원의 하윤금 박사의 말처럼 드라마의 ‘사전전작제’에 대한 생각은 방송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는 제작진에게도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렇게 철저한 작품의 검토와 작품의 질에 대한 콘트롤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질 좋은 드라마를 양상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얼마전 문화부에서 발표한 ‘방송영상산업진흥책’의 ‘해외시장 적극 진출’ 지원정책 속에도 프로그램의 제작방식을 미리부터 수출 가능성과 수출 대상 가능지역의 사전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전전작제’로 개선 유도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게 방송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나 드라마를 직접 만드는 제작진들이나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특히 드라마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양질의 작품을 방송할 수 있는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 방식임을 인정은 하면서도 선뜻 발벗고 나서거나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못하고 서로에 대한 입장 표명에 급급한 현실이다. 사전전작제의 필요성에 대해 뜻이 모아진 상황에서 ‘사전전작제’의 도입에 앞서 어떤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단기간에 이 ‘사전전작제’를 도입할 수 없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방송 관계자와 제작진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시청률 지상주의와 드라마 졸속 제작

“일부에서는 드라마 사전전작제가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방송사 PD들의 의지부족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현재 우리의 방송풍토를 생각한다면 단지 PD들만의 잘못이라고 다그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모든 문화는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PD만의 책임이라고 몰아부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나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는 잘못된 방송 구조와 제작 풍토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KBS 드라마제작국의 장기오 국장의 말처럼 드라마 전작제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당장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PD들의 의지부족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너무나 여러 가지 이유들이 얽혀있다. 시청률에 모든 촉각을 열어두고 시청자의 요구에 이리 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나 중앙 방송사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방송구조, 방송을 내기에도 급급한 1주일 단위 제작 관행,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력 부족 등 산재되어있는 방송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연출자와 작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권력 안에 귀속되어 있던 방송은 완전하진 않지만 탈 권력화 방송을 맞이했고 이에 자율경쟁체제에 돌입한 방송사들은 ‘시청률’이라는 덫에 얽혀들었다.
“물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좋은 드라마’라는 공식이 정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관계도 없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좋은 드라마는 횟수를 더 늘리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엔 조기 종영을 하기도 한다. 또한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갑자기 극속에서 사라지는 배역이 나오기도 하고 새로 등장하는 인물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작가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너무 시청률에 흔들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청자들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쉽진 않다. 시청자들이 없다면 방송도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신축성있는 편성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MBC 드라마 제작국의 임재갑 팀장은 이렇게 말하며 덧붙여 방송은 취향문화로 순발력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에 너무 민감한 것도 문제가 되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완전 무시할 수도 없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가는 제작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드라마의 사전전작제가 이루어진다면 시청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청자가 외면하는 드라마를 이미 기획되어 있기 때문에 꼭 계획된 만큼의 분량을 방송한다는 것은 분명 전파 낭비이며 재원의 낭비라는 것이다.
더구나 방송사의 거의 모든 자금원이 광고 유치에 있다는 우리 방송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난해 IMF 경제체제를 맞이하면서 방송에서의 광고 유치가 더욱 어려워진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률은 더욱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시청률은 곧 광고 유치 그리고 이에 따른 방송사의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기 제작 관행과 중앙 집권식 방송구조

이러한 시청률이라는 올가미는 텔레비전 속의 공연 문화로 자리 잡은 드라마가 다양한 계층의 생활과 감정, 의지들을 때론 담담하게 때론 진지하게 그러나 현실성있게 담아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의 TV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는 진지함과 다양성, 그리고 리얼리티라는 범주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다 가볍게, 보다 재밌게 보다 감각적으로 주제보다는 말이나 영상, 스타들에 중점을 두는 1회적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 방송사에서 특정 유형의 드라마를 유행시켰다면 서둘러 비슷한 유형과 내용의 드라마를 편성하고, 충분한 기획이나 토론 기간도 없이 졸속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드라마인데도 유행되는 드라마의 유형과 내용과 비슷한 드라마를 편성하는 식의 대응 편성이 이루어지니 말이다. 이렇게 시청률은 방송사의 여러 부분과 연결되어 있어 제작진들로 하여금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이러한 방송 풍토 속에 생기는 또다른 문제점은 항상 쫒기는 제작 일정으로 완성도를 고려할 만한 여유뿐만 아니라 방송시간에 대기도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심한 경우에는 불과 방송시간 몇분 전에야 완성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참신하고 창의적이고, 진지한 드라마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제작 관행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보다 쉬운 모방에 그리고 합리적인 제작과정보다는 현상유지에만 급급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집극이나 기획 드라마 등 소수의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단기간에 기획되어 단기간에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치의 대본을 하루 많아야 이틀에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면 작품을 쓰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조바심을 치며 제작에 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대 그리고 나’ ‘전쟁과 사랑’을 집필한 작가 김정수 씨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렇게 잘못된 제작 관행에 길들여진 작가의 잘못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며 “상대사에 대한 대응 편성이 적지 않는 현실때문이기도 하고, 시청률에 유난한 방송현실 속에서 시청자들의 지나친 스토리 간섭도 무시할 수 없는 풍토 때문이기도 하다. ‘전쟁과 사랑’에서 사전전작제를 경험한 바 있다. 부족한 연기자나 배역을 개선하거나, 혹은 부족한 내용울 보충해주거나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는 탄력성 부족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심사숙고해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덧붙여 좋은 작품을 위해 창작의 산고를 겪기 위해서, 그리고 작품에 전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확보되는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한다.

인력부족의 문제

또한 중앙 집권적인 방송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이번에 발표된 ‘방송영상산업정책’ 중 가장 중점적인 사안으로 마련하고 있는 ‘독립 프로덕션’의 활성화 육성 방안, 즉 외주제작비율의 확대 고시와 금융 및 세재지원 강화, 방송사와 독립 프로덕션 가의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다음은 문화부 방송광고행정과의 권용익 씨의 말이다.
“우리나라는 경제, 정치, 문화 등 모든 것들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방송도 마찬가지여서 중앙 방송사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기획과 송출만을 담당하고, 제작은 유능한 독립 프로덕션에 맡기는 선진 사회의 방송 구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것을 중앙 방송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수한 제작 능력을 갖춘 독립 프로덕션의 절대 부족이기도 하고, 방송사의 의지 부족이기도 하다. 이에 제작 업무를 유능하게 해낼 수 있는 독립 프로덕션을 육성, 진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독립 프로덕션이 실력을 갖추고 힘을 가진다면 중앙 집권식의 방송구조의 개선이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독립 프로덕션의 활성화 방안에 의한 중앙 집구너식 방송구조의 개선은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 권용익 씨의 주장이다. 또한 드라마의 완벽한 사전전작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 등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작제를 위해서는 PD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한 드라마를 위해 PD를 중심으로 그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담 촬영 스탭, 기술 스탭, 작가, 연기자 등이 팀을 이루고 있어야 하고, 그 팀에 전속되어 있는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가 갖추어져야만 완벽한 ‘사전전작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 현실은 유능하고 풍부한 인력들과 방송 자재들이 늘 부족한 상태다.
작가의 경우만 보더라도 인기가 있고, 검증된 작가 소위 ‘잘 팔리는’ 드라마를 쓰는 한정된 작가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에서 주말극하는 작가를 그 드라마가 완결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여유도 없이 녹화에 임박해 대본을 맡기다 보니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한 시작부터가 비틀어지고 마는 것이다. 연기자도 마찬가지여서 이제서야 막 입을 떼기 시작한 신인 탤런트를 주연으로 기용해야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기기도 한다. 몇 개의 스튜디오와 부조, 몇 대의 카메라가 이 작품 저 작품의 제작팀들에 순환 사용되고 있고 몇 사람의 촬영, 기술 인력들이 여러 작품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 ‘사전전작제’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단계적인 도입과 실현 가능한 정책 마련이 시급

드라마는 주간 연속극이나 일일 연속극, 미니시리즈, 시츄에이션 드라마, 특집극이나 대형 기획 드라마 등 그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중에서 시의성을 타는 일일 연속극이나 시츄에이션 드라마를 제외한 드라마들은 모두 사전전작이 가능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앞서 말한 수많은 문제들, 한 드라마를 전담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군, 연출군, 작가군, 연기자군의 절대 부족과 시청률과 자본에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방송 구조, 프로그램 제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게 하는 대응 편성이나 기획력 부족 등 이러한 우리나라 방송 전체 구조 속에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로 지금 당장의 ‘사전전작제’ 도입은 어려울 듯이 보인다.
“지금 당장 전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불가능하더라도 대본이 완전히 탈고된 상태에서라도 만들기 시작하는 부분적인 전작제나 가능한 드라마에 대해서는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완벽하진 않지만 몇몇 기획 드라마나 특집 드라마들이 사전전작제를 도입하고 있는 예도 이따금씩 눈에 띄기도 하니 점차적으로 도입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는 MBC 드라마 제작국의 임갑재 팀장은 이에 덧붙여 자를 대고 줄을 긋듯이 바로 실행되기를 바라는 가능성이 희박한 정책보다는 좀더 현실성있고 현 방송구조의 제작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방송정책, 좀더 실현가능한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드라마를 만드는 PD, 작가들을 위시로한 모든 스탭들은 깊이 있게 인생을 조명하고, 좀더 진지한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에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방식임을 인정하고 있고, 몇몇 드라마에 그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장기적이고 점차적인 방송구조 개혁을 통해 서로 얽혀있는 많은 문제점들이 해소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제작진, 정책을 만드는 조직 그리고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KBS 드라마제작국 장기오 국장 인터뷰 ]

드라마 사전전작제는 선진국의 방송에선 확고하게 정착을 한 제작방식이기도 하고, 방송의 질을 높이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시청자들 앞에 내놓는 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제작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일본에서 ‘사전전작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했던 긴 기간 동안의 끊임없는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지금 당장 우리 방송에 ‘사전전작제’를 실행해라 함은 무리가 있다.
우리의 방송엔 드라마가 너무 많다는 우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트콤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KBS, MBC, SBS 각 방송사마다 7, 8개의 드라마가 포진되어 있고, 이는 전체 편성의 14 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방송국의 이미지는 드라마가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방송에서 ‘드라마’는 매우 중요한 장르이다. 일일연속극의 시청률에 따라 그 방송사의 뉴스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말이다. 따라서 방송사가 드라마를 포기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시청자가 드라마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떤 문화이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드라마의 사전전작제가 정착될 수 없는 현실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공동 책임이다.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방송해도 시청자가 외면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장 국장은 여러 갈래로 흩어졌던 문화들이 의지를 모음으로서 하나된 ‘문화’를 형성하듯 제작자와 시청자 그리고 정책관련 부서의 개혁 의지가 하나가 되어 올바른 ‘방송 문화’를 형성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 방송개발원 하윤금 박사 인터뷰 ]

“완전한 드라마 사전전작제를 위해서는 제작 방식의 전환이나 PD의 의지 개선 등의 작은 틀에서의 개혁이 아닌 방송계의 경영진, 정책 관계자들, 시청자, 제작진 등 방송에 관계된 모든 분야의 사람들의 방송철학이나 방송 정책 등 큰 틀에서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 박사는 전작제 도입을 위해 필요한 인력이나 기자재, 스튜디오의 계속적인 보완과 대본 개발은 물론 신인 작가를 양성할 수 있는 등용문도 좀더 많이 그리고 좀더 진지하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와 더불어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 한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소수가 보더라도 좋은 방송,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상을 진지하게 좀더 깊이 있게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방송철학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한 번 웃고 마는 ‘소비적’인 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들의 개혁 의지도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필요 조건이라고 하겠다.
“드라마라고 해서 재밌기만 해서는 안된다. 겉으로 표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교육적 효과와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할 때 드라마도 각성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드라마도 현실성이 떨어지고, 웃고 떠들고 끝나 버리는 소모적인 성향의 장르로서 보다는 좀더 제대로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웃고 즐기면서도 뭔가 뼈있는 한마디를 던질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는 장르로의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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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그 풀리지 않는 매듭

1991년 외주제작 문화가 시작되면서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왔다. '상호공존'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케이블, 위성방송, 인터넷 등 다채널 다매체 시대가 도래하고, 영상물의 활용도가 점점 확대되는 현시점에서도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는 껄끄럽기만 하다. 양사의 의견과 그 대안에 대한 현장의 소리를 담았다.

1991년부터 시작된 우리 방송에서의 외주제작 문화는 새 천년에 접어들면서 10주년을 맞이했다. 우리 방송의 외주제작 문화는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그리고 관련 정부 부서까지 풀릴 듯 얽혀가던 매듭들이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면서 항상 같은 모양새를 지녀오고 있다. 그동안 발표되어 오던 방송관련 정책에서 늘 빠지지 않는 것은 '독립 제작사' 육성에 대한 조항이었고,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간의 관계 개선이었다. 하지만 그 10년 동안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간의 관계는 얼마나 달라져 왔고, 정부가 외쳐대는 독립 제작사의 발전은 얼마만큼이나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질문에 선뜻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음이 현실이다.

외주제작 10년사,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지난 3월 13일 새로운 방송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발표된 개정 통합 방송법 시행령에도 어김없이 외주제작율 상승을 통한 독립 제작사 육성의 조항이 포함되어있다. 바람직한 조항임에도 방송사에서도, 독립 제작사에서도 시정의 소리가 높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이 시행령의 조항들이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또다시 같은 자리를 맴돌다 제자리로 돌아올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외주제작 문화를 정착시킬 것인가는 얽혀있는 방송사며 독립 제작사 그리고 관련 정부 부서까지 확신을 할 수가 없다. 확실한 것이 있다면 긍정적인 결과와 제대로된 외주제작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양편이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공존을 기본으로 해야한다는 것과 계속적인 대안 모색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은 쉽지만은 않은 작업들이라는 것이다.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그 관계라는 것이 좋지만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고 누구보다 상호 협력하며 함께 성장해야한다는 데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호공존'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케이블, 위성방송, 인터넷 등 다채널 다매체 시대가 도래하고, 영상물의 활용도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현시점까지도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의 관계는 껄끄럽기만 하다.
2000년 3월 현재 방송사들의 외주제작 비율은 22%에서 EBS의 43%까지 정도이다. 3월 13일에 발표된 통합 방송법 시행령 중 72조에는 외주제작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에 대한 조항에서는 외주제작 비율 30%, 외주 비율 중 자회사 비율 30%, 주시청 시간대 외주비율 15%로 규정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통합 방송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전체 프로그램 중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인 30%는 그리 무리는 아니지 싶다.
하지만 EBS를 제외한 각 방송사가 발표하는 외주 제작 비율의 절반 이상이 자회사나 위장 계열사에 의한 수치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넘길 일은 아니다. 자회사 제작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을 줄이고 순수한 독립 외주 제작사에 의한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을 늘여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독립 제작사는 제작사대로 하고 싶은 말들이 적지 않다.

무엇이 문제인가

방송 문화의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고, 인력, 자본이나 제작여건, 제작 노하우 등의 제반 여건들이 제대로 갖춰진 독립 제작사들이 많지 않을 뿐더러 그 경쟁력 조차도 검증하기가 쉽지 않은 우리의 방송문화에서 무리하게 외주 제작 프로그램의 편성비율만을 높인다고 해서 독립 제작사가 육성되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이다.
"법의 강제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독립 제작사의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쟁력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독립 제작사는 없는데 법적 제재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치를 채우려한다면 주인공이 바뀌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방송은 '시청자들을 위한 편성'이어야 한다. 시청자들은 양질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권리가 있고, 방송사들은 이러한 욕구를 채워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편성비율에 대해 MBC 편성기획부 한윤희 차장은 법의 강제화가 아니라 자율 속에서 스스로 상호공존하는 실천적 대안들을 찾아내 공존의 틀을 모색할 시기라고 덧붙인다.
독립 제작사의 인력들은 개개인으로 보면 능력있는 제작진들이 적지 않다. 꼭 독립 제작사에 프로그램 제작 전체를 맡기기보다는 제작은 본사에서 하고, 제작사의 능력있는 인원들을 부분적으로 영입해 수용하거나 본사의 PD는 책임 관리자의 역할을 하고, 제작사의 PD들은 제작과 편집 등 실질적인 제작업무를 하는 등의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이는 현재 외주 제작비율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법제화로 수치만을 강제화할 것이 아니라 실천 가능하고, 우리 방송이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하고, 자율적인 협업제제나 공동제작 등의 다양한 대안들이 강구되어야 할 때이다.
진정한 독립 제작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방송사의 외주제작비율의 상향조정도 좋지만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사이에 숨어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주비율 확대 정책은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가 공정한 관계가 이루어질 때 진정한 빛을 발할 테니 말이다.
"선납품, 후계약으로 인한 일방적인 제작비 삭감, 잦은 결방의 문제, 비현실적인 제작비, 저작권과 방송권에 대한 2차 활용권 방송사 독점, 전무한 재방송료 등 독점방송사의 독립 제작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는 관행처럼 이루어져 왔다. 방송 소프트웨어의 생산, 판매, 유통 등을 방송사가 독점하고 있는 구조에서의 이 불공정 행위는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 있는 독립 제작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TV 프로그램 제작사 협회의 한종만 사무국장 이렇게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간의 불공정사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러한 불공정 사례는 독립 제작사와 방송사간의 껄끄러운 관계의 원인이 되며 그 불공정성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독립 제작사의 육성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분명 지난 10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상향조정된 외주제작율만을 노리고 경쟁력도 검증되지 않은 한탕주의를 노리는 독립 제작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작품을 통한 경쟁력이 아니라 로비와 면식을 통한 무의미한 나눠먹기식 외주제작 문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사, 독립 제작사, 정부정책의 3중주

지난 98년 문화관광부가 21세기를 대비해 방송 영상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프로그램의 고품질화를 통해 대외 경쟁력 강화로 세계 영상시장에 진출, 2003년까지 방송 영상 선진권 진입을 목표로 한 수립한 방송영상산업 진흥대책 마련했었다. 이 대책 중 창의성과 아이디어, 제작 능력은 갖추었으나 자본력이 부족한 제작사의 육성을 위해 99년 한해 30억원의 자금을 낮은 금리로 융자지원한다는 지침이 있었다.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독립 제작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 의해 선정된 업체들 중 현재까지 융자금을 지원받은 업체는 물적 담보를 내세울 수 있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정부에서는 신용보증을 원칙으로 했지만 물적 담보 능력이 부족하고, IMF 이후 저조해진 방송 실적으로 악화된 재무상태는 물적 담보나 금융기관의 지급보증도 어려운 실정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정책들도 우리 방송의 외주제작 문화에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행령의 외주 제작비율 상향 조절도 지금까지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정책이 되지 않도록 좀더 현실적인 정책이 절실하다.
이에 대해 SBS 편성국의 외주제작 관계자는 "중앙사만의 독식은 물론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독립 제작사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검증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시점에서는 진정으로 다양한 제작집단을 형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방송사는 방송사 나름대로 열린 마음으로 독립 제작사를 배려해야 할 것이고 제작사는 법의 과보호 속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에 안주하기 보다는 독립 제작사는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전문 장르를 개발해야할 것이다. 방송사의 외주 제작에만 매달려 주어지는 대로 이런저런 장르를 하기 보다는 나름대로의 장기를 가지고 경쟁력있는 고품질의 프로그램을 생성할 수 있는 고유 장르를 개발해야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더불어 외주제작을 활용하는 방송사에 세재혜택이나 발전 기금 징수를 제외시켜주는 등 법적으로 방송사들에 대한 배려도 행해져야한다고 덧붙인다. 그렇지 않다면 제작사는 늘 모자라는 느낌을, 방송사는 필요없는 자본이 유출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지금까지의 외주제작은 방송사 위주의 단순 하청의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EBS의 외주제작 시스템에는 몇가지 특징들이 있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제작비를 사전에 공개한다거나 심사용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비를 지급하고, 이를 통해 제작사를 철저하고, 공정하게 선정한다는 것 그리고 프로그램의 사후 관리까지 신경쓰고 있다. 또한 선납품 후계약이 아니라 납품과 동시에 제작비를 지급하고, 시설, 장비 등을 지원하는 등 협력 제작사에 많은 배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에 소요되는 선제작비의 지급 등 앞으로도 계속 개정해 나갈 계획이다."
EBS 편성실 편성운영팀의 안강현 차장의 설명처럼 EBS의 외주제작 운영은 공중파 방송사 중 가장 합리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보여진다. EBS는 위성방송이 출범되던 1997년 협력제작운영지침까지 세워두고, 계속적으로 개정해 나가고 있다. 다른 방송사에 비해 열악한 제작환경을 가지고 있는 EBS는 자회사나 숨어있는 계열사도 없다. 그들이 산출해내는 44.3%라는 외주제작 비율은 100% 독립 제작사에 의한 것들이다.
"현재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간의 껄끄러운 관계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다. 경제적으로나 여건상으로 너무나 열악한 독립 제작사이다 보니 제작 편수라도 늘리려고 하다 보니 품질에 대해 신경을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이고, 방송사에서는 이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잘못된 부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함께 책임지고, 함께 개선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의 잘못이나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외주 제작되는 프로그램들의 품질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함께 노력한다면 앞으로 힘있는 독립 제작사가 계속적으로 육성될 것이라고 본다."
EBS 편성실의 편성운영팀 정규호 팀장은 이처럼 이야기하며 독립 제작사들이 컨소시엄이나 조합 형태로 기본적인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방송사에서 배출하는 제작진들 만큼의 기본적 역량 시스템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는 강자와 약자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인식되기 보다는 '맏형'같은 존재로 제작사를 배려하고, 독립 제작사는 고품질화, 다양화, 전문화로 더불어 가는 동반자적 관계가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제작집단 형성으로 경쟁력을 높여 다양한 프로그램 양산과 고품질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JPRO 이상현 PD 인터뷰 ]

독립 제작사, 이제 스스로 일어설 때

"이제 독립 제작사는 법적인 것에 안주하거나, 공중파에만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자구책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내 방송사만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기 보다는 세계시장을 바라보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다양한 시장을 개발해야 한다. 이제는 지금까지 방송사와의 수동적이고, 수직적인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생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국의 CH4, 몇 개의 제작사가 주주가 되고, 프로그램의 98% 이상을 독립 제작사가 소화해 내는 이 위성방송사는 전세계적으로 독립 제작사 발전방향의 바람직한 모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 방송계에도 CH4 전례를 수용해 JPRO를 비롯한 12개사가 모여 위성채널 방송사를 운영하자는 대안이 마련되었다. 정부기금을 활용해 조합형태의 방송국으로 시청자들의 작품을 방송하는 액세스 프로그램 전문 채널로 성격을 규정짓고, 광고 수익을 통해 공생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또한 JPRO에서는 자체적 토대 마련을 위해 영상물 제작 노하우와 기자재를 활용,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했고 '영상물 수출 지원센터'를 통해 1/3 가격에 해외 수출용으로 재제작해 칸느에서 해외의 전문 채널 등에 판매하기도 했다. 현재 JPRO는 '암은 정복된다' 3부작으로 디스커버리 채널에 호감을 주었고, '동양의학으로 본 인체의 신비' 8부작을 제작중이라고 한다.
"제작비의 일부 선지급과 납품시기와 제작비 지급 시기의 일치, 제작비의 현실화 그리고 방송사에 독점되고 있는 저작권의 문제 등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 사이에는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외주 제작 비율의 상향 조정도 물론 필요하지만 좀더 실질적인 정책들이 뒷받침된다면 그래서 독립 제작사의 제작 여건들이 좋아지고 위상이 높아진다면 기존 방송사에 속해있던 실력있는 제작진들이 독립 제작 시장에 유입될 것이고 외주 제작 문화는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PD는 이러한 독립 제작사의 자구책 마련의 중요성과 더불어 방송사에서도 조금씩만 배려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외주 제작 문화를 조성하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제작진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질적인 정부 정책까지 실현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인다.


mur mur...
개정방송법 시행령 발표 계기로 지금까지 엄청나게 다뤄왔던
'방송사와 독립 제작사의 관계'에 대한 것이랍니다.
말이 개정방송법이지...결국 외주 제작률을 높이고...
특정 제작사...자회사를 말하는 거겠죠...의 비율 독점을 낮추자는...
지금까지 늘 해왔던 얘기랍니다...
말은 맞지만...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형태는 아니었으니...
이를 위해 각 방송사와 몇몇 독립 제작사...그리고 독립 제작자 협회 등...
여기 저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직 얼마 안돼서인지 아니면 맨날 하는 얘기 또 하네라는 생각들에선지
시큰둥하니 별 생각들이 없더군요...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죠..." "그렇게 되면 좋기야 하죠..."
늘 해오던 이 얘기들이 개정방송법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아...
얼마나 방송사와 제작사들을 제대로 이끌지...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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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계의 뜨거운 감자, 미디어 렙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에서 공·민영 미디어 랩으로의 복수체제로 전환에 대해 수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의 공공성 강조와 자율시장경쟁 체제 돌입이라는 전제로 시작된 이 논란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 방송 광고제도의 특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한꺼번에 거둬들였다가 하나하나씩 나눠주는 작업을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독점해왔다는 말이다. 이러한 독점체제의 방송광고제도가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한 산고에 들어갔다. '공영 미디어 랩'과 '민영 미디어 랩'으로 복수 운영하며 제한적 경쟁시장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려는 방송광고시장의 모양새 변화는 정부가 주도하고 있음에도 수많은 이견을 자아내고 있다. 어떤 방송 관계자는 "없어져야 하는 단체를 유지하기 위한 눈속임이 아니냐"라며 대놓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 랩)로의 전환은 우리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다.

정부 주도의 제한적 경쟁체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판매대행사로의 전환은 정부가 결정하고, 주체가 되어 8월 내에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고, 내년중에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이는 1998년 8월 기획예산처에서 '광고공사의 독점 폐지와 경쟁체제로의 전환'이 제기 되었으며, 19999년 2월 방송개혁 위원회 보고서에서는 공민영의 영업 영역 구분을 전제로 2개의 공민영 방송광고 영업 대행 체제 도입을 건의하는 과정 속에서 방송광고 체계의 이원화는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방송광고판매 대행은 방송사의 직접광고영업 금지를 전제로 하며 이는 방송 제작, 편성과 광고 영업의 분리를 제도화하고, 미디어 랩에 대한 방송사 출자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 2000년 3월 통합방송법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법제 73조 5항에는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직접 영업 금지와 복수 경쟁체제 도입을 명시했으며 59조 3항에서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는 광고공사 및 광고공사가 출자한 주식회사에서 담당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2001년에는 공민영의 영업 구분을 폐지한다는 계획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공민영 복수 미디어 랩 전환은 정부 주도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결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법제화한 것이다. 방송사가 직접 광고 영업에 직접 나선다면 자칫 수익 극대화와 사익 극대화를 위해 공공성과 공익성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공공성을 지키면서 시장경제 원리를 조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 제한적 경쟁체제인 것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기획정책실 홍보부 이주룡 부장은 이렇게 말하고 미디어 랩 시스템의 도입의 궁긍적인 목적은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을 강조하고, 실현하기 위한 일환이다"라고 덧붙인다. 또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광고영업 체계'와 '광고 인프라 공유'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 발족을 통한 객관적 검증 시청률 자료의 생산과 가공, 활용' '방송의 편성과 제작을 광고영업과 분리, 이원화' '방송사의 기업에 대한 부당한 광고유치 압력행사 차단으로 인한 기업 보호' '광고를 통한 자본이 방송사의 제작, 편성에 부당한 영향력이 미치지 않게 한다' '덤핑, 담합, 이면계약 등 불공정 거래의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방송 광고 시장의 공정 거래 질서 확립' 등의 구체적 방안들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는 광고 가격 결정에 어느 정도 중요한 요소가 되는 시청률에 객관적 검증 단계를 부여함으로써 제대로 된 시청률 자료를 생산, 가공, 활용하면서 방송 광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정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함에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 랩 전환은 여러 가지 의견들과 방송사들의 반박으로 혼란해져만 가고 있다.

수없이 얽히는 쟁점들

이러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 랩 신설에 대한 주요 쟁점은 크게 둘로 나뉜다. 신설 미디어 랩 설립에 대한 것으로 진입방식과 출자 제한, 자본구성 방식, 공적 자금의 출자 여부와 방식에 대한 것이다. 진입방식에 대해서는 방송사와의 자유계약으로 시장진입을 주장하는가 하면 정부의 허가에 의해 시장 진입을 해야한다는 주장들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종합유선방송이나 위성방송, 인터넷 광고에 대한 부분과 시청률 경쟁 격화, 공공, 공익성 배재 등의 우려를 낳을 수 있는 지상파 방송 광고에 대한 부분에 대한 대응이 달라야 한다고들 한다. 또한 미디어 랩 전환은 방송사와 광고주, 광고 대행사의 출자에 대한 문제에 부딪혔다.
"미디어 랩의 방송사의 지분 참여는 방송 공공성 보호와 공정성 확보, 미디어 랩 소유와 경영의 분리 등이 전제가 된다면 방송사와 미디어 랩이 요금과 판매제도, 영업 정책 등을 상호 조율, 협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제되어야 할 조건들이 우리 방송에서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방송법과 공정거래법에서의 안전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주장이다.
또다른 쟁점은 미디어 랩간의 합리적인 경쟁 방식에 대한 것으로 공민영 미디어 랩의 역무 분장과 방송사 미디어 랩 선택권, 미디어 랩의 개수와 수탁 수수료, 대행 수수료, 미디어 랩의 업무 범위, 특수 방송의 대행 방안, 요금 조정기구 등이 그것이다. 미디어 랩간의 합리적인 경쟁 방식에 대한 것으로 공민영 미디어 랩의 역무 분장과 방송사 미디어 랩 선택권에 대해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공민영 미디어 랩의 영업대상 한시적 제한이라는 대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또한 경쟁체제 속에서 종교방송 등 특수방송에 대해서 계약에 의해 판매를 대행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대행 수수료와 수탁 수수료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은 법률에 의해 규정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광고요금의 결정에 대해서는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중심으로 정부와 미디어 랩, 방송사, 광고주, 광고대행사 , 관련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방송광고요금조정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시청률조사 검증위원회까지 출범하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쟁점들이 얽혀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랩 전환에서 가장 미묘하고, 치열한 논란은 지상파 방송사가 신설되는 민영 미디어 랩에 출자를 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이 사안이 문제로 떠오른 것은 신설되는 미디어 랩에 민영방송사만이 전체 주식지분의 10%, 1개 방송사는 5% 한도로 출자를 허용한 것이다. 세 방송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취하는 신설 미디어 랩의 출자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치달으며 첨예한 대립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격렬한 논쟁, 미디어 랩에 대한 방송사 출자

"이 법안에 따르면 민영방송사인 SBS를 제외한 KBS, MBC는 공영 미디어 랩에서 종전과 같은 광고영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한국방송광고공사는 민영 미디어 랩의 지분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한다. 3년 뒤 민영 미디어 랩은 정부의 통제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는 순순 민영 미디어 랩으로 전환하게 된다는 얘기다."
MBC 광고기획부의 김영삼 차장은 이렇게 말하고 "이는 사실상 민영방송의 자회사가 된다"며 공정한 자유 경쟁 시장 논리에 위배된다고 덧붙인다. KBS 광고기획부의 노남종 차장은 이에 대해 "공영방송이 상업방송의 광고 영업력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물론 광고공사가 30%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력을 유지한다고는 하지만 점차적으로 민영 미디어 랩은 민영방송에게 직접적인 영업권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방송사의 직접광고영업 금지'라는 전제에 어긋나는 일이며 순수한 경쟁시장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라고 주장하며 "독점을 피해 간다는 것이 독점을 인정하는 형세가 되었다"고 역설한다.
공영방송은 기존처럼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영업을 대행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영방송의 경우는 좀더 자유롭고 적극적인 영업방식으로 활발한 판매활동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되면 공영방송의 위축과 민영방송 상업성의 극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매체에게 직접 영업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방송과 언론이 권력기관처럼 군림하고 있는 우리 방송의 현실에서는 언론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것과 같다. 미디어 랩이 매체사의 자회사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KBS 노남종 차장은 이렇게 역설한다. 또한 '공영방송의 위축은 프로그램의 질 저하로 연결될 것이고, 민영방송은 시청률을 그대로 수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상업성과 선정성 등 우리 방송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방송사의 지분 참여 반대의견의 또다른 우려다. 특히, 공영방송이면서 운영자금의 100%를 광고수익에 의존해야하는 MBC의 민·공영방송에 대한 미묘한 경계가 MBC에게는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KBS와 MBC가 민영 미디어 랩에 민영방송의 지분 참여를 허용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반면 SBS의 경우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안은 있는가

SBS 편성본부 홍보팀장인 박희설 박사는 "지금까지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던 한국방송광고공사 기능의 개선이 선결과제다. 민영 미디어 랩이든 공영 미디어 랩이든 미디어 랩이 지금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해왔던 일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미디어 랩이 제2의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라며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위상에 대한 우려를 보인다. 덧붙여 미디어 랩의 방송사 참여에 대해서는 보완장치가 마련된다면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공민영 상관없이 미디어 랩의 주체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아니라 방송사가 되어야 한다. 독점시장이었던 지금까지의 방송 광고시장을 생각한다면 제한적인 경쟁체제가 되어야 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공영 미디어 랩을 담당하는 메이저(major) 미디어 랩으로, 나머지 민영 방송은 마이너(minor) 미디어 랩으로 둘의 제한적 경쟁이 시장 질서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라며 SBS에서는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KBS와 MBC에서도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공민영방송사간의 동일한 경쟁 조건 및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광고공사는 지주회사로 전환해 공익과 연구사업을 전담하고, 광고공사 산하에 방송사별 미디어 랩 3개사를 설립해 미디어 랩에 해당 방송사가 지분을 참여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세 개사는 광고공사와 함께 대주주로 참여하고, 광고공사의 지분은 일정기간 내에 매각해 그 기능을 민간부문에 이양하는 것을 방안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1 미디어 랩, 2 미디어 랩, 3 미디어 랩이 각각 KBS, MBC, SBS 담당하고 자율경쟁체제로 선택의 폭을 넓혀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청자들 눈에 이렇게 제시된 대안들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고, 일정부분은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진다. 2000년 8월 안에 관련법을 법제화하고, 2001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2001년 이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향후 진행 방향은 광고공사에서도 계획을 세워두지 못하고 있다.
계속적인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통해 수많은 의견들을 교환하고, 수많은 논쟁들을 거쳐야겠지만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와 KBS, MBC, SBS 세 방송사로 사각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 랩 전환은 과연 대안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하고 있다. 사각구도가 어떻게 조화되고, 어떻게 해결되어갈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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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미래형 TV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향후 10년 디지털 TV 전환 일정으로 방송 3사는 고품질의 대 시청자 서비스를 할 수 있어 반갑기도 하지만 그 빡빡한 일정과 초기 투자비용 마련에 난감하고, 분주하기만하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서있는 만큼 고화질 와이드 TV로 가는 일정과 그에 따른 문제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조금은 서둘러 시작되는 디지털 TV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방송사들의 표정들을 살펴보자.

요즘엔 어느 분야건 '디지털'이란 단어가 빠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 그 디지털이라는 것이 방송에도 어김없이 찾아왔고, 이 디지털 TV는 일반적으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일컫는 광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고해상도로 한 프로그램만을 제공할 수 있는 HDTV(High Definition TV)와 일반 해상도이지만 4채널까지 동시방송을 할 수 있는 SDTV(Standard Definiton TV)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 HDTV의 확산으로 무엇이 좋아질 것이며 어떻게 다른지는 현재 방송사 내에서 조차 기술국이나 기술 연구소 등 소수에서만 인식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조차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하물며 '디지털 TV'라는 것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일반 시청자들에겐 이 용어가 낯설기만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방송의 디지털화는 아주 급속하게 진행중이다. 새천년의 첫해인 2000년 9월 시험방송을 시작으로 디지털 TV의 완전화가 이루어질 2010년까지의 일정이 이미 나와있고, 이는 정부의 주도하에 기존의 지상파 방송 4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한다.

디지털 TV 전환 10주년 계획

기술적 요소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던 실험방송이 한참 진행중인 요즈음 결국은 가야할 길이니 빠를수록 좋다는 측과 초기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고, 아직까지 그 인식이 부족해 아직은 시기상조이니 천천히 가자는 측의 의견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월 MBC에서 HDTV용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봤니?'(연출 임화민 극본 조명주)를 제작함으로서 본격적으로 디지털 TV로의 여정에 뛰어든 우리 방송가의 표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존 아날로그 TV 도입시기는 20~30년의 격차가 있다. 도입시기에 따른 기술의 발달도 그만큼 늦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디지털 TV의 도입시기는 정부가 발표한 일정대로만 간다면 현재 디지털 TV의 도입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며 2006년에 그 전환이 마무리될 미국의 그 전환시기와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심지어 일본과는 거의 같은 시기에 도입될 수도 있다. 현재 발표된 일정대로 제대로 진행이 된다면 말이다.
지난해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며 정부에서 발표한 디지털 TV 전환 일정은 1997년 정부의 디지털 TV 전환 일정 수립과 방식 결정으로 시작해 1999년 9월부터 2000년 9월까지는 실험방송, 2000년은 시험방송, 2001년부터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을 시작해 2002년까지 수도권지역, 2003년까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의 광역시, 2004년까지는 도청소재지, 2005년까지는 시군 지역을 포함한 전국적인 디지털 TV 서비스가 실시되며 그 이후로는 디지털 TV 서비스를 점차 늘려 2010년에는 완전한 디지털 TV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가 전환일정을 발표하면서 수많은 회의와 협의를 거쳐 정부의 50억 투자로 관악산에 실험국을 설치하고, 9월 13일부터 현재까지는 방송 3사 MBC, KBS, SBS가 각각 채널 14, 15, 16번으로 아주 적은 양이지만 디지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이 실험방송은 디지털 TV가 확산되었을 시의 기술적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방송으로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의 프로그램들이 잘 보이던 지역도 디지털화되면서 수신이 잘 되지 않은 경우나 화면이 선명하게 제대로 수신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 조사의 최우선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내용적으로 진정한 HDTV 방송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화질 와이드 화면과 최첨단 부가 서비스

HDTV는 아날로그 방식을 이용한 기존의 TV와는 달리 디지털 방식을 이용,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화소숫자를 크게 늘려 화질과 음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형태의 TV라고 한다. 어렵기만한 용어들로 설명되는 이 HDTV가 시청자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혜택은 적지 않다.
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라면 화면 배율이 기존의 4:3에서 16:9로 33퍼센트 정도 확대된다. 화소수가 40만여 개(782×480)인 아날로그 방식의 현행 표준 TV라면 화면이 그렇게 까지 확대된다면 그 화질이 절대 좋을 리 없지만 HDTV는 2백만여 개(1920×1080)-쉽게 설명한다면 아날로그의 주사선수가 525 라인(하지만 실제로는 480 라인 정도의 수준)이라면 HDTV의 경우는 1080 라인-에 달하고, 아날로그 대비 수십배의 데이터들을 암호로 압축 전송함으로 그 화질이 적어도 5배 이상 선명해지기 때문에 와이드 화면이라 해도 보다 선명하게 시청할 수 있다. 아날로그 화면의 파란색이 단순하게 '파랗다'라면 디지털 화면의 파란색은 '파랗다'부터 '퍼렇다' '새파랗다' '시퍼렇다'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 '시퍼러둥둥'까지 표현할 수 있는 만큼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진다는 얘기다.
오디오의 경우도 기존 아날로그 TV가 기껏해야 두채널을 이용한 스테레오가 최고였다면 HDTV의 경우는 5채널의 돌비 서라운드와 1개 채널의 서브 우퍼로 초저역까지 재생 가능하므로 CD 이상의 음질을 보장할 수 있다고도 한다. 브라운관의 대형화로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 앞으로는 50~60인치 이상의 초대형 브라운관이 TV 표준으로 자리를 잡게될 전망이다. 영화관에 준하는 영상매체가 집집마다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SBS의 기술운용팀의 박양수 차장은 고화질, 고음질이라는 표면적인 고급화도 중요하지만 그외 제공되는 쌍방향성 부가서비스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이렇게 화질과 음질에 획기적인 고급화 이외에도, 주식시세나 여행정보, 교육자료, 프로그램 관련 정보 등 초고속으로 대량의 정보를 정지 또는 동화상으로 제공, 시청자가 필요한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쌍방향 방송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제공된 정보들은 검색, 복사, 가공, 저장이 용이하기까지 하다. "
예를 든다면 미국 NBC의 'Saturday Night Live'라는 프로그램에서 클래식 연주 방송시 비디오를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이라든지 초대 손님이나 출연자에 대한 프로파일과 소개 기능이 그것이다. 디지털 TV가 지금처럼 급속하게 발전한다면 신문을 TV 화면으로 보거나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김혜수 목걸이' '김희선 머리띠' 등을 구입하고 싶다면 구지 밖으로 쇼핑을 나갈 것 없이 그 상품을 클릭하고, 그 자리에서 상품 정보를 받아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꿈같은 날이 올 것이라는 귀뜸이다. 방송사가 머리 쓰기에 따라,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는 부가서비스들이 시청자들에게 제공된다는 것이다.

왜 디지털 TV인가

정부가 서두르지 않더라도 결국은 가야할 길이라는 TV의 디지털화. TV의 디지털화를 무리를 해서라도 디지털 TV를 확산시키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일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대 시청자 서비스 향상이다. 컴퓨터로 이미 좋은 화질 및 음질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디지털 TV를 통해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고선명, 고품격의 사실감 넘치는 화면과 미세한 소리까지 잡아내는 서라운드 입체 음향, 또한 멀티 캐스팅을 통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정보 검색, 그리고 생활 시간대에 따라 다중 방송을 제공, TV 시청의 목표가 각각 다른 시청자들의 욕구를 수용하고, 쌍방향 데이터 송수신과 PC와의 연결을 통한 부가정보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방송 사업적 측면으로 지금 당장 방송이 디지털화가 된다고 해도 방송사 자체에 돌아오는 큰 이득은 없다. 디지털용 프로그램을 만든다고해서 광고가 더 붙는 것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이를 위해 천문학적 숫자의 초기 투자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자해야만 한다. 하지만 조금만 앞을 내다본다면 디지털 TV의 실현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미 디지털화된 위성방송, 아직은 좀 그 완성도에서 떨어지고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나 방대한 양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우후죽순 늘어만 가고 있는 인터넷 방송, 그리고 아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채널마다의 전문성을 지니고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케이블 TV 까지...물론 아직까지는 지상파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는 있다. 하지만 방송환경은 물론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발맞춘다면 향후 몇 년 안에 그 여러개되는 방송 매체들은 나름대로의 발전을 거듭해 해당매체로서의 특성과 장점들을 살려갈 것이고 이는 모든 형식의 장르와 내용을 모두 섭렵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의 비중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분명 올 것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는 어찌보면 생존과 직결되어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음은 디지털 TV의 국가 산업적 측면에 대한 KBS 기술 연구소의 조문재 부장의 말이다.
"국가의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 방송이 산업 및 경제계 일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미 디지털 방송을 위한 수상기 개발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산업체의 수상기 기술은 물론 HDTV 방송제작에 필요한 전용 카메라, 디지털 송신기, 편집기 등의 기술 개발을 보다 앞서 육성하는 것이 국내시장을 튼실히 해 해외 수상기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함으로서 정보통신시대에 디지털 기술을 선점하고 이를 통해 국내 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방송 3사의 준비상황과 그에 따른 문제점

KBS, MBC, SBS 방송 3사는 현재 지난해 9월부터 기술 확인을 위한 실험방송을 실시중이다. KBS의 경우는 98년부터 '서울 서울 서울' '한국의 서정'을 제작해 실험방송과 위성방송에 선보이고 있으며 그 후에도 제주도의 '유채꽃'과 '섬진강' 등을 제작했고, 15대 대통령 취임식을 HDTV로 방송한 적이 있다. KBS 영상제작국의 최기준 차장은 현재 준비중인 HDTV용 프로그램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재는 '서울 속의 북한산'과 'Welcome to Korea'를 제작중에 있다. 이 두편의 다큐멘터리의 촬영은 현재 진행중이며 9월 3일 방송의 날에 방송 예정이다. 이는 한국 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내외국인에게 21세기 한국의 모습을 HDTV로 알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MBC의 경우도 제주도의 풍경을 선보이고 있고, 지난 1월엔 우리 방송사상 최초의 '사랑한다고 말해봤니?'라는 HDTV용 드라마를 선보였고, 이를 일반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방송시간에 맞춰 김포공항과 서울역에 디지털 TV를 마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MBC의 경우는 방송사 처음으로 'DTV 추진부'라는 부서를 마련해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 전환에 열성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엔 구체적이진 않지만 HDTV용 편집실을 꾸밀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HDTV용 스튜디오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SBS의 경우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방송된 프로그램 중 디지털 방송에 적합한 것들을 전환해 방송하고 있는 정도이다.
방송 3사가 앞에서 언급한 것들을 간추려 본다면 디지털 TV는 시대의 대세이며 도입할 수밖에 없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를 수긍하고, 그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는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디지털 TV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분명 있다.
방송이 디지털화되기 위해선 지금까지 써오던 기자재와 시설로는 불가능하다. 제작비를 뺀다고 하더라도 HDTV만을 위한 송신시설과 연주시설, 운영비에 투자되어야할 초기 투자비용은 KBS, MBC, SBS, EBS 및 지역 민방을 통틀어 최소 2조 3318억원, 지상파 방송의 연간 광고 수익이 4천에서 6천 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에 몇배가 되는 비용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처음부터 이 모든 비용을 투자하기보다는 점차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겠지만 그 액수가 워낙 엄청난 데다 투자를 한다고 해도 당장 눈앞에 이익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감안한다면 방송사들이 투자에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2000년 방송 3사는 모두 HDTV를 위한 투자예산이 잡혀있지 않으며 많지는 않지만 그동안 제작해온 HDTV용 프로그램의 제작 노하우를 담은 백서를 정리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기초 투자비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도 적지 않다.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제작되던 모든 세트가 실물로 몇배는 더 정교하게 꾸며져야하고, 투입되어야할 제작 인원이나 제작 기간도 지금의 제작 시스템보다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카메라의 기술과 세트로 진짜처럼 보일 수 있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라질테니 말이다. 제작비만도 현재의 두배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제작비의 문제도 있지만 메이크업이나 화면 구성, 여백 활용에 따른 조명과 오디오의 문제 등 디지털 TV의 문제점은 여기 저기에 산재해 있다.
"화면이 넓어지다보니 그 여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적응하느라 고전중이다. 4:3의 화면이라면 미디엄샷이나 클로즈업 샷으로 구성해도 되지만 16:9 비율의 화면에선 클로즈업이나 미디엄샷은 부담스러운 앵글이 된다. 풀샷이 더 안정돼 보이고, 움직임이나 색감이 훨씬 입체적이고, 원근감을 살릴 수 있다. 워낙 포용 범위가 넓다보니 이에 따른 조명과 오디오의 문제도 적지 않다."
요즘 '서울속의 북한산'과 'Welcome to Korea'의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KBS의 박길홍 촬영감독은 촬영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깨끗한 배경의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까지 덧붙인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방송사도 방송사지만 시청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적지 않은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산 초대형 브라운관도 이미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된 상태지만 55~64인치 대형 브라운관의 가격이 9백만~1천2백만원, 셋톱박스는 국산이라도 3백만원, 일반인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힘들 만큼 비싼 가격이다. 물론 앞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아날로그 TV에도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MBC 기술제작국 DTV 추진부의 이경환 차장은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방송사가 HDTV방송을 실시하고,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시청자가 HDTV를 볼 수 있는 장비를 갖추기 못했을 경우에는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보지 않는 프로그램은 아무 소용이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러한 문제점들 외에도 SDTV, HDTV의 효율적 운영, 아날로그, 디지털 방송의 동시방송 체제 구축, 소요재원 확보, 고층 건물로 쉽지 않은 송출문제 등 디지털 TV로 가는 과정 여기 저기에는 복병처럼 숨어있는 문제점들로 인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할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통틀어 볼 때, 디지털 TV는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보여주는 대로 필요하든 그렇지 않든 무조건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해왔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된 정보화, 멀티미디어 사회에 꼭 걸맞는 매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를 어떻게 실현하고, 활성화시키느냐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 디지털 프로그램 연출 1호 임화민 PD 인터뷰 ]

HDTV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의 세계

지난 1월 14일 우리 방송 사상 처음으로 HDTV용 드라마가 제작되었다. 입영을 앞둔 두 남녀의 애틋한 감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95퍼센트 이상이 야외촬영으로 제작된 영화같은 화면으로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호응을 얻고 디지털 TV용으로 적합치 않은 내용이었다는 질책을 받았지만 임화민 PD는 방송 사상 첫 HDTV용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다른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디지털이란 말이 많이 통용되고 있는 것 같지만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같은 방송사 내의 동료들이나 선후배 사이에서도 그 개념이 확실하지 않았었다. '디지털 TV'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드라마가 디지털 TV용 프로그램으로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방송되면서 디지털 TV의 주체가 되어야할 방송인들이 '디지털'이라는 개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방송이 된다면 연출자가 정신세계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면까지 섭렵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임 PD의 생각이다.
"HDTV는 제대로 된 프로페셔널의 세계가 될 것이다. 기존의 ENG 카메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보다는 좀더 미화시키고, 과대포장하는 것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HDTV용 프로그램은 공간 처리의 자연스러움과 섬세한 동선과 연기, 자연스러운 분장 등 보다 현실에 가깝게 그려질 것이다. 연기자든 연출자든, 촬영감독이든, 분장이나 세트든 더 이상 눈속임이 통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더 이상 꾸며진 아름다움이나 제작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면 분장, 세트, 의상 등의 방송 미술과 연출, 촬영 등의 방송기술이 동시에 급작스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도 적지않다.
이 드라마를 제작하면서야 E-MAIL 주소를 가질 정도로 컴맹이었다는 자신이 HDTV 드라마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임PD는 시대적, 기술적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해 나갈 디지털 방송을 위해 열심히 기술을 배워 여운과 감동이 배어있는 진정한 작품성을 가진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람이자 끝이 없이 풀어나가야할 과제란다.


mur mur...
1999년 9월부터 시험방송에 들어가 올 9월부터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된다고 하더군요...
65인치 텔레비전 보셨어요?
엄청 크더군요...크지만 화면도 깨끗한 것이....
기존 tv에선 번지던 빨간 색도 안번지고 아주 예쁘고 선명하게 나오더군요.
글구 입체감과 색감, 사운드도 엄청 좋아서...아주 살맛이 나더군요...
하지만 그 가격이라는 것이 아직은...천이백 있으신가요?
그 가격이 그렇다더군요...무섭죠?
취재하면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2002년부터는 반값 이상 떨어진다고 하니 악착같이 기다립시다...
어차피 2010년이나 가야 완전한 디지털 방송이 된다고 하니
것도 가랭이 찢어지게 뛰어봐야...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도 진행중이고, 시행착오 중이랍니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적지 않게 빠른 편이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를 포함한 선두그룹이구요...
잘만 된다면 좋겠지만...
잘됐다는 측, 너무 빠르다는 측...두측 다 일리는 있는 말들이지만
어차피 정부에서 밀어부치는 거니 방송사 측에서 어쩔 수 있겠습니까
따라야죠....
그 디지털 tv를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우리네 같은 서민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더군요....한해 광고수익의 두세배는 되니까 말이여요...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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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셋토퍼 2012.09.18 1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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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변하면 뉴스도 변한다

KBS, MBC가 뉴스의 개혁을 주창하고 나섰던 새천년 벽두, 단순한 사건 사고, 단신들로 구성되어 시청자들에게 사실만을 주입하던 정통 뉴스의 틀을 벗어나 좀더 다양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을 찾으려던 노력들이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봄 개편을 맞아 KBS, MBC 뉴스의 노력들은 좀더 구체화되고 심화되어가고 있다. 어떠한 새로운 형식들이 시도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계획중인지를 듣는다.

인터넷이며 컴퓨터 관련 기술들이 급작스런 발전을 거듭하면서 우리의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많이도 침투해 있다. 그러다 보니 뉴스를 볼 수 있는 방법들이 여기 저기, 여러 가지 방법으로 널려있는 요즘이다. 텔레비전을 통한 사건, 사고 뉴스를 보려고 한다면 정해진 뉴스 방송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딱딱하고 익숙치 않은 방송용어의 조합으로 전달되고, 한번 방송을 탄 뉴스는 매 뉴스시간마다 앵무새처럼 거의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방송되기도 한다. 사건이 발생하는 시점에 사건이 있음을 모르고 있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급속하게 퍼져나가더니 이제는 모르면 바보가 되어버리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발달하면서 뉴스를 접할 수 있는 방법들이 더욱 다양해진 요즘이다. 우리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미 그 순간에 사건의 전모는 물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까지 표출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이것 저것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늘 사용하던 말로 그대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어느 뉴스 관련인은 '유사 이래 말의 전달수단 활용이 가장 활발하고 다양한 황금시대'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시청자들에게 지금까지 해왔던 정통적인 포맷을 통해 전달되는 뉴스는 얼마나 실용성있는 뉴스가 될 것인가. 이제 40년 된 정통적인 뉴스 포맷과 기사 작성법으로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뉴스, 받아들여지는 뉴스가 될 수 없게 되었다. 소재 자체는 물론 이제 전달 방식 자체가 바뀌어야 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회환경을 더 이상 모른척 할 수 없고, 그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KBS, MBC의 뉴스는 2000년을 맞이하며 시도했던 뉴스의 변혁을 봄개편을 맞아 한층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여진다.

뉴스 전달 형식도 새롭게

뉴스는 철학이 담긴 말 중심의 장르이다. 한 문자를 쓰고, 문장을 쓰더라도 일반인이 흔히 쓰는 말들로 전달하는 것이 훨씬 더 친근하고 가깝게 받아들여 질 것이다. 또한 내용에 있어서도 시청자들이 뉴스의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MBC 김상균 보도국장은 뉴스 전달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뉴스 포맷의 변화는 물론 전달 수단이 되는 뉴스 작성법이나 언어도 바뀌어야 한다. 5W와 H로 정의되는 6하 원칙이라는 기본적인 틀은 좀더 융통성있게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뉴스형식이 생방송이 된다면 재래식 기사작성과는 전혀 다른 말투와 말씨로 뉴스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정통적인 개념으로 본다면 말장난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뉴스 전달 방식에 있어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하루 아침에 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조금씩 변해가야 한다고 본다."
김 국장은 '숨졌다' '병목현상' 등 보통 사람들이 쓰지 않는 뉴스 전용어의 예를 들며 무조건적이고, 전폭적인 변화라기 보다는 구체적 논거에 입각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뉴스 전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김 국장의 말처럼 시청자들의 대부분은 더 이상 딱딱하고, 자로 잰듯한 형식의 뉴스를 바라지 않는다. 이에 김 국장은 지금까지는 조금씩 알게 모르게 변화하던 뉴스가 크게 변할 시기를 맞이했다고 덧붙인다.
지금껏의 뉴스는 관습성 뉴스, 정보보다는 홍보성 측면이 많았었다고 덧붙인다. 발로 뛰는 뉴스라기 보다는 몇십년 전에 만들어진 공무원들의 보도 자료로 구성되어도 상관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 국장의 말처럼 이제 그러한 식의 뉴스 전달에선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뉴스 관련자들의 공론이다.

뉴스도 재미있어야 한다

기자는 일반인들이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언어들로 뉴스를 전달해 왔고, 이러한 뉴스는 꼭 텔레비전 뉴스가 아니더라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로, 사건이 일어남과 동시에 뉴스들을 볼 수 있는 요즘의 시청자들은 일부러 텔레비전 뉴스를 찾아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시청자들의 정보 입수 능력은 텔레비전의 뉴스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얘기다.
뉴스가 사회의 변화에 따라가야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뉴스는 대중을 이끌어야 하고 경박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뉴스의 포맷을 고집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대부분 아무도 듣지 않고, 찾지 않는 뉴스는 더 이상 만들어질 필요가 없다고들 입을 모으며 뉴스의 변화는 필연적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좀더 많은 시청자들이 찾는 뉴스, 더 이상 어려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뉴스를 지향한다는 말이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재미없는 뉴스를 보지 않는다. 따라서 뉴스를 하는 사람들은 뉴스를 전달하는 수단은 물론 그 내용까지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가지고 정통 뉴스를 고집하며 재미있는 뉴스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경멸을 눈길을 보내기 보다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뉴스 방식과 전달 수단의 변화가 맞물려 훨씬 재미있고, 다양화된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뉴스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뉴스를 전달하는 기자 집단이 정통 뉴스를 고집하든 재미있는 뉴스를 경박하다고 꺼려하든 이미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뉴스에서 엔터테인먼트 정보까지를 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요구를 '언론의 계도 기능'을 운운하며 무시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일방적으로 사건사고 등의 소식을 주입하던 뉴스 방식에서 이제는 시청자들과 상호 교류하고 교감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그 '재미'라는 것을 어느 선까지 다룰 것인가는 뉴스를 하는 사람들이 고민하고, 풀어나가야할 숙제가 될 것이다. 재미있는 정보를 주어야 한다고 해서 O양 비디오를 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선정적인 장면 등을 마구잡이로 전달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상식선에서 자생적으로 정화하고, 규제하는 분위기는 저절로 형성되리라고 본다."
KBS의 홍성규 보도국장은 재미있는 뉴스에 대해 이야기하며 무한 경쟁으로 일정 기간 동안은 지나치거나 해선 안될 뉴스가 될 수도 있지만 겪어야할 기간들이 지나면 스스로 비판하고, 규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는 관이 나서 규제하기 보다는 현업 유관 기관들이 필요할 때마다 기동성있게 모일 수 있는 모임들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브에 강한 기자가 살아 남는다

라이브에 강한 가수들이 대중들에게 오랜 동안 사랑 받듯이 뉴스를 작성하고 전달하는 기자들도 이제 생방송에 강해야 실력을 인정받고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요즘의 뉴스는 상황이 되는 한 생방송을 지향하고 있다.
"뉴스의 생방송화란 예전 독재 상황에선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다. 국민이 알면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았고, 조작해야할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스의 생방송화는 뉴스의 흡인력과 신뢰도를 높인다. 그리고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실시간 리포트가 가능하다보니 국회위원이나 정치인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감시 기능을 통해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기도 하다. 더 이상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꼭 알아야 할 것과 알고자 하는 것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성있는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텔레비전 뉴스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뉴스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와 맞물려 가야 한다."
MBC 김상균 보도국장은 뉴스의 생방송화에 대해 위같이 이야기하며 생방송 뉴스는 취재기자 개개인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며, 물론 데스크가 관여하기는 하지만 최종 결정은 기자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자의 취재능력과 입장을 백퍼센트 믿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지금 이야기를 한다면 지금 바로 들을 수 있는 뉴스, 그런 뉴스가 바로 살아있는 뉴스,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뉴스가 된다는 것이다. '말'이 여러 사람을 거쳐 전달되면 계속해서 퇴색되고 변질되어 나중에는 다른 말처럼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뉴스도 다르지 않다. 예전처럼 편집과정에서 조작되거나 정치인들이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면 '와전돼서 기자들이 잘못 전달했다'고 변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요즘 '개그 콘서트'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은 수많은 신인과 무명 개그맨을 단시간에 스타로 급부상시켰다. 이는 라이브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정치판도 쇼무대와 다르지 않다. 만들어진 스타는 오래 갈 수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라이브에 강하다가 능력있다는 표현과 같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물론 기자들도 적응을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기사에 대한 진위의 판단 능력과 취재 능력을 배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뉴스가 생방송화되면서 기자들의 능력이 판가름나면서 조직간의 불필요한 갈등이나 불만요인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일정 기간 훈련과 적응을 위한 준비기간이 지나면 뉴스의 생방송화는 보편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추측이다.

KBS, MBC 양사 현재 다지기 작업중

믿을 수 있는 뉴스, 공영성을 확보한 신뢰받는 뉴스를 만드는 데 애를 써왔던 KBS는 신뢰성 강화를 위해 다지기 작업에 한창이다. 그 분야의 전문 기자가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주제를 심층 분석하고, 전망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의 위성연결이나 중계차 연결 등을 준비하며 집중화와 전문화 전략을 세워두고 실천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팀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기자 선발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법조, 재정, 금융, 통일, 외교 안보 등 분야를 세분화해 전문화와 집중화의 기초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중요 사안이 발생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기사는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부장이나 차장급 혹은 수석 기자를 대표 리포터로 지정해, 3, 4명의 취재기자들의 현장취재와 인터뷰와 함께 대표 리포터가 종합 정리하는 대표 리포터제도 신뢰성 회복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00년이 밝으면서 KBS에서 세웠던 여러 가지 대안들이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이고 있어 신뢰성 강화를 위한 다지기 작업 진행이 순조로와 보인다.
"또한 연초에 세웠던 계획대로 단순한 주입식 뉴스보다는 보다 심층적인 내용을 다루는 르포형식의 뉴스를 많이 전달하려 노력중이다. 때로는 이슈에 따라 기자의 코멘트보다는 해당 당사자의 이야기와 의견을 듣기도 한다. 김강자 파출소장이 옥천에서 매춘을 불식시킨 후 미아리로 발령이 났지만, 김 소장이 떠나고 두세달이 지나자 옥천에 다시 티켓다방이 성행을 하더라는 식의 신선한 기법의 르포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앞으로도 훨씬 깊이 있고, 신선한 뉴스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초의 뉴스 개혁 의지에 대한 다지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MBC도 마찬가지이다. M PEOPLE을 내세우며 우리나라 최초로 광고까지 만들어가며 뉴스 개혁의 의지를 보였던 MBC의 새천년 뉴스 개혁의 기본 줄기는 사건 사고 뉴스를 던져주듯 1분 남짓의 단순 리포트로 구성되었던 기존의 뉴스 전달 형식에서 벗어나 단순한 사건 사고 기사는 간략하게 전달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꼭 필요하고,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템들은 상세한 분석과 전망까지 2, 3분 길게는 5분 가량의 기획 기사로 다룬다는 뉴스의 고급화 심층화로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작업들이 진행중이다.
2000년이 시작되면서 뉴스의 변혁을 자신하며 확 달라진 아침뉴스를 기대하라던 MBC의 뉴스가 봄개편을 맞이해 그 실체를 드러내 '피자의 아침'을 탄생시켰다. PD와 기자가 만들어가는 아침, 보통의 뉴스는 기자들만의 몫이었다. 하지만 '피자의 아침'은 이들보다 먼저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했던 KBS의 '뉴스 투데이'와 같이 PD와 기자가 함께 만드는 본격적인 데일리 뉴스다. '피자의 아침'을 위해 새로 구성된 시사정보국의 김승한 국장은 새로운 제작방식의 뉴스의 시작에 대해 이처럼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뉴스를 보는 기준 그리고 뉴스를 선택하는 기준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것이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시청자의 입장에서 뉴스를 취사 선택해왔는지에 대한 반성 말이다. 또한 기존의 종합 뉴스에서 1분 20초로 규격화된 틀을 깨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보자 해서 시작된 것이다. 기자들의 취재력, 기동성, 현장성과 PD들의 구성 능력, 긴호흡의 제작 기법 등을 결합한다면 좀더 바람직한 틀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 국장은 이와 더불어 뉴스의 새로운 포맷 개발은 시청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뉴스, 과거형이 아닌 미래 지향형 뉴스 제작이라는 컨셉을 세워두고 있다고 얘기한다.

다시 한번 시청자를 위한 뉴스로 거듭나기

위에서 말한 뉴스의 변화, 재미있는 뉴스와 뉴스를 전달하는 말의 실용화 그리고 뉴스의 생방송화는 약간의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방송되고부터 익숙해져왔던 뉴스 방식과 다른 뉴스에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텔레비전 뉴스는 대중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 사회의 변화에 뉴스도 변화해야한다는 사실이 거부감을 주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거부감은 보는 사람도, 뉴스를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뉴스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도태되는 것이 너무나 선명한 미래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중들을 이끌어 가야할 뉴스가 대중들보다 뒤쳐져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따라서 뉴스의 변화는 어쩌면 필연적인 과정일 수도 있다.
새로운 뉴스 제작 시스템과 포맷의 개발, 그리고 미래 지향적이고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뉴스의 시각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자기 반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제 우리의 뉴스는 다시 한번 시청자들을 위한 뉴스로 거듭나기 위한 출발선에 서있다. 누군가의 압력이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닌 뉴스인들 자력으로 시작된 작업이니 우리 시청자들은 예전보다는 좀더 많은 기대를 해도 좋지 않을까.

[ KBS 8시 뉴스 '뉴스 투데이'의 김 홍 부장 인터뷰]

PD와 기자가 만났을 때

1년 전, '뉴스 소외 계급을 끌어 들이자'는 의지 아래 시작된 저녁 8시 뉴스 '뉴스 투데이'는 PD와 기자가 함께 제작하는 최초의 데일리 뉴스다. 뉴스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 2, 30대 여성 시청자도 비중있게 생각하자는 틈새 공략으로 새로운 뉴스 감각과 포맷 개발을 이룩해 낸 것이다.
"뉴스도 재미있을 수 있고, 다양한 접근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6명의 현장기자와 3명의 편집 기자 그리고 10명의 PD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뉴스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뉴스에서 금기시되어 왔던 동성애자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등 열린 시각을 가지고, 모든 계층을 끌어 안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뉴스 투데이'팀은 그날의 주요 현안들과 이슈들을 심층취재해 방송하는 '중점팀'과 그날그날의 제보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건들 그리고 인물 추적, 정치 경제 인물이나 사회적 성격을 가진 사건들에 투입되는 '기동팀'이 있고, 새로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경향을 다루는 '기획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뉴스 포맷을 만들었을 때,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PD와 기자들의 융합문제로 어려움이 없지도 않았지만 서로에게 시각을 개방하고, 유연해지면서 현재는 뛰어난 팀웍을 보여주고 있어 김 부장은 흐뭇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
"뉴스 투데이는 프로그램을 보는 눈과 창의적인 노력이 탁월한 PD와 사물이나 사건을 보는 분석, 종합, 취재력이 뛰어난 기자들의 능력들이 융합되어 새로운 시작을 형성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사안에 대한 다각적 분석과 새로운 안목을 선사할 것이며 생활과 밀착되는 시청자 위주의 뉴스와 정보를 전달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김 부장은 앞으로도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뉴스 투데이'의 시각으로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밥상을 차려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더불어 제작여건이 강화되면 '쇼적인 요소'를 가미한 뉴스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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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의지로 뉴스의 새 장을 연다

새천년에 들어서면서 KBS, MBC가 뉴스의 개혁을 주창하고 나섰다. 흥미 위주의 사건 사고 기사나 단신들로 그저 사실들만을 시청자들에게 주입하려던 뉴스의 형식에서 벗어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9시대 방송사 간판 뉴스를 중심으로 제대로 된 뉴스, 발 빠른 뉴스를 위해 양 방송사의 보도국이 새천년 벽두부터 크게 바빠졌다. 바빠진 그들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까지 들어본다.

새천년도 벌써 한 달을 넘기고 있다. 뉴밀레니엄이니 새천년이니...뭔가 새로운 일들이 생길 것 같던 2000년은 막상 닥치고 보니 우리가 살고 있던 20세기와 별반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우리의 생활이 그렇듯 우리의 방송도 새천년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들은 없어 보인다. 간혹 쇼 프로그램이나 교양 프로그램의 제목에 '2000'이라는 숫자를 붙인다거나 '밀레니엄'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정도일 뿐이다.
늘 그렇고 그런 내용과 포맷의 쇼 오락 프로그램이 그렇고, 같은 소재, 주제와 장면으로 일관하는 드라마가 그렇다. 하지만 우리의 방송에도 바뀌고 달라져 가는 것이 있다. 새천년의 벽두가 밝으면서 더욱 바빠지기 시작한 KBS, MBC 양 방송사의 보도국, 그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스튜디오의 새 단장은 물론 그 구성과 내용면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하며 시청자들에게 크게 달라진 뉴스를 제공하기 위한 행보들에 한창이라고 한다.

새천년 뉴스의 기준, M PEOPLE이 만들어 간다

2000년을 맞이하기 며칠 전, MBC에 채널을 고정시켰던 시청자들이라면 새로운 광고가 눈에 띄었을 것이다. '새천년 새로운 뉴스의 기준! M 피플, MBC 뉴스' 2000년이 가장 먼저 시작한다는 기스본에서 엄기영 보도국장이 직접 나서 뉴스의 변혁 의지를 나타낸 이 광고는 우리 방송 사상 최초의 뉴스 광고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새로운 뉴스의 기준으로 한국인의 꿈과 희망이 담긴 뉴스를 만들 MBC 기자, 멀티미디어(Multimedia)와 밀레니엄(Millennium) 시대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라는 중복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M 피플 광고는 새천년을 맞이해 뉴스가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보도국의 기자 자신들이 자신에게 하는 다짐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한다. MBC의 엄기영 보도국장은 이번 뉴스 개혁의 기본 줄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뉴스까지 휘둘리게 된 최근 몇 년 사이의 뉴스는 직접 찾아나서는 기사들보다는 일어나길 기다린다는 표현이 더 적당한 기사들로 구성되었었다.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 위해 경쟁하듯 사건 사고들을 나열하고, 과대 포장하고, 왜곡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주입하는 식의 뉴스를 해왔던 것이다. 21세기의 뉴스는 더 이상 사건 사고를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발로 뛰고, 시청자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새로운 뉴스의 기준을 제시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이미 6개월 전부터 준비해 왔다는 MBC의 새천년 맞이 뉴스의 쇄신은 네 갈래로 구분된다. 그 첫 번째는 뉴스의 고급화, 심층화로 사건 사고 중심으로 던져주듯 1분 남짓의 단순 리포트로 구성되었던 기존의 뉴스와는 달리 단순 사건 사고 기사는 사실 위주로 간략하게 전달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꼭 필요하고,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템들은 상세한 분석과 전망까지 2, 3분 길게는 5분 가량의 기획 기사로 다룬다는 원칙이다.
두 번째는 국제화로 지금까지는 홀대받아 뉴스 끝나기 바로 몇분 전에야 단신처럼 스치듯 전달되던 국제 뉴스의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 나라에서 내주는 뉴스를 다루기 보다는 특파원들이 직접 뉴스를 찾아나서 우리 나라 시청자들이 알아야할 기사거리들을 엄선해 심층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한다. 이는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를 보여주고 세계의 문제와 화젯거리들을 우리의 시각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인식의 지평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정보 통신과 문화 뉴스의 강화가 새천년 MBC 뉴스의 세 번째 특징으로 이는 인터넷 등의 멀티미디어 사회가 될, 그리고 문화의 수준이 국가의 위상을 결정짓게 될 21세기의 사회 구조 경향에 대한 능동적 대처 방안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라디오 뉴스의 대폭강화와 생동감 불어넣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일방적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일방적인 뉴스에서 시청자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충고에 귀기울이는 쌍방향성 뉴스를 추구할 예정이다. 일례로 9시 뉴스데스크의 마지막을 시청자가 보내온 그날의 뉴스에 대한 의견과 반응을 종합하는 등으로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는 뉴스를 만들려한다.
"뉴스를 만드는 기자들은 지금까지의 기다리는 취재 관행에 길들여져 안주해온 것에 대해 부끄러운 감정이 늘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이제 그들은 사회의 감시자로, 시청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며 처음으로 기자 생활에 발을 들여놓던 그때로 돌아가 이제서야 하고 싶었던 뉴스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잡게 된 것이다. 이제 조금은 힘들더라도 발벗고 나서 시청자와 끊임없이 함께 호흡하며 정보 지표가 되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니 진정으로 시청자를 위한 뉴스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MBC 뉴스의 개혁을 자신하는 엄 국장은 이외에도 봄개편을 기해 아침 뉴스를 위해 기자와 PD로 구성된 '아침 뉴스국'이 발족할 예정이니 확 달라질 아침 뉴스를 기대하라는 귀뜸이다.

집중화 국제화 전문화, KBS 뉴스의 대혁신

지난 11월, 보도국장, 부장, 차장급 임원과 기자, 편성, 심의 팀의 대표성을 띤 20여 명으로 구성된 'KBS 뉴스 2000 위원회'는 '새로운 세기의 패러다임에 맞는 뉴스는 무엇일까'라는 주제를 두고 수많은 회의와 토론 그리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뉴스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어냈다.
믿을 수 있는 뉴스, 여론을 이끌어가는 뉴스, 세계를 보는 뉴스, 미래를 여는 뉴스라는 4대 지향점을 바탕으로 공영성을 확보한 신뢰받는 뉴스를 만들자는 데 의견을 일치시킨 KBS의 새천년 뉴스는 집중화, 국제화, 전문화로 정리할 수 있다.
"21세기는 지식 산업의 시대로 지금까지처럼 어물 어물 살아갈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 KBS 새천년 뉴스팀의 공론이다. 늘 같은 기사를 퍼넣어 시청자에게 무작정 안기는 형식의 뉴스는 이제 정리하고 공영방송으로서 KBS 고유의 색과 소리를 담을 수 있는 아이템들을 선정하고, 중요한 뉴스라면 좀더 깊이있고,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KBS 보도국의 홍성규 국장은 위와 같이 이야기하고 대표 기자나 그 분야의 전문 기자가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주제를 심층 분석하고, 전망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의 위성연결이나 중계차 연결 등을 준비하며 집중화와 전문화 전략을 세워두고 실천중이라고 덧붙인다. 이를 위해 1월 말이나 2월 초부터 팀제 운영과 전문기자를 선발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법조, 재정, 금융, 통일, 외교 안보 등 분야를 세분화해 전문화와 집중화의 기초 토대를 마련한다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재는 정보사회, 과학, 유전자, 인터넷, 환경 등 섹션별 기사를 제공하는 뉴스의 섹션화로 워밍업중이다. 이 섹션 속에는 토픽 중심의 단순 보도에서 벗어나 '빌 게이트의 사표 파문' '중국 강설' 등 국제사회에서의 이슈들을 위성 대담 등 여러 방법으로 다각적으로 다뤄줌으로서 국제 사회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오늘의 세계'라는 국제 뉴스 섹션이 마련되었고, 뉴스와 분리되어 있던 스포츠 섹션도 9시 뉴스 속에 통합하고 있어 확실한 전문기자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KBS의 새천년 뉴스는 집중화 전문화와 더불어 뉴스의 신뢰 회복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요 사안이 발생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기사는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부장이나 차장급 혹은 수석 기자를 대표 리포터로 지정해, 3, 4명의 취재기자들의 현장취재와 인터뷰와 함께 대표 리포터가 종합 정리하는 뉴스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그렇고, 자료화면의 사용을 지양하고, 생생한 현장 화면을 시청자에게 제공할 것을 대원칙으로 세운 것이 그렇다.
이외에도 새천년 뉴스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뉴스별 특화 전략이다. 'KBS 뉴스9'(KBS1 저녁 9시)의 경우는 심층 뉴스에 중점을 두고, '뉴스 광장'(KBS1 오전 6시)은 경제, 국제 뉴스로 특화되며 '뉴스 네트워크'(KBS1 저녁 7시)는 지역뉴스, '뉴스 투데이'(KBS2 저녁 8시)는 젊은 층과 여성, 소외 계층에 포커스를 맞춰 구성되며 '뉴스 라인'(KBS1 밤 11시)은 깊이있는 토론과 분석, 분화 뉴스로 특화시킨 것이다.
KBS 새천년 뉴스 개혁의 중심에 섰던 홍성규 보도국장은 지난해에 있었던 서해교전 기사를 전달하면서 방송 3사 모두가 정말 큰 해전의 자료 화면을 방송함으로서 사건을 오도했던 것을 회상하고, 스스로 반성하면서 정직한 뉴스에 대한 염원을 밝힌다.
"생생한 현장 화면을 제공하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부득이하게 자료 화면을 사용하게 된다면 일시를 표기해 자료화면임을 분명히 명시하는 등 아주 작은 것에도 정직함을 생명으로한 뉴스를 하고 싶다."

시청자를 위한 뉴스로 거듭나기

사건 사고로만 꽉 들어찬 꼭 1년 전 오늘의 뉴스와 비교해 보면 현재의 뉴스는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자극적이며 나열식으로 다급하게 전해지던 뉴스에 길들여진 시청자들도 처음엔 적응을 못하는 듯했지만 요즘의 시청자 반응은 뉴스가 진작에 바뀌었어야 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모험처럼 시작한 양 방송사의 뉴스 개혁으로 우리 방송의 뉴스는 이제서야 제대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 사회 감시 기능이라는 기본적인 언론의 기능을 수행함과 동시에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뉴스와 꼭 필요한 정보와 사회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할 수 있는 진정으로 시청자를 위한 뉴스 말이다.
이를 위해 KBS, MBC 양 방송사가 마련한 세부적인 사항들이나 원칙들이 아직까지는 100퍼센트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르고 시청자들에게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느낌을 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한 이러한 방송사들의 개혁 의지는 뉴스가 시청자들에게 정보가 될 수 있고, 21세기를 살아갈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진정한 시청자들을 위한 뉴스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면서 즈믄동이로 새로 시작한 우리 방송의 뉴스는 이제서야 어려운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거치며 큰 난관에 부딫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본 테두리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뉴스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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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규모 시청률 조사 앞두고 있는 TNS 미디어 코리아 대표이사 / 민경숙
방향을 잃지 않는 한 길 인생


“사람들은 픽처 매칭(PICTURE MATCHING)이 기존의 피플미터와 전혀 다른, 대비되는 시청률 조사 방법이라고 오해들을 하고 있다. 픽처 매칭은 기존의 피플미터와 완전 딴판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피플미터가 아날로그 방송을 위한 것이라면 픽처 매칭은 아날로그는 물론 동일한 주파수에 복수 채널이 사용될 미래의 디지털 방송에도 활용할 수 있는 진일보된 기술이다.”
지난 6월 30일, 영국계의 다국적 시청률조사 회사인 TNS 미디어 코리아가 첫 시청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독점체제로 운영되던 국내 시청률 조사 시장은 본격적인 양대산맥을 형성했다. 이러한 형상은 각기 다른 시청률 조사 결과로 자칫 혼란스러움을 야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고, 그 우려는 거의 사실로 들어맞아 두 회사의 시청률 결과가 달라 데이터 구매자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이는 정확도를 담보로한 양사의 한판 승부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 양대산맥을 구성하고 있는 회사중의 하나인 TNS 미디어 코리아의 민경숙 사장은 8월 20일의 서울 수도권 시청률 조사 데이터와 9월부터 국내 최초로 시작될 전국규모 시청률 조사를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민 사장은 샘플수가 너무 적어 실시하지 못했던 전국 시청률 조사를 위해 2만 4천 가구에서 설문을 통해 8천 가구를 선발하고, 또 다시 선별작업을 거쳐 1천 가구(서울 5백 가구, 부산 2백 가구, 대구, 광주, 대전 각각 1백 가구)의 표본 가구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향후 5년 안에 2천 5백 가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한다.
“현재 준비중인 9월 전국규모 시청률 조사가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커진 샘플 사이즈로 좀더 신뢰성있는 시청률 데이터가 마련될 것이다. 이는 전국 통합 시청률은 물론 각 도시별 지역별, 그리고 각 프로그램별 시청률까지 제공, 좀더 세부적이고, 분석적인 자료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광고주와 방송사들에게 좀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민 사장은 정작 그 시청률 데이터의 활용이나 이 데이터에 대한 외부의 평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그렇다면 100 퍼센트 정확도를 향해 가려는 민 사장의 의지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나는 시청률 조사 회사의 사장이다. 좀더 정확하고 체계적인 자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힘 쓸 뿐 그 자료가 어떻게 이용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 내가 할 일은 정확하고, 다양한 각도에서의 데이터 산출과 이를 통한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고, 활용이나 평가 등 그 나머지 부분은 데이터 구매자나 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내게 주어진 일의 전문인이 되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러한 그녀의 전문화 마인드와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한 곁눈질을 거부하는 집중력은 1년 6개월이 걸려야 구축이 가능한 픽처매칭 시스템을 7개월만에 가장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는 세계 초유의 기록을 내게 했다. 완벽한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이제 전국 시청률 조사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TNS의 민 사장은 시간은 제대로 맞추어져 있는지, 기술팀의 기계 설치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사 가구에 설치된 기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모니터가 매일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느 것 하나에도 긴장을 풀 수 없다. 표본 가구수가 1천 5백 가구 이상이 되면 가구별 시청률은 물론 개인 시청률까지 산출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여러 가지를 이루려하면 매일 14시간 이상을 작업에 몰두하던 지금까지보다 10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고 이는 매우 힘든 작업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힘든 작업들은 어느 한곳에 머무르는 것을 못견뎌하고, ‘일이 많아 살맛나는 하루’를 추구하는 그녀를 기대감에 가슴 두근거리게 한다고 한다. 이제 그녀를 필두로한 TNS 미디어 코리아의 새로운 시청률 조사 데이터 제공과 100 퍼센트 정확도를 향한 야심찬 행보를 지켜보자. 약간의 관심과 격려의 박수와 함께.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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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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