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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계의 뜨거운 감자, 미디어 렙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에서 공·민영 미디어 랩으로의 복수체제로 전환에 대해 수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의 공공성 강조와 자율시장경쟁 체제 돌입이라는 전제로 시작된 이 논란의 끝은 어디인가.

우리 방송 광고제도의 특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한꺼번에 거둬들였다가 하나하나씩 나눠주는 작업을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독점해왔다는 말이다. 이러한 독점체제의 방송광고제도가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한 산고에 들어갔다. '공영 미디어 랩'과 '민영 미디어 랩'으로 복수 운영하며 제한적 경쟁시장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려는 방송광고시장의 모양새 변화는 정부가 주도하고 있음에도 수많은 이견을 자아내고 있다. 어떤 방송 관계자는 "없어져야 하는 단체를 유지하기 위한 눈속임이 아니냐"라며 대놓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 랩)로의 전환은 우리 방송계의 뜨거운 감자다.

정부 주도의 제한적 경쟁체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판매대행사로의 전환은 정부가 결정하고, 주체가 되어 8월 내에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고, 내년중에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이는 1998년 8월 기획예산처에서 '광고공사의 독점 폐지와 경쟁체제로의 전환'이 제기 되었으며, 19999년 2월 방송개혁 위원회 보고서에서는 공민영의 영업 영역 구분을 전제로 2개의 공민영 방송광고 영업 대행 체제 도입을 건의하는 과정 속에서 방송광고 체계의 이원화는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방송광고판매 대행은 방송사의 직접광고영업 금지를 전제로 하며 이는 방송 제작, 편성과 광고 영업의 분리를 제도화하고, 미디어 랩에 대한 방송사 출자를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 2000년 3월 통합방송법이 효력을 발휘하면서 법제 73조 5항에는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직접 영업 금지와 복수 경쟁체제 도입을 명시했으며 59조 3항에서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는 광고공사 및 광고공사가 출자한 주식회사에서 담당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2001년에는 공민영의 영업 구분을 폐지한다는 계획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공민영 복수 미디어 랩 전환은 정부 주도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결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법제화한 것이다. 방송사가 직접 광고 영업에 직접 나선다면 자칫 수익 극대화와 사익 극대화를 위해 공공성과 공익성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공공성을 지키면서 시장경제 원리를 조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 제한적 경쟁체제인 것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기획정책실 홍보부 이주룡 부장은 이렇게 말하고 미디어 랩 시스템의 도입의 궁긍적인 목적은 "방송의 공익성, 공공성을 강조하고, 실현하기 위한 일환이다"라고 덧붙인다. 또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광고영업 체계'와 '광고 인프라 공유'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 발족을 통한 객관적 검증 시청률 자료의 생산과 가공, 활용' '방송의 편성과 제작을 광고영업과 분리, 이원화' '방송사의 기업에 대한 부당한 광고유치 압력행사 차단으로 인한 기업 보호' '광고를 통한 자본이 방송사의 제작, 편성에 부당한 영향력이 미치지 않게 한다' '덤핑, 담합, 이면계약 등 불공정 거래의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방송 광고 시장의 공정 거래 질서 확립' 등의 구체적 방안들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시청률조사 검증협의회'는 광고 가격 결정에 어느 정도 중요한 요소가 되는 시청률에 객관적 검증 단계를 부여함으로써 제대로 된 시청률 자료를 생산, 가공, 활용하면서 방송 광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정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함에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 랩 전환은 여러 가지 의견들과 방송사들의 반박으로 혼란해져만 가고 있다.

수없이 얽히는 쟁점들

이러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 랩 신설에 대한 주요 쟁점은 크게 둘로 나뉜다. 신설 미디어 랩 설립에 대한 것으로 진입방식과 출자 제한, 자본구성 방식, 공적 자금의 출자 여부와 방식에 대한 것이다. 진입방식에 대해서는 방송사와의 자유계약으로 시장진입을 주장하는가 하면 정부의 허가에 의해 시장 진입을 해야한다는 주장들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종합유선방송이나 위성방송, 인터넷 광고에 대한 부분과 시청률 경쟁 격화, 공공, 공익성 배재 등의 우려를 낳을 수 있는 지상파 방송 광고에 대한 부분에 대한 대응이 달라야 한다고들 한다. 또한 미디어 랩 전환은 방송사와 광고주, 광고 대행사의 출자에 대한 문제에 부딪혔다.
"미디어 랩의 방송사의 지분 참여는 방송 공공성 보호와 공정성 확보, 미디어 랩 소유와 경영의 분리 등이 전제가 된다면 방송사와 미디어 랩이 요금과 판매제도, 영업 정책 등을 상호 조율, 협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제되어야 할 조건들이 우리 방송에서는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방송법과 공정거래법에서의 안전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주장이다.
또다른 쟁점은 미디어 랩간의 합리적인 경쟁 방식에 대한 것으로 공민영 미디어 랩의 역무 분장과 방송사 미디어 랩 선택권, 미디어 랩의 개수와 수탁 수수료, 대행 수수료, 미디어 랩의 업무 범위, 특수 방송의 대행 방안, 요금 조정기구 등이 그것이다. 미디어 랩간의 합리적인 경쟁 방식에 대한 것으로 공민영 미디어 랩의 역무 분장과 방송사 미디어 랩 선택권에 대해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공민영 미디어 랩의 영업대상 한시적 제한이라는 대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또한 경쟁체제 속에서 종교방송 등 특수방송에 대해서 계약에 의해 판매를 대행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대행 수수료와 수탁 수수료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은 법률에 의해 규정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광고요금의 결정에 대해서는 한국방송광고공사를 중심으로 정부와 미디어 랩, 방송사, 광고주, 광고대행사 , 관련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방송광고요금조정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시청률조사 검증위원회까지 출범하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쟁점들이 얽혀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랩 전환에서 가장 미묘하고, 치열한 논란은 지상파 방송사가 신설되는 민영 미디어 랩에 출자를 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이 사안이 문제로 떠오른 것은 신설되는 미디어 랩에 민영방송사만이 전체 주식지분의 10%, 1개 방송사는 5% 한도로 출자를 허용한 것이다. 세 방송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취하는 신설 미디어 랩의 출자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치달으며 첨예한 대립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격렬한 논쟁, 미디어 랩에 대한 방송사 출자

"이 법안에 따르면 민영방송사인 SBS를 제외한 KBS, MBC는 공영 미디어 랩에서 종전과 같은 광고영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한국방송광고공사는 민영 미디어 랩의 지분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수한다고 한다. 3년 뒤 민영 미디어 랩은 정부의 통제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는 순순 민영 미디어 랩으로 전환하게 된다는 얘기다."
MBC 광고기획부의 김영삼 차장은 이렇게 말하고 "이는 사실상 민영방송의 자회사가 된다"며 공정한 자유 경쟁 시장 논리에 위배된다고 덧붙인다. KBS 광고기획부의 노남종 차장은 이에 대해 "공영방송이 상업방송의 광고 영업력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물론 광고공사가 30%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력을 유지한다고는 하지만 점차적으로 민영 미디어 랩은 민영방송에게 직접적인 영업권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방송사의 직접광고영업 금지'라는 전제에 어긋나는 일이며 순수한 경쟁시장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라고 주장하며 "독점을 피해 간다는 것이 독점을 인정하는 형세가 되었다"고 역설한다.
공영방송은 기존처럼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영업을 대행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영방송의 경우는 좀더 자유롭고 적극적인 영업방식으로 활발한 판매활동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되면 공영방송의 위축과 민영방송 상업성의 극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매체에게 직접 영업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방송과 언론이 권력기관처럼 군림하고 있는 우리 방송의 현실에서는 언론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것과 같다. 미디어 랩이 매체사의 자회사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KBS 노남종 차장은 이렇게 역설한다. 또한 '공영방송의 위축은 프로그램의 질 저하로 연결될 것이고, 민영방송은 시청률을 그대로 수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상업성과 선정성 등 우리 방송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방송사의 지분 참여 반대의견의 또다른 우려다. 특히, 공영방송이면서 운영자금의 100%를 광고수익에 의존해야하는 MBC의 민·공영방송에 대한 미묘한 경계가 MBC에게는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KBS와 MBC가 민영 미디어 랩에 민영방송의 지분 참여를 허용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반면 SBS의 경우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안은 있는가

SBS 편성본부 홍보팀장인 박희설 박사는 "지금까지 방만하게 운영되어 왔던 한국방송광고공사 기능의 개선이 선결과제다. 민영 미디어 랩이든 공영 미디어 랩이든 미디어 랩이 지금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해왔던 일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미디어 랩이 제2의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라며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위상에 대한 우려를 보인다. 덧붙여 미디어 랩의 방송사 참여에 대해서는 보완장치가 마련된다면 참여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공민영 상관없이 미디어 랩의 주체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아니라 방송사가 되어야 한다. 독점시장이었던 지금까지의 방송 광고시장을 생각한다면 제한적인 경쟁체제가 되어야 한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공영 미디어 랩을 담당하는 메이저(major) 미디어 랩으로, 나머지 민영 방송은 마이너(minor) 미디어 랩으로 둘의 제한적 경쟁이 시장 질서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라며 SBS에서는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KBS와 MBC에서도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공민영방송사간의 동일한 경쟁 조건 및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광고공사는 지주회사로 전환해 공익과 연구사업을 전담하고, 광고공사 산하에 방송사별 미디어 랩 3개사를 설립해 미디어 랩에 해당 방송사가 지분을 참여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세 개사는 광고공사와 함께 대주주로 참여하고, 광고공사의 지분은 일정기간 내에 매각해 그 기능을 민간부문에 이양하는 것을 방안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1 미디어 랩, 2 미디어 랩, 3 미디어 랩이 각각 KBS, MBC, SBS 담당하고 자율경쟁체제로 선택의 폭을 넓혀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청자들 눈에 이렇게 제시된 대안들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고, 일정부분은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보여진다. 2000년 8월 안에 관련법을 법제화하고, 2001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2001년 이후,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향후 진행 방향은 광고공사에서도 계획을 세워두지 못하고 있다.
계속적인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통해 수많은 의견들을 교환하고, 수많은 논쟁들을 거쳐야겠지만 앞으로의 진행방향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와 KBS, MBC, SBS 세 방송사로 사각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미디어 랩 전환은 과연 대안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하고 있다. 사각구도가 어떻게 조화되고, 어떻게 해결되어갈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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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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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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