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을 ‘위안’하는 몽니 Monni


'몽니'라는 단어 자체에서 느껴지는 것은 ‘몽환’과 ‘감성’이다. 하지만 ‘몽니’의 원래 뜻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심술을 부리는 성질’이다. 지난 6월, 5년만에 2집 <This Moment>를 발표한 밴드 몽니의 음악은 전자를, 음악에 대한 욕심은 후자를 연상시킨다. 사진 제공:사운드홀릭

5년, 성숙의 시간들
그들의 2집을 접한 것은 5월 말에 있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서였다. 2005년 발표한 1집 <첫째 날, 빛> 이후, 딱 5년만이었다. 5년만에 선보인 그들의 음악은 한층 성숙했고, 보다 ‘몽니스러웠다’. 바로 샵으로 달려가 CD를 구입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
그 5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기타리스트 공태우가 군입대를 했고, 동반 군입대한 드러머가 탈퇴를 선언하며 정훈태(드럼)가 영입됐다. 그리고 몸담고 있던 모던라이프와도 이별을 고했다. 공백기 동안 김신의(보컬)는 뮤지컬 <록키호러쇼>에서 ‘내귀에 도청장치’의 보컬 이혁과 더블캐스팅으로 성 지기 리프라프를 연기하기도 했다.
1집 발표 후, 꽤 실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스스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신의는 “1집으로는 밴드가 만들어졌을 뿐, 지금 이 순간부터가 본격적인 활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는다.
“철없는 음악을 했던 순간이었어요. 고집도 세고, 남의 말도 전혀 안 듣고….”
신의의 말을 듣고 있자니 발전과 성장이 어려운 밴드들의 전형적인 행보다.
“그때의 저는 음악적 고집도 셌고, 성격도 모나 있었어요. 인경·태우·훈태는 조화로웠는데, 세 사람과 저의 화합은 어려웠죠. 2집이 나올 때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밴드음악이고, 밴드음악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팀원의 재능을 제 고집으로 막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도 했어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음악, 내 위치, 성격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조화시키고, 어떤 밴드를 만들어야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그 결과, 보다 짜임새 있고 완성도 높은 음악들이 2집에 담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표현대로 신의에게 따돌림(?)을 당했던 세 사람의 5년은 어떤 시간들이었을까. 이인경(베이스)에게 소속도 없이 공연무대에만 오르는 시간들은 지침의 연속이었다.
“소속감이 없다는 게 지치게 했어요. 하지만 변함없이 공연장에서 환호를 해주는 팬들 덕분에 잘 견뎌냈죠. 이전까지는 악기 연주·녹음·편집까지를 각자 단독 작업을 하고 한데 모아 곡을 완성하곤 했거든요. 하지만 2집은 멤버 모두가 참여해서 곡을 완성했고, 보다 성숙하고 체계적으로 작업이 이뤄졌어요. 팀워크도 좋아졌죠.”
교체 멤버로, 신의의 동네 후배로 영입된 막내 훈태에게 5년은 힘들었지만, 꽤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적응기였어요. 아직도 진행형이긴 하지만 그땐 정말 아무 것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너무’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과정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현재의 몽니에 합류했다면 전 여전히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을 거예요. 그래서 많이 배우고, 생각하게 되고, 계획하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5년 동안, 세 사람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동안 부대 연병장을 돌던 태우는 멤버들에게 미안함과 든든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런 고충이 있었다는 걸 제대하고서야 알았어요. 셋이서 새 회사를 찾아다니고 저의 부재로 기타 사운드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건 알았지만 팀워크나 소소한 문제들로 고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죠. 저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인경의 증언(?)대로 트리플 A형의 소심증이 발동했다. 이제 막 20대로 접어든, 그저 음악이 좋았던 어린 태우에게 당시에는 팀을 돌아볼 여력도 남아있지 않았을 터다.

지금 이 순간, 음악으로 위안을 건네다
몽니의 2집 <This Moment>의 주테마는 ‘위안’인 듯 보인다. 타이틀곡 ‘나를 떠나가던’ ‘일기’ ‘나 지금 뛰어가고 있어’ ‘울지 말아요’ ‘톡톡톡’ ‘가줄래’ 등 서정성 짙은 초반부터 록킹한 후반부까지 배열된 몽니의 음악은 순간순간 기댈 어깨를 내주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타이틀곡 ‘나를 떠나가던’은 가요적 성향이 짙은 곡이지만 반주는 외롭고 애절한 감성을 많이 표현했어요. 절제되고 소박한 연주로 그 감성을 보다 짙게 하죠.”
‘나를 떠나가던’과 더불어 신의가 추천하는 곡은 ‘일기’다. “누구나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에 품고 있잖아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니 모든 게 순간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20대 중반의 사람이 고등학교 시절을 후회하고, 30대는 자신의 20대를 후회하고…. 후회의 연속이죠. 그럼에도 시간은 지나가요. 그래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죠.”
인경은 가장 다이내믹하고 여러 요소들이 즐비한 ‘가줄래’, 훈태는 듣고만 있어도 정신을 놓게 되는 몽롱함이 매력적인 ‘울지 말아요’, 태우는 위안을 받을 수 있는 ‘톡톡톡’을 추천한다.
오아시스 등 감성적인 곡들을 좋아하는 신의, 덴마크의 MEW라는 밴드처럼 감성적이지만 꿈꾸는 듯한 곡을 좋아하는 인경, 리듬이 도드라지는 음악을 선호하는 훈태, 기타 솔로가 강한 신나는 록, 블루스 등을 좋아하는 태우. 전혀 다른 음악관을 가진 네 사람이 만들어내는 몽니의 음악은 감탄할 정도로 같은 사운드와 감성을 자아낸다.
“음악관이 달라도 합주를 하고 편곡을 하는 과정에서 몽니의 색깔이 입혀지는 것 같아요. 각자 생각했지만 네 명이 나눠 연주하고 노래하다보면 몽니가 되거든요.”


네 사람이 모이면 몽니가 된다는 인경의 말에 태우가 나선다.
“장르를 고집하기 보다는 몽니의 색을 내는 데 집중해요. 장르는 접목하면 되고, 지금은 어떤 장르든, 음악이든 몽니의 색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이처럼 확고한 몽니의 색을 낼 수 있었던 데는 프로듀서로 참여한 자우림의 기타리스트 이선규과 믹싱작업을 했던 베이스 김진만의 공이 적지 않다.
“프로듀서가 왜 있어야하고 중요한지를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프로듀싱은 음악 좀 했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선규 형과 진만 형은 몽니 음악의 조언자이자 인도자예요. 몽니의 색을 백분 표현하면서, 그 색을 보다 선명하게 할 수 있는 권유들을 아끼지 않죠.”
프로듀서 부치 빅(Bryan David Vig), 로이 토마스 베이커(Roy Thomas Baker) 등에 의해 너바나(Nirvana), 퀸(Queen),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 등의 전설적인 록밴드가 탄생하지 않았던가.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우리는 ‘몽니’


몽니의 결성은 2004년, 신의가 서울재즈 아카데미에서 기타공부에 열을 올리던 무렵이었다. 친구가 자신과 함께 밴드를 해보자는 제의를 해왔다. 그때 신의가 가장 먼저 물은 것은 “베이스가 여자냐?”였다.
“저희 밴드의 베이스는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밴드 합류의 목적 자체가 여자 베이시스트 영입이었죠. 인경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운명이었던 것같아요.”
그리고 ‘슬러거’라는 홍대 클럽에서 만난 태우를 영입했고, 여의도에서 드럼 좀 치는 아이들 중 눈여겨보고 있다 영입한 이가 훈태였다. 10살의 나이 차가 주는 어려움은 없는지, 막내로써의 서러움은 없는지 훈태가 궁금해 질문을 던지니 득달같이 “아니”라며 격렬한 손사래다.
“저는 모르는 옛날 만화나 미국드라마 얘기할 때 빼고는 별로 못느껴요”라더니 슬쩍 “이메일로…”라고 여운을 남긴다. 결과를 말하자면, 아직까지 이메일은 도착하지 않았다. 괜스레 안심이 된다.
“진짜 제 가족같아요. 저도 부모님이랑 형이 있거든요. 삶과 음악적으로 이끌어주는 신의 형은 아빠 같고, 제가 힘들 때면 어김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인경 누나는 엄마같아요. 그리고 차마 신의 형이나 인경 누나한테 할 수 없는 가벼운 불평·불만은 태우 형이 들어주죠.”
몽니를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훈태에 대한 인경의 찬사(?)가 쏟아진다.
“어떨 땐 사근사근한 막내 여동생처럼, 때로는 든든한 남동생처럼 정말 막내다운 막내예요. 어떻게 이런 아이가 저희한테 왔는지….”
시킨 일은 물론 시키지 않은 일에도 기꺼이 나서는 훈태에게 태우가 애정어린 지적을 한다.
“남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배려해요. 곧 군대를 가야하니 스스로도 예민해져 있는데도 말이죠.”
그리곤 우스갯소리인지 농담인지 그 의중이 모호하게 “세상이 녹록치가 않다. 아무나 배려하지 말아라”란다. 그런 태우에 대해 인경이 입을 연다.
“진짜 재밌고 귀여운 기타리스트예요. 쓸 데 없는 고집을 부리는 기타리스트도 많은데, 융통성도 있으면서 자기 색깔도 확실하죠.”
그러곤 “너무 좋은 말만 했다”며 소름 돋은 팔을 쓸어내린다.
“유경 누나는 가끔 누나고, 거의 대부분이…”까지 얘기한 태우에 ‘동생?’이라고 반문하려는 찰나, “형같아요”란다.
“여성 멤버가 있는 밴드 보면 불화가 적지 않은데, 저희 팀은 그런 적이 없어요.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참 형같은 누나예요.”
몽니의 중심에는 늘 신의가 버티고 있다. 때로는 믿음직스러운 리더, 때로는 인생의 조언자가 돼주는 신의에 대해 멤버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범적인 리더예요. 5년 넘는 공백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몽니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건, 그런 리더에 대한 믿음이었죠”라고 입을 모은다.
“관중석에서 <록키호러쇼>를 봤는데 신의 오빠가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무대 위에서 같이 연주할 때는 몰랐던 사실에 전율을 느꼈죠.”
인경의 말에 태우가 “전 바로 얼마 전에 알았어요. 신의 형이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란다. 이같은 동생들의 찬사에 신의 역시 입을 연다.
“인경이는 저에게 너무 소중한 동반자예요. 섬세한 베이스, 이처럼 몽니 음악에 맞는 베이시스트는 없을 거예요. 인경이가 제 오른팔이라면 태우는 제 왼팔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신의에게 짓궂게 묻는다.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오묘한 표정으로 “오른손잡인데요”라는 대답에 큰 웃음이 터진다.
“제가 생각하는 감성과 그림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기타리스트예요. 그루브한 음악을 선호하던 훈태는 몽니를 하면서 놀랍고도 새로운 사운드를 표현해 내죠. 다른 멤버와 몽니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그럴 일도 없을 겁니다. 이 중 하나가 같이 못하게 된다면 그게 몽니의 마지막일 거예요.”
비장하기까지 한 리더의 발언에 감탄이 터진다. 그렇게 그들은 ‘몽니’라는 이름 아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꽤 오래도록 서로를 보듬으며 함께할 모양이다.

국민밴드로 가는 길, 그 길에 몽니가 있다


2집 발매와 더불어 몽니는 3집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1집과 2집 사이의 공백이 길었기에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새 노래들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몽니가 3집을 이처럼 서두르는 데는 훈태의 군입대도 한몫했다. 훈태가 있을 때 3집을 완성해야, 훈태가 군에 가있는 2년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집은 이미 써놓은 곡들보다는 새로운 곡들로 구성할 것”이라는 신의의 귀띔이다. 왠지 남겨질 곡들이 아쉬워 사운드홀릭 녹음실을 몰래 방문해야할까, 라고 방법을 모색하는 사이 “나중에 많이 유명해지면 ‘B 사이드’로 남아있는 곡들을 담은 앨범을 발매하고 싶다”고 밝힌다. 이제 몽니가 그만큼 유명해지길 기다리면 되는 모양이다.
“저희를 잘 봐주길, 좀 더 사랑해주길 바라기 보다는, 저희 같은 밴드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있구나, 라는 열린 마음을 가져 주면 좋겠어요. 저희는 이렇게 좋은 음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구·발전할 밴드라는, 조금은 경솔한 자신감을 가지고 좋은 음악을 만들테니까요.”
이같은 신의의 바람에 막내 훈태가 부연한다.
“음악을 듣는 분들은 완벽하고 꽉 찬 사운드에 익숙해져 있어서 밴드음악을 들으면 좀 싱겁거나 허전하게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완벽한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과 복선이 분명 존재하죠. 그런 감정과 복선을 열린 마음으로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곤 “군대 가기 전에 3집이 해결 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도 털어놓는다.
“국민밴드가 되는 게 꿈입니다. 돈 잘 버는 밴드나 국민 모두가 아는 밴드라는 의미의 ‘국민밴드’가 아니라 자선 공연 등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힘을 가진 그런 밴드가 되고 싶어요.”
신의의 꿈에 “몽니가 한국 최고의 문화적 수출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인경의 꿈과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록페스티벌에도 참여해 국위선양을 하고 싶다”는 태우의 꿈, “드러머로 짱 먹고 싶다”는 훈태의 꿈이 덧칠된다.
5년만에 돌아온 몽니는 8월15일 늦은 7시, 상상마당에 '그대와 함께'라는 이름으로 단독공연을 가진다. 그렇게 그들은 국민밴드로 가는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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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52

Blog+Enter 2010.07.25 21:40


blog+enter 쉰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1주년입니다...
언제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게 1년이 지나버렸군요
가끔 드는 생각이 있는데
무엇을 위해 하는 일인가
나 혼자만의 만족은 아닌가...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혼자만 너무 진지한 게 아닌가.
이제 너무 당연해서 왠지 무시당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요즘 왜 이리 진지해지고...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
[ Blog+Enter Vol.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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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Mint Life 2010 봄, 나의 아름다운 라이브 위크엔드


전날까지 비가 추적거리고, 스산한 삭풍이 불더니 5월1일, 2일은 말 그대로 화창한 봄날이었다. 고양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에서 ‘Beautiful Mint Life 2010(이하 뷰민라)'이 첫선을 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이미 40일 전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량이 매진된 뷰민라는 가을에 개최되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rand Mint Festival, 이하 GMF)의 봄 버전이다.
GMF가 있을 가을을 기다리기는 멀고, 봄의 기운이 가슴을 설레게 할 즈음, ‘작은 봄소풍’ ‘소박하지만 감성적인 어쿠스틱 음악’ ‘꽃이 만발한 계절의 친환경 페스티벌’ 뷰민라는 시작됐다. 이틀 동안 러빙 포레스트 가든(Loving Forest Garden)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café Blossom House)를 오가며 음악에 열광했던 그 현장은 봄날의 햇살만큼 훈훈했다.(사진제공:민트페이퍼 www.mintpaper.com)

기쁨충만 S#1. 홍대 신에서 가장 잘나가는 뮤지션들 총집합


9와 숫자들, 10cm, 김윤아, 노리플라이(No Reply), 데이브레이크(Daybreak), 뎁(Deb), 루싸이트 토끼, 루시드폴(Lucid Fall), 메이트(Mate), 몽니, 박주원,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시와, 양양, 오소영, 옥상달빛, 이아립, 이지형, 이한철, 조규찬, 좋아서하는 밴드, 줄리아하트(Julia Hart), 짙은, 파니핑크(Fanny Pink), 페퍼톤스(Peppertones), 허클베리핀(Huckleberry Finn, 이상 가나다순) 등 공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의 이름만으로도 쟁쟁하다.
뷰민라는 클럽 마니아들의 추천에 의해 선별된 밴드들의 공연이니 만큼, 최근 홍대에서 각광받는 팀들을 한 날,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이 사실만으로도 즐거운 이틀간의 페스티벌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축복이다.
뮤지션별로 30~60분 동안 공연시간이 정해져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긴 했지만 곧바로 다른 팀이 그 허전함을 채워주니 음악으로 인한 봄날의 감성은 이틀 내내 충만했다.

기쁨충만 S#2. 인디 신 1세대와의 반가운 재회 그리고 반가운 얼굴들


뷰민라의 기쁨 중 하나는 1993년 인디 신의 태동을 함께 했던 1세대 밴드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팀 전체는 아니었지만 자우림의 김윤아가 5월1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무대에는 김윤아만 올랐지만, 객석에는 이선규(리더, 기타), 구태훈(드럼), 김진만(베이스)이 자리했다.
새 앨범 >315360>을 발표한 후 첫 라이브 무대에 오른 김윤아는 ‘도쿄블루스’ ‘에뜨왈드’ ‘Going Home' 등을 선보였다. 허무함을 극대화시키는 목소리로 전해지는 여전히 매혹적인 음악과 곰살맞은 그녀의 멘트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프린스 MJ'에게만 들려준다는 자장가를 앵콜곡으로 한껏 들떴던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누구나 가슴 깊이 숨겨둔 음울함을 끌어내 다독이고 위로하는 데 정성을 다하는 허클베리핀도 뷰민라 둘째 날 무대에 올랐다. 사운드도, 보컬도 여전히 강한 이들의 무대는 언제 터질지 모를 사운드의 연속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다. 허클베리 핀은 현재 작업중인 5집 앨범은 좀 더 록적인 음악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뷰민라의 또 다른 반가운 얼굴은 조규찬과 루시드폴이다. 페스티벌에 처녀 출연한 조규찬은 가사를 음미할 수 있는 선곡과 특유의 입담으로 봄 페스티벌에 완벽 적응했다. 오랜만에 페스티벌에 얼굴을 내민 루시드폴은 뷰민라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틀 동안을 꼬박 들뜨고 불타오르던 감정을 다독이고 추스르기에 충분한 루시드폴을 페스티벌의 마지막에 배치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쁨충만 S#3. 봄날을 만끽하다


“봄이 오긴 오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던 날씨가, 뷰민라가 열린 5월1일, 2일에는 완벽하게 봄인 온 것을 알렸다. 따사로운 햇살과 살랑거리는 바람, 그리고 봄을 축복하는 소박한 음악들. 뷰민라의 핵심 콘셉트 중 하나는 피크닉이다.
이미 주최사인 민트페이퍼 홈페이지(www.minpaper.com)를 통해 콘셉트와 준비사항을 소통한 관객들은 도시락, 돗자리, 담요, 양산, 기타 등을 구비하고 공연장에 들어섰다. 공연장과 공연장 사이에 위치한 잔디 위에는 자리를 깔고 편안한 자세로 무대를 관람하는 이들이 넘쳐났다.
젊은 연인들 뿐 아니라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이들도 눈에 띄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따스한 햇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바람 그리고 기분 좋은 이들과의 만남 등으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

기쁨충만 S#4. 환경을 생각하다

뷰민라의 핵심적인 콘셉트 중 하나는 환경이다. ‘Balance our eARTh’라는 기치 하에 공연장 내부에는 분리수거, 개인 컵 혹은 텀블러 이용,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캠페인이 진행돼 뷰민라는 친환경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입장할 때 받은 ‘인포메이션 목걸이’에는 스탬프를 받을 수 있게 돼 있어 재활용기 도시락 준비, 분리수거, 개인용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 현장 리서치 참여 등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을 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 채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날 환경 캠페인에는 뮤지션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노리플라이의 정욱재, 권순관, 시와, 이지형, 이한철, 정지찬, 박원, 좋아서하는 밴드, 양양, 두 번째 달 김정범, 나루 등이 분리수거, 스탬프 찍어주기 등을 도왔다.

일장일단 S#1. 명확한 기획의도


‘봄날’ ‘작은 소풍’ ‘환경’ ‘민트페이퍼의 소품집’ 등에 초점을 맞춘 기획의도에 매우 명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공연이었다. 뮤지션들의 곡 선곡도 소박하고, 봄날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위주로 했다. 이처럼 명확한 기획의도 하에 공연을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다. 명확한 기획의도 아래 봄날의 소풍 혹은 소품집을 연상시키는 음악을 위주로 공연하다보니 밴드 본연의 음악과 괴리가 생기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잔잔해서 좋죠? 저희가 원래는 파티밴드인데 오늘은 진정하고 왔다”라거나 “한여름의 달리는 열정보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같은 공연으로 꾸려볼까 합니다” “원래는 하드코어인데 오늘은 오붓한 공연을 위해 차분한 곡들을 준비했습니다” 등의 멘트를 종종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새로운 모습도 신선했지만, 진면목 볼 수 없는 아쉬움도 아예 떨칠 수는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획의도가 명확한 데 대한 만족도가, 아쉬움보다는 훨씬 크다. 만 배쯤.

일장일단 S#2. 바로 옆에 있는 공연장


공연이 있었던 두 스테이지, 러빙 포레스트 가든과 카페 블로썸 하우스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한 곳의 공연이 끝나고 다음 공연으로 옮겨가는 데 몇십 걸음이면 될 정도였다. 다양한 공연을 즐기기에, 그리고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한쪽 스테이지에서 공연중일 때, 다른 한쪽 스테이지에서는 악기 튜닝과 리허설이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음악이 섞이거나 공연을 즐기는 데 잡음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기민성과 모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전리품 S#1. 마음에 드는 밴드 몇 팀의 CD


공연도, 소풍도, 봄날을 만끽하는 것도 매우 즐거웠지만 공연을 보다 마음에 드는 밴드를 발견하면 러빙 포레스트 가든 무대 뒤쪽에 준비된 민트샵으로 달려가 음반들을 구입하는 재미 역시 쏠쏠했다. 홍대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뮤지션들이 모인 뷰민라가 아니라면 누릴 수 없는 행운이다. 필자는 이날, 짙은의 >짙은>과 몽니의 >This Moment> 그리고 10cm·나루·데이브레이크·세렝게티·오지은·옥상달빛·이아립·좋아서하는 밴드 등이 참여한 >Life> 앨범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전리품 S#2. 친근하게 조금은 설레며 뮤지션을 만나다


이한철, 데이브레이크, 노리플라이,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옥상달빛, 개그우먼 박지선, 소풍을 온 칵스(The Koxx)까지. 무대뿐 아니라 공연장 곳곳에서도 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금은 설레며, 그리고 또 조금은 친근하게 사진을 찍고 음식을 나눠 먹고 분리수거에 동참하는 뮤지션들과의 만남은 뷰민라 최고의 전리품이 아닐 수 없다.

전리품 S#3. 오글 멘트의 향연


이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감성적이고 조신한 멘트를 하던 이들이던가. 물론 원래 그런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름다운 밤이에요” “여러분들의 웃음보다 화창한 날씨…”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 공연하는 제 꿈을 이뤘어요” 등등 본인들도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멘트 왜이래?”라고 쑥스러워할 정도로 아름다운(?) 멘트들이 난무했다. 이같은 오글 멘트의 향연은 봄날이기에, 그리고 뷰민라이기에 가능했지 싶다.

전리품 S#4. 이름 모를 님의 ‘오픈 다이어리’


많은 이들, 코드와 취향이 맞는 이들이 모인 곳에서는 낯선 이들과의 소통도 즐겁다. 김윤아의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저기요.” 누군가의 부름에 돌아보니 이름 모를 앳된 여자 분이 커버에 ‘open_dairy_test'라고 적힌 인쇄물을 내민다.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요.” 당시에는 공연에 몰두하느라 감사의 인사로 끝냈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페퍼톤스를 사랑하는, 그리고 소규모 음악매거진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최민정님이었다. 마지막장의 ‘냄비받침으로라도 쓰세요’라는 귀여운 멘트에 뷰민라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진다.

전리품 S#5. 그 후로도 오랫동안


5월1일 마지막 공연이었던 김윤아, 그리고 5월2일의 마지막 공연이자 뷰민라의 최종무대였던 루시드폴의 공연이 끝난 후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 들뜬 기분과 아쉬움을 달래준 밴드가 있었으니 ‘언제, 어디서나 판을 벌리면 공연장이 된다’는 좋아서하는 밴드다.
좋아서하는 밴드는 연이틀, 공연이 끝난 후 출구 쪽에 자리를 잡고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이틀 내내 열정적이었던 만큼 허탈감과 아쉬움이 컸던 관객들에게 좋아서하는 밴드는 여흥을 돋우며 뷰민라의 다음을 기약했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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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Enter Vol. 42

Blog+Enter 2010.05.13 21:39


blog+enter 마흔두 번째 간행물입니다
Blog+Enter 42호입니다.
지난 호에서 미리 말씀드렸듯,
5월1일, 2일에 있었던 Beautiful Mint Life 2010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MBC 파업이 준 뜻밖의 여유,
뉴스데스크와 드라마 사이에 방송되는 <포토에세이 향수>와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www.hurlkie.com 뿐 아니라 www.blog-enter.com으로도 blog+enter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많이 찾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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