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삼형제>와 <다함께 차차차> 1위 각축

MBC <선덕여왕>와 KBS2 <아이리스>의 빈자리는 KBS2의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가 차지했다. <수상한 삼형제>는 24회(1월3일 일요일 방송분)가 36.6%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주간시청률 33.4%로, 주간시청률 33.1%를 기록한 KBS1 일일연속극 <다함께 차차차>를 간소한 차이로 앞서며 시청률 차트 1위에 등극했다.
계속되는 막장논란에도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상한 삼형제>는 아버지 김순경(박인환)과 어영(오지은)의 아버지 주범인(노주현)의 악연으로 헤어진 이상(이준혁)에게 나타난 새로운 인연, 막장 시어머니 전과자(이효춘)와 큰 아들 건강(안내상)의 새 아내 엄청난(도지원)에 당하기만 하던 둘째며느리 도우미(김희정)의 통쾌한 반란 등의 흥미진진한 내용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수상한 삼형제>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다함께 차차차>는 윤정(심혜진)은 준우(이종원)와의 결혼식에서 자취를 감추고 신욱(홍요섭)이 자신의 남편임을 알고도 숨긴 동자(박해미)와 진우(오만석)에게 분노를 느끼고 나윤(조안)과 진우는 헤어질 결심을 한다. 신욱이 윤정과 가족에게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신욱·은혜(이응경)·윤정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여 <수상한 삼형제>와의 1위 각축전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12월28일 연말특집극으로 특별 편성된 SBS의 <아버지의 집>이 호평을 받았다. 최민수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아버지의 집>은 1부 16.6%, 2부 19.6%의 시청률로 주간 평균 18.1%를 기록했다.
평생을 거짓말과 허풍으로 방탕하게 살다 아들이 사고로 장애인이 되자 수발과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 강수복(백일섭),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이 스턴트맨과 막노동으로 근근이 살다 갑자기 생긴 아들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사는 아버지 강만호(최민수), 그리고 아버지 강만호가 그랬던 자신을 원망하다 생모를 따라가 버린 음악천재 아들 재일(김수현)이 엮어가는 눈물겨운 부성애에 대한 이야기다.
원망할 수밖에 없는 아들과 보듬을 수밖에 없는 아버지, 그들이 엮어내는 애잔함과 쓸쓸함이 시청자들을 울게 했다. 28세 청년 아빠부터 60세 초로의 아버지까지를 연기한 최민수의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시청률에서도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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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제작 드라마의 문제점과 과제

다양성을 추구하고,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자사의 이미지 전환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1990년대 초반부터 붐을 이뤘다가 한동안 주춤했던 드라마의 해외 제작이 9월 SBS의 ‘백야 3.98’의 방송으로 다시 한 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죽으러 간다’고 까지 표현하는 해외로의 드라마 촬영, 무엇이 잘못되었고, 풀어야할 숙제는 무엇인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1990년대 초반, 시청자들은 스튜디오를 위주로, 정이 넘치는 이야기를 다루는 가족이나 애정 드라마 혹은 신세대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트랜디 드라마 그리고 가벼운 유머가 있는 시트콤에 답답함과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드라마에 이용할 수 있는 소재란 소재는 전부 탕진을 해버리고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새로운 것을 찾을 수가 없게 된 방송 제작진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드라마들의 해외제작은 방송사들이 눈앞이 탁트이고 시원한 배경의 드라마, 그리고 어느 정도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소재로 대작을 제작함으로서 시청자들에 대한 서비스 그리고 대외적인 방송사의 이미지 전환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제작되어온 해외 로케 드라마들은 소재나 작품성, 규모 등 여러 면에서 각 방송사에서 대표작이나 대작으로 꼽을 만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만큼 방송가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90년대 초반의 이러한 관심이나 눈길은 ‘외국’이 배경인 드라마라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다 건너의 나라가 그렇게 낯설고 신비스럽게만 다가오던 예전과는 달라 해외 로케 드라마들은 점점더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린 요즘이다.

‘여명의 눈동자’에서 ‘백야 3. 98’까지

드라마의 해외 제작의 시작과도 같았던 ‘여명의 눈동자’(92)가 작품성으로나 흥행성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MBC는 명실상부 드라마의 왕국으로서의 자리를 굳혀가는 듯했다. 그러나 그 이후 러시아 이민 한인들의 아픔과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려냈던 ‘까레이스키’(94)나 베트남을 배경으로 전쟁의 아픔과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던 ‘전쟁과 사랑’(95), 산을 오르는 산 사람들의 인간정신을 담았던 ‘산’(96), 그리고 미국 이민 세대의 아픔과 설움을 그려냈던 ‘1.5’(96) 등은 그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었다.
이는 KBS도 마찬가지여서 ‘욕망의 바다’ ‘인간의 땅’에 이어 미국, 헝가리, 브라질 등지를 돌며 반도체 기술에 대한 기업드라마 ‘프로젝트’(96)를 제작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또한 SBS도 월남전 참전 군인의 이야기를 다룬 ‘머나먼 쏭바강’(92)과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남북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해빙’(94), 그리고 미국과 사막을 오가면 자동차와 스피드를 사랑하는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아스팔트 사나이’(95) 등 한해에 한 번씩은 특집극을 제작했었고, 어느 정도의 호평과 관심은 받았지만 들인 노력이나 자금 만큼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었다.
들인 땀과 자금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해서인지 예산의 문제인지 96년 이후로 해외제작 드라마는 우리의 안방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국가 경제가 IMF 자금이 유입되던 지난해 말부터 경제난국으로 치닫게 되면서 해외 로케 드라마는 더더욱 그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 세간에서 최고의 감독이라 일컬어지는 ‘김종학’과 최민수, 이병헌, 심은하, 이정재, 진희경, 신현준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제작 전부터 방송가의 관심을 끌었던 ‘백야 3. 98’이 지난달부터 그 실체를 드러내면서 IMF라는 경제난국에 왠 달러 낭비냐는 비난과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해외로 눈을 돌려 외화벌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관건

해외 로케 드라마의 실패는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나라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부터 중국, 미국, 베트남, 러시아 등 모든 나라는 각기 나름대로의 제작 시스템들을 가지고 있고, 나라마다의 문화적 사회적 특성이 있게 마련이다. 이제껏은 그러한 것들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 로케를 떠났기 때문에 제작비는 예산의 몇배를 들이면서도 제대로 촬영도 해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슛팅 한달 전에야 촬영지인 독일로 무작정 떠났다가 슈팅을 연기하고 다시 돌아온 경험이 있는 KBS ‘프로젝트’의 윤용훈 PD는 사전준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사전준비 없이 촉박하게 찍으려고 하면 찍을 수는 있다. 하지만 사전준비가 철저하게 이루어진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와의 제작비는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똑같은 물건, 똑같은 장소, 똑같은 스탭들이라도 언제 허가를 얻고, 언제 촬영을 하느냐에 따라 그 가격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 속의 인물이 계속 사용하다가 사고가 날 자동차를 섭외해야 한다면 대본이 미리 나오고, 시간이 충분하다면 자동차를 샀다가 팔 것인지 계속 렌트를 할 것인지 아니면 중고차를 구입해 겉만 고쳐서 촬영을 할 것인지 그 나라의 실정에 맞게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그림이 잘 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의 해외제작은 심지어는 대본도 제대로 나와있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로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촬영할 땐 어느 길거리 신을 찍어야 한다면 빠르면 며칠 전 심지어는 그 신의 촬영이 이루어지기 불과 몇분 전에야 거리를 섭외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우리와는 달라서 계단에 앉아 있는 신을 찍거나 거리에 서있는 아주 간단한 신을 찍으려 해도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 허가서는 대부분 몇 달 전에 적어도 해당 시의 한달 계획이 짜여지는 시점까지는 받아야만 한다. 계단 10개에서 신을 찍기로 했으면 그 외의 단 한 개의 계단도 더 사용할 수가 없을 정도로 까다로운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이러한 적법한 허가서 등을 시간을 두고 미리 받아놓지 않는다면 편법을 써야하고 그러다 보면 그 비용은 몇배로 뛰게 마련이다. 이는 촬영진들이 묵어야할 숙소도 마찬가지이고, 언제 섭외하느냐에 따라 현지 스탭들의 가격도 심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실례로 서울의 프로덕션 사무실과 현지를 오가며 6개월 전부터 사전준비를 시작했던 ‘프로젝트’ 팀은 6개월 전에 호텔을 예약해 많은 예산의 로스를 막을 수 있었고, 헐리우드의 대작 ‘워터월드’의 조연출과 ‘데몰리션맨’의 효과 담당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섭외할 수 있었다고 하니 사전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노하우를 쌓아가자

MBC ‘1.5’의 조연출이었던 임재호 씨는 이러한 예산의 로스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문제점도 지적한다.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못하다 보니 촬영을 해야할 장소도 촬영 당일에야 볼 수 있고, 그 장소가 마음에 썩 내키지 않거나 영 그림이 안될 것같아도 돈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지에 대한 사전 조사나 촬영 형태 등에 대해 모르는 상태라면 엑스트라급의 배우를 혹은 아주 형편없는 스탭을 특급 배우라고 해도 혹은 1급 스탭이라고 해도 우리는 알 턱이 없다. 이렇게 사전준비가 철저하지 않다보면 제작비는 제작비대로 들고 작품은 형편없어질 위험이 크다. 좀더 스케일이 크고, 작품성있는 대작을 제작하려던 의도와는 달리 국내에서 촬영하는 것보다도 못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순식간에 작품의 촬영여부가 결정되어 무조건 외국으로 가서 짧은 일정 동안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의 촬영분을 모두 찍어 돌아와야 하는 사전준비가 미흡한 졸속 제작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촬영분을 소화하려 하다보니 그리고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해외에서의 촬영은 스탭들이나 배우들이나 모두 빡빡한 스케줄에 따라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몸은 몸대로 고달프고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스타급 배우들은 해외 로케 드라마에 출연을 꺼리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전문성의 부재에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방송에서도 프로듀서와 연출자의 구분이 어느 정도는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문적인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이는 해외 제작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전쟁과 사랑’을 연출했던 신호균 PD는 이러한 유동적인 구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어떤 드라마에선 A PD가 프로듀서로 B PD가 연출자로, 그리고 다른 드라마에선 B PD가 프로듀서로 C PD가 연출자로, 혹은 한 PD가 프로듀싱에 연출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프로듀서와 연출자가 정착된 구분이 아니라 그때 그때 유동적이라는 것에 문제가 있다. 한 드라마에서는 A가 프로듀서로서, B가 연출자로서의 노하우를 쌓았는데 다음 드라마에선 연출자로서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B가 프로듀서를 해야하고, 경험이 없는 C가 연출자로서 또다시 시행착오를 거쳐야하고...프로듀싱과 연출을 한 PD가 해야하는 드라마는 총괄 책임자 역할에 연출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 정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현지 제작방식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싶으면 이번엔 다른 PD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고...그러한 시행착오들 속에서 제작비의 과다 유출과 드라마의 작품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해외 제작에 대한 노하우가 쌓일 새도 없이 유실되어 간다는 것이 해외제작의 경험이 있는 제작진들의 공통 의견이다. 아시아쪽 촬영의 연출은 누구, 프로듀싱은 누구하는 식의 해외제작의 전문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IMF 감시 체제하의 경제 난국 속에 드라마의 해외 제작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시되며 당분간은 자제해야할 것같은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우리 방송의 해외 로케 드라마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 J.COM 박창식 제작실장 인터뷰 ]

주도권을 쥐느냐 빼앗기느냐

1년 동안의 사전준비 작업 기간을 가졌던 SBS ‘백야 3. 98’의 박창식 제작실장은 드라마의 해외 제작의 성공은 철저한 사전준비 작업에 의한 주도권 잡기라고 주장한다.
“해외 로케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그것은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현지 가이드가 전혀 그림이나 분위기가 나올 것같지 않은 장소를 섭외하고는 여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경우나 한 번 이동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으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경우가 생겨도 수십명이 되는 스탭들이 현지 가이드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여기보다는 어느 곳이 좋으니 섭외를 해주시오, 그곳은 이동시간이 너무 기니 그곳과 가까운 곳에서 촬영이 있는 어느 시간에 허가를 내 주시오 하는 식으로 말이다. ”
이는 현지의 스탭들이 작업 시간을 넘기면 손을 놓고 웃돈을 요구할 때나 수준이 떨어지는 스탭이나 연기자를 섭외하고는 일류 인력이라고 속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작업 형태를 알고, 그들의 스탭이나 연기자에 대한 깊은 연구가 있다면 그러한 상황들을 타개해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 박 실장의 말이다.
“해외에서의 드라마 촬영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언어의 문제이다. 이동이나 상호간의 간단한 대화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작품 내에서의 실질적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할 때는 통역하는 사람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 전화기를 집어든다고 할 때, 다급하게 빨리 혹은 망설이는 듯 조심스럽게 식의 아주 미묘한 감정표현이나 느낌을 요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이렇게 작품의 질에 관련된 미묘한 문제도 사전준비가 철저하면 어느 정도는 해결가능하고 이야기하면서 다시 한 번 철저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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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전전작제’

오래 전부터 그 문제들이 제기되어 왔던 드라마의 선정성, 폭력성 그리고 시청자들의 입맛에 좌지우지되는 고무줄식 편성에 대한 우려의 소리들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요즘의 드라마가 새로운 시도나 실험적이고, 진지한 내용의 것보다는 천편일률적이며 진지하고 리얼리티가 넘치는 주제보다는 말의 재미와 감각으로 그리고 스타라는 얼굴로 무장을 하고 단지 재미있는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드라마의 재미라는 한쪽 측면만 불균형적으로 발달하는 성장은 지난 수십년간 반복되어온 뿌리깊은 관행들이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드라마 ‘사전전작제’는 그 도입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단기간 내에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방송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들이다.
말 그대로 한편의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까지 대본이 완성되고, 그 완성된 대본에 따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제작 완료한 후, 관계자들의 모니터와 사전 심의 과정을 거쳐 수정과 보충작업까지 끝마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드라마 ‘사전전작제’, 이는 그대로만 된다면 분명 바람직한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대본 작업부터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 작품을 검토하고, 사전심의를 거쳐 작품의 질에 대한 콘트롤이 가능한 제작방식이다. ‘전작제’를 통해 책임범위나 시청자 반응 예상, 구성의 치밀도 등 방송 전에 따져볼 것은 전부 확인하고, 검토해 질 높은 작품을 양산할 수 있다. 이제 드라마는 예전처럼 1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그리고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방송개발원의 하윤금 박사의 말처럼 드라마의 ‘사전전작제’에 대한 생각은 방송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는 제작진에게도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렇게 철저한 작품의 검토와 작품의 질에 대한 콘트롤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질 좋은 드라마를 양상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얼마전 문화부에서 발표한 ‘방송영상산업진흥책’의 ‘해외시장 적극 진출’ 지원정책 속에도 프로그램의 제작방식을 미리부터 수출 가능성과 수출 대상 가능지역의 사전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전전작제’로 개선 유도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게 방송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나 드라마를 직접 만드는 제작진들이나 방송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특히 드라마의 영향력을 생각할 때 양질의 작품을 방송할 수 있는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 방식임을 인정은 하면서도 선뜻 발벗고 나서거나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못하고 서로에 대한 입장 표명에 급급한 현실이다. 사전전작제의 필요성에 대해 뜻이 모아진 상황에서 ‘사전전작제’의 도입에 앞서 어떤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이 단기간에 이 ‘사전전작제’를 도입할 수 없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해 방송 관계자와 제작진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시청률 지상주의와 드라마 졸속 제작

“일부에서는 드라마 사전전작제가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방송사 PD들의 의지부족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현재 우리의 방송풍토를 생각한다면 단지 PD들만의 잘못이라고 다그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모든 문화는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PD만의 책임이라고 몰아부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나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는 잘못된 방송 구조와 제작 풍토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KBS 드라마제작국의 장기오 국장의 말처럼 드라마 전작제가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당장에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PD들의 의지부족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너무나 여러 가지 이유들이 얽혀있다. 시청률에 모든 촉각을 열어두고 시청자의 요구에 이리 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나 중앙 방송사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방송구조, 방송을 내기에도 급급한 1주일 단위 제작 관행,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력 부족 등 산재되어있는 방송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연출자와 작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권력 안에 귀속되어 있던 방송은 완전하진 않지만 탈 권력화 방송을 맞이했고 이에 자율경쟁체제에 돌입한 방송사들은 ‘시청률’이라는 덫에 얽혀들었다.
“물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좋은 드라마’라는 공식이 정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 관계도 없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좋은 드라마는 횟수를 더 늘리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엔 조기 종영을 하기도 한다. 또한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갑자기 극속에서 사라지는 배역이 나오기도 하고 새로 등장하는 인물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작가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너무 시청률에 흔들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청자들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쉽진 않다. 시청자들이 없다면 방송도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신축성있는 편성이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MBC 드라마 제작국의 임재갑 팀장은 이렇게 말하며 덧붙여 방송은 취향문화로 순발력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반응에 너무 민감한 것도 문제가 되지만 시청자의 의견을 완전 무시할 수도 없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가는 제작방식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드라마의 사전전작제가 이루어진다면 시청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청자가 외면하는 드라마를 이미 기획되어 있기 때문에 꼭 계획된 만큼의 분량을 방송한다는 것은 분명 전파 낭비이며 재원의 낭비라는 것이다.
더구나 방송사의 거의 모든 자금원이 광고 유치에 있다는 우리 방송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지난해 IMF 경제체제를 맞이하면서 방송에서의 광고 유치가 더욱 어려워진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률은 더욱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시청률은 곧 광고 유치 그리고 이에 따른 방송사의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단기 제작 관행과 중앙 집권식 방송구조

이러한 시청률이라는 올가미는 텔레비전 속의 공연 문화로 자리 잡은 드라마가 다양한 계층의 생활과 감정, 의지들을 때론 담담하게 때론 진지하게 그러나 현실성있게 담아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의 TV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는 진지함과 다양성, 그리고 리얼리티라는 범주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보다 가볍게, 보다 재밌게 보다 감각적으로 주제보다는 말이나 영상, 스타들에 중점을 두는 1회적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 방송사에서 특정 유형의 드라마를 유행시켰다면 서둘러 비슷한 유형과 내용의 드라마를 편성하고, 충분한 기획이나 토론 기간도 없이 졸속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드라마인데도 유행되는 드라마의 유형과 내용과 비슷한 드라마를 편성하는 식의 대응 편성이 이루어지니 말이다. 이렇게 시청률은 방송사의 여러 부분과 연결되어 있어 제작진들로 하여금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이러한 방송 풍토 속에 생기는 또다른 문제점은 항상 쫒기는 제작 일정으로 완성도를 고려할 만한 여유뿐만 아니라 방송시간에 대기도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심한 경우에는 불과 방송시간 몇분 전에야 완성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참신하고 창의적이고, 진지한 드라마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제작 관행은 새로운 시도보다는 보다 쉬운 모방에 그리고 합리적인 제작과정보다는 현상유지에만 급급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집극이나 기획 드라마 등 소수의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단기간에 기획되어 단기간에 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치의 대본을 하루 많아야 이틀에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면 작품을 쓰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조바심을 치며 제작에 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대 그리고 나’ ‘전쟁과 사랑’을 집필한 작가 김정수 씨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렇게 잘못된 제작 관행에 길들여진 작가의 잘못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며 “상대사에 대한 대응 편성이 적지 않는 현실때문이기도 하고, 시청률에 유난한 방송현실 속에서 시청자들의 지나친 스토리 간섭도 무시할 수 없는 풍토 때문이기도 하다. ‘전쟁과 사랑’에서 사전전작제를 경험한 바 있다. 부족한 연기자나 배역을 개선하거나, 혹은 부족한 내용울 보충해주거나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는 탄력성 부족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심사숙고해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덧붙여 좋은 작품을 위해 창작의 산고를 겪기 위해서, 그리고 작품에 전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확보되는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한다.

인력부족의 문제

또한 중앙 집권적인 방송구조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는 이번에 발표된 ‘방송영상산업정책’ 중 가장 중점적인 사안으로 마련하고 있는 ‘독립 프로덕션’의 활성화 육성 방안, 즉 외주제작비율의 확대 고시와 금융 및 세재지원 강화, 방송사와 독립 프로덕션 가의 불공정 거래행위 규제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다음은 문화부 방송광고행정과의 권용익 씨의 말이다.
“우리나라는 경제, 정치, 문화 등 모든 것들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방송도 마찬가지여서 중앙 방송사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기획과 송출만을 담당하고, 제작은 유능한 독립 프로덕션에 맡기는 선진 사회의 방송 구조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것을 중앙 방송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수한 제작 능력을 갖춘 독립 프로덕션의 절대 부족이기도 하고, 방송사의 의지 부족이기도 하다. 이에 제작 업무를 유능하게 해낼 수 있는 독립 프로덕션을 육성, 진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독립 프로덕션이 실력을 갖추고 힘을 가진다면 중앙 집권식의 방송구조의 개선이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독립 프로덕션의 활성화 방안에 의한 중앙 집구너식 방송구조의 개선은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 권용익 씨의 주장이다. 또한 드라마의 완벽한 사전전작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의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 등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작제를 위해서는 PD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한 드라마를 위해 PD를 중심으로 그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담 촬영 스탭, 기술 스탭, 작가, 연기자 등이 팀을 이루고 있어야 하고, 그 팀에 전속되어 있는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가 갖추어져야만 완벽한 ‘사전전작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 현실은 유능하고 풍부한 인력들과 방송 자재들이 늘 부족한 상태다.
작가의 경우만 보더라도 인기가 있고, 검증된 작가 소위 ‘잘 팔리는’ 드라마를 쓰는 한정된 작가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에서 주말극하는 작가를 그 드라마가 완결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여유도 없이 녹화에 임박해 대본을 맡기다 보니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한 시작부터가 비틀어지고 마는 것이다. 연기자도 마찬가지여서 이제서야 막 입을 떼기 시작한 신인 탤런트를 주연으로 기용해야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기기도 한다. 몇 개의 스튜디오와 부조, 몇 대의 카메라가 이 작품 저 작품의 제작팀들에 순환 사용되고 있고 몇 사람의 촬영, 기술 인력들이 여러 작품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 ‘사전전작제’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단계적인 도입과 실현 가능한 정책 마련이 시급

드라마는 주간 연속극이나 일일 연속극, 미니시리즈, 시츄에이션 드라마, 특집극이나 대형 기획 드라마 등 그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중에서 시의성을 타는 일일 연속극이나 시츄에이션 드라마를 제외한 드라마들은 모두 사전전작이 가능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앞서 말한 수많은 문제들, 한 드라마를 전담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군, 연출군, 작가군, 연기자군의 절대 부족과 시청률과 자본에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의 방송 구조, 프로그램 제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게 하는 대응 편성이나 기획력 부족 등 이러한 우리나라 방송 전체 구조 속에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점들로 지금 당장의 ‘사전전작제’ 도입은 어려울 듯이 보인다.
“지금 당장 전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불가능하더라도 대본이 완전히 탈고된 상태에서라도 만들기 시작하는 부분적인 전작제나 가능한 드라마에 대해서는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도 완벽하진 않지만 몇몇 기획 드라마나 특집 드라마들이 사전전작제를 도입하고 있는 예도 이따금씩 눈에 띄기도 하니 점차적으로 도입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는 MBC 드라마 제작국의 임갑재 팀장은 이에 덧붙여 자를 대고 줄을 긋듯이 바로 실행되기를 바라는 가능성이 희박한 정책보다는 좀더 현실성있고 현 방송구조의 제작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방송정책, 좀더 실현가능한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드라마를 만드는 PD, 작가들을 위시로한 모든 스탭들은 깊이 있게 인생을 조명하고, 좀더 진지한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에 드라마의 ‘사전전작제’는 꼭 필요한 제작방식임을 인정하고 있고, 몇몇 드라마에 그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장기적이고 점차적인 방송구조 개혁을 통해 서로 얽혀있는 많은 문제점들이 해소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제작진, 정책을 만드는 조직 그리고 시청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 KBS 드라마제작국 장기오 국장 인터뷰 ]

드라마 사전전작제는 선진국의 방송에선 확고하게 정착을 한 제작방식이기도 하고, 방송의 질을 높이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시청자들 앞에 내놓는 데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제작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일본에서 ‘사전전작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했던 긴 기간 동안의 끊임없는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지금 당장 우리 방송에 ‘사전전작제’를 실행해라 함은 무리가 있다.
우리의 방송엔 드라마가 너무 많다는 우려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트콤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KBS, MBC, SBS 각 방송사마다 7, 8개의 드라마가 포진되어 있고, 이는 전체 편성의 14 퍼센트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방송국의 이미지는 드라마가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방송에서 ‘드라마’는 매우 중요한 장르이다. 일일연속극의 시청률에 따라 그 방송사의 뉴스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말이다. 따라서 방송사가 드라마를 포기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리고 시청자가 드라마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떤 문화이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드라마의 사전전작제가 정착될 수 없는 현실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공동 책임이다.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방송해도 시청자가 외면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장 국장은 여러 갈래로 흩어졌던 문화들이 의지를 모음으로서 하나된 ‘문화’를 형성하듯 제작자와 시청자 그리고 정책관련 부서의 개혁 의지가 하나가 되어 올바른 ‘방송 문화’를 형성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 방송개발원 하윤금 박사 인터뷰 ]

“완전한 드라마 사전전작제를 위해서는 제작 방식의 전환이나 PD의 의지 개선 등의 작은 틀에서의 개혁이 아닌 방송계의 경영진, 정책 관계자들, 시청자, 제작진 등 방송에 관계된 모든 분야의 사람들의 방송철학이나 방송 정책 등 큰 틀에서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 박사는 전작제 도입을 위해 필요한 인력이나 기자재, 스튜디오의 계속적인 보완과 대본 개발은 물론 신인 작가를 양성할 수 있는 등용문도 좀더 많이 그리고 좀더 진지하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와 더불어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 한 프로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소수가 보더라도 좋은 방송,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상을 진지하게 좀더 깊이 있게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방송철학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한 번 웃고 마는 ‘소비적’인 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들의 개혁 의지도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필요 조건이라고 하겠다.
“드라마라고 해서 재밌기만 해서는 안된다. 겉으로 표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교육적 효과와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할 때 드라마도 각성을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드라마도 현실성이 떨어지고, 웃고 떠들고 끝나 버리는 소모적인 성향의 장르로서 보다는 좀더 제대로된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웃고 즐기면서도 뭔가 뼈있는 한마디를 던질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는 장르로의 정착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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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종영한 SBS ‘은실이’ 연출자 / 성준기
훈훈함과 고향 정취의 끝자락에서


지난 7월 6일 ‘은실이’를 떠나보내고도 새벽 5시께만 되면 후닥닥 바지에 다리부터 끼워넣는다는 성준기 PD.
 “아 끝났지...” 유난히도 새벽 출발이 많았던 ‘은실이’, 요즈음의 성 PD는 그 새벽에 달려드는 허탈감에서 벗어나려 무던히도 애쓰고 있지만 자신의 모두를 쏟아부은 만큼 헤어나기가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난 8개월 동안 새벽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숨가쁘게 달리며 ‘은실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아주 긴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것처럼 허탈하지만 편안하고, 시원하지만 아쉽기도 하고...”
성 PD뿐만 아니라 지난 8개월간 ‘은실이’에 푹 빠져살던 시청자들도 그 섭섭함이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은실이의 커다란 눈망울과 얄밉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린 영채, 코믹하지만 그 시대의 애환을 잘 반영한 빨간 양말을 비롯한 극장식구들...눈을 감아도 이들이 자꾸만 아른거려 본능적으로 월요일 밤 10시 부근이 되면 어김없이 채널을 6번에 맞추게되니 말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의 취향과 다각관계로 얽힌 신세대식 사랑을 화려하고 세련된 화면에 담아내던 트랜디 드라마들 속에 등장한 굉장히 촌스러운 이 드라마가 초반의 고전에서 벗어나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는 잡으려 할수록 점점더 멀어지는 신기루같은 시청률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기둥이 굳건한 극본과 성 PD의 ‘작품을 만드는 몇가지 원칙’ 때문이었다.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전국민이 봐도 좋은 타당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눈물과 감동 그리고 코믹과 해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은실이’는 이러한 세가지 요소에 IMF라는 어려운 시대적 상황이 잘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은실이를 중심으로 한 감동파와 ‘왜 이러쎄요?’라는 억양을 유행시킨 빨간 양말을 비롯한 극장 똘마니 사총사와 허주임 등의 해학파, 이 두파의 절묘한 조화 속에서 시청자들은 울고 웃으며 어려운 나라 경제 속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가슴을 녹일 수 있었고, 잃었던 고향의 정취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전 ‘은실이’로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회장 정길화)에서 '이달의 PD상'을 공동수상한 성 PD는 기쁜 마음과 더불어 몇가지 반성을 잊지 않는다.
“20회 연장 방송에 따른 무리수와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보낸 은실이가 성공해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요즘의 어려움을 잘 견뎌내야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또한 MBC의 ‘왕초’와 정면대결을 벌이다보니 시청률과 시간 늘리기 경쟁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건 아닐까하는 씁쓸함이 남는다.”
성 PD는 이러한 지나친 경쟁 편성을 통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진 협회나 단체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은실이’가 막을 내리면서 쓸쓸해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야 겠다며 미소 짓는다. 그 미소 속엔 아직도 ‘은실이’의 여운이 느껴진다.
Posted by hurl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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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질테다...내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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